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화 앞둔 문신계 밥그릇 싸움

팽팽한 타투 줄다리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거리를 가보면 문신한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음지에 있던 문신은 어느새 양성화가 된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합법화 관련 법안은 과거부터 꾸준히 논의 중이다. 오히려 관련 업계의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또다시 불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문신 합법화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비의료인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비의료인 문신사 합법화를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제도와 법률 간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에도 당사자들은 밥그릇 싸움을 하기 바빠 보인다.

여전한 간극

박 위원장은 지난 5일 문신을 합법화하고 문신사의 면허와 업무 범위, 위생·안전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의 ‘문신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문신사가 문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문신사의 자격 및 자격시험에 관한 사항과 ▲문신업소 개설자의 위생 및 안전관리 의무를 규정하며 ▲보호자의 동의 없는 미성년자의 문신을 제한하고 ▲시설·장비 기준이나 위생·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한 경우, 영업정지 또는 등록취소를 하도록 해 문신에 대한 법적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미용·의료 목적을 떠나 개인의 표현의 자유 측면서도 타투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미 존재하는 문신사에 대한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임기 중에 반드시 문신사법을 통과시키도록 정부와 여당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문신 시술 이용자는 약 1300만명, 문신 시술자는 약 35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1992년 대법원에서 문신을 의료행위라 판단하고 의사가 아닌 사람이 행한 문신을 불법으로 판결한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행위를 ‘의료법’ 및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에 따른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하고 있다.

의료법 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보건범죄단속법의 경우, 부정의료업자 처벌 하한선은 ‘징역 2년 이상’이고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벌금형까지 병과된다.

또 지난 2022년에 헌법재판소도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지 못하도록 한 의료법 27조 등은 ‘합헌’이라며 재판관 5 대 4의 의견으로 문신사가 제기한 헌법소원을 기각한 바 있다.

22대 국회 최초로 문신사법 발의
복지부, 문신 허용 방안 연구 중

현실과 법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문신 합법화 작업은 전부터 진행됐다. 17대 국회부터 꾸준히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발의된 제·개정안만 11건이다. 이 중엔 현업 문신 단체 간 이견을 조율해 김영주 당시 국회부의장이 발의한 문신업법도 있다.

하지만 정부서 이렇다 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무산됐던 문신 합법화는 이번에야말로 적기를 맞은 것처럼 보인다. 손을 놓고 있던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에 비의료인에게 문신 등 일부 미용 시술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지난 3월 ‘문신사 자격시험 및 보수교육 체계 개발과 관리 방안 마련 연구’를 발주했다. 

정부서 합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오히려 관련 업계 각자의 기조는 다르다.


우선 의료업계에서는 문신 시술 자체가 피부의 표피 및 진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의료법상 의사만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고수 중이다.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지난 5월15일 성명서를 내고 “문신(반영구화장)은 명백히 의료행위로 분류돼야 하며, 의료인이 시행해야 할 행위”라며 “문신에 사용하는 염료서 각종 발암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으며, 실제로 피부암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되는 등 그 안전성에 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피부과 의사는 “미용 문신 행위는 인체에 대한 침습을 동반하고 공중 보건상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감염과 염증 위험서 의료적으로 보장돼야 할 수 있는 행위다. 문신 행위가 의료 행위 일환으로 지정돼있는 이유는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서 피부과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의사는 “시술 장소, 기구의 청결함을 공인된 기관이 특정 기준으로 점검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 감염에 대한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문신을 받고 염증과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도 많은데 시술하는 사람과 처방하는 사람이 다르다면 제대로 된 처치 시기를 놓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 VS 미용 주도권 신경전
“위험” 다시 불발 가능성도

미용업계에서는 전문적으로 반영구 시술을 배우는 미용업계라도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한 미용학과 교수는 “최근 미용학과에는 반영구 시술(눈썹 문신, 두피 문신)을 배우는 수업이 개설되고 있다”며 “복지부에 따르면 문신한 사람들이 최근 대폭 증가한 이유는 반영구 시술 때문이다. 사람들의 수요도 충족할 수 있고 전문적으로 기술을 배우는 미용업계의 문신 시술 합법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반영구 시술 합법화와 관련해서는 일부 의료업계 종사자도 동의하기도 했다.

