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 시각장애인연합회 차량 이용료 대납 의혹

센터장 보호 차원서 내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내의 유품에는 생전의 괴로움이 가득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흔적, 동료의 고통을 보며 분노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남편은 아내의 고통을 새카맣게 몰랐다며 자책했다. 남편이 찾아낸 아내의 메모와 글이 세상에 드러난 순간, 오랜 시간 고여 있던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동료를 도와주면 다음 타깃이 됐다. 문제를 제기하면 권한이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2015년부터 최소 3명의 직원이 송사에 휘말렸지만 변화는 없었다. 그사이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사선을 넘었다가 돌아왔다. 직원이 6명 남짓한 양평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이하 양평군센터)서 일어난 일이다. 

망인의 메모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이동을 돕기 위한 지역사회 재활사업의 일환이다. 시도 단위의 지부가 관리‧감독하는 시군구 단위의 지회가 운영한다. 양평군센터의 경우,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가 관리하는 양평군지회가 운영 주체다. 양평군과 경기도는 각각 90%, 10%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양평군센터의 배차 상담원이었던 윤모씨는 2020년 6월 암으로 사망했다. 윤씨의 남편은 망인이 된 아내가 생전에 당시 양평군지회 부회장이자 양평군센터 운영위원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인물은 2022년 양평군 지회장으로 취임한 장모씨다.

윤씨는 사망하기 직전까지도 장 지회장이 자신을 비롯한 동료를 괴롭히고 있다는 내용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


윤씨는 사망(2020년 6월28일) 직전 총 3건의 민원을 제기했다. 2020년 6월24일 ‘직장 내 괴롭힘, 성추행의 고충 처리 요청에도 아무런 조치 없는 사측’ ‘양평군청 주민복지과 담당자와 군수님께’ 등 2건, 같은 달 28일에 ‘양평군 시각장애인연합회 부회장,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등이다.

이 중 양평군청 담당자와 군수를 상대로 한 민원은 취하했다. 

민원은 윤씨가 장 지회장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윤씨는 “사람이 견딜 수 있는 도를 넘어 죽고 싶은 지경이 되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남아 있는 다른 동료들을 괴롭히는 것을 여기서 멈추게 하고 싶습니다” “죽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남은 내 사랑하는 동료들 그들만이라도 지켜주세요” 등 강하게 호소했다.

하지만 윤씨는 생전에 변화를 보지 못했다. 대신 윤씨의 남편이 나섰다. 윤씨의 남편은 아내가 사망한 뒤에야 상황을 알게 됐고 장 지회장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했다. 형사 건은 경찰 선에서 ‘무혐의’ 처리됐지만 민사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는 항소심 재판부가 윤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지방법원 제8민사부는 장 지회장이 윤씨에게 한 일부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하고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윤씨의 남편은 “위자료는 소송비용과 상계 처리돼 한 푼의 돈도 받지 못했다”면서도 “재판부가 아내가 당한 일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평군센터 상황에 밝은 박모씨는 “그 한 줄의 판결을 얻기 위해 2년을 매달렸다”고 전했다. 윤씨의 남편이 받은 판결은 동료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양평군센터 정모씨 역시 장 지회장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했다. 

윤씨가 남긴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윤씨의 남편은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던 도중 발견한 메모를 근거로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양평군 센터장이었던 김모씨를 비롯한 일부 직원들이 차량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비용 처리를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내용이었다.


양평군 센터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한 인물 가운데는 장 지회장도 포함돼있었다. 

윤씨의 남편이 제기한 민원을 토대로 양평군은 지도점검에 나섰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에 이르는 운행일지를 파악해 행정처분을 내렸다. 양평군이 2021년 1월22일 양평군센터에 내린 행정처분명령서에 따르면, 총 10명이 이용료 156만2500원 만큼의 차량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2021년 부적정 차량 이용 적발
3년4개월 만에 수입으로 처리돼

양평군은 “부적정 차량 이용료에 대해 차량 이용료 수입금으로 반환하라”는 내용의 개선명령을 내렸다.

문제는 2021년에 1차 행정처분 이후 최종적으로 차량 이용료 수익금이 양평군센터에 반환되기까지 무려 3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는 점이다. 양평군이 추가로 행정처분을 진행하고 양평군센터가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기각된 끝에 지난 5월24일에야 마무리됐다.

양평군은 2022년 12월26일 양평군센터를 상대로 “‘부적정 차량 이용료에 대해 차량 이용료 수입금으로 반환’ 명령을 미이행한 사실이 있다”면서 이행을 촉구했다. 2차 행정처분명령서에 따르면 8명의 차량 이용료 121만3440원이 여전히 수입금으로 처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양평군은 사회복지사업법 제54조(벌칙)를 들어 고발 조치할 수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하지만 양평군센터는 양평군의 2차 행정처분에 반발해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양평군의 2차 행정처분이 무효라는 취지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 3월15일 양평군센터의 청구를 기각했다. 양평군의 행정처분이 유효하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양평군센터는 차량 이용료를 수입금으로 반환하라는 개선명령을 이행해야 했다. 

특히 양평군의 행정처분이 이미 2차까지 이뤄진 터라 양평군센터의 상황은 더욱 복잡했다. 행정처분이 3차까지 진행되면 ‘시설장 교체’가 불가피하기 때문. 이미 양평군의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동안 양평군센터의 센터장은 수차례 바뀌었고 마지막 행정처분이 이뤄진다면 현 센터장인 최모씨가 그 책임을 뒤집어써야 할 판이었다.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이 과정서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가 개입했다는 사실이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는 차량을 부적정하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된 8명 가운데 이미 차량 이용료를 납부한 4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이용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 지회장을 비롯한 4명의 차량 이용료는 총 109만6000원이다. 장 지회장 33만6900원, 신모씨 1만7800원, 한모씨 78만900원, 허모씨 1만400원 등이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는 5월23일 ‘사단법인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 이름으로 109만6000원을 양평군센터 계좌에 입금했다. 양평군센터는 하루 뒤인 5월24일 109만6000원을 ‘군청 행정소송 관련 차량 이용료 수익금 반환’이라는 내용으로 수입 처리했다.


이후 양평군에 행정처분 개선명령을 이행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첫 행정처분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의문점은 왜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가 양평군센터서 발생한 차량 이용료 문제를 해결해줬느냐는 점이다.

정태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은 <일요시사>의 질문에 “센터장 보호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한 차례 더 행정처분을 받으면 센터장이 물러나야 하는 상황서 부득이하게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이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는 회의를 거쳐 해당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평군서도 (연합회에)찾아왔었다. 장 지회장 등에게 차량 이용료를 내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 지회장 등이 내지 않겠다고 버텨서 궁여지책 끝에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서 대신 내준 차량 이용료를 장 회장 등에게 받았느냐는 <일요시사>의 질문에 “요청하지 않았다”면서도 “앞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한 결론


양평군센터 관계자는 “센터장 보호 차원서 차량 이용료를 대납해줬다는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의 해명은 믿기 어렵다”며 “그럼 그동안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몇 개월 만에 날아간 센터장들은 왜 보호하지 않았나. 원래 지회장과 센터장은 임기를 같이 하는데 장 지회장 취임 이후 벌써 센터장이 4번이나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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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