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 뜨기 전부터 ‘들썩들썩’

16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서울시 서부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서울시와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협의를 마치고 관련 절차에 돌입하면서 올해 마지막 민간투자심의위원회(민투심)에 오를 전망이다. 

서부선 경전철 수혜 지역과 인근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와 컨소시엄 대표사인 두산건설은 서부선 사업에 대해 최근 협의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시협약안에 대해 검토하는 과정에 있으며, 오는 12월 초 민투심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민투심 안건으로 오르고 통과하면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방향을 결정해 착공을 가시화할 수 있다.

시-컨소시엄 
협의 마무리

서부선 경전철은 서울 은평구와 관악구를 연결하는 16.2㎞ 길이 노선으로, 새절역서 서울대입구역까지 총 16개 역을 지난다. 이 노선은 서울의 대표 상업·업무지구를 연결한다. 연세대학교가 있는 신촌, 다양한 기업들이 모여 있는 여의도를 지나가는 서부선 경전철은 1·2·6·7·9호선과도 환승되기 때문에 서북·서남권의 교통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서부선이 개통하고 수혜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는 곳은 새절역(101역) 인근 은평구 응암동, 명지대역(103역) 인근 서대문구 남가좌동, 2호선 신촌역과 환승이 되는 신촌역(106역) 신촌·이대 대학가, 은천삼거리역(115역) 인근 관악구 성현동 일대가 꼽힌다.

해당 지역 주거환경은 쾌적한 데 비해 교통 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서부선이 개통하면 이 지역 교통 편의가 개선돼 가치 상승효과가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대학들이 몰려있는 신촌역에도 서울 강남과 강북을 잇는 경전철 서부선 개통이 예정된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16년 숙원 서울 서부선 ‘청신호’
노선 지나는 수혜 지역 단지는?

개통 시 지하철 1·2·6·7·9호선과 환승할 수 있어 강남 및 도심 접근성이 개선되고, 여의도까지 환승 없이 3개 정류장만 이동하면 닿을 수 있어 수요층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먼저 새절역이 들어서는 은평구 응암동 수혜 단지로는 ‘백련산힐스테이트’와 ‘백련산SK뷰아이파크’ 등이 꼽힌다. 

이 단지들은 새절역 도보권 단지로, 서부선이 개통하고 나면 새절역에서 여의도까지 이동 시간이 27분에서 16분으로 단축된다. ‘백련산힐스테이트2차’ 84㎡(이하 전용면적)는 올해 9월 8억5000만원, ‘백련산SK뷰아이파크’는 10월 9억8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명지대역이 들어서는 서대문구 남가좌동 수혜 단지로는 ‘DMC센트럴아이파크’와 ‘DMC에코자이’ 등이 있다. 두 곳은 명지대역이 예정된 입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단지다. 현재 단지에서 지하철을 타려면 경의중앙선 가좌역을 이용해야 하는데, 가좌역까지 도보로 20분이 넘게 소요돼 교통 불편이 따랐다.

수요층
더욱 확대

하지만 명지대역이 개통하면 역세권 단지가 된다. ‘DMC센트럴아이파크’ 84㎡는 올해 8월 11억8300만원, ‘DMC에코자이’ 84㎡는 10월 10억4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봉천동역·은천삼거리역이 들어서는 관악구 봉천동, 성현동 등도 지하철을 도보로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해 대표적인 교통 소외지역으로 평가받는 곳이지만, 서부선이 개통하고 나면 2호선과의 연결성이 개선된다. 기존에 이용객이 몰리던 서울대입구역 혼잡도가 줄어드는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일대 대표 수혜 단지로는 봉천동 ‘관악벽산블루밍 1차’ ‘관악드림타운’ 등이 있다. 84㎡ 기준으로 올해 10월 8억5000만원, 9억19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앞서 서부선 사업은 2021년 두산건설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 대장자로 선정하고 2023년 착공해 2028년 개통을 예정했지만, 공사비 인상분을 두고 갈등이 발생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후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수익형 민자사업(BTO)의 경우 총 사업비의 최대 4.4% 이내 금액을 총 사업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면서 협의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절역 쪽
가장 주목

한 전문가는 “서부선은 서울시가 계획 중인 경전철 중에서 한강을 넘는 유일한 경전철로, 이는 단순히 은평구와 관악을 20분대로 잇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 지역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경전철은 예상 수요 예측 실패로 적자를 양산하는 ‘적자철’이라고 불린 반면, 서부선은 첫 삽을 뜨기 전부터 다양한 경제 파급 효과 기대, 풍부한 배후 수요, 시민들의 접근성 및 이동성 편의 증가 등의 호평이 일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경전철 서부선 수혜 분양 단지.

