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보는 외국 골프여행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일 년에 단 한 차례 찾아오는 휴가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휴가철은 벼르고 벼르던 외국 여행을 겸한 골프여행을 하기에 좋은 시기, 지금부터라도 여행사들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꼼꼼히 살피면 생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여행을 즐길 수 있다. 혹시라도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살피는 시간조차 부족한 독자를 위해 가까이는 일본에서부터 5시간대에 닿을 수 있는 태국까지 ‘가보고 싶은 골프장’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여행사 정보 꼼꼼히 살피면 저렴한 비용으로 즐겨
일본서 5시간대 태국까지 가보고 싶은 골프장’ 찾아라

<일본>북해도 니세코 힐튼

한적한 시골마을 같은 북해도는 겨울이면 스키, 여름이면 골프로 왁자해진다. 특히 여름이면 시원하고 청명한 북해도의 기후 덕분에 많은 피서객이 찾아든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여름 여행지로 꼽히는데다 청정의 자연에서 나온 유제품, 게를 비롯한 해산물 등의 먹을거리로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곳이다.

니세코 힐튼은 기존의 니세코 프린스 호텔을 세계적인 명성의 힐튼에서 인수하여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니세코 힐튼은 리조트형 호텔로 북해도의 자연을 이용한 각종 계절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여러 액티비티 중 겨울을 제외한 계절이라면 단연 골프가 백미다. 골프를 마친 후 수질 좋은 니세코 힐튼의 온천이 긴장한 몸의 근육을 풀어 줄 것이다.

니세코 힐튼은 2개의 골프 코스(니세코 빌리지골프코스, 니세코 골프코스)를 갖고 있다.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는 호텔에 인접한 18홀 규모이고, 니세코 골프코스는 호텔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니세코 힐튼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는 18홀, 파72, 6805야드 규모다. 니세코 빌리지 골프코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홀은 10번 홀. 가장 장거리 홀인데다 그린이 연못에 둘러싸여 있어 무사히 통과하려면 상당한 집중이 필요하다.

니세코 골프코스는 아놀드 파머가 설계했으며 백화나무와 낙엽송, 북해도 특유의 침엽수까지 어우러진 코스다. 니세코 골프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홀은 5번 홀로 요우테산을 향해 티샷을 날리게 되는데 그린 오른쪽 앞에는 연못, 왼쪽으로는 벙커가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한 곳이다.

<일본>규슈

규슈지방은 일본에서도 레저·관광지역으로 유명하며 서울에서 2시간여 남짓한 거리에 있다 보니 외국 골프투어 하면 떠오르는 장거리 비행에 대한 부담감, 공항 도착 후 골프장까지의 오랜 이동시간에 대한 피로감이 없다. 서울 수도권 지역 골퍼들은 인천공항에서 9~10시쯤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2시간 후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어 여유 있게 점심식사 후 오후 18홀 라운드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주말을 끼고 금요일에 출발하면 일요일까지 최대 90홀 라운드도 가능하다.

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동남아 지역의 3박5일 일정과 비교해 비슷한 라운드는 물론이고 일정도 하루 반나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골프투어를 마친 후 피로감도 적은 편이다. 일본 지역 최남단에 있는 미야자키는 골프뿐 아니라 수려한 자연경관과 천혜의 온천자원 다양한 먹을거리 등이 유명하다. 태평양을 끼는 지역특성상 새벽에 라운드를 시작하면 태평양 수면으로 떠오르는 생전 보기 힘든 찬란한 해 오름을 조망할 수 있다.

기분 좋게 오전 라운드를 끝마치면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라운드에 나서면 따스한 오후 햇살 속에 골프장을 둘러싼 삼나무, 히노키(편백나무) 나무의 장관이 펼쳐진 페어웨이를 뚜렷이 조망하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모든 코스에서 셀프 플레이가 가능해 여유 있게 주변 경관을 살펴보며 코스를 공략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오후 라운드를 모두 마친 후 골프장 주변 온천장으로 이동해 천연 미네랄 온천욕으로 피로를 털어내고서 지역 특상품인 고구마 소주를 반주 삼아 흑소와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요리한 각종 음식을 즐기며 몸의 안팎에 쌓인 피로를 모두 날려 버리기에 충분하다.

<일본>고바야시GC

미야자키현 고바야시 시에 있는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지난 1990년 세이부 건설주식회사가 시공을 맡아 1993년에 개장한 골프장으로, 유명한 골프장 설계가인 J 마이클 폴렛이 코스설계에 참여했다. 동광그룹이 인수한 3곳의 골프장 중 가장 입지 조건이 탁월한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미야자키 공항에서 50분, 가고시마 공항에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코마 고원의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내 설계한 것이 특징인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대자연에 둘러싸인 빼어난 주위 경관을 자랑한다. 홀마다 삼나무와 히노키 나무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연못과 페어웨이의 기복을 교묘히 살려낸 코스가 많아 홀 공략에 정확한 판단과 실수 없는 쇼트게임은 필수조건이다.

전반적으로 페어웨이가 넓고 OB 지역이 거의 없어 아마추어 골퍼에게 베스트 스코어를 내기에 적합하다. 고바야시 골프클럽은 3곳의 골프장 중 유일하게 골프장 내 팬션을 갖춘 리조트형 골프클럽이다. 핀란드에서 직수입한 적송재로 지어진 팬션은 최신식 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총 18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어 적게는 2인에서 많게는 4인까지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실내는 거실과 침실, 샤워실, 화장실이 부속되어 있다.

