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기의 이혼소송’ 노소영-2심 판사 수상한 인연 추적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2.23 11:08:11
  • 호수 1511호
  • 댓글 1개

그래서 판결이? 얽히고설킨 ‘3중 인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SK 최태원 회장과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김시철 부장판사의 특수관계가 드러났다. 1조4000억원의 재산분할 판결을 이끈 김 부장판사의 부친 고 김동환 변호사는 과거 ‘5·18 특별법’ 반대 등을 통해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을 미화한 인물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관장 이혼소송에 연관된 법조계 인맥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재판부 쇼핑’이라는 수식어가 떠오르는 이유다. 상고심서 본격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이혼소송의 2막은 ‘노태우 비자금’ 카드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실제로 재판부는 비자금 실체에 관한 심리도 하지 않은 채 노 관장 측 주장만 받아들이면서 재산분할 판결을 냈다. 

1조4000억
재산분할

재판 승소의 절실함은 잠들어 있던 노태우를 깨웠다. 노 관장은 아버지의 비자금 카드를 꺼내 소송서 대승한 듯 보였다. 이후 비자금 불법 은닉 문제가 꼬리를 잡혀 3건의 고발이 접수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군사정권범죄수익 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는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맡은 김시철 서울고법 가사2부 부장판사를 탄핵하라고 주장했다. 환수위는 지난 10월21일 ‘노태우 불법 비자금 노소영 재산으로 인정한 김시철 판사 탄핵해야’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탄핵 촉구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김 부장판사는 이혼소송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0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노 관장의 재판부 쇼핑의 결과로 만들어진 대승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토록 공교로운 핀셋 배당을 할 수 있는지, 그 재판부 배당 과정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봤다.

노 관장 이혼소송서 재판부는 3중 특수관계를 지닌 법조 마피아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노태우는 취임 초기 본인 재산이 5억원 정도라며 ‘보통 사람’이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됐다. 그러다 돌연 퇴임 전후 본인이 만든 불법 비자금이 5000억원대에 달한다고 스스로 밝혀 국민의 공분을 샀다.

당시 국민들은 그가 제시한 ‘보통 사람’이라는 슬로건에 빗대어 ‘엄청난 돈을 보유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보돈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힘써야 할 대통령의 권한을 ‘불법 비자금 모금’에 사용한 것이다. 노 관장은 이혼소송을 통해 아버지가 축적한 비자금 중 일부가 SK그룹 성장판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설립한 미래회를 통해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 

판사 부친, 노태우와 돈독한 사이
형은 노 관장과 국제미래학회 주축

노 관장에게 승기를 건넨 김 부장판사의 부친 김동환 변호사는 노태우의 경북고 1년 후배다. 김 변호사는 소비자 권익을 위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변호사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동시에 노태우를 옹호한 인물이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1934년 신의주 출신으로 부산중학교와 경북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인 1956년 7회 고등고시에 합격하고 1957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이후 군 법무관과 판사를 지낸 뒤 1963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또 김 변호사는 노태우 일당이 광주 사태를 일으킨 후 탄생한 5공화국 때부터 국가정책 자문위원, 선관위원, 공정거래위원, 소비자보호위원 등을 지냈다. 본격적으로 노태우가 집권한 6공화국 들어서는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KBS 이사도 맡게 된다.


당시 김 변호사는 5·18 책임 문제로 곤경에 처한 노태우를 방어하는 최전방에 나섰다. 5·18 특별법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1995년 12월호 <한국논단>에 김 변호사는 ‘5·18 특별법 안 된다. 위험한 발상 5·18 특별법’이란 제목의 기고를 하게 된다. <한국논단>은 1989년에 창간되어 2014년까지 발행된 극우성향 월간 시사지다.

비자금 
꺼내다

이 기고서 그는 죄형법정주의와 공소시효 원칙 등을 주장하며 ‘적어도 나라와 국민 생활의 안정을 바라고 민주주의의 확고한 정착을 기원하는 국민이라면 5·18 특별법의 제정이라는 것을 곰곰이 따져보고 이에 관한 찬반의 태도를 결정해야 할 것’라며 5·18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5·18 특별법은 광주 사태를 일으켜 총칼로 진압한 노태우 일당들을 처벌하자며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법이었는데, 김 변호사는 이 법의 제정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절친인 노태우를 보호하기 위한 사수대 역할을 자진하며 미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1990년 12월 <매일경제>에 ‘냉전의 벽 아직 남아 있다’는 기고를 통해 ‘역사적으로 기록될 중대한 사건임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며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회담은 크게 평가되고 여러 각도서 분석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라며 극찬했다.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는 김 변호사의 부모상에 현직 대통령이던 노태우가 직접 조문을 하며 공고히 했다. 1989년 9월 김 변호사 부친상에 노태우가 직접 조문을 했다는 것은 이례적으로 해석됐다. 지난 2022년 노태우가 사망했을 때 김 변호사도 직접 조문하며 마지막까지 빈소를 지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부장판사가 ‘노태우 비자금’을 엄격하게 파헤쳐 심리하지 않은 것에 관해 법조계 한 관계자는 “김시철 부장판사가 노소영이 제기한 노태우 비자금 300억이 불법으로 은닉돼왔음을 재판 과정서 충분히 알았음에도 심리하지 않은 이유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노 관장과 김 부장판사의 형인 김시범 안동대 교수는 국제미래학회서 각각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국제미래학회는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제롬 글렌과 김영길 한동대 총장이 초대 공동회장을 맡고 국내외 전문 영역별 미래학자 100여명이 함께 참여해 2007년 10월 국내에 본부를 두고 설립된 국제적인 학회’로 소개된다. 

