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운항’ 서울 한강버스, 대중교통 적절성 논란

지난 25일, 사천서 진수식
제2의 수상택시사업 되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서울시(시장 오세훈) 기대작으로 불리는 ‘한강버스’가 지난 25일 전격 공개되며 한강 수상교통 시대를 알렸다. 하지만, 한강버스가 대중교통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날, 경남 사천에선 ‘한강버스 안전 기원 진수식’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 수상교통의 시대가 드디어 개막된다. 한강버스를 통해 시민들께는 새로운 대중교통을 제공하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서울만의 독특한 정취를 선물해 드릴 수 있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한강을 세계서 가장 즐기기 좋은 강으로, 한강버스는 서울 시민이 매일매일 쾌적하게, 편리하게, 편안하게, 행복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반드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의 ‘수상 교통수단’ 비전에도 불구하고 “속도 면에서 경쟁력이 있을까?” “대중교통 수단? 괜히 세금 낭비하는 거 아니냐?”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 “지하철 타는 것만큼 쉽지는 않을 듯” “한강 물 꽁꽁 어는 겨울에는 운행 안 하고?” 등 우려 목소리도 감지된다.

실제로 오 시장 역시 한강버스의 운행 속도와 관련해 인정했다. 앞서 지난 10월15일, 국회 서울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그는 ‘출퇴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용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한강버스가 속도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른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강서구 마곡동과 송파구 잠실동 사이의 거리는 28km, 선착장은 7곳, 한강버스의 평균속력은 17노트(31.5km/h), 최대속력은 20노트(37km/h)다. 이론상 평균속력으로만 달리더라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데, 이 수치라면 대중교통으로서 운행상의 문제는 없다.

서울시민의 발이라고도 평가받는 서울 지하철(1호선~8호선)의 평균 운행속도는 어떨까? 호선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대략 32.5km/h(2호선)~44.6km/h(1호선) 안팎으로 확인된다. 급행 지하철의 경우는 42km/h(경인선), 51.2km/h(경부선)으로 10km/h 정도 더 빠르다.

물론, 단순히 평균 운행속도 숫자로만 대중교통 수단의 적절성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시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서울 출근길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 이용 시 잠실서 여의도까지 단 30분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마곡까지는 54분이 걸린다. 이에 대해 JTBC는 “서울시가 다음달 도입하겠다고 한 한강 수상버스가 마곡서 잠실까지 54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홍보했는데, 이 속도로 가면 1시간15분이 소요된다”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입수 보고서를 근거로 한강버스가 최대 20노트로는 54분이라는 시간이 가능하지만, 실제 평균속력은 15.6노트였으며 잠실서 마곡까지 이동하는 데 1시간15분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해당 구간의 소요 시간일 뿐, 인근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거장으로의 이동 시간은 포함되지도 않았다.

