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차기 대통령감’ 이재명 22% 한동훈 19% 조국 5%

26일, 여조 발표 의견 유보 38% 달해
파리올림식, 절반 이상은 “관심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차기 대통령감으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3% 차이로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자유 응답)는 설문조사에서 22%의 지지를 받아 19%에 그친 한 대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5%),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홍준표 대구시장·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3%), 오세훈 서울시장(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1%) 순이었다. 기타 인물 4%,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38%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자(275명)의 55%가 이 전 대표를, 국민의힘 지지자(355명)의 48%가 한 대표를 지지해 이외 자당 소속 인물들(10% 미만)과 큰 차이를 보였다.

2021년 1월 이후 이 전 대표의 선호도 최고치는 27%(2021년 2월·11월, 2022년 9월), 한 대표는 24%(2024년 3월)가 최고치다.

갤럽 측은 “2021년 1월 이후 장래 정치 지도자 조사에서 한번이라도 선호도 1.0% 이상 기록한 인물은 모두 17명으로 조사 결과는 현재 전국적 지명도나 대중적 인기, 조사 시점 이슈가 반영된 지표로 봐야 한다”며 “다음 대선 출마 전제 질문이 아니고, 자유응답 특성상 유권자가 주목하는 인물 누구나 언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때로는 정치권·언론서 자주 거론되지 않던 새로운 인물이나 불출마 선언한 인물이 나타난다. 인물명을 제시하지 않으므로 요청에 따라 특정인의 이름을 넣거나 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 27%, ‘잘못하고 있다’ 64%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쪽도 아니다’ 3%, 모름/응답 거절은 7%였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이하 ‘가중적용 사례 수’ 기준 277명, 자유응답) 외교(36%), 경제/민생(5%), 전반적으로 잘한다,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이상 4%), 원전 수주, 국방/안보, 의대 정원 확대(이상 3%)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자는(628명, 자유응답) 경제/민생/물가(14%), 김건희 여사 문제, 소통 미흡(이상 9%), 외교, 독단적/일방적(이상 6%), 공정하지 않음(5%),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부정부패/비리(이상 4%), 경험·자질 부족/무능함, 거부권 행사, 통합·협치 부족(이상 3%) 등을 이유로 들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래 월별 통합 대통령 직무 긍정률 흐름을 보면 2022년 6월 평균 49%서 7월 32%, 8~11월 20%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1월은 36%로 출발해 4월 30%, 5월 이후 30%대 초중반을 오르내리며 횡보했으나, 2024년 4월(총선 후) 급락해 넉 달째 20%대다.

성·연령별로 보면 2022년 6월에는 20·30대 남녀 간 대통령 평가가 상반했으나(남성은 긍정적, 여성은 부정적), 그해 7월 이후로는 남녀 모두 부정 평가 우세로 방향성이 일치하고 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28%, 조국혁신당 9%, 개혁신당 4%, 진보당 1%, 기본소득당 새로운미래 0.3%, 사회민주당 0.1%, 이외 정당 1%, 무당층은 23% 순으로 집계됐다.


22대 총선 이후 비등했던 양대 정당 지지도의 격차가 최근 2주간 8%p 벌어졌다. 이는 4명의 후보가 격하게 경쟁했던 국민의힘 전당대회(23일, 신임 대표 한동훈 선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임박해서도 양대 정당 지지도가 최대 10%p까지 벌어졌다가 전대 이후 원위치했던 바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0일, 단독 입후보한 조국 대표가 재선출됐고, 민주당은 전 대표(이재명)와 도전자(김두관, 김지수) 구도로 오는 내달 18일 전당대회가 예정돼있다.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7%가 국민의힘, 진보층에서는 51%가 민주당, 17%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중도층에선 국민의힘 25%, 민주당 26%, 조국혁신당 8%,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5%였다.

22대 총선 전후 양대 정당 지지도는 비슷하지만, 3월 조국혁신당 등장으로 범야권이 확장·분화했고 7월은 여당 전당대회 주목도가 높았다.

윤정부 들어 월별 통합 정당 지지도 흐름은 2022년 6월 국민의힘 43%, 민주당 29%서 그해 7월 38%, 33%로 양대 정당 격차가 감소했고 이후 비등했다.

20·30대에서는 무당층이 가장 많은 가운데 여성은 민주당, 남성은 개혁신당 지지세가 두드러졌다. 40대 이상에서는 성별 정당 지지 구도가 유사하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40·50대, 국민의힘은 60대 이상서 강세를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초로 파리서 100년 만에 개최되는 ‘세계인의 대축제’ 파리올림픽에 대한 관심도는 5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세부적으론 ‘많이 있다’ 22%. ‘약간 있다’ 30%, ‘별로 없다’ 30%, ‘전혀 없다’ 16%, 모름/응답 거절 1%로 집계됐다.

이번 파리올림픽서 가장 관심 가는 종목을 물은 결과(2개까지 자유응답) 양궁(32%), 축구(24%), 수영(19%), 육상(9%), 배드민턴, 탁구(이상 7%), 펜싱(6%), 태권도(5%), 유도(3%), 농구(2.1%)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이외 종목으로는 배구(1.9%), 사격(1.7%), 골프(1.6%), 레슬링, 체조, 핸드볼(이상 1.4%), 역도(1.0%) 등으로 조사됐다.

한국 양궁은 명실상부 세계 최강이며, 특히 여자 양궁 단체전은 올림픽 10연패에 도전한다. 수영에서는 박태환(2012년 은메달)을 잇는 황선우와 김우민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축구는 40년 만에 예선 탈락해 파리서 한국팀 경기를 볼 수 없지만, 종목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는 과거 올림픽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종합대회서 관심 1순위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남녀노소 한국인이 가장 즐겨 관전하는 스포츠 종목으로 꼽혔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 조사로 이동통신 3사로부터 제공받은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RDD)의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3.15p로 응답률은 12.0%였다(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park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