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입학생 30만명 붕괴 현주소

줄어드는 아이 죽어가는 학교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올해로 초등학교 입학생이 30만명 아래로 추락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전국 곳곳에서 폐교만 더 늘어날 모양새다. 안 그래도 폐교 활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 갈수록 태산인 형국이다.

‘초등생 59만8000명, 27년만에 절반으로’. 지난 2010년에 보도됐던 기사 제목이다. 불과 16년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초등학생 입학생 수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속도가 약 두 배 가까이 가속화된 것이다.

절체절명
폐교 위기

교육부가 공개한 ‘2025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보정 결과(2026~2031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수는 29만8178명으로 추산됐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30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당초 2027년에야 30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민등록 인구와 취학률 등 변수를 반영해 감소 시점을 1년 앞당겼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장기간 지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감소 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1999년 71만3500명에서 2000년 69만9032명으로 줄어들며 처음으로 70만명 선이 붕괴됐다.


이후 2008년 53만4816명에서 2009년 46만8233명으로 급감한 뒤 한동안 40만명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감소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2023년 40만1752명에서 2024년 35만3713명, 지난해 32만4040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20만명대까지 내려왔다. 2023년과 올해 추산치를 비교하면 불과 3년 사이 10만명 이상 감소한 수치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입학생 수 감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추계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2027년 27만7674명, 2028년 26만2309명, 2029년 24만7591명, 2030년 23만2268명, 2031년에는 22만481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초등학생 전체 수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 초등학생 수는 221만7429명으로 추계됐으며, 2028년에는 200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됐다. 2031년에는 152만8362명까지 감소해 올해보다 약 31%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줄줄이 폐교…올해 더 가속화
오는 3월에도 32곳 중지 예정

학령인구 감소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문을 닫은 학교 수는 이미 4000곳을 넘어섰다. ‘폐교 재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폐교된 학교는 총 4008곳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3674곳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중학교 264곳, 고등학교 70곳 순이다. 폐교는 대부분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폐교는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폐교된 학교는 158곳이며, 향후 5년 동안에도 107곳이 추가로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16곳으로 가장 많은 폐교 예정 학교를 기록했고, 전남 15곳, 경기 12곳, 충남 11곳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외곽과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학생 수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폐교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부산에서는 올해만 초등학교 3곳이 폐교됐다. 괘법초등학교와 봉삼초, 신선초는 올해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괘법초의 경우 개교 당시 1200명이 넘던 전교생이 올해 52명까지 줄어든 끝에 폐교가 결정됐다. 마지막 졸업장을 받은 학생은 8명에 불과했다. 남은 재학생들은 인근 학교로 전학 갔다.

경북 지역에서는 폐교 규모가 더욱 크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1일자로 유치원 18곳, 초등학교 13곳, 중학교 5곳 등 모두 36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초등학교의 경우 분교를 포함해 다수 학교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한 학교가 수십곳에 이른다.

경기도는 올해 3월 포천 삼정초등학교, 여주 이포초 하호분교장, 화성 장안초 석포분교장, 가평 목동초 명지분교장 등 4곳이 폐교됐다. 경기도는 신도시 개발로 학교 신설도 병행하고 있지만, 학생 수 감소 지역에서는 폐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강원 지역의 상황도 비슷하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춘천 남산초 서천분교장과 정선 예미초 운치분교장이 문을 닫았다. 강원도에서는 1980년대 이후 폐교가 누적되며 지금까지 450곳이 넘는 학교가 사라졌다. 특히 정선과 인제, 홍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1990년대 초반에 폐교된 분교들이 여전히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대책 없는…
산 넘어 산
 

대도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구에서는 월곡초등학교가 졸업식과 동시에 폐교식을 치렀고,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는 1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청솔중학교가 지난해 문을 닫았다. 경기 수원에서는 창용중학교가 2028년 폐교를 앞두고 있다. 서울에서도 일부 초등학교는 한 학년 입학생 수가 10명 안팎에 그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폐교 이후 학교 활용 여부다. 폐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문을 닫은 학교가 모두 새로운 용도를 찾은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상당수 폐교는 매각이나 대부, 자체 활용이 이뤄지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교된 4008곳 가운데 376곳은 현재 활용되지 못하고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66곳은 10년 이상 미활용 상태며, 82곳은 30년 넘게 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 지역은 지난해 기준 도내 폐교 489곳 가운데 48곳이 활용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이 중 11곳은 30년 이상 방치된 상태다. 정선 봉양초 덕산분교장(1990년 폐교), 정선 여량초 자개분교장(1991년), 인제초 군량분교장(1993년), 홍천 화계초 화양분교장(1994년) 등은 폐교 이후 수십년이 지났지만 뚜렷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했다.

