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박 신기루 ‘캥거루 온천랜드’ 추적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4.20 09:15:37
  • 호수 14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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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에 호텔 짓고 온천 판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워너비그룹이 충남 공주서 온천 개발 중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투자자들 사이서 온천이 그린벨트 지역이라고 소문나자 유튜브 등 홍보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지금은 워너비그룹의 자회사 이름을 투자자들에게 말하지도 않고 바꾸는 중이다.

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에 의해 모여진 재산으로 구성된다. 설립자가 생전에 재산을 내놓은 경우, 그 재산은 법인이 만들어짐과 동시에 법인의 것(소유)이 된다. 재단법인은 모두 비영리로, 민법 제32조에 따라 재단법인을 만들려면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비영리 재단법인은 목적사업에 대해 개인·법인 등에 기부금을 받아 사업에 사용한다. 이처럼 재단법인은 기부금을 받기 때문에, 공익법인으로서 회계 등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문체부에
없는 조직

워너비그룹에서도 재단법인을 운영한다. 워너비그룹 전영철 대표이사가 캥거루재단을 2019년도에 설립했고 회장을 맡고 있다. 전 대표이사는 각종 미디어와 워너비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워너비그룹 설립 목표를 발표했다. 

워너비그룹 홈페이지에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워너비그룹의 설립 목적은 약한 이웃인 소리 없이 울고 있는 위기가정 청소년을 품기 위함이다. ‘자생적 복지 시스템’이 곧 워너비그룹이 추구하는 것이기에 지주회사인 워너비데이터㈜의 모든 지분과 수익 배당은 복지재단에 예속돼있다”고 적혀있다.


즉, 워너비그룹의 수익은 고스란히 캥거루재단에 소속되는 셈이다. 캥거루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나온다.

캥거루재단 인사 글에는 “캥거루재단은 ‘약한 이웃(위기가정 청소년)을 품고 점프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이제야 그 기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어느 날 방과후 초등학교 운동장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는 엄마가 식당에 다니는 편모 가정 아이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가지 못해 학교 운동장에 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캥거루재단은 이런 아이들을 위해 2009년부터 학원, 피자집, 미용실 등으로부터 생활 콘텐츠를 기부받아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16개 교육청과 연계해 1만3000여명의 아이들 명단을 받았고, 지역 목회자 3500명을 지부장으로 선정해 아이들을 돌보도록 했다”.(중략) “캥거루재단은 고정 지출이 짜여 있는 정부자금과 지자체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캥거루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귀하의 관심과 후원이 더해져 소리 없이 울어야 하는 아이들이 활짝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후원을 촉구했다. 

이 같은 캥거루재단의 움직임은 박순선 캥거루재단 이사장과 전 대표이사의 인터뷰서도 나온다. 이 영상은 워너비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다.

충남 공주시 온천리 개발 추진
알고 보니 불법 다단계 워너비

전 대표이사는 “워너비그룹은 기존 기업과 다른 사회운동을 하는 그룹이다. 한국에는 위기가정 어린이가 50만명이 있다. 이런 아이들을 지역사회가 잘 교육하고 보살펴야 한다”며 “우리 기업은 이런 아이들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회사 수익으로 아이들이 상처 없이 자라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워너비그룹은 캥거루재단을 위해 존재하는데 운영비가 많이 든다. 처음 신생된 법인은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내려주지 않고, 주더라도 1억원 이내로 준다”며 “그런데 우리를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불법’ 다단계가 아니다. 다단계는 투자자를 버리고 도망쳐서 문제인데, 우리는 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피해자도 없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 역시 전 대표이사와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펼쳤다. 

