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트럼프 시대, 불안한 UN 위상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곧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며 발 빠르게 축하했다. 그는 세계 정상 중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축하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를 확신한 후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의 위대한 승리는 미국 역사상 본 적이 없는 것”이라며 “여러분의 가족과 미래를 위해 싸울 것이다. 제 몸에 힘이 남아있는 한 계속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싸움을 좋아하는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교감 소식을 듣고 “트럼프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헤즈볼라 전쟁서 네타냐후 등 강경 노선을 지지해 휴전보다 더 강력한 압박을 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직감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세계 평화보다 자국의 이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트럼프의 주요 공약은 지난 45대 대선 때나 이번 47대 대선 때나 모두 자국의 이익에 있었다. 네타냐후 역시 중동의 평화보다 이스라엘의 이익에만 맞춰져 있다.

필자는 이 두 정상의 생각이 UN(국제연합) 정신서 벗어난 위험한 생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UN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정체성을 공유하며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일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최근까지도 공평한 평화의 장을 만드는 UN 산하 국제기구를 깨고 자국의 이익만을 고집해 왔다. 이는 UN 정신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네타냐후는 한술 더 뜬다. 최근 레바논 남부에 있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 3곳을 폭격했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활동을 허용하는 협정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하마스 테러 조직이 유엔 평화유지군과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에 깊이 개입됐다는 게 이유다.

이에 전 세계는 “이스라엘이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종식을 위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 제1701호 내용을 위반했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안보리 결의 제1701호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강 이남에는 헤즈볼라가 아닌 레바논 정규군과 유엔 평화유지군만 주둔할 수 있도록 체결한 규정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역시 1948년 1차 중동전쟁 때 생긴 팔레스타인 피난민 70만명을 지원하고자 이듬해 UN 총회 결의 제302호에 따라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그런데 네타냐후는 UN 안보리 결의 제1701호에 의해 채택된 유엔 평화유지군 주둔 규정과 UN 총회 결의 제302호에 의해 설립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UN을 무시하기는 푸틴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상황서 지난해 UN 총회 때 상임이사국 권한으로 UN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를 거부했다.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UN 규정을 푸틴이 자국 이익만을 꾀하는 데 사용한 셈이다.

국제 평화를 지켜야 할 UN이 상임이사국의 횡포로 전쟁지역이나 분쟁지역서 속수무책 아무 행사도 못하고 있어 최근 일부 국제 전문가들은 ‘UN 무용론’ 카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평화를 위해 국제연맹이 결성됐다. 그리고 승전국이 세계 경찰국가가 돼 필요 시 무력으로라도 세계 평화를 지키라는 뜻에서 상임이사국 제도를 만들고 영국,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일본 5대 강국에 그 역할을 맡겼다.


그러나 상임이사국의 비협조와 무시 속에 국제연맹은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세계 평화를 위해 UN이 결성됐고, 역시 승전국이 상임이사국(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이 됐다. 그러나 세계 평화에 앞장서야 할 상임이사국이 최근 오히려 UN을 무시하고 배신하며 UN 정신을 훼손하고 있어 걱정이다.

만약 UN이 국제분쟁 해결기구로써 역할을 못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 책임은 상임이사국에 있다고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세계대전 승전국이 국제연맹이나 UN의 상임이사국이 되는 걸 비판해 왔다. 세계 평화가 승전국이 주도하는 논리론 절대 이뤄질 수 없다는 건 과거 국제연맹과 현재 UN 상임이사국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세계 평화유지를 승전국에 맡긴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UN의 위상이 추락하는 조짐은 지난해 UN 총회에 상임이사국 중 미국 바이든 대통령을 제외한 4개국 정상이 모두 불참하면서도 나타났다. 또 UN 총회 장소가 외교 전쟁터로 변한 것도 UN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요인이다.

트럼프와 네타냐후, 그리고 푸틴이 더 이상 자국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UN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행동을 금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 평화가 목적인 UN의 힘이 강해져 제3차 세계대전을 막을 수 있다.

연맹, 연합, 연방을 사전적 의미로 해석해 국제기구에 적용해보면, 국제연맹(LN, League of Nations)은 전 세계가 하나의 조직으로 형성되는 의미고, 국제연합(UN, United Nations)은 전 세계가 하나의 조직으로 화합되는 의미고, 국제연방(FN, Federation Nations)은 전 세계가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전쟁 후 승전국뿐만 아니라 패전국도 상임이사국으로 참여하는 국제연방(FN)이 결성돼 국제연합(UN) 대신 세계 평화를 위한 강력한 국제기구로 탄생할지 모른다. 다만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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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