빈소를 
지키다

홈페이지 임원 조직에 따르면 노 관장은 미래예술위원장을, 김 교수는 미래전통문화위원장을 각각 맡고 있다.

특히 2015년 12월에 있었던 국제미래학회의 ‘대한민국 미래보고서 출판기념회’는 노 관장과 김 교수가 나란히 참석한 행사로 재조명받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특히, 노 관장의 변호사를 맡으면서 최 회장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이상원 변호사는 법무법인 평안 소속으로 노태우의 부인 김옥숙 여사의 고종사촌인 박철언 전 정무장관 사위다. 박철언은 노태우와 같은 경북고등학교 출신으로 노태우 사망 당시 빈소를 지킨 사람이다.

이 변호사의 부인 박지영은 미래회 현 회장이자 박 전 장관의 큰딸로, 노 관장과는 6촌 관계다. 노 관장의 미래회는 노태우의 하나회처럼 겉으로는 봉사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 언급되는 임주현 한미약품 그룹 부회장과 김방은 예화랑 대표가 소속됐던 단체다.

미래회는 노 관장을 지키는 사수대 역할도 했다. 전 미래회 회장이었던 김흥남은 노 관장 이혼 기사에 최 회장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부대를 주도했다. 광림교회 권사인 김흥남은 미래회의 2대 회장까지 지냈을 만큼 노 관장과 돈독하다. 

“이 비자금이 네 비자금이냐”
‘보통 사람’ 노태우의 모순

김 전 미래회 회장은 네이버 카페 ‘조강지처가 뿔났다’를 개설해 카페 회원들에게 사실이 아닌 악플을 유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법원은 2019년 초 김씨에게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1억원을 최종 판결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회장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사람도 노 관장의 이혼소송 변호를 맡은 이 변호사였다.


김 부장판사는 노 관장 측에 매우 유리하면서도 최 회장에겐 불리하도록 재판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파경 과정, 최 회장의 재산 형성 과정 등을 약 50분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가사사건 판결 시 일반적으로 판사들이 결론에 해당하는 주문을 선고하고 판결 취지를 간략히 설명하는 것과 달리 김 부장판사는 선고공판을 비공개로 하지 않고, 일부 출입기자를 법정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또 법정에 들어오지 못한 출입기자 50여명에게 중계 법정서 선고를 지켜볼 수 있도록 선심을 베풀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의 노력으로 이혼소송의 프라이버시가 담긴 판결 내용이 외부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혼소송은 노태우 비자금서 촉발된 1400억원에 달하는 불법 은닉 비자금에 대한 관심으로 번졌다. 5·18 기념 재단과 환수위 등은 3건의 검찰 및 국세청 고발 등으로 분노를 드러냈다. 결국 노태우 비자금을 개인 재산으로 인정한 김 부장판사를 탄핵해 달라는 탄핵 청원이 국회 법사위에 제출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변호사 친족
재판부 쇼핑

법조계는 “노태우 비자금은 이미 1997년 대법원이 확정판결하면서 추징, 국고로 환수되도록 돼있는데, 노소영 등 그 가족에게 개인 재산으로 인정해 준 판결은 국민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며, “이 같은 구조는 사법부 자체 시스템적으로 재판부 기피 대상이 돼야 할텐데, 그런 자정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아서 국민들은 ‘누가 봐도 이상한 재판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소영 이혼소송서 나타난 법조 마피아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수 밖에 없다”면서도 “사법부에 이 같은 연결고리가 나온 점에 대해 법조인들 스스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지 않았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노소영의 아트센터 나비, 정부 보조금 횡령 의혹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관한 정부 보조금 부정 수령과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는 지난 18일 문화관광체육부에 아트센터 나비의 이 같은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환수위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아트센터 나비는 매년 국민 혈세인 7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아왔지만, 방만 경영뿐 아니라 횡령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며 “아트센터 나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보조금을 집행한 관련 기관과 해당 책임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국민 혈세 낭비의 실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수위에 따르면 아트센터 나비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맞춰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전시 등 행사 활동 실적이 저조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5년간 전시회를 연 기간이 총 230일로, 연평균 46일에 불과해 보조금 수령을 위해 형식적으로만 운영해온 합리적 근거가 된다는 게 환수위의 주장이다.

아트센터 나비의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아트센터 나비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약 34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환수위는 ”최근 불거진 직원의 20억원 횡령 사건과 임대료 미지급 소송 등을 감안할 때 내부적으로 자금 운용 실태가 매우 문제 있어 보인다”며 “핵심 사업이 예술작품 전시인데 1년에 고작 한 달 남짓만 전시를 할 정도로 활동도 없고 임대료도 수년간 미납된 상태로, 그 많은 지원금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다는 것인지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최근 5년간 약 34억원을 지원받았음에도 이 기간 누적적자가 48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자산도 200억원에서 145억원으로 급감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그간 적자가 쌓이는 와중에도 이사진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총 6명의 이사진 중 노 관장을 포함한 3명은 5년 이상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2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시 16명에게 지급된 고정성 인건비가 7억7000만원에 달한다.

직전해 지원받은 정부보조금(7억8978만원) 전체와 맞먹는 액수다.

아트센터 나비가 정부 지원금을 전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환수위는 “노 관장이 지원금을 본래 목적에 맞지 않는 용도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적자에 허덕이는 미술관이 지원금으로 운영 목적에 맞지 않는 투기성 돈 굴리기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금융상품평가손실 및 외환차손으로 2022년 8억210만원, 지난해 6억688만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2022년 80억7769만원이었던 아트센터 나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6억4959만원으로 급감했다. <성>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