박 이사장은 “워너비그룹은 설립 목적 자체가 자생적인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외부 지원금이 없어도 돌아가는 것인데 안티 세력이 많이 생겼다”며 “취지를 왜곡해서 전달한다. 내가 너무 속상해서 하나님께 ‘하나님, 이건 아니잖아요. 이럴 수는 없잖아요’라고 기도했더니 예수님도 핍박받으시고 오해받았는데, 내가 이런 일을 당하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당연한 절차다. 어떤 사람은 우리 취지가 너무 대단하고 세계적인 일이라고 하거나 사이비라더라. 새벽예배 때 기도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고 힘을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워너비 수익
캥거루재단으로

이들 주장을 종합해보면 캥거루재단 운영은 워너비그룹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의아스러운 점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허가한 비영리법인에 ‘캥거루재단’이라는 이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자인 전영철, 박순선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워너비그룹은 온천 개발을 홍보했다.

최근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워너비그룹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는 “현재 온천랜드는 850까지 파 내려가고 있고 곧 온천수가 터지면 대박이다. 땅을 지하 1000m 파고들어 가면 35도 온천수가 나오는 것을 100% 확신한다. 150m에서 20도 온천물이 나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빨간 흙이 나오면 35도 온천이 나오는데, 이미 빨간 흙이 나왔다고 한다. 그럼 호텔을 지을 수 있다.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유황 온천이 나오도록 기도해달라. 온천수가 하루에 4000t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글도 있었다.

워너비그룹이 홍보 중인 온천은 ‘충남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번지’에 위치한다. 이름은 캥거루 온천랜드다. 워너비그룹은 이곳의 5만평 중 1만평을 우주와 같은 모양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당시 올라온 설명에는 “돔 형태의 글램핑이 현재 30동 지어져 있고, 기타시설 등 온천수를 활용한 국제급 글램핑장이 공사 중”이라며 “계룡산 준령에 세계 최초 온천수를 활용한 국제급 글램핑장이 들어서는 경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룡산 동쪽 준령으로 금강을 휘감아 도는 천혜의 요지에 세계 최초로 예상되는 우주형 글램핑장을 캥거루재단이 설립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준공률은 98%로 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곳은 백제시대부터 온천이 있다고 해서 마을 이름이 온천리로 불리는 곳”이라고 했다.

“곧 터진다”
이상한 소문


아울러 “캥거루 온천랜드는 캥거루재단이 품어 함께 뛰는 아이들에게 치유와 힐링 공간 겸 호연지기를 다지는 산촌 학교가 될 것이다. 워너비그룹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임직원들에게는 재충전의 장소로, 지역 시민들에게는 여가 선용의 장으로 긴요하게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연과 온천이 만나는 최적의 힐링 장소인 캥거루 온천랜드에 아낌없는 사랑과 격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워너비그룹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이들은 “캥거루 온천랜드, 꼭 대박날 겁니다” “캥거루 온천랜드 오픈하면 빨리 가족들과 체험하러 가고 싶다. 선한 기업이 선한 일만 하니까 정말 좋다. 우리 모두 워너비그룹을 응원한다” “캥거루 온천랜드는 전 대표이사의 작품이다. 레저공간까지 준비하는 탁월함에 놀랐다. 펑펑 쏟아지는 온천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뻥 날아갈 것 같다” “워너비그룹을 제대로 알고 쭉 가다 보면 머지않아 엄청난 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린 워너비그룹에 탑승한 행운아들”이라는 등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직접 온천랜드에 방문한 듯 블로그에 글을 올렸고, 전 대표이사는 언론에 나와 온천랜드를 홍보했다. 앞서 언급했듯 캥거루 온천랜드 글램핑 수영장 돔 하우스는 지난 2월28일에 준공했고, 향후 모든 개발을 마치게 되면 동학사 주변은 중부권 최고의 글램핑 온천랜드가 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말한 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워너비그룹이 말했던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1번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곳이었다. 

개발제한구역 안에는 건축물의 신·증축, 용도변경, 토지의 형질 변경, 토지 분할 등의 행위가 일체 제한하며, 개발제한구역 지정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서 국민 생활의 편익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로 허가권자의 승인이나 허가받을 경우 개발행위를 할 수 있다.


