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③산청 동의보감촌

한의학의 성지 산청 동의보감촌으로 떠난 면역력 충전 여행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충전이 절실한 요즘, 산청 동의보감촌으로 떠나보자. 지리산 천왕봉을 지붕으로 둔 산청(山淸)은 이름 그대로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이다. 산청 땅에 발을 딛는 순간 다디단 공기가 느껴지고, 도시에 찌든 스트레스가 한방에 사라진다. 지리산 자락에서 자라는 1000여종의 약초로 만든 건강한 음식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그 중심에 허준의 <동의보감>을 테마로 한 산청 동의보감촌이 있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산청군 왕산과 필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산청 동의보감촌은 전국서 처음으로 한방을 테마로 한 대한민국 힐링 여행 일번지다. 1967년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의 23%를 산청군이 차지한다. 지리산서 자생하는 야생 약초는 예로부터 효능 좋기로 유명하다.

신의(神醫) 유이태와 의성(醫聖) 허준이 의술을 펼칠 수 있었던 까닭도 산청의 우수한 약초 때문이다.

<동의보감>은 조선 시대 허준이 지은 의서다. 당시 임진왜란 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시름하는 백성들이 많았다. 그런 백성을 위해 우리 자연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약재들로 우리 몸에 맞는 처방법을 기록한 책이다. 동의보감의 이름을 따 문을 연 산청 동의보감촌은 그 정신과 산청 약초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동의보감 정신

엑스포주제관을 비롯해 한의학박물관, 한방기체험장, 한방테마공원, 산청약초관, 허준순례길, 한방자연휴양림, 무릉교 등 여러 시설을 갖춘 거대한 테마공원이다. 거기다 한방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과 약초 밥상까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꼼꼼히 즐기고 나면 100세까지 거뜬히 살 것 같이 기운이 솟는다.


입구를 지키는 거대한 불로문으로 들어서면 신선한 공기가 가득해지고 벌써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엑스포주제관은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메인 전시관이다. 세계 각국의 전통 의약을 소개하는 코너와 사상체질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인상 깊다. 5300여년 전, 얼음 속에서 발견한 미라 외찌(아이스맨) 전시실은 침술과 약초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를 알려준다.

2층으로 올라가면 영상관으로 이어지고 여기서 문을 열고 출렁다리를 건너면 곧장 한의학박물관으로 연결된다. 한의학박물관은 동의보감의 역사와 발자취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옛 한의원을 재현해 놓은 공간은 마치 드라마 <허준>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이 생생하다.

기획전시실은 조선시대 법의학 책들이 빼곡하고, 유네스코 특별관에는 <동의보감>을 포함해 한국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들의 실물이 전시돼있다. 한방체험관은 AR로 만나는 약전거리와 산청 약초숲 미디어아트가 흥미롭다.

한의학박물관을 나서면 약초테마공원이 펼쳐진다. 형형색색 꽃을 피운 약초들 사이로 걷기 좋은 산책로가 나 있다. 중간중간 귀여운 조형물과 작은 연못, 그리고 정자가 있어서 사진 찍으며 쉬어가기 좋다. 약초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유리온실로 만들어진 산청약초관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설명과 함께 다양한 약초들이 자라고 있다.

구기자, 헛개, 오미자 등 익숙한 약초부터 골담초, 노박덩굴 등 신기한 약초도 볼 수 있다. 한방테마공원은 장수거북이, 곰과 호랑이의 대형 조형물, 십이지신상 분수광장 등 힐링을 선사하는 볼거리가 빼곡하다. 산약초생태탐방로를 이어주는 허준순례길은 이름 그대로 걷다 보면 치유되는 길이다.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공간은 한방기체험장이다. 백두대간의 기가 한곳에 모인다는 명소로 알려졌다. 귀감석, 석경, 복석정 등 유명한 돌과 동의전이라는 온열체험실이 있다. 거대한 거북이를 닮은 귀감석은 하늘 아래 모든 좋은 일을 갑골문자(고대 상형문자)로 새겨놨다.

팔을 최대한 뻗어 글자를 많이 어루만지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룬다. 석경과 복석정도 기를 받으려는 관광객들이 쓰다듬고 지나간다. 동의전은 차세대 광물자원으로 불리는 일라이트(illite)를 활용한 치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리산서 난 약초로 지은 약초밥상과 각종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동의약선관도 있다.


한방테마의 힐링 여행지
지리산의 약초 역사

최근에 설치된 무릉교는 산청 동의보감촌 새로운 랜드마크다. 무릉계곡 위를 가로지르는 길이 211m, 최고 높이 33m에 이르는 출렁다리다. 왕산과 필봉산, 그리고 산청 동의보감촌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동시에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날려줄 건강한 체험 거리도 다채롭다. 동의보감촌 내에 있는 한방가족호텔 별관으로 가면 한방 족욕이 기다린다.

