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은이파’ 접수한 교회 협박·폭행 사건 전말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16 09:34:23
  • 호수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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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형님 동생들이···선교회로 둔갑?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전국의 3대 조폭으로 불렸던 ‘양은이파’ 출신들이 운영하는 ‘아이야세계선교회’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야세계선교회는 양은이파 두목서 선교사로 변신한 조양은이 설립했다. 일부 신도들은 사실상 이름만 바꾼 양은이파라는 후문이다. 아이야세계선교회 신도들은 “살해 협박에 시달려 제보하지 못한 피해 사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조양은은 1980년 전두환정부가 조직폭력배 소탕에 나서면서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을 복역했다. 출소한 그는 “하나님을 영접했다”며 지난 2019년 아이야세계선교회를 설립하고 선교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실상은 ‘선한 목자’로 신분 세탁한 조폭 우두머리에 불과했다. 

“빚 갚어”
아들까지···

아이야세계선교회(이하, 선교회)는 아프리카 선교, 연탄 나눔, 노숙자 무료 급식 제공 등을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 정의의 사도로 활동했다. 설립자 조양은은 지난 2022년부터 유튜브 <조양은 TV>를 통해 “감옥에 있을 때 하나님을 영접하고 기독교인으로 거듭났다”고 간증하기도 했다. 

철저한 눈속임에 일부 신도는 그를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 취재진이 만난 사업가 A씨는 선교회가 설립된 지 1년 만인 지난 2020년 여의도서 조양은을 처음 만났다. A씨는 “조양은이 선교사가 됐다는 소문에 궁금해서 찾아간 사람이 꽤 많았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선교회 총무를 비롯한 운영진이 대부분 양은이파 출신이었다”고 밝혔다.

선교회의 실체는 일찍부터 드러났다. 선교회 신도들이 연루된 불법 납치 감금 및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지난 2022년 선교회의 집사인 여모씨와 강모씨는 A씨에게 빚을 갚으라고 강요하며 폭행을 저질렀다.


지난 2022년 11월29일 다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여씨와 강씨는 A씨를 납치해 2일간 감금하는 과정서 술을 강제로 먹이고 여씨의 오피스텔과 강씨의 장안평 사무실서 폭행했다고 한다. 강씨와 여씨가 “돈을 내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하자 A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 4000만원을 강씨의 아내 심모씨의 계좌로 송금했다.

협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씨와 강씨는 인천에 있는 A씨의 아들을 납치한 후 인근 해안도로에 있는 카페로 데려가 “네 아버지(A씨)가 진 빚을 대신 갚으라”고 협박했다. A씨의 아들은 겁에 질린 상태서 5억원의 차용증과 채무 보증서 등을 작성한 후 함께 풀려났다.

신고를 접수한 인천광역시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조직1팀은 지난 2022년 12월 초 인지수사에 착수했고, 여씨와 강씨는 감금치상 및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지난 5월 인천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조직1팀으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겨받은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 강민정 검사는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씨와 강씨는 조양은과 같은 고향 선후배 관계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최근 두 사람은 선교회 일부 신도를 통해 “A씨와 아들을 평생 불구로 살게 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조양은 선후배 일당이 신도 납치·감금
5억원 차용증·채무 보증서 쓰고 풀려나

해당 사건은 조양은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양은은 2022년 9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던 A씨에게 “지금 잡히면 해결할 수 없다”며 신도 박모씨에게 도피를 도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씨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으로부터 입찰 받은 철도 레일의 무게를 속여 1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 과정서 A씨가 조양은의 지시를 따르지 않자 지난 2022년 11월28일 오후, 여의도 한 카페로 A씨를 불렀다. A씨를 만난 조양은은 “이제부터 나는 너를 관리할 수 없다. 이 사람들을 따라가라”며 여씨와 강씨를 불렀다. A씨는 선교회 신도인 두 사람과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지만 조폭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위협을 느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과 차량에 탑승한 A씨는 휴대전화를 뺏긴 채 여씨의 오피스텔과 강씨의 장안평 사무실로 끌려갔고,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

A씨는 자신이 채무자라는 조양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A씨는 “여씨와 선교회 총무 이모씨에게 오히려 내가 받아야 할 억대의 돈이 있었다”며 “주식투자 명목으로 선교회 신도인 이들이 거액을 요구했고, 나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투자금 일부를 돌려받으면 거꾸로 자신들이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주장하며 채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모두 조양은이 이끄는 선교회 신도로 변신해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하는 것”이라며 “내가 줄 땐 투자고, 다시 돌려받을 땐 빚이 됐다. 납치됐을 당시 아들과 살기 위해 5억원에 달하는 차용증을 썼지만, 그들에게 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양은이파 출신 신도들은 수사 과정서 이를 극구 부인했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들은 불구속 입건됐다. 결과적으로 A씨는 여씨와 강씨에게 납치 감금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고 현금 4000여만원을 갈취당했지만, 조양은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두머리
빠져나가

과거부터 협박과 폭행은 양은이파의 금품 갈취의 주된 방식이었다. 조양은은 과거 필리핀 교민을 잔혹하게 폭행한 혐의를 받는 공범 이모씨와 경찰에 구속된 바 있다. 

