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터지는 서울시장 집안싸움

한솥밥 동지서 뷔페식 적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 출사표가 쏟아지고 있다.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분위기 속 민주 진영에서만 예닐곱명의 후보군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맥을 못 추리는 지금이 기회지만 대권주자 급행 티켓을 따기에 앞서 당원 100%로 치러지는 경선을 먼저 뚫어야 한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전현희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앞서 김영배·박주민·박홍근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만큼 민주당 내에서만 벌써 다섯 명의 주자가 나왔다.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도 후발 주자로 거론된다.

붐비는 왼쪽

한때 김민석 총리 차출설도 제기됐으나 총리실은 단박에 선을 그었다. 총리실은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최근 국무총리와 관련해 야당 국회의원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보도가 급증하고 있다”며 “(김 총리는) 서울시장 출마 의사가 없음을 이미 누차 밝혀왔음에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특정 종교 단체를 통해 입당원서를 받기로 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에서는 현역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연임으로 선거 준비가 굳혀지는 분위기다. 현재 오 시장의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선뜻 출사표를 던지기 부담스럽다는 점도 궤를 같이한다. 다만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오 서울시장을 좀 이겨보고 싶다”고 말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본선 진출이 곧 당선’이라는 기류가 흐르는 모양새다. 오 시장을 꺾을 보수 후보가 전무한 만큼 일단 본선행 티켓만 따낸다면 서울시장 당선은 그보다 쉬울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서 1차 예비·조별 경선은 100% 당원투표로, 당원의 의중에 가까운 후보가 유리하다. 일각에서는 선명성 싸움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지만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당원 주권 정당’이라는 기조에 발을 맞춰야 한다. 이후 치러지는 본 경선은 당원과 국민 여론을 각 50%씩 반영해 이뤄진다.

후보자 수가 많아지자 지방선거 후보자 예비경선에 토너먼트식 조별 경선 도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당내에서는 8~9명이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후보가 많다 보니 아마 조를 편성하게 될 것 같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각 조별로 한두명씩을 최종 경선에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원 100% 경선 ‘첫 번째 난관’
자신하는 민주 “본선이 곧 당선”

권리당원의 한 표가 후보들의 순위를 가르는 만큼 민주당은 집안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현재 후보들의 주 타깃은 오 시장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해 같은 편을 공격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같은 편을 공격하는 현상은 정당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웃으면서 시작한 후보 토론회가 설전으로 번지면서 계파 싸움으로 끝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2021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이낙연 후보 간의 ‘명낙 대전’이 벌어졌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약점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건드리면서까지 공격에 나섰지만 결국 패배했고, 이후 경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개딸(개혁의 딸)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았다.

이후 이낙연 후보와 그의 세력이 탈당하는 등 민주당이 두 쪽으로 쪼개졌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힘은 탄반(탄핵 반대)파와 탄찬(탄핵 찬성)파로 나뉘었다. 대선 패배 이후에는 차기 지도 체제를 두고 친한(친 한동훈)계와 친윤(친 윤석열계)로 갈라지더니, 여전히 봉합되지 못하고 파열음만 새어나가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정권교체 후 첫 선거다. 아직 ‘탄핵 프리미엄’이 유효한 상황에서 민주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더 독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어느 정당이든 상대방을 꺾기 위해서는 우선 내 진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돼야 한다”며 “가상 대결을 보면 모든 민주당 후보가 오 시장보다 우위다. 결국 민주당 후보 입장에서는 경선에서 파열음이 생기더라도 ‘어차피 다 내 표가 될 텐데’라는 생각으로 당내 1등만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진표가 확정되기 전이지만 당은 집안싸움 불똥이 청와대까지 튀는 걸 우려하고 있다. 현역 의원이 다수 출마하는 만큼 각종 의혹으로 당이 발목 잡힐 경우, 여당인 민주당은 물론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판사판” 여야 가리지 않는 내전
‘명낙 대전’ ‘한 축출’ 사태 우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아직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만큼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흔들 변수로 본 것이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해 12월 26∼27일 서울 시민 8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 구청장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중 지지율 1위(30.8%)를 기록해 2위 박주민 의원(13.1%)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정 구정창이 단숨에 몸값을 올린 데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SNS로 그를 공개 칭찬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청와대에서는 (정 구청장을 공개 칭찬한 것에 대해) 지방선거를 의식한 발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미 한번 띄워진 이름이 내려오기는 쉽지 않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주자 간의 힘이 59대41 정도로 차이가 났을 때 (민주당 후보가) 1, 2위를 다퉈볼 만하지, 지금 상황에서는 굳이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로 같은 편을 때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라는 게 늘 예상대로 흘러가지도 않고 무엇보다 정 구청장은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았다”며 “2위 하고 싶어서 나오는 후보가 어딨겠나. 치열하게 싸울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합리적인 모습으로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 경선을 통과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에 응답률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에선 이미 경고등이 울렸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인 탓에 하위 20% 평가 결과 등을 앞두고 후보들 간의 견제가 과열된 탓이다.

불씨 진압

이에 민주당 중앙당은 17개 시도당 위원장에게 ‘지역위원회 및 공직자, 주요 핵심 당원 활동 지침 안내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지방선거 후보자 간의 단합을 당부했다. 공문에 따르면, 중앙당은 “지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에서 출마 예정자들 간 과도한 비방, 허위 사실 유포, 무분별한 홍보 등으로 당의 단합을 저해하는 행위가 보고되고 있다”며 이를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 당원 간 단합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처벌해 당의 기강을 확립하고자 한다”며 “주요 당직자와 출마 예정자들은 언행에 각별히 유의 해주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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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