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바디프랜드 내우외환 현주소

꽃길 걷다 가시밭 마이웨이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바디프랜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안마의자 시장의 절대강자라는 인식은 희미해졌고,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건 한참 전 일이다. 나머지 식구가 힘을 내면 좋겠건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경영권 분쟁이라는 암초가 더해지면서 그간 준비해 온 상장 작업마저 불투명해진 모양새다.

1조50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최근 들어 외형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진 이후 소비 위축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여파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체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실정이다.

빛바랜
옛 영광

총 매출 중 85% 이상을 안마 의자 제품에 의존해 온 바디프랜드 역시 녹록지 않은 업황의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바디프랜드의 최근 3년(2021~2023) 연결 매출은 ▲2021년 5913억원 ▲2022년 5220억원 ▲2023년 4197억원 등 해를 넘길수록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진이 계속된 사이 헬스케어 시장 1위라는 상징성마저 뺏겨버렸다. 경쟁사인 ‘세라젬’은 2020년 3002억원이었던 매출을 이듬해 6670억원으로 키우면서 바디프랜드를 제쳤다. 세라젬의 2023년 매출은 5846억원으로, 바디프랜드와 엄연한 격차가 존재한다.

바디프랜드는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뒷걸음질을 거듭하고 있다. 2021년 685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241억원으로 64.8% 감소했고, 급기야 2023년에는 167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바디프랜드가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건 2013년(영업이익 181억원) 이래 10년 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마저 ▲2021년 11.59% ▲2022년 4.62% ▲2023년 3.99% 등 나날이 나빠지고 있다. 특히 2023년 기록한 3%대 영업이익률은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2011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해에는 미약하게나마 반전의 기미를 보였다는 게 위안거리다.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326억원, 2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8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3분기에 국한할 경우 매출은 1040억원, 영업손실은 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지만, 1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1년 새 적자로 돌아섰다. 성수기 도래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관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착화된 국내 안마의자 시장 현황을 감안하면,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내수 매출 비중이 월등히 높은 바디프랜드가 7~8년 전부터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 법인을 설립한 것도 해외사업에 힘을 싣기 위함이었다.

게다가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안마 기기 시장이 2023년 기준 238억6000만달러(35조1171억원)에 달하며, 2032년에는 411억8000만달러(60조60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해당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6.3%로 추산했다.

이래저래
안 풀린다

다만 해외시장에서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바디프랜드 산하 해외 법인들은 최근 3년(2021~2023)간 ▲2021년 105억원 ▲2022년 156억원 ▲2023년 132억원 등 연평균 131억원 총 매출을 기록했을 뿐, 실질적인 수익을 내지 못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021년 25억원 ▲2022년 48억원 ▲2023년 25억원 등 연평균 33억원에 달했다.


바디프랜드가 직·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 중인 해외 법인은 2023년 말 기준 ▲바디프랜드 INC.(미국, 의료용 전동기 판매) ▲바디프랜드 USA INC.(미국, 의료용 전동기 판매) ▲메디컬 AI Inc.(미국,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상하이 바디프랜드 일렉트로닉테크놀로지(중국, 전자부품제조) ▲바디프랜드 상하이 인터내셔널(중국, 의료용 전동기 판매) ▲바디프랜드 유럽(프랑스, 의료용 전동기 판매) 등 총 6곳이다.

매출 규모가 큰 ‘바디프랜드 INC.’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는 게 뼈아프다. 2021년 순이익 7억8400만원을 거둔 바디프랜드 INC.는 이듬해 15억원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2023년 역시 순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61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나머지 해외 법인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단적으로 메디컬 AI, Inc.는 최근 3년간 매출 없이 순손실을 기록했고, 2022년 설립된 바디프랜드 USA INC.는 별다른 영업활동을 못한 채 지난해 3분기에 청산됐다.

국내 계열회사들의 상황도 딱히 낫다고 보긴 힘들다. HKP컴퍼니를 내세워 추진한 업종 다각화 작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부실화되는 경향이 짙어진 모양새다.

희미해진 안마의자 1위 위용
안개 잔뜩 낀 상장 노림수

2016년 4월 설립된 HKP컴퍼니는 사업 경영 및 관리 자문을 영위하는 자본금 1000만원짜리 법인이다. 공태현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이 회사는 ▲바흐(33.56%, 전기기기 제조) ▲프랜드웍스(20.00%, 의료기기 판매) ▲에스와이라이프(55.72%, 가구 제조) ▲엠씨테크놀러지(100%, 의료기기 판매) ▲에브리알(100%, 상품 중개) 등 법인 5곳에서 주요 주주로 등재돼있다. 지분 취득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167억원이다.

