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일요대담> ‘5선 국방통’ 안규백 ‘군발’ 12·3 사태를 말하다

“또다시 계엄? 문민통제가 답”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5선 안규백 의원은 제20대 국회 전반기에 국토교통위서 활동한 것 외엔 의정 생활 대부분을 의원들이 꺼리는 국방위서 활동했다. 제20대 국회 후반기엔 국방위원장을 맡았다. 보기 드문 민간인 출신 국방통으로 알려진 그가 보는 12·3 계엄사태의 본질은 무엇일까?

12·3 내란 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당내 상황실장과 진상 파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안 의원은 2024년 끝자락서 <일요시사>와 만나 비상 계엄사태의 본질과 흐름을 짚었다. 다음은 안 의원과의 일문일답.

-민주당은 지난 8월부터 계엄 가능성을 언급했다.

▲처음엔 우리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충암파를 주축으로 방첩사·정보사 등 정보라인을 장악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관 회동 멤버가 수방사·특전사 등 군의 요직을 독식했다. 그래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주장하게 된 계기는?

▲특히 지난해 11월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취임했다. 정보·방첩 라인은 특성상 내부 인사를 승진시킨다. 사령관은 외부서 부임하더라도, 그 휘하는 내부 진급을 시켜야 한다. 그런데 여 전 사령관과 소형기 전 참모장·김철진 전 기획관리실장은 모두 외부 인사였다. 소 전 참모장은 여 전 사령관과 방첩사 부임 전까지 함께 근무했다.


김 전 실장은 여 전 사령관의 53사단장 시절 예하 여단장이었고, 계엄 직전 김 전 장관의 군사보좌관으로 부임했다. 

이번 인사에서 해군·공군과는 달리 육군은 중장급 인사를 하지 않았다. 여 전 사령관을 비롯해 같은 시기 함께 임명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은 1년이 넘었지만 교체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군 인사 당시 드론작전사령부 첫 사령관 이보형 소장이 뚜렷한 이유 없이 임기를 못 마치고 8개월 만에 교체됐다.

후임자 김용대 사령관은 여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의 육사 48기 동기였다. 51일 만에 김봉수 전 합참차장을 교체한 후 부임해 임명 나흘 만에 계엄부사령관이 된 정진팔 중장도 육사 48기다. 충암파·육사 48기 라인이 주축이 되어 주요 보직들을 토대로 이너서클을 만들어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는 2차 계엄 가능성도 거론했다. 

▲1차 계엄이 국회서 해제돼 실패한 후, 윤 대통령은 약 3시간30분 후 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그 사이에 2차 계엄을 시도한 것 같다. 합참 결심실서 김 전 장관과 계엄법을 검토하고, 계엄 해제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가능한지 검토한 것이다. 이것이 계엄해제 불복 혹은 2차 계엄 시도 의혹이 불거진 이유였다.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은 새벽 3시경 육군본부서 계엄사 편성을 위해 육본의 주요 장성들에게 서울행을 지시했다. 수방사도 계엄 해제 가결 이후에도 오전 2시30분까지 국회 인근 KBS와 성산대교서 대기하고 있었다. 미군도 통신감청이 가능한 초정밀 정찰기 RC-135S 코브라 볼 두 대를 한반도 상공서 전개했다. 후방서 이동하는 부대가 있는지 확인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그 정황으로 봐선 2차 계엄 가능성은 유력했다.

육사 출신들 이너서클 구축
왕정·독재·장기집권 꿈꿔


-계엄에 참여했던 장성들은 대부분 윤 대통령으로부터 돌아선 것 같다. 

▲박근혜정부의 계엄 문건이 발각된 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등 연루 장성들은 패가망신당했다. 그들은 재판을 받고 있고, 연금도 받지 못한다. 계엄 참여 장성들도 살길을 찾는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충암파들은 입을 맞춰서 “계엄 선포를 TV 보고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곽 전 사령관이 지난 10일 국방위 전체회의서 실토했다. 당시 출석한 군인들은 현장서 김 전 장관 구속 소식을 들은 후 크게 흔들렸다. 이후 수사 과정서 정보사령관이 예하 영관급 장교들에게 자신의 국방위 증언대로 증언하라고 지시한 것도 다 드러났다. 

-김 전 장관도 윤 대통령으로부터 돌아섰다고 봐야 하나?

