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풀리지 않는 탄핵 퍼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1.06 13:17:15
  • 호수 1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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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헌법에 답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전까지 지난 2023년부터 2년 동안 탄핵소추 9건을 가결시켰다. 양당에 극단 정치를 종식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제도로 통제해야 한다.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와 동거정부 체제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해 12월27일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를 가결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다음날인 12월15일 “너무 많은 탄핵은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일단은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절차는 밟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상 최초
권한대행도…

하지만 한 전 총리는 12월19일 내란·김건희 특검법과 농업 4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어 지난해 12월26일 대국민 담화서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이날 한 전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다음날 가결했다.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 가결이었다. 

한 전 총리 탄핵소추 사유는 ▲채 상병 특검법·김건희 특검법·내란 특검법 거부 ▲여야 합의된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소집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합의·발표한 ‘한덕수 책임총리 체제’라는 위헌적 정권 이양 시도 등이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여야 합의된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였다. 공석이었던 헌법재판관 3석은 모두 국회 추천으로 임명해야 했다. 민주당은 마은혁·정계선 후보자를 추천했고, 국민의힘은 조한창 후보자를 추천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26일 선출안을 가결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승계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31일 정 후보자와 조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다.

원칙상 헌법재판관 9명은 모두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가능 여부에 대해선 여야의 견해 차이가 있다.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마 후보자와 정 후보자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가 국회서 선출된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느냐”고 질의했고, 두 후보자는 지난해 12월22일 국회 제출 서면을 통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마 후보자는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선애 전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 후보자는 “여야 합의에 따른 국회 선출·대법원장 지명 후보자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은 형식적”이라고 답변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지난 2017년 3월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 전 재판관을 임명했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이 전 재판관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임명했다”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의 적극적 권한인 법률안 거부권은 행사하면서,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임명이라는 형식적 권한 행사를 거절했다. 이는 곧 거센 반발로 이어졌다. 헌법재판관 신규 임명을 반대한 국민의힘도 조한창 헌법재판관을 추천했기 때문에 모순은 더 크게 부각됐다. 

민주당은 지난 2023년부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전까지 탄핵 심판 9건을 가결시켰다.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엔 윤 대통령과 한 전 총리 탄핵소추를 포함해 4건을 가결시켰다. 2023년에 가결시킨 4건 중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안동완 검사 ▲이정섭 검사 등 3건은 기각됐고, 손준성 검사 탄핵 심판은 형사재판 진행 때문에 정지됐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최초의 탄핵 심판인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서 탄핵 심판 청구를 인용하는 기준을 설정했다. 헌재는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반’을 기준으로 설정했고, 파면 정당화 사유로 ▲대통령직 유지가 헌법 수호 관점서 용납될 수 없을 때 ▲국민의 신임을 배신해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잃었을 때로 한정했다.


헌재 마비설 불거졌는데
여태 방치하다 부랴부랴

이 전 장관의 탄핵 심판서 설정된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반’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나 해악이 중대할 때 ▲대통령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해야 할 정도일 때 등으로 규정됐다.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 기준과 비슷하지만, 강도는 낮아졌다.

이 전 장관 탄핵 심판서는 헌법재판관 9명 만장일치로 소추 사유가 하나도 인정되지 않았다.

이들은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 ▲서울 곳곳에 여러 소요와 시위가 있어서 경력 배치가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다 등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이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국민의 신뢰가 현저히 실추됐다거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관련 기능이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별개 의견을 통해 이 전 장관의 일부 발언들을 일컬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던 4명도 “법 위반 행위가 중대해 파면을 정당화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때문에 탄핵소추됐던 안동완 검사에 대해선 4명이 인용 의견을 제시했고, 5명이 기각 의견을 제시했다. 기각 의견은 안 검사의 유우성씨 기소를 놓고 “검찰청법·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질서에 역행하기 위해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미 기소 이후에도 9년 넘게 공직을 수행했기 때문에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고 판단했다.

인용 의견을 제시한 재판관 4명은 “위조된 증거로 기소한 것으로 봐선 유씨에게 불이익을 가할 의도로 기소했다”며 “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고, 파면을 통한 헌법수호 이익이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판단했다.

