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사건’으로 본 아동성폭력 실태

‘벗기고 만지고’… 여아들 ‘만신창이’

피해자 상처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네티즌 비난 거세
초등 교사가 아고라에 올린 ‘은지사건’으로 또 한번 경악

8세 여자아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해 영구장애를 입힌 ‘조두순 사건’에 대한 분노가 가시지 않고 있다. 피해자의 씻을 수 없는 상처에 비해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것에 대한 공분이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피해를 당하고도 죄인처럼 숨어 살아야했던 또 다른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도 하나둘씩 수면 위로 올라 아동 성폭력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화학적 거세나 평생 전자 발찌 착용 등의 조치를 내놓고 있으나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루 평균 2.7명, 평균연령 9.4세, 2007년 한 해 1081건 발생. 이 숫자는 국내 아동 성폭력의 현황을 말해주는 수치다. 지난해에는 3.5시간 당 한 명 꼴로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심신미약 참작?
“말도 안 돼!”

갑자기 우리 사회에서 아동 성폭력문제의 실태와 심각성이 대두된 것은 ‘조두순 사건’이 터진 뒤부터다. 이 사건은 지난 9월22일 방영된 KBS 1TV <시사기획 쌈>을 통해 알려졌다. 전자발찌 시행 1주년을 맞아 아동성폭력 사건을 재조명한 이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나영이(가명) 사건’이 등장해 아동성폭력 문제가 공론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범인 조두순은 등굣길에 나영이를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성폭행을 당한 대가는 너무나 컸다.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항문과 대장, 생식기의 80%가 영구적으로 소실된 상태로 살아가야 하는 참극을 당한 것.

반면 범인에게 내려진 처벌은 피해자가 평생 겪어야 할 아픔에 비하면 너무나 가벼웠다. 재판부는 당시 조두순이 만취 상태인 ‘심신미약’이란 점을 감안해 12년 형을 선고했다.

조두순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대법원은 결국 12년형을 선고했다. 출소 이후에도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하고 5년간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처벌을 받았지만 이 판결에 수긍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많은 네티즌들은 끔찍한 아동성폭력을 저질러 한 아이의 일생을 짓밟은 범인에게 내려진 죗값으로는 타당하지 않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은 성폭행 사건이 아니라 살인 사건으로 봐야 한다”며 판결을 내린 법원과 사건을 집행한 검찰에 비난을 퍼부었다. 또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법정 최고형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청원운동이 벌어졌고 촛불집회를 열어 판결의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는 분위기도 확산됐다.

이와 함께 아동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어린 시절 성폭력을 당해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야 했던 피해자들과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주변인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피해사실을 알리면서 파문은 날로 커졌다.

포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고발한 ‘은지 사건’도 이 중 하나다. 지난달 30일, 김태선 교사는 ‘성폭행 당한 제자 돕다 지쳐 있는 초등교사입니다’란 제목의 글을 다음 아고라에 올렸다.

김 교사는 성폭행을 당해 고통받고 있는 은지(가명·12)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그러다 조두순 사건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아고라에 은지의 사연을 알렸다.

2008년 KBS <추적 60분-어느 선생님의 절규, 우리 은지를 지켜주세요>를 통해 이미 알려진 ‘은지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포항 인근의 한 시골마을에 살고 있던 은지는 지난 2006년부터 2년 동안 동네 남자 5~6명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 한 버스 운전기사는 은지는 물론 은지의 어머니까지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김 교사는 “성폭행 당한 학생을 돕다가 너무나 허술한 사회 안전망과 무관심에 절망을 느껴 삶의 의욕마저도 잃었다”며 “은지를 도우려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돕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또 “내 경험으로 보면 이번 나영이 사건은 불행 중 다행으로 증거가 남아 있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기에 12년형이라도 받은 것이다. 범인을 잡는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고 바다 속에 잠긴 거대한 빙산처럼 많은 성범죄 사건이 피해자만 울리고 없었던 일로 사라지는 여러 사례들을 보아 왔다”며 아동 성폭력을 없애기 위한 적절한 대책 마련과 시스템 구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속속 드러나는 진실
“나도 사실은…”

