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은이파’ 접수한 교회 협박·폭행 사건 전말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16 09:34:23
  • 호수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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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형님 동생들이···선교회로 둔갑?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전국의 3대 조폭으로 불렸던 ‘양은이파’ 출신들이 운영하는 ‘아이야세계선교회’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야세계선교회는 양은이파 두목서 선교사로 변신한 조양은이 설립했다. 일부 신도들은 사실상 이름만 바꾼 양은이파라는 후문이다. 아이야세계선교회 신도들은 “살해 협박에 시달려 제보하지 못한 피해 사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조양은은 1980년 전두환정부가 조직폭력배 소탕에 나서면서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을 복역했다. 출소한 그는 “하나님을 영접했다”며 지난 2019년 아이야세계선교회를 설립하고 선교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실상은 ‘선한 목자’로 신분 세탁한 조폭 우두머리에 불과했다. 

“빚 갚어”
아들까지···

아이야세계선교회(이하, 선교회)는 아프리카 선교, 연탄 나눔, 노숙자 무료 급식 제공 등을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 정의의 사도로 활동했다. 설립자 조양은은 지난 2022년부터 유튜브 <조양은 TV>를 통해 “감옥에 있을 때 하나님을 영접하고 기독교인으로 거듭났다”고 간증하기도 했다. 

철저한 눈속임에 일부 신도는 그를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 취재진이 만난 사업가 A씨는 선교회가 설립된 지 1년 만인 지난 2020년 여의도서 조양은을 처음 만났다. A씨는 “조양은이 선교사가 됐다는 소문에 궁금해서 찾아간 사람이 꽤 많았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선교회 총무를 비롯한 운영진이 대부분 양은이파 출신이었다”고 밝혔다.

선교회의 실체는 일찍부터 드러났다. 선교회 신도들이 연루된 불법 납치 감금 및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지난 2022년 선교회의 집사인 여모씨와 강모씨는 A씨에게 빚을 갚으라고 강요하며 폭행을 저질렀다.


지난 2022년 11월29일 다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여씨와 강씨는 A씨를 납치해 2일간 감금하는 과정서 술을 강제로 먹이고 여씨의 오피스텔과 강씨의 장안평 사무실서 폭행했다고 한다. 강씨와 여씨가 “돈을 내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하자 A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 4000만원을 강씨의 아내 심모씨의 계좌로 송금했다.

협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씨와 강씨는 인천에 있는 A씨의 아들을 납치한 후 인근 해안도로에 있는 카페로 데려가 “네 아버지(A씨)가 진 빚을 대신 갚으라”고 협박했다. A씨의 아들은 겁에 질린 상태서 5억원의 차용증과 채무 보증서 등을 작성한 후 함께 풀려났다.

신고를 접수한 인천광역시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조직1팀은 지난 2022년 12월 초 인지수사에 착수했고, 여씨와 강씨는 감금치상 및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지난 5월 인천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조직1팀으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겨받은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 강민정 검사는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씨와 강씨는 조양은과 같은 고향 선후배 관계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최근 두 사람은 선교회 일부 신도를 통해 “A씨와 아들을 평생 불구로 살게 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조양은 선후배 일당이 신도 납치·감금
5억원 차용증·채무 보증서 쓰고 풀려나

해당 사건은 조양은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양은은 2022년 9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던 A씨에게 “지금 잡히면 해결할 수 없다”며 신도 박모씨에게 도피를 도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씨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으로부터 입찰 받은 철도 레일의 무게를 속여 1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 과정서 A씨가 조양은의 지시를 따르지 않자 지난 2022년 11월28일 오후, 여의도 한 카페로 A씨를 불렀다. A씨를 만난 조양은은 “이제부터 나는 너를 관리할 수 없다. 이 사람들을 따라가라”며 여씨와 강씨를 불렀다. A씨는 선교회 신도인 두 사람과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지만 조폭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위협을 느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과 차량에 탑승한 A씨는 휴대전화를 뺏긴 채 여씨의 오피스텔과 강씨의 장안평 사무실로 끌려갔고,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

A씨는 자신이 채무자라는 조양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A씨는 “여씨와 선교회 총무 이모씨에게 오히려 내가 받아야 할 억대의 돈이 있었다”며 “주식투자 명목으로 선교회 신도인 이들이 거액을 요구했고, 나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투자금 일부를 돌려받으면 거꾸로 자신들이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주장하며 채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모두 조양은이 이끄는 선교회 신도로 변신해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하는 것”이라며 “내가 줄 땐 투자고, 다시 돌려받을 땐 빚이 됐다. 납치됐을 당시 아들과 살기 위해 5억원에 달하는 차용증을 썼지만, 그들에게 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양은이파 출신 신도들은 수사 과정서 이를 극구 부인했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들은 불구속 입건됐다. 결과적으로 A씨는 여씨와 강씨에게 납치 감금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고 현금 4000여만원을 갈취당했지만, 조양은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두머리
빠져나가

과거부터 협박과 폭행은 양은이파의 금품 갈취의 주된 방식이었다. 조양은은 과거 필리핀 교민을 잔혹하게 폭행한 혐의를 받는 공범 이모씨와 경찰에 구속된 바 있다. 

