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화 앞둔 문신계 밥그릇 싸움

팽팽한 타투 줄다리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거리를 가보면 문신한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음지에 있던 문신은 어느새 양성화가 된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합법화 관련 법안은 과거부터 꾸준히 논의 중이다. 오히려 관련 업계의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또다시 불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문신 합법화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비의료인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비의료인 문신사 합법화를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제도와 법률 간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에도 당사자들은 밥그릇 싸움을 하기 바빠 보인다.

여전한 간극

박 위원장은 지난 5일 문신을 합법화하고 문신사의 면허와 업무 범위, 위생·안전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의 ‘문신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문신사가 문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문신사의 자격 및 자격시험에 관한 사항과 ▲문신업소 개설자의 위생 및 안전관리 의무를 규정하며 ▲보호자의 동의 없는 미성년자의 문신을 제한하고 ▲시설·장비 기준이나 위생·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한 경우, 영업정지 또는 등록취소를 하도록 해 문신에 대한 법적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미용·의료 목적을 떠나 개인의 표현의 자유 측면서도 타투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미 존재하는 문신사에 대한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임기 중에 반드시 문신사법을 통과시키도록 정부와 여당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문신 시술 이용자는 약 1300만명, 문신 시술자는 약 35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1992년 대법원에서 문신을 의료행위라 판단하고 의사가 아닌 사람이 행한 문신을 불법으로 판결한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행위를 ‘의료법’ 및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에 따른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하고 있다.

의료법 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보건범죄단속법의 경우, 부정의료업자 처벌 하한선은 ‘징역 2년 이상’이고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벌금형까지 병과된다.

또 지난 2022년에 헌법재판소도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지 못하도록 한 의료법 27조 등은 ‘합헌’이라며 재판관 5 대 4의 의견으로 문신사가 제기한 헌법소원을 기각한 바 있다.

22대 국회 최초로 문신사법 발의
복지부, 문신 허용 방안 연구 중

현실과 법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문신 합법화 작업은 전부터 진행됐다. 17대 국회부터 꾸준히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발의된 제·개정안만 11건이다. 이 중엔 현업 문신 단체 간 이견을 조율해 김영주 당시 국회부의장이 발의한 문신업법도 있다.

하지만 정부서 이렇다 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무산됐던 문신 합법화는 이번에야말로 적기를 맞은 것처럼 보인다. 손을 놓고 있던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에 비의료인에게 문신 등 일부 미용 시술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지난 3월 ‘문신사 자격시험 및 보수교육 체계 개발과 관리 방안 마련 연구’를 발주했다. 

정부서 합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오히려 관련 업계 각자의 기조는 다르다.


우선 의료업계에서는 문신 시술 자체가 피부의 표피 및 진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의료법상 의사만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고수 중이다.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지난 5월15일 성명서를 내고 “문신(반영구화장)은 명백히 의료행위로 분류돼야 하며, 의료인이 시행해야 할 행위”라며 “문신에 사용하는 염료서 각종 발암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으며, 실제로 피부암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되는 등 그 안전성에 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피부과 의사는 “미용 문신 행위는 인체에 대한 침습을 동반하고 공중 보건상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감염과 염증 위험서 의료적으로 보장돼야 할 수 있는 행위다. 문신 행위가 의료 행위 일환으로 지정돼있는 이유는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서 피부과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의사는 “시술 장소, 기구의 청결함을 공인된 기관이 특정 기준으로 점검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 감염에 대한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문신을 받고 염증과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도 많은데 시술하는 사람과 처방하는 사람이 다르다면 제대로 된 처치 시기를 놓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 VS 미용 주도권 신경전
“위험” 다시 불발 가능성도

미용업계에서는 전문적으로 반영구 시술을 배우는 미용업계라도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한 미용학과 교수는 “최근 미용학과에는 반영구 시술(눈썹 문신, 두피 문신)을 배우는 수업이 개설되고 있다”며 “복지부에 따르면 문신한 사람들이 최근 대폭 증가한 이유는 반영구 시술 때문이다. 사람들의 수요도 충족할 수 있고 전문적으로 기술을 배우는 미용업계의 문신 시술 합법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반영구 시술 합법화와 관련해서는 일부 의료업계 종사자도 동의하기도 했다.

병원서 반영구 시술을 진행하는 한 의사는 “눈썹 같은 경우 세균을 방어할 수 있는 혈관이 가장 많은 부위”라며 “사실상 염료 자체로 인한 문제 외에 부작용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부작용이 가장 적은 부위에 전문적으로 기술을 배운 사람일 시술을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신업계 종사자들은 행정을 따라오지 못하는 법안을 꼬집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초연맹 화학섬유식품노조 타투유니온의 한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는 미래 유망 직업의 하나로 타투이스트를 꼽고 직업 코드를 부여했다. 국세청은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사업자 등록을 위한 숫자도 만들어줬다”며 “행정부에서는 타투이스트를 합법으로 취급하지만, 사법부에서는 불법이라고 이야기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감염의 위험성을 두고 합법화를 반대하는 의료업계에 “과거에는 문신 시술 장소가 협소했던 것은 사실이다. 염료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후 해당 염료들은 수입 자체가 불가능해졌음에도 여전히 문신 시술로 인한 감염 위험성을 주장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복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병원이나 의원에서 문신 시술을 받는 사람이 1%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 오히려 문신업을 합법화해 시술 장소에 대한 규제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규제 풀리나

한 의사 출신 변호사는 의료업계가 문신 시술을 허용하게 되면 다른 분야에 대한 권위도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의료계 내부서 ‘미끄러운 경사길 이론’처럼 문신 시술을 허용하면 다른 분야도 다 무너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정신과 환자의 70~80%를 의사가 아닌 임상 심리치료사들이 맡고 있다”며 “베트남 전쟁 이후 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상황서 치료를 허용하다 보니 시장을 다 뺏겼는데 이로 인해 의사들이 치료를 풀어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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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