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컴백 윤석열 위기 상관관계

‘잠룡의 귀환’ 긴장하는 용산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침묵 모드에 들어간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내 다시 등장하겠다고 깃발을 들어 올렸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야기다. 주변에 온통 적뿐이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양새다. 그의 등판이 확실히 누군가에게는 위기로 인식된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이 국민의힘 내에 떠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한쪽에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긍정적인 시각이 강하고, 다른 한쪽에선 독이 될 것이라며 당권 도전 여부를 두고 말이 많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대 룰을 두고 당내에서는 몇 차례 소란이 일었다. 

조용한
광폭 행보

앞서 국민의힘은 직전 전대서 룰을 당심 100%로 정했다. 이 덕분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던 김기현 의원이 5위로 시작해 당 대표직을 차지한 바 있다. 결국 당정관계는 수직적으로 될 수밖에 없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에 질질 끌려다녀야 했다. 당시 전대 룰 변경 여부를 두고서도 많은 분란이 있었다.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은 당 대표직서 물러났고, 한 전 비대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정치 참여를 하면서 다시 비대위 절차에 돌입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윤석열정부 2인자로 불리고, 조선제일검으로 불렸던 한 전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서다. 두 인물의 갈등은 세 차례 불거졌다. 가장 먼저 불거진 갈등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 당시였는데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던 탓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이 같은 언급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오히려 갈등에 불을 붙였다. 이후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서 화기애애한 만남을 보이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다. 

그러나 4·10 총선을 목전에 두고 갈등은 재점화됐다. 해병대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이 벌어지자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종섭 국방부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이후 출국 문제가 발생했다. 또 당시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극대화된 시점에 한 전 비대위원장은 이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해당 논란으로 인해 두 인물의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총선 대패로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화해의 제스처조차도 볼 수 없었다. 

총선서 패배하자 한 전 비대위원장은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며 바로 물러났다. 이후 국민의힘은 황우여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혀 비대위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본격적으로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 때다. 이때부터 당원 100% 룰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첫목회에서는 당심 50%, 민심 50%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룰과 지도 체제의 전환을 위해 황우여 비대위는 당헌·당규 개정 태스크포스(TF)를 띄웠다. 이 과정서 하이브리드 지도체제 등 다양한 안들이 거론됐다.

세 모으며 전대 준비 완료
비윤 대체 부상 여부 관건

일각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는데, 한 전 비대위원장 측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결론적으로 TF 역시 쉽게 결론 내리지 못했고, 기존의 단일지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론 냈다. 전대 룰의 경우에도 직전 상황과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비대위는 지난 13일, TF가 제시한 민심 20%, 30% 반영안 중 20%를 택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19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의결 절차를 걸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전대는 내달 23일로 잠정 확정된 상태로 당 대표 후보 등록은 이달 말경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차츰 모습을 드러낸 시기는 전대 룰 개정 작업이 착수된 때부터다. 룰이 거의 확정됐을 시점에는 본격적으로 메시지를 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피고인 신분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84조에 따라 직을 상실하게 된다”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지속적으로 원외 인사들을 만나며 조용히 세 모으기도 하는 중이다. 우선 함께 선거를 치렀던 실무자들을 만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윤석열정부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발 해외직구 대책을 비판하며 다시 잠행을 이어나갔다.

이후 초선인 정성국·김상욱 의원을 만났고,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 등을 만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한 차례 띄운 지구당 부활, 정치개혁 시리즈 등에 관해서도 의지를 불태웠다고 한다. 그는 현재도 원내와 원외 인사들과 일대일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조만간
출사표

이제 한 전 비대위원장의 등판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그가 전대 출마를 위해 캠프를 꾸리고 있으며 자신을 지원할 인물을 확보하고 있다. 출사표는 이르면 조만간 던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본인이 직접 지인에게 (당 대표에)출마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지로 의견을 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한다.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은 “많은 분의 뜻에 따라 출마하는 것도 적극적이고, 위험 부담이 큰 행태의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며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대 출마를 시사했다. 