▲이대역 엔트라리움 2차(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내 준공 완료한 대로변 주거용 오피스텔인 ‘이대 엔트라리움 2차’의 분양이 진행 중이다. 단지는 지하 2층에 지상 19층 건물로, 오피스텔 108실, 공동주택인 도시형 생활주택 44세대 총 152세대 규모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지하 1층과 2층에는 상가가 들어선다.

전 타입 복층형 구조로 설계돼 실 거주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화장실이 2개로 설계돼있다. 선시공·후분양 오피스텔로, 현재 준공이 끝나 층별로 상이한 총 6개 타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계약이 가능하다.

쉐어하우스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복층 바닥 난방이 완비돼 주거형 오피스텔로 질을 높였다. 매수 호실을 직접 방문해 확인 후 계약이 가능하다. 계약금 10%, 잔금 90%, 대출은 60~70% 가능하다. 분양가는 3억~4억원대까지 다양하게 책정됐다.

응암동, 남가좌동, 신촌 대학가
성현동 일대 “상승효과 클 것”

지하철 2호선 이대역까지 도보로 2분 거리에 자리한 트리플 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각각 지하철 2호선 이대역이 200m, 경의중앙선 신촌역이 200m 거리에,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이 500m 거리에 있다. 새절역과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경전철 서부선이 2029년 신촌역을 지날 예정이어서 서울 영등포와 여의도 일대 임대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임대 수익뿐 아니라 실수요자와 투자자들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 등 명문대학은 물론 현대백화점, 신촌 세브란스병원, CGV, 메가박스 등 생활편의시설과도 가깝다. 대학생과 직장인 등 약 15만명의 임대 수요가 예상된다.


▲브라이튼 여의도(아파트)=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원에 위치한 ‘브라이튼 여의도’가 분양 막바지에 있다. 최근 트렌드인 주거, 문화, 상업, 업무 공간을 한번에 누릴 수 있는 주거복합단지가 선진국부터 인기를 끌면서 해당 단지가 더 각광받고 있다.

지하 6층~지상 49층 총 454세대로 35~55평으로 설계됐다. 한강 조망과 더불어 과거 MBC 부지로 여의도의 최중심 위치로 볼 수 있다. 지하 1층에 신류(중식)와 고청담(숙성한우 프리미엄) 등이 들어서며, 1층에는 쉐이크쉑과 스타벅스 등이 들어선다. 2층에는 하나은행 VIP 전용 PB센터와 피부과 등이 입점하고, 3층에는 id HAIR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와이드한 평면과 수납 공간을 확보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한강 뷰와 도시 뷰를 창 안에 들이는 3면 개방형으로 설계돼 탁 트인 서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지역 판도
바꿀 이슈

‘신세계푸드 직조리 방식’의 조중식 서비스와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 플레이스와 파티룸, 편안한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도서관 및 카페, 창밖의 한강 뷰를 바라보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대형 피트니스, 편안한 여유와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 브릿지 등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우수한 교통 인프라도 장점이다. 여의나루역 도보 5분, 여의도역 도보 8분 이내에 위치해 있다. 여의도역은 환승 없이 신논현역 18분, 광화문역 16분으로 이동이 가능해 우수한 교통 환경을 갖췄다. 또 여의도공원 도보 6분, 여의도한강공원 도보 5분, 한강 조망이 가능한 위치를 확보해 도심 속 에코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숲세권 입지도 갖췄다.


더불어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모두 위치해 있다.

GTX 노선도 뚫릴 예정이다. 여의도를 관통하는 GTX-B 노선은 인천 송도~부평~경기 부천시~서울 여의도~서울역~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80.1㎞ 길이의 광역급행철도다. 2026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도 호재로 안산·시흥 지역과 서울 여의도를 최단 거리로 연결한다. 

경전철 서부선도 확정돼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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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