▲김 전 장관은 사실상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장관은 처음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윤 대통령과 부하의 죄를 자신에게 몰아넣으려고 했다가 지난 12일 윤 대통령의 담화 이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곽 전 사령관도 “김 전 장관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본회의장에 의원 150명 이상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은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도 윤 대통령을 향한 삐뚤어진 충성심과 형량을 줄여야 하는 필요 사이서 방황하는 것 같다.

-12·3 내란 사태는 강경파 대통령·육군 중장 출신 강경파 국방 장관과 고교 동문 인맥의 조합으로 발생했다.

▲계엄사령관은 합참의장이 맡는 것이 원칙이다. 계엄과를 하위 부서로 두고 있는 곳은 합참밖에 없다. 하지만 김명수 합참의장은 해군 출신이다. 그래서 걸림돌이 될까 봐 육사 출신 박 전 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앉힌 것이다. 그들만의 이너서클을 구축해 왕정·독재·장기집권을 꿈꾼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김건희 여사가 ‘계엄 이후 개헌을 통해 남편이 통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극우 유튜브 채널을 많이 봐서 그 세계에 매몰돼있고, 맹목적 충성·추종으로 뭉친 군부 내 강경파들이라는 인(人)의 장벽에 갇혀 사리분별도 정확히 안 되는 것 같다.

-하나회는 1990년대 없어졌다. 그런데 박근혜정부 말기엔 알자회가 거론됐고, 이번엔 충암파가 거론됐다. 군서 계속 사조직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군인복무기본법과 군형법에 따르면, 군은 위법하지 않고 정당한 명령에만 상명하복 원칙을 적용한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도 “명령에 살고 죽는다”는 생각이 박혀 있다. 군 인사가 충암고·육사 출신 일색으로 진행돼, 집단사고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었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근친혼으로 인해 유전병에 시달렸다. 다양성이 무너져 독식이 이뤄지면, 필연적으로 부패하고, 붕괴한다. 충암파와 육사 카르텔이 결합돼 내란을 초래한 것이다.

-방첩사는 보안사 시절 12·12 쿠데타를 주도했고, 기무사 시절 박근혜정부 계엄령 문건 작성에 개입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 개입하면서 문제가 됐는데…


▲‘숙습난방’이라는 말이 있다. 몸에 밴 습관은 고칠 수 없다는 의미다. 하던 대로 한 거다. 윤 대통령도 그렇다. 지난 11월7일 대국민 담화 후 진행된 기자회견서 사회를 맡던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에게 반말을 했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데도 말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적 사고방식에,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는 검찰 시야에 갇혀있다. 방첩사의 숙습과 윤 대통령의 만남은 마치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것과 같았다.

-이 사태가 문민통제 문제와 관련이 있는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이 사태의 핵심은 문민통제다.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서부터 군이 앞장서 반대하면서 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주의를 내건 국가 중 문민통제를 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와 북한밖에 없다. 북한은 허울만 민주국가니까, 민주국가들 중 사실상 우리만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 군은 
부당한 명령에도 
양심 놓지 않았다”

미군도 군 출신이 국방 장관으로 취임하려면, 전역 후 7년이 지나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어제 군복 벗고 오늘 넥타이를 맨 다음 국방 장관에 취임하진 않는다. 문민 출신 장관이 군을 통제해야 한다. 강철로 만든 바늘과 부드러운 섬유로 만든 실이 만나야 찢어진 옷도 수선한다. 그런데 우린 강경파들이 사조직을 만들어 내란에 앞장섰다.

-스페인의 고 카르멘 차콘 전 국방 장관은 지난 2008년 스페인 최초 여성 국방 장관으로 취임해 2011년까지 재임했다. 취임 당시 임신 7개월이었고, 만삭 임신부의 몸으로 해외 파병군을 사열했다.


▲만난 적 있는 분이다. 포르투갈의 헬레나 카레이라스 국방 장관도 지난 2022년 3월 최초 여성 국방 장관으로 취임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여성도 국방 장관으로 취임할 수 있다. 우리처럼 어제 예편해서 오늘 국방 장관으로 취임하면, 문민통제 사고방식을 갖추기 어렵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민간인 출신 국방 장관 임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가?

