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주무르는 유튜버의 두 얼굴

영상 플랫폼에 갇힌 윤석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네 귀퉁이가 둥글게 깎인 빨간 배경에 재생 버튼을 연상시키는 하얀색 삼각형이 박혀있는 로고. 월간 사용자가 수십억명에 이르는 전 세계 최고의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상장하는 아이콘이다. 이 로고 너머의 세계가 대통령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채널 운영자, 유튜버가 사회를 흔들고 있다. 유튜버가 만든 영상은 접근성을 무기로 빠르게 퍼져나간다. 조회 수와 구독자 확보를 위해 자극적이고 원색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가 늘어났다. 문제는 이들의 영향력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 넘어

2019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1200개 초·중·고 학생 2만4783명과 학부모 1만6495명, 교원 2800명을 대상으로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유튜버·BJ·스트리머 등 ‘크리에이터’가 희망 직업 3위를 기록했다. 2018년 조사에서 5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1년 만에 두 계단 올랐다.

이제 유튜버를 당당하게 ‘직업’이라 칭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인기 유튜버는 채널 인기에 힘입어 TV나 라디오 등 대중 미디어에 섭외되고 광고도 찍는다. 조회 수와 구독자를 많이 확보할수록 수입도 어마어마해진다. 유명 유튜버의 경우 1년에 수십억원을 버는 사례도 있다. 어린 학생은 물론 성인에게도 선망의 직업군이 됐다.

유튜브는 이미 기존 미디어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한 언론사가 진행한 ‘신뢰하는 매체’ 조사에서 유튜브는 공중파 방송국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영상 내용을 짧게 만들어 유포하는 ‘쇼츠’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약진한 결과다.

유튜브의 힘은 최근 정치권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이 제작한 영상에 영향을 받은 흔적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유튜브 정치’가 여야, 보수와 진보 지지층의 갈등을 극한까지 끌고 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우 유튜버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요새에 갇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군인을 보낸 배경으로 언급한 ‘부정선거’ 의혹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하고 포고령 초안을 작성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구속 기소)은 “선관위의 부정선거 의혹을 밝히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러 병력을 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정선거 의혹은 선관위서 “가능성이 없다”면서 여러 차례 해명을 내놨다. 심지어 12·3 비상계엄 사태에 참여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시한 부정선거 의혹 검증서도 “실현되기 어려운 주장”이라는 보고 결과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실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5월 비서실에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박 의원실이 공개한 보고서에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특정 진영을 중심으로 일부 의혹은 제기될 수 있겠으나 자유민주주의 및 선거 시스템이 고도화된 현 대한민국 사회서 실현되기 어려운 주장이 대부분”이라고 기록됐다.

하지만 극우 유튜버들 사이에서 부정선거 의혹은 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지난 총선이 부정선거였기에 국회의 정당성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중이다. 또 민주당 등이 의석을 무기로 입법 폭주를 자행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담화서 언급한 비상계엄 선포 배경과 유사한 설명이다.

취임식에도 초대
자필 편지로 응원

윤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자신의 강성 지지층을 향해 구체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2일 자필 편지를 통해 “추운 날씨에도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나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서한은 이른바 ‘친윤(친 윤석열) 시위대’에게 내린 지령이라는 말이 나왔다. 당시 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이 임박해 수세에 몰린 상태였다.

그런 상황서 극우 유튜버 등 보수 강성 지지층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와 완전히 한편에 섰다’는 한탄도 나왔다. 이후 극우 유튜버를 중심으로 한 친윤 시위대의 위세가 강해졌다. 특히 20~30대 이른바 ‘청년우파’가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의 분노는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폭발했다.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여있던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법원을 향해 돌진했다. 법원 유리창이 깨지고 셔터가 망가졌다. 일부 시위대는 영장전담 판사를 찾아 법원 판사실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법원 습격 사태에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는 폭력 시위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시위대의 직접적인 표적이 된 사법부는 충격에 빠졌다.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된 시위대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30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갑작스럽게 폭발해 폭력 시위를 자행하게 된 배경을 살피고 있다.

이 과정서 극우 유튜버들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극우 유튜버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전 목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집회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국민 저항권을 발동하겠다”고 말하면서 폭력 집단난동 사태를 선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전 목사를 내란 선동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는 고발인 조사 출석 전 기자회견서 “‘가짜 목사’ 타이틀을 가진 전광훈은 분명하게 폭동 교사를 했다”며 “그는 ‘광화문서 서부지법으로 집결하지 않으면 형사 처벌받게 하겠다’는 극언을 했고 이는 극단적인 폭력을 교사한 행위이니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력까지

윤 대통령은 취임식 때 극우 유튜버를 초대한 사실이 드러나 입길에 올랐다. 한 언론인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도, 망가뜨린 것도 모두 극우 유튜버”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앞으로 극단적인 정치 성향의 유튜버가 정치권에 끼칠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쪽 편에 서서 다른 한쪽은 완전히 버리는 방식을 통해 지지층에 선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결집을 노리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는 것은 철저하게 나뉜 민심일 수 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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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