지난 2013년 이씨는 필리핀서 권총으로 한 교민을 협박하고 3시간 동안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씨는 조양은과 함께 피해자를 폭행하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피해자가 소개시켜 준 사람이 빚 200만원을 갚지 않는다며 조양은과 함께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필리핀 등을 떠돌던 이씨가 지난 2021년 해외서 입국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이씨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자가격리가 끝나자마자 제주도 모처서 2021년 1월경 체포했다. 경찰이 이씨에게서 조양은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을 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씨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조양은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특수상해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씨와 조양은에게 폭행당한 피해자는 신체에 화상을 입고, 치아도 여러 개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소재 불명으로 1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서 한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서 5차례 조사 받았는데, 주요 부분에 관해 대체로 진술이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피해자가 제출한 상처 부위 촬영 사진도 진술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한다”며 피해자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또 “피고인은 조씨와 공모해 피해자를 폭행하고 상해를 가했던 바, 범행의 경위와 내용,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폭행의 정도가 매우 중하고, 상해의 정도도 가볍지 않아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두목의 간증
“속으면 안 돼”

다만 “피해자와 피고인이 합의했고, 폭행의 대부분은 조씨가 가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가담 정도는 상대적으로 중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조양은은 대법원서 무죄가 확정됐다.

피해자는 조양은의 1심 재판에 한 차례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주신문과 변호인의 일부 반대신문에 대해 답했는데, 이후 출석을 거부해 나머지 반대신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1심 재판부는 조양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6년에도 양은이파 고문과 행동대장 등은 60대 재력가에게 “불구로 만들어버리겠다”며 협박·폭행해 돈을 뜯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재력가를 유인해 감금·협박해 10억원을 갈취한 혐의(강도상해 등)로 양은이파 고문 이모씨와 행동대장 강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안모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16년 5월 밝혔다.

이씨 등은 “사업가를 만나게 해주겠다”며 소개로 알게 된 강남의 60대 재력가 김씨를 2016년 1월경 광주광역시 송정리역으로 유인해 폭행한 뒤 승용차에 태워 손발을 묶고 안대를 씌웠다. 이후 전남 보성의 한 민박집에 감금하고 “10억원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각목으로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성(性) 불구로 만들겠다”고 겁을 주며 증류수로 추정되는 액체를 주사하거나 옷을 벗기고 사진을 찍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과 협박에 겁을 먹은 김씨는 결국 같은 날 오후 4시쯤 이씨 일당에게 돈을 이체하고 풀려났다. 이씨 등은 김씨를 다시 송정리역 앞에 데려다주고 도주했다.

김씨의 신고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광주와 상주, 서울 등지서 차례로 이들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호남 주먹계의 대부로 통하는 이씨의 지시를 받은 강씨는 추종자 서모씨 등을 범행에 끌어들여 운전과 민박집 물색 등을 맡기는 등 함께 범행했다.

회계 등 운영진이 조폭 출신?
“하나님 팔아 선교사 코스프레”

경찰은 범행 현장에 있던 이씨 등 5명뿐 아니라, 이들의 도피 생활을 도운 ‘차포파’ 조직원 등 다른 4명도 함께 붙잡아 입건했다. 

한편,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폭력조직인 양은이파는 범서방파, OB파와 함께 한때 전국 3대 조폭으로 불렸다. 이 중 자신의 이름을 딴 ‘양은이파’ 두목으로 활동한 조양은은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10대 후반부터 조직폭력배로 활동해 왔다.

18세 때 ‘화신 8인조’라는 조직을 결성해 서울로 상경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끌며 범서방파의 김태촌, OB파의 이동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평생에 걸쳐 수 차례 교도소 수감과 출소를 반복했다.

돌연 지난 2004년 2월5일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 소재의 한세대학교 총회 신학대학원 석사학위 수여식서 석사학위를 받은 조양은은 선교사로 변신했다. 당시 선교회 신도 50여명 중 절반 이상을 30여명의 양은이파 조직원으로 구성해 사실상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과 다름없었다.

선한 모습을 가장한 채 법의 사각지대서 범죄를 저지르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양은이파 간부가 배우 유아인 등에게 마약을 유통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은이파 간부 20대 H씨는 이태원 등지서 동성애자를 상대로 마약을 판매한 악명 높은 인물이다. 최근 경기 북부권서 필로폰 300g을 유통하다가 적발된 폭력 조직원의 증언을 토대로 H씨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폭이 마약을 공급하거나 투약하지 않는다는 소문은 명백한 거짓이다. 지난 1995년 4월 조양은은 중국의 히로뽕 밀매조직인 ‘위해파’의 부탁을 받고 10kg대의 히로뽕(100억원대)을 국내에 반입 시도하다 실패한 바 있다.

선교회 출신의 한 제보자는 “선교회 내부서도 술자리를 갖는 과정서 물뽕(GHB)을 타서 여신도에게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조양은이 궁금하다고 호기심에 한번 발 담그면 재산 전부를 빼앗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약 사건 
연루 의혹도

특히 “조양은은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사를 이야기하며 무슨 일이든 도와주겠다고 접근하고, 직업과 가족관계를 직접 물어본다”며 선교회 운영 방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실제로 조양은과 대면 심사를 통해 정상적인 가정과 직업이 있는 신도들만이 선교회에 등록할 수 있다. 조양은이 이끄는 선교회는 마포구 용강동에 있었으나 현재는 강남구 선정릉역 인근으로 이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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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