모텔이 불륜의 장소로 변화된 것은 이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모텔들도 급속도로 고급화되면서 호텔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모텔을 이용하는 계층과 그 이용 목적도 매우 다양하다. 단순한 불륜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변태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마약 투약자들의 은밀한 쾌락의 장소이기도 하고 도박을 하는 자들의 훌륭한 안전시설이기도 하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에서 모텔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텔의 천태만상, 그리고 그 안에 모이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살펴봤다.
사내커플 직장인 점심시간 맞춰 ‘진하게 부비부비’
40대 주류 스와핑족 모텔 방문 파트너 교환 일쑤
모텔촌, 특히 회사가 밀집해 있는 지역의 모텔들은 대개 ‘사내 불륜’의 장소로 애용되는 경우가 많다. 점심시간에 말쑥한 중년의 간부급 직장인과 젊고 파릇파릇한 여직원이 함께 모텔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내 불륜 커플
심지어 그녀들은 모텔 직원이 있는 곳에서도 ‘부장님’ 등의 호칭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모텔 관계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점심시간에 양복과 정장을 입고 같이 오는 남녀가 있다면 100% 사내 불륜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그들은 특히 거의 동일한 시간에 모텔을 찾는다. 대개 11시30분을 전후해서 모텔에 들어온 뒤 오후 1시가 되기 이전에 모든 일을 마친 후 현장을 빠져나간다는 것. 직장인의 점심시간에 딱 맞춰 ‘틈새 섹스’를 즐기고 가는 셈이다.
서울 강북 지역의 한 모텔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모(32)씨는 “사실 모텔에서 일을 하기 전에는 ‘사내 불륜’이란 것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냥 신문이나 방송에서 그런 얘기들이 나오니까 ‘그런가 보다’하는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씨는 이어 “하지만 모텔에 있다 보니 도대체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사내 불륜을 한다고 하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것이 사내불륜이다. 같은 직장에 있으면서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현실이니 어쩌겠는가. 그냥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고백했다.
한씨에 따르면 꼭 사내 불륜이라는 것이 ‘남자 상사-여자 부하’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40대의 여성 상사와 30대 초반의 남성 부하 사이도 모텔을 이용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고. 어떤 관계인지는 분명히 알 수 없지만 차림새와 주변에 직장이 많이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사내 불륜 커플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씨는 “나중에 여자친구가 직장에 다닌다고 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솔직히 직장 상사는 파워를 가지고 있고 여자 부하는 승진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 지금처럼 취직도 어렵고 경제도 불황인 상황에서 그러한 은밀한 제안을 거절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고 고개를 저었다.
짝지어 모텔 입실
파트너 바꾼다?
낮시간에는 사내 커플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불륜 커플도 많다고 한다. 심지어 시장을 보고 모텔에 온 것으로 추정되는 커플도 있었다는 것이다.
한 중년 여성의 경우 차를 몰고 왔는데 앞좌석에는 야채로 보이는 물건들이 있었다고 한다. 만약 그들이 실제 부부라면 ‘보통 이색적인 섹스 성향’이 아닐 수 없다. 부부가 함께 장을 보러 나왔다가 모텔에 들러 성관계를 가졌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스와핑족이나 그룹섹스족들도 모텔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모텔을 이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두 명씩 짝을 지어 들어온 뒤 서로의 파트너를 바꾸거나 혹은 한 방으로 몰려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대로 스와핑이나 그룹섹스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은 각 복도의 상황을 CCTV로 늘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어떻게 방을 옮기는지 훤히 파악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설사 그들이 파트너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직원으로서는 그 어떤 얘기도 할 필요는 없다.
모텔방을 ‘하우스’로 이용하는 도박족도 많아
고급 모텔 경우 연예인들 나들이 포착되기도
서울 강남지역 한 모텔에 근무하는 최모씨는 “멀쩡하게 생긴 남녀가 들어와서 파트너를 바꾸고 태연하게 섹스를 즐긴 후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성문화도 한참 타락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네들의 삶이기 때문에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어쨌든 개탄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스와핑족들은 특히 젊은 20~30대 부류보다는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기존의 성관계에서 만족을 하지 못하거나 혹은 일반적인 성관계에 지루함을 느끼는 이들이 스와핑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변태들도 모텔을 자주 이용하는 부류의 하나다. 하지만 그들은 모텔에 와서 ‘변태적인 성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모텔 이용 자체가 변태적이라는 것이다. 일부는 투숙을 한 뒤 계속해서 복도만 왔다 갔다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방에서 나는 성관계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물론 이때는 직원들이 제재를 할 수도 있다. 누군가가 계속해서 복도를 돌아다니게 되면 투숙객들의 입장에서도 불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
모텔 남직원과 관계
시도하는 일부 여성들
모텔들이 모여 있는 곳은 또한 모텔과 모텔의 사이가 상당히 좁은 경우도 많다. 창문을 열고 보면 충분히 상대 모텔의 또 다른 투숙객을 엿볼 수도 있을 정도다. 따라서 그런 경우 변태들로서는 충분히 가서 ‘즐길(?)’ 만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변태들보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여성들이 있으니 다름 아닌 모텔 직원과 성관계를 맺으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성들은 대부분 혼자 투숙하는 경우가 많고 일단 인터폰을 통해 남직원을 방으로 불러들인다는 것.
특히 야심한 밤에 투숙한 그녀들은 약간 술에 취한 경우가 많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남자를 방으로 오게 한다고. TV가 나오지 않는다든지,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지만 그건 말 그대로 뻔한 핑계에 불과하다.
물론 그녀들의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 일단 방에 온 남자와 ‘협상’을 시작한다는 것. 협상이라고 해서 돈을 준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야한 옷을 입고 자신과 성관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대방의 의중을 떠본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런 것들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만약 이 사실이 적발이라도 된다면 곧바로 해고를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직원에 따라서 이런 스릴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주인 몰래 이런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욕망’을 채운다는 것이다.
심지어 모텔에서 마약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모텔이란 단독 공간은 남들의 눈을 피해 마약을 하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때로 이들은 자신들이 마약을 한 흔적을 없애기 위해 주사기 등을 휴지에 싸서 변기에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텔방을 ‘하우스’로 이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은밀하게 모여서 모텔 내에서 거액의 베팅을 하면서 도박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은 모텔 직원들에 의해 알려지기보다는 방으로 음식을 배달하러 간 직원들에 의해 얘기가 퍼져 나가는 경우가 많다.
현 모텔문화는 타락한
우리 시대 슬픈 초상화
물론 모텔에선 ‘불법 도박’에 대해 경계를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먼저 나서서 신고를 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이런 점이 좋기 때문에 사람들은 업소를 도박장으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고급 모텔의 경우 연예인들이 드나드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일부 연예인들의 경우 모텔 직원들의 눈초리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모텔에 올 때마다 매번 여자를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사실 연예인이 모텔을 출입한다고 하면 자기 스스로도 얼굴을 가린다든지 모자를 쓰든지 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겉모습만 보고도 충분히 연예인인지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모텔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겉으로는 점잖아 보이지만 소돔과 고모라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타락한 우리 시대의 슬픈 초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