안 검사 탄핵소추는 그나마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 반면 이 검사 탄핵소추는 헌재가 국회를 질타할 정도로 부실했다. 헌재는 재판관 9명 만장일치로 이 검사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이 검사 탄핵소추는 ▲범죄경력조회 무단 열람 ▲위장전입 ▲처남 관련 수사무마 등 개인 비위 의혹을 계기로 추진됐다.

헌재는 이 중 범죄경력조회 무단 열람에 대해선 “심판 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를 구체화해 다른 사실과 명백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는 “소추 사유의 일시와 위반 행위의 수가 전혀 기재되지 않았고, 헌법·법률 위반의 구체적 태양도 전혀 특정되지 않은 채 막연히 기재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시·방법·대상 등이 전혀 특정돼있지 않은 소추 사유는 이 검사의 방어권 행사를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 검사가 대기업 고위 관계자로부터 강원도 춘천 소재 리조트서 접대받았다”는 소추 사유에 대해서도 “금품 제공자·제공한 금품 내용과 가액·금품 제공자와 리조트의 관계·이 검사의 직권 남용 내용이 전혀 기재돼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처남 관련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검사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했는지 기재되지 않았다”며 “의혹 제기와 의심만 적시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헌재 
결정 보니…

비상계엄 사태 전까지 지난 2024년 발의된 탄핵소추는 검사 3명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최재해 감사원장을 상대로 가결됐다. 이 중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은 비상계엄령 사태 발생 이후인 지난해 12월18일 진행됐다. 이날은 국회 측과 대리인은 모두 헌재에 출석하지 않아 3분 만에 종료됐다.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사실상 무력화되고 탄핵소추가 가결된 이상 국회가 이들에 대한 탄핵 심판을 성실하게 진행해야 할 이유는 사실상 사라졌다.

헌재는 이종석·이영진·김기영 전 재판관이 퇴임한 지난해 10월부터 재판관 3명 공백이 발생했다. 그래서 지난 8월엔 ‘헌재 마비설’이 불거졌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사건 심리는 최소 7명의 재판관이 출석해야 진행할 수 있다. 법률상으론 3명의 공백을 채우지 못하면 평의조차 열기 어렵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11일 “6인 체제서 변론은 가능하다”고 답변했지만, 선고에 대해선 “계속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지난해 12월27일 “재판관 6인 체제서 선고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상황이 변동하기 때문에 선고 여부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재판관 3명 공백을 알면서도 최 원장과 검사 3명을 탄핵소추했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로소 재판관 임명에 나섰다. 이로 인해 현재 이르러 큰 혼란이 발생했고, 국민의힘엔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27일 “국정 혼란과 국가적 손실이 불 보듯 뻔한데도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했다”며 “조기 대선 정국을 유도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어보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들은 그들과 같은 절대적인 권위와 정치력을 가지진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절대 권력을 부여하는 현행 헌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국민교육수준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25~64세 성인의 고등교육(전문대 졸업 이상) 이수 비율은 50%였다. 이 중 25~34세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 비율은 69.8%였다. 3김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던 1970~80년대와는 다르다. 

역대급
여소야대

반면 제왕적 대통령제를 견지하는 현행 헌법의 요구 수준과는 달리 대선 출마자들의 수준은 낮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일컬어 유행했던 표현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었다. 이런 상황서 거대 야당이 수시로 가결시켰던 탄핵소추는 현재의 악순환을 만들었다.

따라서 헌재의 까다로운 기준 제시를 무시한 탄핵소추를 제도적으로 막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행 헌법과 제도로는 절대적인 여소야대 상황서 남발되는 탄핵소추를 막을 방법이 없다. 

개헌 논의에선 미국식 4년 중임제와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가 주로 거론된다. 이 중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엔 국민의 지지를 잃은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프랑스 대통령에겐 의회해산권이 있고, 의회는 총리와 내각을 불신임할 수 있다.

원래 의원내각제였던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다당제 정국과 알제리 독립운동의 여파로 혼란을 맞이했다. 이때 정계에 불려온 소방수는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었다. 드골 전 대통령은 지난 1958년 헌법 개정을 조건으로 전권을 위임 받아 총리로 취임했다.

