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깊이 잠든 한국을 깨우다’ 노벨문학상 한강

[일요시사 취재1팀]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순간 한국문학 앞에 놓여있던 벽이 허물어졌다. 노벨문학상은 외국 작가의 전유물이라고 지레짐작했던 국민을 놀라게 한 기분 좋은 충격이기도 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벼락처럼 찾아온 소식이 ‘깊이 잠들어 있던 한국’을 깨웠다.

지난 10일 오후 8시경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속보로 쏟아졌다. 특정 작가의 집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수상을 기대하며 작가의 이력을 보도하는 기사도 없었다. 마츠 말름 한림원 사무총장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호명하는 순간 나온 ‘Han Kang’이라는 단어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맨부커상
세계적 명성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는 표현으로 한강의 작품세계를 언급했다.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세계 각국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후보를 좁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명가량의 최종 후보 가운데 그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식이며, 후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매년 해외 도박사이트서 수상자를 점치지만 번번이 틀리곤 한다. 심지어 수상자조차 발표 10여분 전에야 소식을 알 수 있는 정도다.

실제 한강은 한림원 발표 전까지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미국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서도 한강의 수상을 ‘놀라운 일(Surprise)’라고 보도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깜짝’ 수상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림원이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와 그의 작품을 논평한 기자회견을 보면 30여년 동안 작가가 우직하게 그려온 작품세계가 보인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으로 한강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 <채식주의자>부터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작품에 드러나는 인류 보편적 가치가 노벨위원회가 추구하는 그것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민간인 학살’ 등 한국서 일어난 폭력적인 역사를 소설에 담아내면서 그 안에 인간의 본성을 녹였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인간의 폭력성이 만들어내는 비극, 이타심이 주는 위로. 한강이 30년의 문학 인생 동안 천착한 주제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을 담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국현대사의 비극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한강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한림원은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할 때 두 작품을 비중 있게 다뤘다.

<소년이 온다>는 <채식주의자>와 함께 한강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 총에 사망한 열여섯 살 소년 동호와 그 주변 인물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인물의 면면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현대사 비극을 인류 보편적 가치로

한강은 2014년 <소년이 온다> 출간 당시 소설을 집필하는 내내 ‘압도적인 고통’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열두세 살 무렵 아버지가 건넨 사진첩을 보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을 간접적으로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됐다. 계엄군의 총에 맞아 참혹하게 변한 시신, 그리고 그들을 위해 헌혈을 하려 병원 앞에 모인 시민들.

한강은 그 모습을 양립할 수 없는 숙제처럼 느꼈다고 했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과 또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망설임 없이 나서는 광경은 한강에게 수수께끼로 남았다. ‘이 소설을 통과하지 않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느꼈다’는 그는 <소년이 온다>에 그 질문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담았다. 

한림원은 “한강은 자신이 자란 도시 광주서 1980년에 벌어진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배경으로 삼는다”며 “소설은 희생자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잔혹한 현실을 생생히 그려낸 ‘증인 문학’이라는 장르에 접근해간다”고 <소년이 온다>에 대해 논평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경하, 인선, 인선의 어머니인 정심 등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경하가 인선이 기르던 앵무새의 죽음과 맞물려 환영을 보는 마지막 부분은 폭발적인 흡인력을 자랑한다. 폭설이 내리는 제주서 인선의 집에 고립된 경하가 정심의 과거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부분은 ‘고통스러운 애도’를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2021년 한강은 간담회서 “지극한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고 <작별하지 않는다>를 정의했다. 그러면서 “<소년이 온다>를 쓴 이후 나의 삶은 이전과 다른 것이 됐다. 이 소설을 쓰면서는 이상하게도 나 자신이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메디치상은 페미나상, 공쿠르, 르노도상과 함께 프랑스 4대 문학상의 하나로 한국 작가 작품이 이 상을 받은 건 한강이 처음이었다. 

인간 폭력성
집요한 탐구

한림원은 “(<작별하지 않는다>는)1940년대 후반 한국 제주서 벌어진 학살 사건의 그림자를 들춘다”며 “압축적이고 정확한 이미지로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집단 망각에 빠진 상태를 드러내려고 끈질기게 시도한다”고 논평했다. 또 “악몽 같은 이미지, 진실을 말하려는 증언 문학 사이를 독창적으로 오간다”고 덧붙였다.

