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단독 보도> 워너비 다단계 수사 내막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7.08 11:40:18
  • 호수 1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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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걸렸는데 또 거짓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일요시사>가 세 차례에 걸쳐 단독 보도했던 워너비데이터㈜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지난해 워너비데이터㈜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한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대부분 고령이라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이후에도 ‘잘못된 기사’라며 여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는 워너비데이터㈜가 다단계 판매 조직을 운영해 하위판매원 모집 자체에 대해 경제적 이익을 지급한 행위, 가입비 또는 샘플 구입비 명목으로 판매원에게 금품을 징수한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행위중지명령, 향후금지명령, 공표명령) 및 영업정지 명령을 부과해 법인 및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워너비데이터
진짜 실체는…

고발 이유로는, 워너비데이터㈜는 상위 가입자가 특정인을 자신의 하위 가입자로 권유하는 모집 방식을 갖고 있고, 가입 단계가 3단계 이상이며, 모집 실적 및 거래 실적에 따른 추천수당 등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등 다단계 판매 요건을 갖췄다.

이 같은 다단계 판매조직을 이용해 워너비데이터㈜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면서 신규판매원이 샘플구입비 명목의 가입비 11만원을 납부하면 가입비 70%를 추천인에게 지급했다.

하위판매원은 샘플구입비의 70%를 장려금으로 지급하는 등 하위판매원 모집 자체에 경제적 이익을 지급했다.

아울러 워너비데이터㈜는 신규 판매원 가입 조건으로 가입비 11만원을 부과했고, 판매원의 총 수익 30%를 샘플(판매 보조 물품)을 구매하도록 의무를 부과해 가입비, 판매 보조 물품, 개인 할당 판매액, 교육비 등 그 명칭이나 형태와 상관없이 10만원 이하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준을 초과한 비용을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하위판매원 모집 자체에 대해 경제적 이익을 지급한 행위, 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징수하는 행위 등 방문판매법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해 영업정지, 검찰 고발 등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한 것으로 관련 업계 전반의 경각심을 높이고 소비자 피해 확산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다단계판매 분야서의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불법 다단계 영업행위 등 법 위반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 사항을 적발할 경우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공정위 영업정지 명령…검찰 고발
피해자 대부분 고령 “인지도 못해”

<일요시사>는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한 워너지데이터㈜를 지난해 4월부터 세 차례 단독 보도 한 바 있다. 우선 해당 업체는 이미 지난해 2월10일 금융감독원이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면서, 플랫폼, NFT 투자 등을 통해 고수익이 가능하다고 유혹하는 불법 자금모집 업체를 주의하세요!’라는 보도자료로 경고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이 말하는 불법 자금모집 업체가 워너비데이터㈜다. 문제는 이런 금융감독원의 경고에도 불가하고 다단계 모집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대표가 기독교 한 교단의 담임목사며 이 교회의 목사·권사·장로가 업체에 깊숙하게 개입돼있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자신은 보증금 2000만원, 월 70만원에 사는 빈털터리라고 주장하는데 회사에 돈이 있어 주주들을 설득해 12억원을 기부했다. 자신은 하나님이 주신 감동으로 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대표는 자신의 선의를 알아달라고 하는데 워너비그룹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에만 50억원을 썼다고 하고, 투자 회원만 40만명이라고 자랑했다”고 증언했다.

이 관계자는 “2021년 교단서 문제를 일이켜 제명된 김모씨가 ○○교회 건축대금 3억5000만원을 빼돌려 몰래 투자한 회사가 C3W다. 당시 ○○교회 장로가 추궁해 대표이사는 차용증을 써주기도 했다. 결국 C3W는 사기로 판명 났다”고 과거 행적을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감독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워너비데이터㈜가 회원을 계속 모을 수 있었던 것은 교회라는 집단의 힘이 컸다.

대표가
빈털터리?

결국 해당 교단은 총회장 목사의 명의로 “최근 교단 목회자와 교회(성도)를 대상으로 금융(폰지)사기에 대한 접근이 있어 유의‧당부드린다. 일부 교단 기관에 거액의 후원금을 기부하는 등 모 그룹의 행태가 문제가 돼 후원금을 반환하는 등의 혼란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금융사기 주의보를 발표했다.

이어 “목회자뿐 아니라 성도들도 깊이 개입돼있어 적극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 거리를 둘 것을 요청한다. 금융사기의 특성상 뒤늦게 피해자가 나타나고, 피해자가 소송까지 가는 일이 쉽지 않아 사전에 대응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회원 중 한 명은 “(해당 업체가)소리 없이 우는 아이들을 돕는다는 취지가 너무 좋아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이사직급을 가졌다. 빵 공장서 주야로 12시간 교대근무 해서 희망이 없었는데 희망을 밝혀준 워너비그룹에 크게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오늘은 주일이라 교회서 예배를 드렸다. 목사님이 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냐는 대목이 꼭 내 이야기 같아서 많이 울었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일요시사>는 워너비데이터㈜ 관련 첫 번째 기사를 보도한 뒤 ‘<단독> 대박 신기루 ‘캥거루 온천랜드’ 추적’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엔 워너비데이터㈜가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충남 공주서 온천 개발 중이라고 홍보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캥거루재단은 워너비데이터㈜에 속해 있는데, 인사글에는 “캥거루재단은 ‘약한 이웃(위기가정 청소년)을 품고 점프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이제야 그 기틀을 만들어가고 있다. 어느 날 방과후 초등학교 운동장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만났다”며 “16개 교육청과 연계해 1만3000여명의 아이들 명단을 받았고, 지역 목회자 3500명을 지부장으로 선정해 아이들을 돌봤다”고 소개했다.

