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꺼낸 케이팝 민낯

김건희보다 ‘하이브 국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모래 위에 쌓은 성은 작은 파도에도 휘청였다. 방파제가 사라진 탓이다. 화려한 외형을 걷어내니 텅 빈 내부가 보였다. ‘눈 가리고 아웅’하고 덮어둔 모순이 성 전체를 휘감고 있다. 반짝이는 빛에 취해 외면했던 민낯이 ‘하이브 사태’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과연 케이팝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모두가 ‘김건희 국감’을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주인공은 ‘하이브’였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로 발돋움한 하이브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말 그대로 ‘난타’당했다. 국회의원의 지적은 누리꾼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모회사와 자회사 대표 간의 갈등서 시작된 사태가 케이팝의 바닥을 들춰냈다. 

숨은 의장

지난달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국정감사에는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같은 달 15일에는 그룹 뉴진스의 하니 팜,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 겸 어도어 대표이사가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각각 참고인과 증인으로 나갔다.

같은 달 24일에는 김태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 겸 빌리프랩 대표이사가 종합국감 증인으로 섰다. 

‘하이브 국감’은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이사 간의 갈등이 일종의 나비효과를 일으킨 결과다. 민 전 대표가 단기필마로 하이브와 전투를 벌이다 뉴진스가 합류했고 팬덤인 버니즈가 뒤를 받치면서 전선이 형성됐다. 민 전 대표와 뉴진스의 문제 제기에 버니즈를 비롯한 일부 케이팝 팬이 힘을 보태자 민-합(민희진-하이브) 혹은 민-방(민희진-방시혁) 대전은 케이팝의 구조적인 문제, 즉 본질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 국감서 하이브 관계자를 비롯해 엔터테인먼트 대표들을 신문하는 과정은 케이팝이 얼마나 허술한 지지대 위에 위태롭게 쌓아 올린 성인지를 드러냈다. 창작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부터 아티스트의 노동자성,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 팬덤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포함한 케이팝의 모순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티스트는 그 노력을 등에 업고 전면에 나서는, 게임으로 따지면 일종의 플레이어다. 이때 게임과 다른 지점은 이 플레이어를 응원하는 팬이 있다는 점이다. 팬은 돈과 시간, 마음을 다해 아티스트를 지지한다. 아티스트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했지만, 팬은 그 자리서 케이팝을 떠받치는 축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팬덤을 대하는 연예기획사의 태도는 팬덤을 ‘빠순이’라는 멸칭으로 불렀던 1990년대 후반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ATM’ ‘불가촉 천민’ 등으로 신분이 격하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7일 문체위 국감서 제기된 ▲음반 밀어내기 의혹 ▲포토카드 판매 ▲아이돌 굿즈 판매 관련 공정위 제재 등의 안건은 연예기획사가 소비자이면서 팬인, 갑이면서 을의 지점에 있는 팬덤을 상대로 어떤 갑질을 해왔는지를 보여줬다.

특히 위버스컴퍼니는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제재에 대한 연장선상서 집중 질의를 받았다.

공정위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버몰을 통해 아이돌 굿즈, 음반 등을 판매하면서 ▲법이 정한 청약 철회 기간보다 짧은 임의의 기간을 설정하거나 ▲상품 개봉 과정을 촬영한 영상이 없으면 환불을 거부하는 등 청약 철회를 제한하고 ▲제품 수령 가능 시점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지 않는 등의 행위로 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4개 판매사업자에 시정명령, 경고,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결정했다.

지적받은 판매사업자는 위버스컴퍼니·와이지플러스·에스엠브랜드마케팅·제이와이피쓰리식스티 등으로 이들이 받은 과태료는 1050만원이었다. 


하이브 관계자 줄줄이 소환
직장 내 괴롭힘·과로사 의혹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는 이날 국감에 출석해 공정위 제재 사항을 수용하고 조치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직접 아이돌 굿즈를 사서 개봉하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서 제품의 하자가 드러나 최 대표의 답변이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티스트와 창작자, 직원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문체위 국감에서는 안무가의 열악한 처우가 화두로 떠올랐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이른바 3대 엔터로 불리는 SM‧YG‧JYP 대표에게 케이팝서 안무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그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다고 강조했다.

세 대표는 현재 안무가가 창작자로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등 계약 내용을 거의 모르는 상태였다. 

지난달 15일 환노위 국감은 뉴진스의 멤버 하니 팜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화제를 모았다. 하니는 지난 9월11일 뉴진스가 진행한 유튜브 방송서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소속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번지면서 국감에 출석하게 된 것이다. 

쟁점은 아티스트를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였다. 현재 노동법에 따르면 아티스트, 즉 연예인은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해 노동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처지다. 김 대표 역시 구성원과 아티스트라는 말로 구분하면서, 구성원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경우 노동법에 따라 신고 조치 등이 가능하지만 아티스트는 하이브의 내부 가이드라인인 ‘상호 존중 행동규범’에 따라 구성원과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9월 사망한 하이브 직원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사무실서 일하던 이 직원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수면실에 갔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해당 직원의 사인이 ‘과로사’일 수 있다면서 하이브가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또 부검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해당 직원이 ‘개인 질환’으로 사망했다면서 유족과 합의해 부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논란은 하이브의 ‘으뜸기업’ 선정 논란으로 번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2024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하이브를 선정했다. 선정된 기업에는 대통령 인증패가 수여되고 통합고용세액 공제를 비롯해 출입국 우대카드 발급, 정기 세무조사 유예, 신용평가 우대, 사증 체류 우대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고용노동부는 관련 심사에서 하이브에 대해 ‘수평적 소통을 지향’한다고 평가했는데 직장 내 괴롭힘 문제, 과로사 의혹 등이 나오면서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문체위 종합감사는 하이브 국감의 ‘화룡점정’이었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꺼내든 ‘음악산업리포트’는 케이팝 시장을 뒤흔들었다. 타 소속사 아티스트는 물론 관계자에 대한 인신공격에 가까운 표현이 가득 담긴 하이브의 내부 문건은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도 사라진 업계 1위 기업의 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어디에 있나?


국감 중간에 업계 동향을 긁어모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유출자를 단죄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행위는 국회의원의 질타를 받을 정도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하이브는 CEO 명의로 사과문을 냈지만 여론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사과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이런 상황서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아티스트와 구성원을 방패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방 의장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케이팝 팬덤의 부정적인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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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