한방 족욕제를 넣은 따듯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면 묵은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다. 족욕을 하는 동안 동의보감 탕약이나 한방차를 주문해서 마시면 입안에 차 향기 그윽하고 창밖에 봄 풍경이 눈부시다. 산청 동의보감촌 안에는 갖가지 한방 체험을 할 수 있는 한의원이 숨어있다. 공진단 빚기와 왕뜸 체험, 향낭 만들기 등 한의원마다 이색 체험이 준비돼있다.

동의보감촌 맨 위쪽에 한방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백두대간의 정기가 내려오는 명당이라 하룻밤 꿀잠과 함께 개운한 아침을 보장한다. 다양한 객실의 숲속휴양관과 독채로 된 숲속의 집 중에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어느 객실을 선택하든 고요한 동의보감촌의 아침을 통째로 누리는 특권을 준다.

때묻지 않은 청정 자연과 오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산청은 곳곳이 면역력 강화 여행지다. 빼곡한 고가와 돌담길이 아름다운 남사예담촌은 정겨운 옛 풍경을 안겨준다. 돌담길 한가운데 X자로 얽혀 자라는 부부 회화나무는 유명하다.

흥선대원군이 쓴 ‘원정구려(元正舊廬, 원정공이 살던 옛집)’라는 편액이 걸린 하씨 고가에는 수령 600년이 넘는 감나무와 700살의 원정매가 마당을 지키고 섰다.

수선사는 젠지세대 사이에 카페 같은 절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아름드리 연못 위로 시절 인연의 나무다리가 눈에 띈다. 사찰 안에 있는 카페에 앉으면 절을 감싼 산자락과 연못이 어우러진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받은 화장실도 눈길을 끈다.

수선사

산청은 고려 시대 문익점 선생이 우리 땅에 목화 씨앗을 들여와 처음으로 심었던 곳이다. 단성면 목화 시배지 내에 있는 목면시배유지 전시관으로 가면 목화를 재배하고 무명베를 짜는 전 과정을 모형으로 재현해 놨다. 전시관 앞에 조성된 목화밭은 목화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산청 동의보감촌→수선사→남사예담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남사예담촌→목면시배유지→산청 동의보감촌
-둘째 날 산청 전 구형왕릉→수선사→대원사 계곡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산청 동의보감촌 https://donguibogam-village.sancheong.go.kr
-산청군 문화관광 https://www.sancheong.go.kr/tour/index.do
-대원사 https://www.daewonsa.net


문의 전화
-산청군관광진흥과 055)970-7234
-산청 동의보감촌 055)970-7216
-남사예담촌 070)-8199-7107
-수선사 055)973-1096
-목면시배유지 055)973-2445

대중교통
버스 서울-산청, 서울남부터미널서 산청버스터미널까지 하루 6회(08:00~21:00) 운행, 약 3시간11분 소요. 산청버스터미널서 버스 22 승차 후 동의보감촌 하차, 약 17분 소요. 택시 약 10분 소요.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02)520-6871, 산청버스터미널 055)972-1616, 시외버스 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자가운전
통영대전고속도로 생초 IC→‘함양, 산청’방면 우회전→평촌교차로서 ‘평촌리 방면 우회전→회전교차로서 ‘산청 동의보감촌, 진주’ 방면 10시 방향 →산청 동의보감촌

숙박 정보
-동의보감촌 한방자연휴양림: 금서면 동의보감로555번길 186, 055)970-6951, https://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ID02030037
-산청한방가족호텔: 금서면 동의보감로479번길 43, 055)972-7000, https://thesancheong.com/kor/kor_rese.do
-라움펜션: 단성면 호암로701번길 155-22, 010)6624-9389, http://scraum.com

식당 정보
-동의약선관(약선한정식): 금서면 동의보감로555번길 산청 동의보감촌 내, 055)972-7730
-지리산 바우덕이(한정식): 시천면 남명로 91, 055)972-2120