경기 지역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교육청이 관리 중인 폐교 103곳 가운데 실제로 활용 중인 곳은 72곳에 그쳤다. 15곳은 활용을 추진 중이며, 5곳은 미활용 상태로 남아 있다.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인 학교도 11곳에 달한다. 지난해 폐교된 학교 8곳 가운데 절반 역시 활용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도심이라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것도 아니다. 대구 중구에 위치한 옛 경신정보과학고등학교는 2018년 폐교된 이후 8년 넘게 사실상 방치돼있다. 해당 건물은 건축물대장에 등재돼있지 않아 지자체 차원의 공공시설 활용도 어려운 상황이다.  

활용은
제자리
 

현재 일부 부지는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학교 건물 자체는 닫힌 채 남아 있다. 경남에도 교육청이 보유한 폐교 가운데 활용되지 못한 학교가 많다. 경남 지역 누적 폐교 587곳 중 218곳은 교육청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0곳은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

봉림중학교와 진해여자중학교 등 도심 폐교 부지를 두고도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토록 폐교 활용이 이뤄지지 않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이는 행정적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상 폐교 재산은 교육·문화·복지 등 공익 목적 중심으로 활용이 제한된다. 폐교 직전까지 학교가 운영되는 경우 사전 활용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이로 인해 폐교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유휴 상태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폐교 이후 오랜 기간 방치되는 학교가 적지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폐교를 새로운 공공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도 있다. 교육시설과 기록관, 체험 공간, 주거시설 등 활용 형태도 다양하다. 서울에서는 폐교된 중학교 부지를 교육시설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공진중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2020년 폐교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부지를 생태환경 교육관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연면적 6783㎡,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되는 교육관에는 기후 위기, 생물 다양성, 에너지 등을 주제로 한 생태환경 교육 프로그램 약 40개가 운영될 예정이다.

“용도 제한으로 활용 어려워”
4008곳 가운데 376곳 그대로

충남 예산에서는 폐교를 기록 보존 공간으로 재활용했다. 예산군 대흥면에 위치한 옛 대률초등학교는 ‘충청남도교육청기록원’으로 탈바꿈했다. 이 시설은 전국 최초로 교육 분야 기록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록원으로, 교육청과 학교, 교육지원청 등에 분산돼있던 교육 기록물을 집중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록원에는 약 53만권 분량의 교육 기록물이 이관될 예정이며, 보존 서고와 디지털 콘텐츠 연구 공간, 구술 채록 공간 등을 갖췄다.

강원 삼척에서는 폐교를 교육·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척시는 옛 도계초 소달분교장을 리모델링해 ‘소달 배움터’를 조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의 거점 공간으로, 감각활동실과 발달놀이실, 베이킹실, 영어 체험 공간, 도서실 등을 갖췄다.

향후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춘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같은 지역에서는 관광·체험 시설로의 전환도 추진되고 있다. 삼척 노곡면에 위치한 옛 노곡분교는 리조트형 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 82억원을 투입해 게스트하우스와 펜션, 캠핑 사이트, 운동장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폐교 부지를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다.

주거 공간으로 활용한 곳도 있다. 제주에서는 폐교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 추진됐다. 기존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주거시설과 함께 교육시설, 공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폐교를 지역 정주 공간으로 활용하는 첫 사례다.

이 밖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폐교를 노인 여가시설, 체험학습장, 방과후 거점센터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갤러리나 문화 공간, 주민 편의시설로 전환된 사례도 전국 곳곳에서 확인된다.

다만 이 같은 활용 사례가 있지만 적극적인 활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활용 속도는 더딘 반면에 폐교가 늘어나는 속도는 올해부터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감소 추세

교육부의 ‘2026년 시도별 공·사립 초중고 폐교 예정 현황’에 따르면 오는 3월에도 전국 32개 학교가 추가로 문을 닫는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26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곳이다. 지역별로는 전북, 경남, 전남, 부산, 대구, 경기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폐교가 예정돼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폐교가 늘어나는 만큼 활용 범위가 유연하게 적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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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