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목줄 잡은 트럼프 막전막후

이러다 주한미군 철수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이 ‘트럼프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모든 국가와 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도 그 대열에 줄 서는 모양새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큰 표 차로 이기고 8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했다.

전 세계
흔들다

민주당의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DEI(Diversity·Equity·Inclusion,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에 반대하는 유권자를 잡은 게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미국에 성별은 남성과 여성, 두 개뿐”이라면서 트랜스젠더 문제에 쐐기를 박고 DEI 정책 폐기를 선언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서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미국이 지금까지 맡아온 ‘세계의 경찰’ 역할 대신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관세를 내세운 ‘통상 전쟁’으로 번졌다.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기록한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첫 번째 표적이 됐다. 취임 당일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25%를 붙이고 중국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마약 유입과 불법 이민 문제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본질은 무역 적자라는 게 중론이다.

영토 전쟁에도 시동을 걸었다. 특히 전쟁 지역 원조를 빌미로 영토를 확장하려는 야욕을 보이면서 ‘제국주의’ 시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가자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고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덴마크령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워싱턴DC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서 “파나마 운하는 미국인을 위해 미국인이 건설한 것”이라며 “중국이 아닌 파나마에 운하를 넘겼지만 협정은 매우 심각하게 위반됐다. 미국은 파나마 운하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하자마자 관세 폭탄
겁주는 줄 알았는데 진짜

또 그린란드 주민을 향해 “여러분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만약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우리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린란드 주민은 2009년 덴마크와 합의해 제정한 자치정부법에 따라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추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부분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서 미국이 자유 진영서 원조해 온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 쪽으로 미묘하게 기울어진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럽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미국의 외교 방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원조의 대가로 광물 개발권을 요구했다. 3년여 동안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서 미국은 군사 장비를 지원했다. 독일 킬 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약 3년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금액은 1197억달러(174조50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광물협정에 협조하지 않자 모든 군사 원조를 끊겠다는 강수를 놨다. 미국이 원조를 중단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세에 3개월도 못 버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서 “젤렌스키로부터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고 말했다. 광물협정에 응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국가가 ‘트럼프 태풍’에 휘말려 대응책을 논의하는 와중에 한국은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었다. 한국도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기록한 국가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보복이 있으리라는 관측은 있었지만 그게 가시화되진 않았다는 뜻이다.

전쟁 국가도
원조 끊어

한국은 중국과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 등에 이어 대미 무역 흑자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달러(약 81조원)가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정부의 첫 연설서 한국을 ‘콕’ 짚었다. 99분에 걸친 연설서 한국을 공개 지목하다시피 한 것이다. 각국의 대미 관세를 언급하는 과정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4배 높다”고 말했다. 그 근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군사적으로, 또 많은 다른 방법으로 한국을 엄청나게 돕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게 우리 동지와 적에 의해 벌어지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자료를 내고 대미 평균 관세율이 0.79%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로 사실상 상호 수출입 품목 대부분이 무관세다. 미국서 들어오는 공산품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0%다.

다만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부과하는 평균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은 13.4%로 미국(3.3%)의 4배 수준으로 높다. 최혜국 대우는 통상·항해 조약 등에서 한 국가가 외국에 부여하는 가장 유리한 대우를 상대국에도 부여하는 일을 뜻한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와 FTA를 체결한 상태여서 이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는 많지 않다.

산자부 관계자는 “현지 대사관과 최근 구축한 다양한 실무협의체 채널, 방미 예정인 통상교섭본부장 등 고위급 접촉을 통해 한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거의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오해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마구잡이 주장
대응 못 하고

하지만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상호 관세와 관련해 한국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떤 관세를 매기건 우리도 그들에게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도 거론했다. 규제와 쿼터제, 환율 등 직접적인 관세가 아니라 각국의 제도를 빌미로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꼭 관세가 아니더라도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를 건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엔 한국이 도입하고 있는 부가가치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관세보다 훨씬 더 가혹한 부가가치세 제도를 사용하는 국가를 관세 국가와 유사하게 간주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연설서 군사 지원을 언급한 점도 한국으로선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 시절부터 주한미군 주둔과 방위비 분담에 불만을 토로했다.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넘어 주한미군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전쟁 중인 국가(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단칼에 끊어버리는 트럼프식 외교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 때부터 한국에 일방적으로 군사 지원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한국이 막대한 방위비를 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혜택을 베푼다는 식으로 굴고 있는 셈이다. 올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약 1조4900억원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재협상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첫 의회 연설에서 콕 집어
모든 논리가 돈으로 통해

여기에 ‘칩스법’ 폐지를 언급하면서 한국 기업까지 뒤흔들 기세다. 칩스법의 공식 명칭은 ‘반도체 과학법’으로 미국에 반도체 제조와 연구·개발시설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법이다.

바이든정부서 시행된 정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영향권 아래 있다. 총 지원 규모가 2800억달러(약 408조원)에 달하고 대만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직접 지급하는 보조금만 527억달러(약 77조원)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은 끔찍하고 끔찍한 일이며 우리는 수천억달러를 갖고 있지만 (반도체법은)의미가 없다. 그들은 우리 돈을 가져가고 지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에도 칩스법을 ‘나쁜 법’으로 규정하고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그들은 자신들을 보호해 주길 원하면서 제대로 돈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법 자체가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에 한국이 내세울 마땅한 카드가 딱히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협상에 나서야 할 수뇌부가 불완전한 상태라 대응이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탄핵심판대 위에 서 있고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을 맡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직 통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간 관행이나 국제질서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국가의 영토에 노골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전쟁 원조를 돈으로 환산하는 등 그동안 미국을 통치했던 지도자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다시 말해 한국을 상대로 어떤 ‘깜짝쇼’도 벌일 수 있다는 뜻이다.

정상 외교는
사실상 막혀

지난 5일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정부 고위 당국자들과의 회동을 위해 방미했다. 신 실장은 “한반도 및 동북아, 글로벌 안보 이슈를 논의하고 경제 안보와 관련해 특히 조선 협력을 비롯해 다양한 논의를 하려 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신 실장은 2기 트럼프정부 출범 이후 미국 측 카운터파트와 만나는 세 번째 장관급 인사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뮌헨안보회의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했고 안덕근 산자부 장관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이재명정부-방시혁 ‘밀월설’ 막전막후

이재명정부-방시혁 ‘밀월설’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