이어 기존 의원내각제 요소에 강력한 대통령제 요소를 결합한 제5공화국 헌법을 ‘합리화된 의원내각제’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총리가 갖고 있던 의회해산권은 대통령에게 넘어갔고, 의회의 내각 불신임을 제한하는 헌법 조항을 신설했다. 또 대통령에게 국민투표 회부권 등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게 했다.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의 시작이었다.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와 내각이 의회로부터 불신임당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여대야소 상황에선 대통령이 강력한 권력을 행사한다. 문제는 여소야대 상황이다. 헌법에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와 내각을 의회가 불신임해서 발생할 공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 상황은 현재 프랑스서 진행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의회를 해산해 조기 총선을 치렀다. 마크롱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여당 앙상블은 전체 577석 중 168석만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과 좌파 정당 신인민전선이 함께 약진했기 때문에 동거정부 구성도 어려웠다.

지난해 12월5일엔 2025년도 예산 문제 때문에 야당이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시켜 내각이 총사퇴했다. 그러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를 임명했고, 국민연합이 바이루 총리에게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 그나마 냉각이 완화됐다.

양당 극단 정치 대립
프랑스식 동거체제는?

이런 상황을 처음 직면했던 대통령은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었다. 미테랑 전 대통령은 지난 1986년 총선 패배로 인해 ▲대통령직 사임 ▲의회와의 대립 지속 ▲야당에 행정부 구성권 이양 등 셋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그의 선택은 행정부 구성권 이양이었다. 총리로 취임했던 사람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었다.

미테랑 당시 대통령과 시라크 당시 총리는 권한 배분 관련 합의를 한다. 이에 따르면, ▲외교·국방 관련 권한 ▲정부의 행정입법 ▲의회해산권 등은 대통령이 행사하고, 그 외 내정 권한은 총리에게 넘어간다. 우리가 흔히 아는 프랑스식 동거정부는 이때 처음 출범했다.

시라크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똑같은 상황을 맞이한다. 시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하지만 야당 좌파연합이 577중 314석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고, 대선 맞상대였던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를 총리로 임명해야 했다. 동거정부는 5년 동안 지속됐다. 

시라크 당시 대통령은 대부분의 권한을 잃었다. 여당 RPR서도 당내 정적 필립 세귄이 지도자로 선출되면서 당내 영향력도 잃었다.

한동호 UCL 박사는 지난 2010년 발표한 논문 <한국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과 프랑스 동거정부의 함의>서 시라크 당시 대통령을 놓고 “이중(정부와 당)의 동거를 감당해야만 했다”고 평가했다. 조스팽 당시 총리는 시라크 대통령과 협력했고, 시라크 대통령도 조스팽 총리의 정책 중 자신의 생각과 어긋나는 것은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동거정부 체제는 복잡미묘함 때문에 프랑스 정치권도 가급적 꺼린다. 프랑스는 지난 2000년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임기를 7년서 5년으로 단축하고, 2002년 대선과 총선을 약 두 달 간격을 두고 치러 동거정부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김태수 한국외대 글로벌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2007년 발표한 논문 <프랑스 대통령제의 특징, 변천 그리고 운영의 메커니즘>서 ”프랑스 야당은 한결 같이 대통령의 ‘권력독점’을 막기 위해 자신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정치의 논리”라고 서술했다.

즉, 동거정부 성립을 통한 대통령 견제를 근거로 지지를 호소한다는 것이다.

만약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를 도입했다면,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동거정부가 탄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국방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을 제외한 내각을 원하는대로 구성했다면, 탄핵소추를 지나치게 많이 추진하진 못했을 것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시도도 국회가 아닌 국무회의서 제동이 걸렸을 것이다.

프랑스에선
무슨 일이?

프랑스서도 꺼리는 동거정부라지만 극단의 정치를 거듭하면서 국가 에너지를 낭비하는 우리 양당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당이 극단의 정치를 종식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제도로 이를 통제할 방법을 생각해야 할 때일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그 후폭풍이 남긴 숙제일 것이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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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