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객 지방권 넘쳐 문제 vs 서울-경기권 줄어 문제

‘빈익빈 부익부’ 심각한 골프장 밀착취재

본격적인 골프 시즌에 돌입하며 골프장마다 다양한 한숨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조세특례감면법 시행으로 인해 지방골프장들은 세금이 줄어 내장객이 일일 한도를 초과할 정도로 몰려들어 손님맞이에 한숨 돌릴 틈이 없고, 서울-경기권 골프장은 ‘그래도 서울 인근 수도권이라 영업에 지장이 없을 것’이란 안도감이 ‘내장객 급감’으로 이어지는 현실에 깊은 한숨을 짓고 있다. 내장객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올해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며 수도권 골프장의 생존 경쟁은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현실에 놓인 셈이다.

강원·충북과 맞닿은 수도권 골프장 직격탄
낮은 회원권 가격으로 최고의 ‘핫 코스’로 등장
 
지난해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수도권 골프장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가을을 맞아 밀려드는 내장객으로 인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본격적인 골프시즌이 시작되는 봄에 이어 무더위가 수그러드는 가을을 맞아 ‘제2의 시즌’ 맞이에 분주했다.

강원·충북지역 골프장
내장객 폭주에 환호성

그 즈음 수도권과 인접한 강원, 충북지역은 주말이 돼야 겨우 팀을 꽉 채울 뿐 평일에는 주말의 절반에도 미치질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정부가 시행한 회원제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특별소비세)와 재산세, 취득세를 면제해주다 보니 이용료가 3~4만원씩 인하돼 비회원의 경우 주중은 15만원대에서 11만~12만원대로, 주말은 19만~20만원대에서 15만~16만원대로 크게 떨어지는 가격 경쟁력이 생겨났다.
그리고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먼저 지방권이지만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강원지역과 충북지역 골프장들이 밀려드는 내장객으로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비발디파크CC(18홀)의 한 관계자는 “세금감면이 시행된 이후 평일 40팀 정도였던 것이 두 배 이상 늘어난 80팀으로 늘어 직원 모두가 비상사태”라며 “회원은 그린피를 받지 않고 특별소비세만 받는데 이마저도 없어져 월 5회 정도 찾던 회원이 10회 이상 골프장을 찾는다”고 말해 심각한 몰림 현상에 당황해하기도 했다.

회원들의 몰림 현상은 주말 뿐 아니라 주중에도 이어져 골프장 측에서 아예 회원들에게 부킹 날짜를 협의한 후 골프장에 통보해주는 식으로 운영하는 골프장도 생겨났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의 충북지역 A골프장 경기팀장은 “가격이 저렴해지다 보니 밀려드는 부킹 청탁도 늘어나 핸드폰을 매일 꺼 놓을 정도”라고 말했다.
강원지역 골프장을 찾은 A모씨는 “이전까지 조금 비싸도 가까운 수도권 골프장을 찾았지만 이제 30분 정도만 더 가면 한 사람 그린피가 빠질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 강원지역이나 충청도 지역으로 가게 된다”고 말해 골퍼 스스로가 체감하는 가격차이가 그 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호남지역 골프장… 그린피 4~5만원 줄어들며 내장객 급증
황제 회원권 골프장 울상, 경기지역 골프장 대책 마련 시급


수도권과 인접하지만 강원도, 충청도라는 지역 특성으로 시설에 비해 낮은 회원권 가격과 적은 내장객으로 고민하던 골프장들이 이제 최고의 ‘핫 코스’로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올해 20% 이상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골프장들이 많아 그 인기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금감면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강원, 충청지역 골프장 못지않게 영호남지역의 골프장들도 그린피가 4~5만원 줄어들며 내장객이 급증하고 있다.

대구의 팔공CC(18홀)의 경우 카트로가 없어 카트 운행이 안 되는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지리적 입지로 인해 지난해보다 15% 이상 증가한 하루 90팀 정도가 골프장을 찾아 전 직원이 진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고, 인근 다른 골프장들도 주말은 말 할 것도 없이 주중에도 부킹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내장객이 전년도에 비해 급증했다.

영호남지역 골프장 
내장객 급증세

호남지역 골프장의 경우 이전, 주중 팀이 차지 않아 여행사 등을 통해 수도권 골퍼 1박2일 투어로 운영하던 것을 이제 내장객이 늘어나며 수도권 투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세금감면 발표와 함께 서울과 인접한 황제 회원권 골프장들은 오히려 그린피를 올리며 정부대책에 시위 아닌 시위를 한 바 있다. 아무리 지방골프장 가격이 내려도 서울 인근의 입지적인 특성으로 영업에 별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10월 이후 직격탄을 맞은 여주, 이천, 안성, 안산지역과 달리 지난해 말까지 양평, 가평 등 경기지역에 위치한 소위 ‘황제 회원권 골프장’들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사뭇 양상이 달라졌다. 지난해 ‘황제 중의 황제’로 급부상한 가평베네스트는 올해 내장객이 줄며 다양한 방법으로 내장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가장 손님이 적은 시간대를 지정해 1팀(4인 기준) 중 1인에게 그린피 면제 혜택을 주고 있는 것. 지난해까지는 도저히 상상하지도 못했던 그런 혜택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 크리스탈밸리, 이스트밸리, 프리스틴밸리, 남부, 남촌, 렉스필드 등도 줄어든 내장객으로 인해 영업 전략을 새로 짜며 대안을 찾는 데 고심 중이다.

이중 크리스탈밸리는 기업이나 골프동호회, 회원권거래소 등과 제휴를 통해 주중 아마추어 골프대회 등을 자주 열어 올해 5월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어 안도의 한숨을 돌리고 있다. 이렇듯 경기지역 골프장들의 내장객 급감은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싼 요금을 치르더라도 가깝고 좋은 골프장을 찾던 골퍼가 저렴한 금액에 이에 못지않은 좋은 시설을 갖춘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 후 다시 비싼 골프장을 찾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가격적인 경쟁력에서 밀려나고 있는 경기지역 골프장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책으로 자체적으로 가격인하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든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지역 내장객 급감
올해말까지 지속될 듯

여주, 이천지역의 몇몇 골프장은 가격인하를 단행한 인근 퍼블릭코스와의 경쟁을 위해 ‘살아남기 위한 대책’으로 그린피를 3~4만원 인하했고, 또한 무료 조식서비스, 그늘집 무료 식사제공 등의 서비스로 내장객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 큰 움직임이 없어 보이는 서울 인근 경기지역의 골프장들도 조만간 대대적인 ‘고객유치 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결국 가격경쟁에서 지방권 골프장에 밀린 상황이어서 어느 정도 ‘제살 깎기’가 불가피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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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