“개발 허가 수리된 사항 없다”
투자자 유혹 홍보 돌연 중지

그렇다면 캥거루 온천랜드는 어떤 상황일까? 이에 대한 해당 지자체인 공주시의 공식 답변이 나왔다. 민원 내용은 ‘캥거로온천에 대한 사실관계 문의’로, 공주시는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1번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다. 현재 이곳에 대한 허가 신청이나 허가 수리된 사항은 없다.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1번지 인근인 반포면 온천리 2-4번지에선 야영장 시설사업으로 허가받아 공사 중이다. 온천 개발이 아닌 음용수를 위한 지하수 개발(관정파기) 허가를 받았음을 안내해드린다.”

이런 상황임에도 워너비그룹은 온천랜드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홍보했다.

워너비그룹 투자자 A씨의 “캥거루 온천랜드는 개발제한지역이라 온천수를 개발하는 게 아닌, 일반 음용수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룹 카톡 상담센터는 “그린벨트가 해제돼 공사 중이며, 온천수를 개발하는 것이 맞고, 현재 900m까지 파고 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100m만 더 파면 좋은 소식이 들릴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올라오자, 돌연 워너비그룹은 모든 캥거루 온천랜드 홍보 유튜브 자료들을 삭제했다. 다만, 전 대표이사의 언론 인터뷰 자료는 여전히 남아 있어, 워너비그룹이 캥거루온천으로 투자자를 모았다는 사실은 존재한다. 한 언론 매체는 워너비그룹의 캥거루 온천랜드를 두고 ‘노아의 방주’에 비유하기도 했다.

워너비그룹은 현재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 대표이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블록체인사업인 ‘워너비체인소프트’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취재에
묵묵부답

한때 해당 업체에 투자했다던 B씨는 “불과 며칠 전까지 ‘워너비체인소프트’ 홈페이지 이름이 ‘에인트체인소프트’로 변경됐다. 대표 이름도 똑같고, 홈페이지 내용도 똑같은데 회사명만 바뀐 것”이라며 “워너비그룹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워너비체인소프트’에 투자했다고 알고 있다. 회사명이 왜 바뀌었는지 아무도 모르고, 설명도 없다. 워너비그룹 단톡방에도 회사명이 바뀐 것을 한 번도 알린 적 없다”고 지적했다.

<일요시사>는 워너비그룹 홍보팀에 “캥거루 온천랜드의 땅이 그린벨트라고 들었다. 확인 부탁한다” “워너비체인소프트 이름인 에인트체인소프트로 바뀐 이유가 궁금하다” 등의 내용을 질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워너비그룹 충격 실체’ 보도 후…
<일요시사>에 보낸 수상한 이메일

지난 6일 <일요시사>는 ‘불법 다단계 워너비그룹 충격 실체’를 보도했다.

기사 내용은 워너비그룹 대표이사가 한 교단의 목사며, 교회를 통해 워너비그룹을 키운다는 것이었다.

워너비그룹은 금융감독원이 불법 자금모집 업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사 보도 이후인 지난 10일, 워너비그룹은 <일요시사>에 메일을 보냈다.

아래는 해당 메일 전문.

“워너비 그룹 홍보팀에서 문의사항이 있어 실례를 무릅쓰고 연락드렸습니다. 기자님께서 2023년 4월6일에 작성하신 저희 기업 관련 기사 잘 봤습니다. 연락드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기자님께서 사실에 근거해 작성하신 기사 글에 관해 약간의 수정이 가능하신지 여쭙고 싶고, 우리 그룹 차원에서 <일요시사>를 통해 광고 진행 가능 여부를 문의드리기 위해 연락드렸습니다. 기사 정정 요청이나 기사에 대한 반박을 하기 위해 연락을 드린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광고 관련 부분을 편하게 생각해 주시고 회신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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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