<일본>가노야GC

가고시마현에 있는 가노야 골프클럽은 완만한 자연의 기복을 살린 고원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가고시마 공항에서 50분이면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다. 오오스미호, 시부시만, 타키쿠마 연봉을 바라보는 경승지에 있는 고원 코스로 남국의 뛰어난 절경을 조망하며 플레이가 가능하다. 아웃코스는 페워웨이가 넓고, 대담한 쇼트를 만끽할 수 있으며 인코스는 첫 티샷이 최대 관건이 되는 전략적인 코스로 세팅되어 있다.

그린 주변에는 전략적으로 많은 벙커가 배치되어 있어 각 홀 공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가노야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에는 대연회장이 마련돼 있어 아마추어 골프대회 후 연회장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현지의 신선한 각종 채소와 음식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로 골프장을 찾는 현지인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산둥성> 연태 애플 시티 골프장

애플 시티 골프장은 우리나라 기업과 중국 연태시가 공동으로 건설한 27홀 규모의 국제 표준 골프장이다. 골프장명에는 중국 최대의 사과 산지인 연태의 특성을 골프장 이름에 그대로 반영했다. 전체 27홀, 파108, 6530야드 규모로 마운틴, 레이크, 밸리 코스로 나누어지며  코스마다 지형적인 특성을 잘 살려 구성했으므로 색다른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그린과 페어웨이의 관리상태가 상당히 좋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한국인을 위해 한국어 안내 표지판이나 한국어 가능 직원을 다수 배치했다.

애플 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표고차 50m의 지형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깊이가 느껴지는 계곡과 완만한 능선을 연결하여 진정한 산악 골프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높고 낮은 언덕들,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는 암석, 키 큰 나무들, 호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마운틴 코스는 전반적으로 웅장하고 다양한 레이아웃이며 레이크 코스는 호수를 이용한 조경이 아름답지만 홀 공략에는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한 곳이다. 밸리 코스는 자연 계곡을 살려 디자인되어서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홀 구성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애플 시티 측은 애플 시티의 가장 대표적인 홀로 마운틴 코스 1번 홀을 꼽는다. 마운틴 코스 1번 홀은 페어웨이가 500m가 넘어 긴장을 풀고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2번 홀은 계곡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이 만만치 않아 바람의 홀로 불린다. 반면 장타에 자신 있다면 6번 홀에서 힘을 뽐내 볼 수 있고 여러 형상의 벙커와 워터해저드가 곳곳에도사린 까다로운 9번 홀에서 본인의 기량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골프코스 외에 클럽 하우스 안에 한식당 등 레스토랑과 연회시설, 프로샵, 사우나와 라커룸 등을 갖추고 있다. 클럽 하우스는 매우 현대적인 유럽풍의 스타일로 작은 궁전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넓은 창으로 시원하게 코스가 펼쳐진다.

<태국> 치앙마이

치앙마이는 드물게 1년 내내 라운드할 수 있는 곳으로 골프 애호가들에게는 언제든지 골프생각이 나면 훌쩍 떠날 수 있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규모로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태국 제2의 수도로 불린다. 태국 북부의 도심에서는 현란한 네온사인과 고층 건물로 대변되는 현대의 대중문화를 만나게 되지만 10km만 벗어나도 40만 명에 달하는 소수민족이 독특한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사는 밀림으로 들어가게 된다. 치앙마이는 푹푹 찌는 방콕과는 달리 여름에도 제법 선선한 기후를 만나볼 수 있어 골프 여행에는 제격인 여행지다.

여행사 투어비스에서는 피서를 즐기려는 골퍼들을 위해 ‘치앙마이골프 72 Hole 6일’이라는 골프 특선 상품을 내놓았으니 치앙마이를 흠뻑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생각해볼 만하다. 치앙마이골프 72 Hole 6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금요일 저녁 대한항공으로 출발해 일정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나흘 동안 로얄 치앙마이, 그린밸리, 가싼 쿤딴, 레이크시티, 메조, 하일랜드, 마리나, 란나CC 중 한 곳에서 18홀 라운드를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레이크 시티 골프클럽은 총 27홀로 홀마다 색다른 특성이 있는 코스가 미숙한 초급자부터 까다로운 상급 골퍼들까지 모두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삼면이 호수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맛깔스러운 한국 음식과 함께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만나볼 수 있고 지친 몸을 회복시켜줄 온천 사우나도 즐길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흠뻑 느끼고 싶은 골퍼에게는 가싼 쿤딴 골프클럽이 제격이다. 이곳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골프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쿤딴 국립공원 청정 지역 내에 있어 무공해 골프장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클럽하우스와 호텔의 최고 시설이 자연의 정경과 잘 어우러져 웰빙 골프투어의 최적지다. 투어 5일째에는 수공예 민속 마을인 싼캄펭을 관광한다. 이곳은 치앙마이에서 유럽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수공예 쇼핑 거리다.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13km의 쇼핑거리가 길게 늘어서 있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은 세공품, 수직실크, 목각인형, 그림우산 등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으며 특히 미얀마 산 각종 보석 공장 및 쇼룸을 갖추고 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한편 외국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은 일정에 맞춰 여권과 비자를 꼼꼼히 점검해두는 것이 좋다. 여권 기간이 만료되지는 않았는지, 비자가 필요한 지역은 아닌지 등의 사항을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간혹 깜박 잊어버려 여행 가기 하루 이틀 전 다급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여행사에 문의해서 여행지의 당일 날씨에 대한 정보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다. 그리고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라면 수영복을 챙기는 것도 당신의 센스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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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