<채식주의자>는 한강의 세 번째 장편소설로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소개됐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이다.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면서 생기는 주변 인물과의 마찰을 다뤘다. 인간의 폭력적 본성을 집요하게 탐구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다.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2016년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와 함께 비영연방 작가의 번역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장인 영국 <인디펜던트> 문학 선임기자 보이드 턴킨은 “잊혀지지 않는 강력하고 근원적 소설”이라며 “정교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로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한강은 “<채식주의자>를 쓰는 것은 인간에 대해 내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과정이었다”며 “가능한한 그 질문 속에 오래 있으려 했다. 그것은 종종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었지만 최대한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이려 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독자에게도 인사를 남겼다. 

맨부커상, 메디치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휩쓸며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거듭난 한강은 이번 수상으로 ‘한국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1970년 11월 광주서 태어난 한강은 서울 풍문여고,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로 등단한 그는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으로 당선돼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강의 부친은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작가 한승원, 오빠인 한동림도 등단한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문인 집안서 자란 한강은 어린 시절부터 책과 밀접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노벨위원회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서도 “어릴 때부터 번역서뿐 아니라 한국어로 된 책을 읽으며 자랐다”며 “나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출판업계
대박났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았다. 당초 그의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 문학동네, 창비, 문학과지성사는 합동 기자회견을 조율했지만 작가가 끝내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강의 부친 한승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밝혔다. 

대신 한강은 출판사 창비를 통해 “수상 소식을 알리는 연락을 처음 받고는 놀랐고 전화를 끊고 나자 천천히 현실감과 감동이 느껴졌다.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는 짤막한 서면 소감을 전했다. 

공식 반응 없이 두문불출하던 한강은 최근 한 시상식을 통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포니정 재단은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한 바 있다. 

이날 시상식서 한강은 포니정 혁신상 수상소감을 발표하기에 앞서 양해를 구한 뒤 노벨상 관련 소감을 말했다. 그는 “노벨위원회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며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했다. 수상 당일 밤 조용히 자축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강은 “지금은 올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보고 있다”면서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스스로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밝힌 포니정 혁신상 수상소감에서는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일로 꼽았다. 한강은 “약 한 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고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며 “일단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밝혔다. 

독자와 주변 관계자, 지인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기자회견은 극구 고사
포니정 시상식에 등장

한강은 “지난 30년의 시간 동안 저의 책들과 연결되어주신 소중한 문학 독자들께, 어려움 속에서 문학 출판을 이어가고 계시는 모든 출판계 종사자 여러분과 서점인들께, 그리고 동료, 선후배 작가들께 감사를 전한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고 말했다. 

한강은 “나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믿고 바란다”고 했지만 국내는 ‘한강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들썩이고 있다. 특히 출판업계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원서’로 읽으려는 독자들의 쇄도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기에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부터 치솟기 시작한 한강 작품의 주문량을 맞추느라 인쇄업체도 덩달아 난리가 났다. 

실제 서점가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 후 6일 만에 한강 작가의 책이 누적 100만부 넘게 팔렸다. ‘날개 돋친 듯 팔린다’는 말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 등 시장점유율을 90% 가까이 차지하는 서점 3곳에서 각각 36만부, 43만2000부, 24만부를 판매했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를 비롯해 전 작품이 고르게 팔려나가는 중이라고 한다. 

출판업계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서 시작된 독서 열풍이 정착되길 바라고 있다. 한국 성인 가운데 절반이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극악의 독서율이 개선됐으면 하는 기대감도 보인다. 유통업계도 노벨문학상 특수에 기대 ‘한강 마케팅’에 올라타는 모양새다. 기획전, 낭독회, 작품해설 등 다양한 루트로 한강의 작품을 경험할 방법을 고심하는 중이다. 

정치권도 말을 얹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강의 수상 당일 “대한민국 문학 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며 “작가님께서는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게재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SNS에 글을 올려 “한강 작가님을 그분의 책이 아니라 오래전 EBS 오디오북 진행자로서 처음 접했었다. 조용하면서도 꾹꾹 눌러 말하는 목소리가 참 좋아서 아직도 가끔 듣는다”면서 “오늘 기분 좋게 한강 작가님이 진행하는 EBS 오디오북 파일을 들어야겠다. 이런 날도 오는군요”라고 축하를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굴곡진 현대사를 문학으로 치유한 노벨문학상 수상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면서 “고단한 삶을 견디고 계실 국민들께 큰 위로가 되길 기원한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마음 
한뜻으로

한국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두 번째다. 수년 전부터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예상하고 기대한 사람들은 있었지만, 그들 역시 ‘지금일 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은다. 한강의 수상이 문학계에 미친 파급력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한·중·일 3국 중 한국만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없어 문학적인 면에서 ‘아시아의 변방’ 취급을 받던 일도 과거가 됐다. 한국을 넘어 세계의 한강이 된 작가가 해낸 일이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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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