온천도
거짓말

공주 온천 개발 홍보는 워너비데이터㈜와 캥거루그룹이 동시에 홍보하고 있었다. 당시 워너비그룹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는 “현재 온천랜드는 850m까지 파내려가고 있고 곧 온천수가 터지면 대박이다. 땅을 지하 1000m 파고들어 가면 35도 온천수가 나오는 것을 100% 확신한다. 150m에서 20도 온천물이 나왔다”는 글이 올라왔었다.

워너비그룹은 “계룡산 동쪽 준령으로 금강을 휘감아 도는 천혜의 요지에 세계 최초로 예상되는 우주형 글램핑장을 캥거루재단이 설립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준공률은 98%로 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곳은 백제시대부터 온천이 있다고 해서 마을 이름이 온천리로 불리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이들은 “캥거루 온천랜드, 꼭 대박 날 것 같다” “캥거루 온천랜드 오픈하면 빨리 가족들과 체험하러 가고 싶다. 선한 기업이 선한 일만 하니까 정말 좋다. 우리 모두 워너비그룹을 응원한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당시 <일요시사> 단독 취재 결과, 워너비그룹이 언급했던 온천랜드의 주소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곳이었다. 공주시는 “캥거루 온천랜드를 개발 중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해당 장소는 야영장 시설사업으로 허가받아 공사 중”이라면서도 “온천 개발이 아닌 음용수를 위한 지하수 개발(관정 파기) 허가를 받았음을 안내해 드린다”고 답했다.

결국 워너비데이터㈜의 홍보 내용 자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거짓말로 회원을 유치하고 있었던 것이 드러난 셈이다. <일요시사>는 전화와 메일을 통해 수차례 워너비데이터㈜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단 한 차례도 응답을 받지 못했다. 

이후 워너비데이터(주)로부터 아래와 같은 수상한(?) 메일이 날아왔다.

“워너비 그룹 홍보팀에서 문의사항이 있어 실례를 무릅쓰고 연락드린다. 기자님께서 2023년 4월6일에 작성하신 저희 기업 관련 기사 잘 봤다. 연락드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기자님께서 사실에 근거해 작성하신 기사 글에 관해 약간의 수정이 가능하신지 여쭙고 싶다”며 “우리 그룹 차원에서 <일요시사>를 통해 광고 진행이 가능한지 문의드리기 위해 연락했다. 기사 정정 요청이나 기사에 대한 반박을 하기 위해 연락을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광고 관련 부분을 편하게 생각해 주고 회신하길 부탁드린다.”

‘교회 목사’가 대표라고?
다단계 판매요건 100% 만족

<일요시사> 기사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워너비데이터㈜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투자자들에게 계속 거짓으로 홍보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 논현빌딩의 옥외광고를 통해 “<ABC> <FOX> <야후파이낸스> 외 370여개 전 세계 보도! <중앙일보> 외 100여개사 국내 언론 보도! 전 세계 사회적 가치 경영을 통한 전문 경영 확대 예고. WANNABE GROUP”이라고 광고했는데, 이마저도 전부 거짓말이었다.

실제로 <ABC> <FOX> <중앙일보>에는 워너비그룹의 사회적 가치 기사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중앙일보>는 워너비그룹 다단계 사기 의혹에 대한 기사를 냈다. 워너비그룹 홍보 기사가 실린 곳은 <중앙일보>가 아니라 <미주중앙일보>였는데, 이를 교묘하게 속인 것이다.

공정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워너비그룹㈜는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워너비그룹㈜의 전모 회장이 공정위 결정에 대해 반박 입장을 내놨다.

전 회장은 지난 2일, 공정위의 제재 결정이 나오자 회원들의 단체 메신저에 “공정위의 결정은 잘못이고 무의미하다”며 “변호사가 바로 이의신청을 넣었기에 3개월 안에 재심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경찰이 1년간 우리를 압수수색하는 등 모든 조사를 다 하고 있기에 공정위의 고발은 뒷북치기다. 공정위 심의는 행정소송서 뒤집히는 경우는 자주 일어난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경찰도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증거의 조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한쪽 주장에만 맞아서는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돈 안 주고
끝까지 발뺌

아울러 “합법적으로 틈틈이 수백억원을 배당받아 챙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저는 재산도, 통장에 돈도 없고, 숨겨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금융감독원의 경고 이후에도 회원들에게 비슷한 해명을 내놨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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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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