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로 커진 몸집
통합 플랫폼에 자금 지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K2코리아그룹의 후계자가 플랫폼 계열사 단일 주주로 등극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부친이 아들에게 보유 주식을 넘긴 모양새다. 벌써부터 플랫폼 계열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K2코리아그룹 산하 법인 5곳(K2코리아, 아이더, 다이나핏, 에프씨지코리아, K2세이프티)은 2021년까지 개별적으로 브랜드를 전개했다. 그러나 브랜드 간 시너지를 꾀하기 어려워지자 통합 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 과정에서 ‘더케이커넥트’가 통합 플랫폼의 운영자로 낙점됐다.
예고된 수순
2022년 1월 설립된 더케이커넥트는 당해 4월부터 지금껏 자사 브랜드 온라인 쇼핑몰인 ‘케이빌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K2코리아그룹은 케이빌리지 오픈 당시 ▲K2 ▲아이더 ▲다이나핏 ▲와이드앵글 ▲피레티 ▲세이프티 등 개별적으로 전개했던 브랜드를 통합해 입점 시켰다. 플랫폼 단일화는 브랜드 간 시너지를 높이고, 통합 물류와 마케팅으로 경영 효율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였다.
케이빌리지는 지난 3월 회원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통합 플랫폼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착실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22년 61억원에 그쳤던 더케이커넥트 매출은 출범 2년 만인 지난해 11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이다.
물론 더케이커넥트는 통합 플랫폼이라는 특성상 내부거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 매출 중 98.2%에 해당하는 112억원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서 파생된 수수료 매출이었다.
더케이커넥트의 성장세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건, 더케이커넥트를 단순한 플랫폼 회사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성과가 오너 3세의 입지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본금 5억원짜리인 더케이커넥트는 2023년까지 오너 가족 회사였다. 오너 2세인 정영훈 K2코리아 회장이 지분 60%(3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고, 나머지 지분 40%(2만주)는 정 회장의 아들 정민우씨의 몫이었다.
지분 구조는 지난해 요동쳤다. 더케이커넥트 2대 주주였던 정민우씨가 부친으로부터 주식 3만주를 넘겨받으면서 오너 3세의 100% 개인회사로 탈바꿈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오너 3세가 단독으로 지배력을 확보한 계열사는 더케이커넥트가 유일하다. 정민우씨는 지난해 말 기준 다이나핏코리아(지분율 48.8%), 에프씨지코리아(지분율 10.0%) 등에서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지만, 주도적으로 경영을 이끌 만한 상황은 아니다.
K2코리아그룹은 오너 3세 휘하에 놓인 더케이커넥트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K2세이프티는 더케이커넥트가 상환 압박에 노출되지 않도록 리파이낸싱에 적극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더케이커넥트는 K2세이프티로부터 2022년 120억원을 차입했고, 이듬해 차입 규모를 180억원으로 키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에는 차입금을 200억원으로 늘렸다
향후 정민우씨가 부친으로부터 경영권을 직접 넘겨받으려면 K2코리아 지분 74%를 증여받는 수순을 거쳐야 하며, 당연히 천문학적인 증여세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고민을 덜어줄 우군이 바로 더케이커넥트다. 더케이커넥트가 정민우씨를 대신해 정 회장이 보유한 K2코리아 지분을 증여받으면, 정민우씨는 증여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경우 지배구조는 ‘정민우씨→더케이커넥트→K2코리아→계열사’ 등으로 재편된다.
뚜렷한 쓰임새
다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지배구조에서 핵심 축 역할을 맡으려면 실적과 재무에서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더케이커넥트는 대규모 적자에서 빠져나오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케이커넥트는 ▲2022년 50억원 ▲2023년 52억원 ▲지난해 48억원 등 최근 3년간 연 평균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다. 급격히 커진 판매수수료가 적자를 헤어나지 못한 결정적 사유였다. 실제로 2022년 28억원이었던 판매수수료 지출은 지난해 61억원으로 2.2배 증가했다.
게다가 더케이커넥트는 최근 3년간 연 평균 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순손실은 고스란히 결손금 168억원으로 반영된 상태다. 이 여파로 지난해 말 기준 총자본 -164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며, 총부채는 369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