이 외에도 HKP컴퍼니는 오스템 주식 100만주를 쥐고 있다. 2016년 해당 주식을 확보할 당시 투입한 금액은 28억5000만원(1주당 2850원)이었다.

HKP컴퍼니가 타 법인 주식 취득에 나설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바디프랜드 덕분이다. HKP컴퍼니는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8차례에 걸쳐 발행한 206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고, 바디프랜드는 이를 인수했다.

이런 이유로 HKP컴퍼니가 지분을 보유한 법인 중 오스템을 제외한 5곳은 바디프랜드 계열회사로 표기되고 있다. HKP컴퍼니는 바디프랜드가 건넨 자금을 밑천 삼아 타 법인 지분을 사들였고, 바디프랜드는 지배력을 보충하는 수단으로 HKP컴퍼니를 활용한 셈이다.

정작 바디프랜드 계열회사로 편입된 대다수 법인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엠씨테크놀로지 ▲에브리알 ▲프랜드웍스 등은 매출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바흐는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 그나마 에스와이라이프가 매출 29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억3800만원, 2억9600만원에 그쳤다.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HKP컴퍼니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신주인수권을 감안해 HKP컴퍼니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정작 바디프랜드가 BW를 행사할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HKP컴퍼니는 순수 기업가치가 크지 않은 데다, 자력 생존이 불가능한 구조를 띠고 있다. 매년 현금배당으로 얻는 2000만원이 매출의 전부이며, 완전자본잠식(총자본 -106억원) 상태다. 결손금은 112억원에 달한다.


불안정한
경영 환경

이런 가운데 불안정한 경영 환경은 바디프랜드의 미래를 예단하기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경영권의 잦은 교체가 상장이라는 큰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2007년 3월 바디프랜드를 설립했던 오너 일가(강웅철 현 사내이사, 조경희 전 회장)는 2015년 8월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주축이 된 특수목적법인(SPC) ‘BFH홀딩스’에 바디프랜드 보유 지분(41.6%) 전량을 양도했다. 이를 계기로 BFH홀딩스는 바디프랜드 지분 90%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렇다고 해서 오너 일가가 바디프랜드와 결별 수순을 밟은 건 아니었다. 2015년 바디프랜드 지분을 매각하면서 4000억원을 확보한 오너 일가는 1600억원을 BFH홀딩스에 재투자했다. 그 결과 2015년 말 기준 BFH홀딩스 주주는 ▲VIG파트너스(35%) ▲네오플럭스(25%) ▲강 이사(40%) 등으로 구성됐다.

2018년 오너 일가는 BFH홀딩스 주주 명단에서 빠지는 대신 SPC인 ‘비에프’를 설립해 바디프랜드 지분 24.8%를 취득했다. 본격적인 상장 작업 추진에 앞서 오너 일가와 VIG파트너스가 각자의 목적을 위해 분리작업을 단행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심혈을 기울인 코스피 상장 준비 작업은 2019년 5월 결국 무산됐다. 이렇게 되자 VIG파트너스는 엑시트를 추진했고, 2021년 11월 ‘비에프하트’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비에프하트는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공동 설립한 SPC로, 2022년 7월 잔금 납부를 완료하면서 바디프랜드 지분 46.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 무렵 관련 업계는 새 주인을 맞이한 바디프랜드가 다시 한 번 상장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두 사모펀드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강 이사가 스톤브릿지캐피탈 측에 서면서 ‘강 이사·스톤브릿지캐피탈 VS 한앤브라더스’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강 이사 휘하의 비에프가 바디프랜드 지분 38.77%를 보유한 2대 주주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023년 초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던 강 이사는 지난해 초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곳곳에
결격 사유

이미 양측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모습이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한앤브라더스 최대주주가 바디프랜드 회장 재임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하고 급여를 과도하게 수령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한앤브라더스 역시 강 이사가 직무발명보상금을 횡령하고 법인카드의 부정 사용을 문제 삼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바디프랜드의 상장 준비에 커다란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 주요 주주의 배임·횡령은 경영 안전성 유지 차원에서 핵심 고려 사안이기 때문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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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