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흉기 난동 예고는 단죄돼야 할 중범죄

  • 이윤호 교수
  • 등록 2024.09.28 06:00:00
  • 호수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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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와 시간을 특정해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거나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글을 SNS에 게재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예고는 허위나 거짓이거나 장난으로 판명되기 일쑤지만, 단순 장난으로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 

일단 범죄 예고 글에 대응하는 동안 엄청난 자원의 낭비가 초래된다. 허위 범행 예고는 불안과 공포를 동반하기 때문에 공권력이 투입되지 않을 수 없고, 그만큼 자원이 낭비되고 치안과 소방의 공백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 무고한 사람이 생명·재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법과 제도의 미비로 이 같은 사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분당 서현역 사건과 신림역 사건을 계기로 당국에서도 범죄 예고 글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아직은 법제가 만족스러울 정도로 마련됐다고 보긴 힘들다. 

문제는 범행 예고 글이 마치 테러범이 노리는 것처럼 대중들에게 공포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그나마 적용 가능한 범죄 혐의로 ▲살인 예비죄 ▲협박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 등을 고려한다지만, 법리적으로 적용이 만만치 않다.

행위의 심각성에 비해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리는 것도 어렵다.

살인 예비죄는 살인 예고에 해당되는 구체적인 내용이 존재하고 흉기를 실제로 구입, 준비하는 등 물리적인 행위가 있어야 하나 대부분의 예고 글들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협박죄는 중요한 전제로서 상대가 특정돼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나마 적용 가능성이 높은 것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인데, 이는 범행 예고 글로 경찰력이 동원된다면 적용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범행 예고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예고로 인해 경찰관 120여명이 출동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해당 경찰서는 어쩔 수 없이 치안 공백을 드러냈을 것이다. 

이런 유형의 범죄가 빈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현행법과 제도의 미비로 허위 범행 예고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해 잠재적 범죄자의 범죄 동기를 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의 필요성은 유사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112, 119로 허위 신고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속출하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됐지만, 당국에서 엄중한 처벌을 내리자 몰라보게 개선됐다고 한다.

이처럼 살인이나 흉기 난동 예고에 대해 엄중하게 처벌한다면 범행 동기는 억제될 것이다. 국가 자원이 투입됐다면 출동 경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구상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할 것이다.

더 확실한 방안은 지난해 법무부에서 추진하다 이루지 못한 공중 협박죄와 같은 개념의 법제를 마련해서 강력 대응을 위한 법적 장치를 갖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살인이나 흉기 난동 예고가 더 이상 장난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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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