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기도 없나?” 돈스파이크 방송 복귀 입길

출소 4개월 만에 유튜브 채널 토크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2년 수감 생활 후 지난 3월 출소했던 작곡가 겸 방송인 돈스파이크의 방송 복귀 사실이 입길에 올랐다.

KBS나 MBC 등 지상파 3사나 종합편성채널이 아니라곤 하지만, ‘굳이’ 마약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출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유명인이 시청자들 앞에 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게다가 ‘장르만 여의도’는 JTBC의 웹 정치·시사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38만 구독자를 보유 중인 매머드급 채널로 알려져 있다.

돈스파이크는 출소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마약을 시작하게 됐던 동기와 중독의 위험성 등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주변의 권유와 호기심으로 마약을 하게 됐다. 중독되는 분들, 접하는 경로는 다양하다”며 “(대부분) ‘내가 컨트롤 할 수 있고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처음부터 폐인이 되고 망가진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고 운을 뗐다.

“마약을 시작하게 되면 선을 넘어가게 되고 생활이 망가진다”는 그는 “그때의 제가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거 보면 제가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 마약 투약 적발 이후 방송을 시작하면서 오랜 시간 약에서 멀어져 있다가 코로나 직전에 주변 권유로 다시 하게 됐다”며 “유혹에 취약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괜찮겠지’ 하며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돈스파이크는 “출소 후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마약 중독자 치료 모임인 NA에서 치료하고 있다.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회복의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이라 도움이 되는 말들을 나눈다”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험을 한 사람만 알 수 있는 아픔이나 과정이 있는데 서로 힘이 돼준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약물중독은 효과를 떠나 관계성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약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고, 결국은 그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다. 최대한 그쪽에서 멀어지고 회복하는 사람들 쪽에 있는 게 아무래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마약을 투약했던 건 지난 2022년 9월이었다. 마약은 마치 자석과 같고 한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자성을 띠게 마련이고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쇠붙이 근처(마약 모임)에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돈스파이크는 “만약 검거되지 않았다면 그 상태로 숨어서 약물을 계속 사용했을 것이고, 아마도 지금은 죽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가족들 생각도 많이 난다. (사법 당국의) 검거가 저를 살렸던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의 방송 복귀에 대한 입장은 업계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계 관계자는 “가수 등 유명인의 경우,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수감 경력이 있는 인물의 방송 복귀는 ‘범죄에 관대하다’는 잘못된 사회적 메시지를 줄 수도 있는 만큼 자제할 필요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1회 음주 운전 적발이나 병역기피 같은 단순한 실수로 인한 범죄가 아닌,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2년간 감옥 생활을 했던 인물이 출소 후 얼마 되지 않아 방송가를 기웃거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유명인의 복귀는 자칫 ‘진정한 반성’보다는 ‘경제적 목적’의 쇼로 끝날 수도 있는 데다, 이미지 세탁 등의 상업적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찬성 입장이라는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이미 형을 마쳤다면 사회 구성원으로 다시 활동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형사 처벌은 응보, 교정, 사회 복귀를 전제로 하므로 방송 복귀 자체를 무조건 막는 건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다”며 “시청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경우, 한번쯤 고려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방송을 통해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이 관련 범죄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모범사례로 소개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누리꾼들 상당수는 못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보배드림’이나 ‘SLR클럽’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글이 게재되자 “범죄자가 무슨 토크쇼에 나온다고?” “공백기도 없이?” “아, 이건 좀…최소한 공백기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감방 생활이 공백기였나?” “마약 중독자들은 자숙하고 돈 좀 못 벌게 해야지. 돈 벌어서 또 마약 할 것 같다” “토크쇼 출연 반대” “어이가 없네” 등 비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유튜브 채널 정도면 크게 문제 없는 거 아니냐?” “안 그래도 궁금했었는데 나왔네” 등 옹호 의견도 눈에 띈다.

앞서 돈스파이크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대마초 흡연이 적발됐다가 2021년 말부터 아홉 차례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 구매 및 14회 투약, 엑스터시 7회 제공, 필로폰 20g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g은 1회 투약량이 0.03g임을 감안할 때 그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은 약 667명에게 투약할 수 있을 만큼 다량이었다.