병원서 반영구 시술을 진행하는 한 의사는 “눈썹 같은 경우 세균을 방어할 수 있는 혈관이 가장 많은 부위”라며 “사실상 염료 자체로 인한 문제 외에 부작용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부작용이 가장 적은 부위에 전문적으로 기술을 배운 사람일 시술을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신업계 종사자들은 행정을 따라오지 못하는 법안을 꼬집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초연맹 화학섬유식품노조 타투유니온의 한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는 미래 유망 직업의 하나로 타투이스트를 꼽고 직업 코드를 부여했다. 국세청은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사업자 등록을 위한 숫자도 만들어줬다”며 “행정부에서는 타투이스트를 합법으로 취급하지만, 사법부에서는 불법이라고 이야기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감염의 위험성을 두고 합법화를 반대하는 의료업계에 “과거에는 문신 시술 장소가 협소했던 것은 사실이다. 염료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후 해당 염료들은 수입 자체가 불가능해졌음에도 여전히 문신 시술로 인한 감염 위험성을 주장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복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병원이나 의원에서 문신 시술을 받는 사람이 1%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 오히려 문신업을 합법화해 시술 장소에 대한 규제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규제 풀리나

한 의사 출신 변호사는 의료업계가 문신 시술을 허용하게 되면 다른 분야에 대한 권위도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의료계 내부서 ‘미끄러운 경사길 이론’처럼 문신 시술을 허용하면 다른 분야도 다 무너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정신과 환자의 70~80%를 의사가 아닌 임상 심리치료사들이 맡고 있다”며 “베트남 전쟁 이후 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상황서 치료를 허용하다 보니 시장을 다 뺏겼는데 이로 인해 의사들이 치료를 풀어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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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본 ‘윤석열 석방’ 조건과 특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본 ‘윤석열 석방’ 조건과 특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사표를 내던졌던 인물이 있다. 바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다. 그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계엄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회의에 참여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류 전 감찰관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현재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수차례 의문을 던졌다. 사실상 윤 대통령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외의 예외를 적용해서 풀어줬다. 이해가 안 간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언성을 높이며 한 말이다. 그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풀어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즉시항고 포기’ 사태를 제외한다고 해도 계엄에 연루된 인물들의 행보를 보면 검찰과 윤 대통령 측이 ‘운명 공동체’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게 류 전 감찰관의 주장이다. 공동체처럼 움직인다 윤 대통령은 현재 구속 취소가 인용돼 서울구치소서 한남동 관저로 돌아갔다. 검찰은 ‘즉시항고’ 조치를 취할 수 있었으나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사실상 윤 대통령을 풀어줬다. 류 전 감찰관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검찰의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다. 화가 날 정도로 어이가 없다. 검찰 내부에도 무슨 생각으로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후배들이 상당하다. 심 총장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즉시항고를 포기해도 절차적 문제가 남아 논란이 됐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즉시항고를 포기했을 때의 실익이 있어야 한다. 오히려 검찰이 정치적 논란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류 전 감찰관은 윤 대통령과 인연이 없다. 법무부와 검찰서 근무한 기간 27년 6개월 내내 윤 대통령과 같은 검찰청서 근무하지도 않았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사표를 내던질 수 있었던 건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없었기 때문일까? 류 전 감찰관은 “대통령이 윤석열이 아니었어도 과감하게 사직했을 것이다. 법률적으로 하자 투성이다. 계엄 선포 요건과 절차적 정의도 갖추지 않은 상태이기에 불법 계엄이었다. 또 경고성 계엄 또는 2시간짜리라면서 다친 시민이 없었으니 없던 일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미친 소리”라고 직격했다. 이어 “그 정신 나간 결정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입은 사회·경제적 손실은 누가 감당하나. 온전히 국민들이 감당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집이라도 팔아서 그 손실을 메운다고 해도 용서하는 국민들이 없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렇게 반대했더니 좌파가 됐다. 난 좌우가 아니고 그냥 낭만파”라고 강조했다. 류 전 감찰관은 “법은 가장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분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다. 지금 윤 대통령은 직접 헌재에 나가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잡범을 뛰어넘는 영리하고 악랄한 ‘법꾸라지’”라고 지적했다. “심우정 총장 무슨 생각인지” “김주현·박성재도 수사해야” 그는 “심 총장도 그러면 안 된다. 즉시항고 위헌 사례를 언급했었는데 어느 피고인에 대한 사례인지 아느냐. 이름 모를 평범한 사람이었다. 윤 대통령이 ‘평범’한 사람인가? 국사범이라고 할 수 있는 권력자를 두고 무슨 인권을 논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류 전 감찰관은 “윤 대통령은 헌재에 출석해서 의견을 개진했기에 불법 구속으로 인해서 본인이 충분히 방어하거나 헌재서 변론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서 구속된 이후에 일체 수사에 응하지 않았다”며 “공수처 기록이 헌법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게 없는데,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헌법재판관 분들의 심증을 형성하는 데 법률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탄핵 인용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이라는 건 단순하게 헌법 위반 사실이 있느냐를 떠나서 이 사람에게 공직 수행에 적합한 자질이 있는지, 앞으로 공직 수행을 맡겨도 되겠는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것”이라며 “이런 때 헌법 수호의 결단을 보여주지 않으면 언제 보여줄 수 있는 것인지 싶다. 