▲진지하게 논의해봐야 할 시점이다. 문재인정부서 미처 못했다. 신냉전이 격화되고 북한과 러시아가 동맹을 복원하는 등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적과 타협이 없는 군의 대결적 사고방식보다 문민 출신 유연성·협상력·타협적 자세 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 계엄군이 돼 사기가 저하됐을 장병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계엄 당일 본회의장으로 가는 지하 통로서 10여명의 계엄군과 마주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들은 나를 체포하지 않았고, 본회의장으로 가도록 길을 터줬다. 나중서야 그들이 707특임대 병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흥분한 시민을 껴안아 다독이는 계엄군과 “액션하지 말고 가만히 있자”던 계엄군 분대장을 봤고, 계엄 해제 이후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군인들도 봤다. 이들은 부당한 명령을 강요당하면서도 양심을 놓지 않았다. 

지난 10일 국방위 전체회의서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 “영관급·초급 장교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도록 심리치료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주요 임무 종사자들이 아니라면 심리치료도 하고, 군에서 계속 복무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줘야 한다.

물론 국회 창문을 깨고 넘어온 것과 같은 적극적인 가담자들과 동조자들은 식별해야 한다. 아무리 계엄이 선포됐어도 입법부는 장악하지 못한다. 국회엔 그렇게 들어오면 안 된다.

-국민의힘은 탄핵심판과 관련해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채 6인 체제를 이어나가려고 하는데…

▲국회서 이미 3명의 후보자를 추천했고 인사청문회에 착수했다. 임명 절차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소아병적인 생각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이다. 국회의 권능을 그렇게 포기하면 안 된다. 국민의힘은 포기할지 모르지만 우린 포기할 수 없다. 윤 대통령과 똑같이 독선·아집에 빠져 있다. 대통령이 내란 수괴가 된 사건은 9인 완전체로 구성된 헌재가 역사의 응징을 해야 한다. 그래야 역사가 바로 선다.

-일각선 윤 대통령에 대해 조현병·알코올성 치매 등 정신과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삶의 고난과 고통·힘든 여정을 겪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산 사람 같다. 그리고 나이가 만 64세밖에 안 됐는데도 5분도 서 있지 못하고 앉아서 대국민 담화를 진행했다. 언론 보도를 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해서 정시 출근도 못했다고 한다.

윤, 국민을 범죄자로 보는
검사 시각 줄곧 못 벗어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니 일각서 조현병·알코올 중독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극우 유튜브 채널의 음모론에도 중독돼있다고 한다. 망상이 가짜 뉴스를 실어나르는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적으로 강화돼 일종의 강력한 확증편향·필터버블이 생긴 것 같다. 대선후보가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 같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언급했다. 일부 정치인들이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정치의 극단화’가 이 사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없나?

▲강성 팬덤과 같은 정치의 극단화를 넘어선 문제다. 총구를 겨눈 남북정상도 대화를 위해 만난다. 이번 내란은 검찰공화국의 연장선서 발생했다. 윤 대통령은 검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다. “내가 말하면 다 들어야 한다”거나 “이 세상에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올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 같은 생각을 한다. 모든 국민을 범죄자로 보는 모양이다. 

정치서 중요한 것은 타협·협상·존중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극복하면서, 서로 조절하는 가운데 국정을 협의해야 한다. 검찰력으로 야당을 와해시킬 궁리만 하다가 터진 명태균 게이트가 결정적 도화선 역할을 했다고 본다.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앞으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민생·외교·안보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놓고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부존 자원이 없고 수출과 무역 중심인 우리 특성상 가치 외교는 어렵다. 실용 외교·줄타기 외교를 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는 지리적으론 작지만, 지정학적으론 크다. 힘이 있으면 대륙과 해양으로 나갈 수 있다. 반대로 힘이 없으면 침략을 받는다.

지정학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북방 외교를 튼튼히 하고 한미동맹을 공고히 해서 미국도 최대한 활용하면 얼마든지 그들을 우리 편으로 조정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 문제의 키맨은 중국이다. 그들과도 협력해야 북한을 제압할 수 있다. 또 추락한 대외신용도를 되살리고, 민주적 질서로 내란을 극복한 저력을 다시 세계에 알려야 한다. 송년회 취소 등 깊어진 자영업자의 한숨을 놓치지 않고 살필 것이다. 

-끝으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덕담 한마디.

▲‘국가흥망 필부유책’이란 말이 있다.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엔 모든 사람의 책임이 있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선출한 후에도 나라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국민의 감시·감독이 필요하다. 우리 민주당 의원들도 경거망동하지 않고 세심하게 잘하겠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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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