2023년 1월, 재판부는 상습 마약 투약 및 매수 혐의로 기소된 돈스파이크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 약물치료 강의 80시간을 선고하고, 추징금 약 3985만원 및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검찰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자, 그해 6월 항소심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파기하고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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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최근 행적이 확인됐다. 지난해 탈옥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박씨와 함께 탈옥에 성공했던 인물은 총 3명이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 말레이시아로 여러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박씨는 최근 필리핀 카비테 부근 한 시골 마을로 주거지를 옮겼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초부터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탈옥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교·수사당국은 현지 담당자가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며 ‘소극 행정’으로 대처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꼴이다. 1년이 지난 현재, 박씨는 필리핀 서부 지역 한 시골 마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잡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필리핀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서 탈옥한 이후 올해 초까지 총 세 차례 이상 말레이시아 사바주로 밀항을 시도했다. 이들이 밀항을 시도한 곳은 필리핀 남서부 잠비앙가와 민다나오 다바오 시티다. 잠비앙가의 경우 여행경보 4단계인 흑색 경보(여행금지) 발령 지역이다. 외교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흑색 경보 지역을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제26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잠비앙가는 우리나라 국민이 여행할 수 없는 곳인 셈이다. 박씨와 송모씨 등 ‘탈옥 멤버’들은 다바오 시티에서 두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잠비앙가로 이동했다. 잠비앙가에서 술루 제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술루 제도로 이동하던 박씨 일당들은 필리핀 반군에 억류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씨가 밀항을 시도한 잠비앙가를 비롯해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는 이슬람 반군들이 주둔해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도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민다나오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했다. 잠비앙가·민다나오서 ‘뒷돈 도주’ 시도 이슬람 반군에 억류 후 풀려나 마닐라로 MILF는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은 수천 명 이상이다. 박씨는 반군들에게 마약 및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인 돈 수천만원을 뇌물로 전달한 이후 풀려났다. 지난 5월 초 박씨는 송씨와 헤어진 후 필리핀 루손섬 카비테주 카비테 시티로 이동했다. 지난달 말에는 카비테 시티 외곽 한 시골 마을에 자신의 현지 부인인 A씨까지 불러 정착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간 마닐라 타기그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에 거주했다. 현지인들은 보니파시오를 BGC 또는 글로벌 시티로 부른다. 필리핀의 청담동으로 불릴 만큼 고층 빌딩, 고급 주거지, 쇼핑 거리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파시오의 경우 냉장고와 에어컨 정도만 구비돼있는 콘도 한 유닛의 월세가 필리핀 돈으로 13만~15만페소(약 304만~351만원)에 달한다. 필리핀은 주차장도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주차장을 포함하면 월세도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같은 도시에 위치한 원룸 형식의 콘도 월세도 5만5000페소(약 128만원)에 달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도 관련 첩보를 파악해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중이다. 아직 정확한 집 주소나 확실한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이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 넘게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 왔다. 수억 비트코인에 차명 주택 부동산 소유 현지 부인이 조력해 “지속적 현금 조달” 특히,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게 “박씨가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하고 있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했다. 국내 정보기관은 박씨 일당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023년 12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교정당국에 박씨의 탈옥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박씨가 탈옥한 것을 두고 필리핀 교정당국은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외교부와 경찰, 법무부 국제형사과 등이 일부 파견을 가 현지에서 한국 범죄자들을 관리하는데, 공문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범죄자와 면담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저 공문만 보내는 것으로는 범죄자들의 탈옥을 막을 수 없다.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잡나 박씨는 A씨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교도소의 취약점을 파악해 탈옥을 계획했다. 사전에 철저히 ‘탈옥 계획’을 구상하고 보안이 허술한 교도소에 잡혔단 뜻이다. 말레이시아로의 밀항 준비도 A씨가 현금 조달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씨는 박씨가 교도소에서부터 환전한 수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관리해 왔다. 박씨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한 제보자는 “환전한 비트코인 외에도 A씨가 박씨의 차명 소유 자택 부동산 등 수십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