징계 처분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징계했는데 이 사람이 계속 공직을 수행케 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며 “그렇기에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저는 당연히 인용될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떤 쪽이든 간에 8대 0으로 결론을 내려주실 필요가 있고 오히려 6대 2, 5대 3 이런 식으로 결론 난다면 헌법재판관 개인에 대한 공격은 물론이거니와 법조 전체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악랄한 법꾸라지 윤 대통령의 석방 이후 타격을 입은 건 검찰뿐만이 아니다. 공수처도 수사권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문에는 이례적으로 공수처의 수사권 문제가 언급됐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검찰이 구속기간을 넘겨 기소했다고 주장했는데, 담당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나아가 재판부는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에 논란이 있다고 밝히면서 유·무죄가 아닌 공소 기각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검·경, 공수처는 비상계엄 이후 총 20명을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사건은 각종 논란으로 대법원서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함부로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류 전 감찰관은 “공수처가 사건 이첩 요구권을 행사하면서 수사가 3주간 지연됐었다. 체포영장 청구 과정서도 수일이 소요됐다. 수사 적기를 놓친 것이고 여러번 실수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며 “고질적인 인력난이 있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부족한 수사 경험으로 인한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수사 초기부터 검찰과 협력이 잘 이뤄졌다면 즉시항고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공수처 수사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 즉시항고에 대해 상급심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지만, 관련된 정확한 규정이 없어 법원서 종국적인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는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고 아쉬워했다. 또 “기존의 관행과 검찰의 시스템을 보면, 구속기간은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계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구속기간 만기 부전지’를 붙이고 전산 시스템에 입력해 계산한다. 그런데 이번 법원의 결정은 이런 관행과 법률 규정에 따른 계산을 벗어난 것인 만큼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누구나 아는 벗어난 계산 그는 “구속기간은 신분을 떠나 만약 도과했다면 어떤 경우에도 석방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구속 취소 사안의 경우엔 풀어준 뒤, 직권으로 다른 범죄에 대한 영장을 발부해 재구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부터 경찰과 군검찰과 협력하는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을 꾸렸다. 공조본은 비상계엄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보다 많은 인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검찰 특수본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사 대상인 인물들이 유독 검찰에만 협조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실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계엄 관련자들은 검찰에 자진 출석하거나 증거 물품을 제출하는 등 공조본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계엄 수사 핵심 물증으로 꼽히는 비화폰 불출대장이 그렇다. 김성훈 대통령실 경호처 차장이 검찰에 제출한 비화폰 불출대장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통화 기록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김 차장은 검찰에 김 전 장관이 예비용으로 받아가 건넨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비화폰 불출대장과 통화 기록 일부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1월24일 검찰이 경호처에 ‘수사 협조 의뢰 요청(자료 제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자 건네받은 것이다. 비화폰 불출대장은 ▲비화폰 번호 ▲사용자 ▲지급 일자 ▲회수 일자 ▲현재 보관 장소 등이 적혀있는 내부 보안 자료다. 공수처 수사권 보완 필요…검, 권력 단절 시급 “탄핵 인용 법률적 문제없어…3월 안에 끝내야” 경호처는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111조를 근거로 공조본의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았다. 군사상·직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인 만큼 책임자 승낙 없이는 압수하거나 수색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특히 경호처는 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여한 인원을 파악하기 위한 경찰의 협조를 거부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초기부터 경찰의 수사 의지가 상당히 강했고 검찰이 수사 주도권을 뺏겨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류 전 감찰관은 “물밑 협조까진 아니더라도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민정수석,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 그래서 김 전 장관이나 계엄 피의자들이 믿을 만한 검찰을 택하지 않았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박 장관이나 김 수석,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봐라.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도 박 장관과 이 전 장관에 대해 수사하고 있지만 답보 상태에 있다. 어차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게 되는데 봐줄 것이라는 게 불 보듯 뻔한 거 아닌가. 수사 의지가 아니라 애초 ‘선배 대우’를 하려는 분위긴데 이런 부분을 감안했을 때 당장 특검을 해야 한다. 내란 사태의 경우, 과거 12·12 사태를 보면 15년이 지나서 검찰이 수사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그래도 선배 대우 류 전 감찰관은 현재의 검찰이 윤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조직으로 비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편향적인 ‘정치 검찰’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개혁을 논의하기에 앞서 정치권이나 실세들과의 단절이 필요하다. 인적이든 물적이든 가리지 말고 청산하고 갈아엎어야 한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수사권 조정과 수사·기소권 분리 등을 통해 검찰을 아무리 개혁한다고 해도 또 과거로 회귀한다. 검증된 방법을 통한 개혁이 필요한데 검찰의 통제 수단으로 탄생한 공수처의 상황을 보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