동일 구간의 지하철 이용 시엔 50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운항 내내 최대속력으로 달릴 수도 없거니와 밤섬 인근의 습지 호보 구역은 8노트로, 17개의 한강 다리들을 지날 때도 속도를 줄여야 하는 탓이다. 매체는 “어떻게 해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보다 20여분 느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해명자료를 내고 “마곡~여의도~잠실 급행 구간 소요시간 54분은 17노트(31.5km/h) 속도로 운항하고 선착장마다 접근 시간 1분 및 승객의 승·하선 시간 3분 등을 고려해 산정한 것으로, 최대속도가 20노트가 나와야 가능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초기 도입하는 선박 8척 중 4척의 속도는 15.6노트지만, 나머지 4척은 모터 용량을 늘려 17.8노트까지 속도를 향상시켰고, 추가로 도입될 선박 4척은 19.4노트”라며 “초기 도입 4척과 추가 도입 4척의 모터 증량으로 당초 계획한 마곡~여의도~잠실 구간 급행 노선의 54분보다 늦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지하철역과의 연계 부족 등 접근성 문제에 대해선 “▲마곡 ▲망원 ▲잠원 ▲잠실 4개 선착장은 나들목 등 주변 도로 여건을 고려해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바쁜 아침 출근길에 한강 선착장까지 이동해서 한강버스를 이용할지도 미지수다. 1~2분이 아쉬워서 뛰는 승객들이 지하철이나 버스를 두고 굳이 한강으로까지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또 모든 선착장 주변에 따릉이(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자전거 무인대여 서비스) 15~30대를 배치해 이동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회사원들의 출퇴근 복장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으로,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선착장 접근 시간 및 승객의 승·하선 시간도 너무 촉박하게 잡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박업계 관계자는 “선박은 수중이라는 환경적 특성상 자유자재로 수월하게 출발, 정차할 수 있는 자동차와는 달리 운행에 제약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자체중량 100톤이 넘는 중형 선박의 경우는 선착장에 정착하는 데만 해도 최소한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 시장의 한강버스는 유럽 도시 곳곳의 수상버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럽의 강들은 한강과는 달리 강폭이 좁고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만큼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좋은 편이다. 반면, 서울의 한강 상황은 그렇지 않다.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강버스 사업을 밀어부쳤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99명이라는 최대 탑승 인원도 대중교통 대체제로 적합하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전동차 1대당 정원은 1600명에 달하는 탓이다. 시내버스의 경우는 통상 40~50명으로 1/5 수준이지만, 도심 구석구석을 운행하는 데다 배차 간격도 한강버스보다 2배 이상 더 촘촘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이번 한강버스 사업은 “서울을 베네치아로 만들겠다”는 야침찬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수상 택시 사업의 2탄 격이다. 1가구 2자동차, 3자동차 시대에 따른 교통지옥의 굴레서 벗어나보겠다는 취지서 시작됐으나, 결국 이용객 부족으로 인한 누적 적자 등의 이유로 문을 닫았던 바 있다.

앞서 서울시는 하루 이용객 2만명을 예상했지만, 2011년 하루 평균 이용객은 1%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 113명에 불과했다.

한강버스는 운항 속도와 교각 높이를 고려해 건조됐다. 

한강버스 제작사 은성공업사 관계자는 “한강버스는 쌍동선 형태의 모습으로 한강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잠수교도 통과할 수 있도록 선체의 높이를 낮게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색상은 한강의 일출, 낙조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한강의 색과 빛을 투영할 수 있는 흰색 기본 바탕에 청량감 있는 파란색을 그라데이션과 함께 표현, 한강의 반짝이는 윤슬과 시원한 물살을 떠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친환경으로 건조된 한강버스는 엔진 동력원이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배터리를 이용한다. 이에 따라 추진체는 배터리 화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적용된 기술로 ▲배터리 시스템 내부에 가스센서를 설치해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 ▲배터리 과충전 방지 ▲열폭주 시 가스 분사로 소화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등 화재 발생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

하이브리드 추진체 제작 관계자는 “추진체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추진체 시스템의 95% 이상을 국산화했다”며 “기존 외국산 제품의 문제 발생 시 부품 수급 지연 및 과도한 A/S 비용 발생 등의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공개된 2척의 선박들은 은성중공업 인근 앞바다서 해상시험 및 시운전 등을 통해 선박의 기능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쳐 12월까지 한강으로 인도될 예정”이라며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 선박 등의 추가 선박 4척도 정상적으로 건조해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한강버스는 한 번에 탑승 가능한 인원은 199명으로,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 선착장을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으로 주중 하루 68회, 주말 하루 48회씩 상·하행 편도로 운항할 예정이다. 편도요금은 3000원이며 기후동행카드(6만8000원)로는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요금은 버스·지하철처럼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태그하는 방식이며, 환승할인을 위해서는 하차 시 무조건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해야 한다. 교통카드가 없을 경우 선착장에 설치될 발권기에서 승차권을 구입 후 탑승할 수 있으나, 타 대중교통과 환승할인은 적용되지 않는다.

선착장은 ▲마곡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 7곳에 조성된다. 시는 주거·업무·상업·관광 등 배후 지역별 특성과 수요, 지하철 등 대중교통 연계, 나들목 및 주차장 접근성, 수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버스노선 신설, 진입 도로 정비, 인근 주차장 설치 등에 김포시 예산과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내년 이후 선박 추가 도입 및 선착장 추가 조성 등의 단계적 추진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새로운 수상교통 시대를 열겠다며 은성중공업에 제작을 의뢰했던 바 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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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