주변 볼거리
황매산(산청), 정취암, 생초국제조각공원, 산청 전 구형왕릉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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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9월 정기국회 첫날부터 한복과 상복으로 기싸움을 벌이던 여의도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2월 정기국회 종료까지 겨우 한 달 남았지만 여야 간의 파열음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의 폭주에 맞서겠다며 맞불을 놨다. 고성과 퇴장이 난무하던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종합감사만 남긴 채 막바지에 돌입했다. 수많은 안건 속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언급된 건 김현지·조희대 두 사람의 이름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김현지 제1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사퇴 압박에도 꼿꼿하게 버티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국감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지 조희대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 김 실장 이름을 증인으로 올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모든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감사가 아닌 정치공세”라며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전 또는 오후 1시까지만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반반 출석’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김현지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이라고 하는데 국감이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며 “김 실장 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이 ‘김현지 흔들기’에 나서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난 이후 사법개혁을 처리하겠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그어줬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번 사법개혁안은 제왕적 대법원장의 전횡을 막고 재판의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사법정상화법이다. 사법 독립성과 책임성을 두텁게 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사법부 장악 논란을 사전에 잠재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법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를 외면할 경우 탄핵을 포함한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두 사람의 이름은 오는 12월 정기국회를 마치고 해를 넘겨서도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겨냥해 상대편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전략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이 12월까지 갈 것으로 봤는데 조희대라는 새로운 공격 포인트가 생겼다. 민주당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라며 “‘내란 세트’로 묶어서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다. 내란이라는 키워드만큼 국민의힘을 공격하기 좋은 소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민주당은 부동산 실책이 뼈아프다. 그걸 덮기 위해 조 대법원장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이제 그쪽을 노리지 않겠나? 여아가 머리채만 안 잡았지, 아마 역대급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야 ‘사이좋게’ 하나씩 쥔 약점 특검 앞 권성동·추경호 운명은? 추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첫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함으로써 고의로 표결을 방해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날 추 의원은 조은석 내란특검에서 진행되는 1차 피의자 소환조사에 응해 “무도한 정치 탄압”이라며 “당당하게 특검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첫 재판은 오는 3일로 예정돼있다. 권 전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국민의힘을 단단히 휘감자 부동산으로 한차례 휘청한 민주당이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질이 오는 8일 예정돼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판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정부 출범 후 첫 예산 심사로 국민의힘은 지역사랑 상품권 등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 화폐를 겨냥해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주도로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했고, 지난 8월 정부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재명식 포퓰리즘’ 프레임 굳히기에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5일 있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이틀간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가 진행되고 17일에는 소위원회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가 가동된다. 각 소위의 논의를 거친 예산안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다.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2일이지만 늘 그렇듯 여야의 예산 샅바싸움으로 해당 날짜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728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에 견줬을 때 8.1% 늘어난 규모다. 이 대통령은 초혁신 경제 분야 등에 큰 폭으로 투자해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안이 의결되던 날 이 대통령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역대급 규모 쩐의 전쟁 이어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I 투자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강조한 만큼 예산 역시 이에 맞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자동차·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 등 ‘피지컬 AI’ 분야에도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35조3000억원이다. 역대 규모인 이번 예산 중 10조6000억원이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26조2000억원으로 책정된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연대경제 기반 구축’ 부문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부는 24조원 규모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고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국비 보조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24조원은 총 발행되는 상품권의 액면가이며 이 중 3~7%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4000억원으로 도합 4조5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또 정부는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 230만개 사에 경영안정 바우처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국민 부담 가중 청구서’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조세감면까지 포함하면 실질 지출은 무려 808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내년도 국가채무는 1415조원, 2029년에는 무려 1789조 원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 2029년에는 58%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 비율이 33.9%에서 46.8%로 뛰어올랐는데 이정부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나랏빚을 통제하기는커녕,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릴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거짓 선동”이라며 민생 최우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올려’ ‘내려’ 본회의 난타전 쟁점 법안 처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위한 법 왜곡죄를, 국민의힘은 이정부의 부동산을 겨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각각 법 왜곡죄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판·검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등 잘못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해 기소나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경우 처벌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법 왜곡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에 대해 “이번달 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사법개혁특별위원장도 MBC 라디오를 통해 “특위에서 낸 5대 개혁안은 상당한 공감대가 이미 이뤄져 있다”며 “당내, 국민적으로 그리고 법원과도 대법관 증원 문제 빼고는 의사소통이 이뤄졌다. 법사위 논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개혁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고 연내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며 힘을 실었다. 헌법 제84조이자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대통령 재판중지법’에도 군불을 땠다. 법사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다시 기일을 잡아 (재개)할 수 있느냐” 고 물은 데 대해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에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당시 사법 리스크 족쇄를 풀지 못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조항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법안이 당론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사법부의 행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많은 국민이 지난 국감에서 서울고등법원장의 발언을 보고 깜짝 놀라셨을 것”이라며 “벌써 몇 달째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이 만들어주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부동산? 마음은 지선 노발대발 ‘쇼츠각’ 잡는 의원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의힘은 막아낼 도리가 없다. 대신 국민의힘은 부동산 규제를 파고들면서 이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재건축 활성화의 핵심인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에 부담금을 부담하는 규제다. 앞서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당 차원의 결정은 아니”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예상보다 후폭풍이 크자 신중론을 내세운 것이다. 여당의 갈지자 부동산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국민적 비난과 여론의 뭇매로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해 온 재초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김은혜 의원이 법안을 발의해 놨다. 정기국회에서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신속 처리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감에서 재초환 유지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 간 이견만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초환 폐지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조치기 때문에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장관은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자는 국민의힙 요구에 대해 “원내 중심의 대화를 기대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더 이상 부동산 문제로 자책골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한 만큼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당인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신중하게’ 입장을 보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흐르는 만큼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국회가 이례적으로 국감 도중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 민생 법안 70여건을 일괄 처리하면서 협치의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또다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앞서 민주당은 APEC 주간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향해 “무정쟁 주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오히려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정부와 민주당이 독선과 독재를 멈추고 정치를 회복시키면 정쟁은 없어진다”고 훈수했다. 손 내밀어도 고개만 팽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외교 성과를 띄우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해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의원 한 명 한 명이 국회를 자기 정치의 장으로 쓰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영향이 크다. 선거를 앞뒀는데 어떤 정당이든 서로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