조두순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네티즌들은 김 교사의 글을 접한 뒤 또 한 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동성폭력 실태에 경악했다. 네티즌들은 은지 사건의 재수사 촉구를 요청하고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김 교사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아동성폭력 실태를 알린 것은 김 교사뿐만 아니다. 숨어 지내던 피해자들이 과거에 당했던 끔찍한 경험을 알리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다음 아고라에 ‘나영이 사건으로 인해 처음으로 고백했습니다’란 글을 올린 아이디 brain****는 “나영이 사건을 보고나서 다음날 여성 성폭행 상담 센터에 전화를 해서 벌써 17년 전에 제가 당한 강간 사건을 고백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글에 따르면 이 여성은 10살 때 동네에 살던 친척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 일로 인해 몸속에 자갈 등의 이물질이 들어가 상처가 났고 몇 해가 지난 뒤에야 산부인과에 가서 이물질을 제거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궁에 생긴 염증과 상처가 아물지 않아 지금까지도 병원을 다닌다고 한다.

끔찍한 범행을 당했지만 부모에게조차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이 여성은 4번의 자살 시도를 할 만큼 상처가 깊었다. 피해자이면서도 죄책감에 사로잡혀 17년을 살았던 이 여성은 조두순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야 비로소 어머니에게 성폭행 사실을 고백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나영이 사건을 보면서 내가 그 당시에 부모님께 말씀 드렸다면 파렴치한 아동 성폭행범을 한 명이라도 잡아서 다른 아이들이 나와 같은 고통을 받지 않았을 텐데 하면서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겨우 12년 동안만 감옥에 있으면 된다는 것을 알고 나서 더 무서워졌습니다. 제가 그 사람을 신고했어도 아마 10년 이하의 형량을 받았겠죠. 그럼 다시 나와서 저를 죽일 수도 있고 다른 아이들을 불구로 만들면서 자신의 쾌락을 채울 수도 있었겠죠”라고 써 범인 조두순에게 내려진 형량이 부당하다는 것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어린 시절 성폭력을 당한 뒤 평생 응어리를 안고 살아온 이들의 사연이 인터넷에 줄을 이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아동성폭력의 실상을 가늠케 하고 있다.

문제는 늘어나는 아동성폭력에 비해 범죄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이 가벼운데다 이들의 관리에 허점이 많아 더 많은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12세 이하 성폭행 피해자는 2005년 116명, 2007년 136명, 2007년 180명, 2008년 255명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6세 이하 피해자도 2005년 23명, 2006년 31명, 2007년 24명, 2008년 31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아동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받은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형이 확정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1839건 중 무려 42.1%인 774건이 벌금형, 30.5%인 562건이 집행유예에 그쳤다. 또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강간범 중 23.2%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13세 미만 강제추행은 집행유예 판결이 48.4%에 달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동 성범죄자들의 경우 재범률이 다른 범죄자들에 비해 매우 높은데도 이들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아동 성범죄자들의 재범률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는 30대 주부는 “딸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당한 끔찍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아이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조차 불안하다”며 “옆집 아저씨조차도 경계해야 한다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옳은 것인지 판단이 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아동성폭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하자 정치권 등에선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은 아동 성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아동성범죄자는 재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상정보 공개 정도를 높여 사회에서 최대한 격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학적 거세·전자발찌 연장
대책마련 분주한 정치권

이 대통령은 또 “아동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면서 “피해 아동에 대한 법적 보호와 의료지원 등은 여성부가 주관하고 총리실, 법무부, 지방자치단체, 지역병원이 동참해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예방·단속 체제를 구축해 달라”고 지시했다.

여권을 중심으로 아동성범죄에 대해 형량을 강화하기 위한 형법 개정 움직임도 일고 있다. 법무부도 13세 미만 아동 대상 강간상해 및 치상죄의 기준형량을 높여 달라고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공식 건의했다.

아동성범죄자에게 보다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이 중 하나는 성폭행범에게 약물을 정기적으로 투여해 성욕을 없애는 ‘화학적 거세’의 추진이다.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조두순 사건의 범인처럼 극악무도한 이런 사람들은 화학적 거세를 해야 한다. 캐나다도 하고 있고 복지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안은 성범죄자들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자 등의 전자발찌 착용 기간을 현행 최대 10년에서 더 연장하되, 무기한으로 늘리는 방안도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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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