일각에선 한 전 비대위원장이 비윤(비 윤석열) 대체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비윤 세력은 21대 국회서 원내대표 선거 당시 비윤계 의원에게 표를 몰아줬던 바 있다. 또 전투력을 가진 친윤 세력의 대부분은 현재 침묵을 유지하는 중이다. 특히 전면에 나섰던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전 의원이 잠잠하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약점은 취약한 원내 기반이 지속적으로 꼽혀왔는데 비윤 대체제로 인식될 경우, 비윤 표가 결집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등판과 동시에 당내 세력 다지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친윤 세력은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대 출마를 원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이들 중에서 당 대표로 나설 인물이 딱히 없다는 게 문제다.


누군가를 세운다 해도 한 전 비대위원장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는 친윤(친 윤석열) 세력이 당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민심도, 당심도 친윤 세력이 압도할 만한 거리가 부족하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되는 순간 바로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비윤도, 친윤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이다. 당장 윤 대통령을 강하게 타격할 경우, 친윤 등의 당내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수직 관계
탈피 가능?

세를 다져야 하는 입장서 일찍부터 날을 세워버리면 당장의 당 대표 선거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한동안은 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타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윤 대통령에게 맹렬히 비판을 가하는 시기는 전대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윤 대통령을 때려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두 번은 고개를 숙였지만, 이제는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미 윤 대통령과의 식사 자리를 거부했다. 완전히 등을 돌린 이후로, 어떤 만남도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대통령실서 당을 향한 그립을 강하게 쥐었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결국 한 전 비대위원장의 상승세는 윤 대통령에게는 위기인 것으로 인식된다. 만남의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 있다고는 하지만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선 두 인물을 벌써 가르고 있다. 반윤의 길을 걸어 특검에 동의할 가능성에 관한 부분에서다. 윤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이 넘게 남은 상황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등을 돌린다면 윤 대통령은 바로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에 관해 한 전 비대위원장은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기 때문에 기존 입장서 선회하게 될 경우, 중도층을 잃게 된다. 

192석을 갖고 있는 야당은 8석만 확보하면 김 여사 특검은 실행이 가능해진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친한계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이 시행된다면 이는 보수 전체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 때리면 반사이익 발생
친한 사실상 특검 캐스팅보트?

국민의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굉장히 소원해진 게 틀림없다”고 못 박으면서도 “윤 대통령과 관계를 복원시키지 않으면 어려움에 처한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한 전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한 전 비대위원장을 압도할만한 거리가 딱히 없다는 점인데 (한 전 비대위원장 출마 시)내달 전대서 대통령실의 지원 유무도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는 당내 친윤 세력이 걸림돌로 이들과 만남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친윤 세력에겐 한 전 비대위원장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탓이다. 친윤 그룹은 줄줄이 정부의 주요 요직에 자리해 윤 대통령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독자적으로 당내 세력을 구축해 생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살아만 난다면 존재감 면에서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뛸 ‘러닝메이트’도 중요하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를 맡았을 당시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던지면서 지도부의 존속이 어려웠다.

일각에선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함께 출마할 최고위원마저 고심 중이라는 소문도 들려온다. 이렇듯 한 전 비대위원장은 출마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당을 접수하기 위해 고민하는 듯 보인다. 당 접수 이후에는 당의 본거지인 영남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의 본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남을 위해 그는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과 함께 공을 들이고 있다. 홍 시장 역시 연일 한 전 비대위원장을 공격하고 있다. 

문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인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지역 기반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윤 대통령 입장서도 위태로울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한 전 비대위원장은 총선 당시 영남을 자주 찾으며 인기를 실감했던 바 있다. 

영남 민심은?
당연한 갈등

앞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이는 윤 대통령과 날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두 인물의 갈등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관계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두 인물 모두 각자의 생존을 위해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한 공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다른 당권주자는?

국민의힘이 본격적으로 전당대회 모드로 돌입한다.

곧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가 있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잠재적 당권주자로 언급되는 이들도 몸을 푸는 중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다. 나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역시 출마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조만간 입장을 밝힐 계획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역시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불린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전당대회에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대부분 강력한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강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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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