지난 2013년 이씨는 필리핀서 권총으로 한 교민을 협박하고 3시간 동안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씨는 조양은과 함께 피해자를 폭행하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피해자가 소개시켜 준 사람이 빚 200만원을 갚지 않는다며 조양은과 함께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필리핀 등을 떠돌던 이씨가 지난 2021년 해외서 입국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이씨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자가격리가 끝나자마자 제주도 모처서 2021년 1월경 체포했다. 경찰이 이씨에게서 조양은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을 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씨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조양은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특수상해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씨와 조양은에게 폭행당한 피해자는 신체에 화상을 입고, 치아도 여러 개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소재 불명으로 1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서 한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서 5차례 조사 받았는데, 주요 부분에 관해 대체로 진술이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피해자가 제출한 상처 부위 촬영 사진도 진술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한다”며 피해자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또 “피고인은 조씨와 공모해 피해자를 폭행하고 상해를 가했던 바, 범행의 경위와 내용,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폭행의 정도가 매우 중하고, 상해의 정도도 가볍지 않아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두목의 간증
“속으면 안 돼”

다만 “피해자와 피고인이 합의했고, 폭행의 대부분은 조씨가 가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가담 정도는 상대적으로 중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조양은은 대법원서 무죄가 확정됐다.

피해자는 조양은의 1심 재판에 한 차례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주신문과 변호인의 일부 반대신문에 대해 답했는데, 이후 출석을 거부해 나머지 반대신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1심 재판부는 조양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6년에도 양은이파 고문과 행동대장 등은 60대 재력가에게 “불구로 만들어버리겠다”며 협박·폭행해 돈을 뜯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재력가를 유인해 감금·협박해 10억원을 갈취한 혐의(강도상해 등)로 양은이파 고문 이모씨와 행동대장 강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안모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16년 5월 밝혔다.

이씨 등은 “사업가를 만나게 해주겠다”며 소개로 알게 된 강남의 60대 재력가 김씨를 2016년 1월경 광주광역시 송정리역으로 유인해 폭행한 뒤 승용차에 태워 손발을 묶고 안대를 씌웠다. 이후 전남 보성의 한 민박집에 감금하고 “10억원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각목으로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성(性) 불구로 만들겠다”고 겁을 주며 증류수로 추정되는 액체를 주사하거나 옷을 벗기고 사진을 찍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과 협박에 겁을 먹은 김씨는 결국 같은 날 오후 4시쯤 이씨 일당에게 돈을 이체하고 풀려났다. 이씨 등은 김씨를 다시 송정리역 앞에 데려다주고 도주했다.

김씨의 신고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광주와 상주, 서울 등지서 차례로 이들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호남 주먹계의 대부로 통하는 이씨의 지시를 받은 강씨는 추종자 서모씨 등을 범행에 끌어들여 운전과 민박집 물색 등을 맡기는 등 함께 범행했다.

회계 등 운영진이 조폭 출신?
“하나님 팔아 선교사 코스프레”

경찰은 범행 현장에 있던 이씨 등 5명뿐 아니라, 이들의 도피 생활을 도운 ‘차포파’ 조직원 등 다른 4명도 함께 붙잡아 입건했다. 

한편,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폭력조직인 양은이파는 범서방파, OB파와 함께 한때 전국 3대 조폭으로 불렸다. 이 중 자신의 이름을 딴 ‘양은이파’ 두목으로 활동한 조양은은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10대 후반부터 조직폭력배로 활동해 왔다.

18세 때 ‘화신 8인조’라는 조직을 결성해 서울로 상경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끌며 범서방파의 김태촌, OB파의 이동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평생에 걸쳐 수 차례 교도소 수감과 출소를 반복했다.

돌연 지난 2004년 2월5일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 소재의 한세대학교 총회 신학대학원 석사학위 수여식서 석사학위를 받은 조양은은 선교사로 변신했다. 당시 선교회 신도 50여명 중 절반 이상을 30여명의 양은이파 조직원으로 구성해 사실상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과 다름없었다.

선한 모습을 가장한 채 법의 사각지대서 범죄를 저지르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양은이파 간부가 배우 유아인 등에게 마약을 유통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은이파 간부 20대 H씨는 이태원 등지서 동성애자를 상대로 마약을 판매한 악명 높은 인물이다. 최근 경기 북부권서 필로폰 300g을 유통하다가 적발된 폭력 조직원의 증언을 토대로 H씨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폭이 마약을 공급하거나 투약하지 않는다는 소문은 명백한 거짓이다. 지난 1995년 4월 조양은은 중국의 히로뽕 밀매조직인 ‘위해파’의 부탁을 받고 10kg대의 히로뽕(100억원대)을 국내에 반입 시도하다 실패한 바 있다.

선교회 출신의 한 제보자는 “선교회 내부서도 술자리를 갖는 과정서 물뽕(GHB)을 타서 여신도에게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조양은이 궁금하다고 호기심에 한번 발 담그면 재산 전부를 빼앗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약 사건 
연루 의혹도

특히 “조양은은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사를 이야기하며 무슨 일이든 도와주겠다고 접근하고, 직업과 가족관계를 직접 물어본다”며 선교회 운영 방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실제로 조양은과 대면 심사를 통해 정상적인 가정과 직업이 있는 신도들만이 선교회에 등록할 수 있다. 조양은이 이끄는 선교회는 마포구 용강동에 있었으나 현재는 강남구 선정릉역 인근으로 이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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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