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군대 보내지 않는 엄마들 백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6.11 08:47:27
  • 호수 1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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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죽음 당할 바엔 한국 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군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이 비상이다. 끊이지 않는 군 내 사망사고로 ‘어떻게 하면 아들을 군에 보내지 않을까’ 하는 고민 때문이다. 물론 편법으로 병역의 의무를 회피해선 안 되겠지만, 일찌감치 해외 이민으로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마련해주자는 의도다. 어쨌든 ‘죽을 수도 있는’ 군대에 가는 것보단 낫다는 것이다.

최근 군부대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는 군인 4명이 숨졌다. 지난달 27일에는 경기도 모 공군 부대 간부가 영외 독신자 숙소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에는 강원도 육군 21사단 위관급 장교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사망했다.

사병에
장교까지

지난달 23일에는 육군 12사단 훈련병 1명이 군기훈련 중 쓰러져 민간 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이틀 만에 사망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서 수류탄 폭발 사고로 훈련병 1명이 숨졌다.

특히 지난달 23일에 있었던 훈련병 사망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이날 오후 제12보병사단서 훈련병 6명이 ROTC 출신 여군 중대장의 명령으로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 뜀걸음, 팔굽혀펴기, 선착순 달리기 등의 군기훈련을 받았다. 해당 훈련병이 전날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였다.

이때 훈련병 1명이 이상 징후를 보였다. 같이 군기훈련을 받던 동료 훈련병이 이를 파악해 간부에게 보고했으나, 간부는 꾀병 취급해 계속 군기훈련을 진행했다.


결국 해당 훈련병은 군기훈련 시작 후 40분 만에 쓰러져 방치되다가 발견돼 신병교육대대 의무실로 이송 후 군의관 지시로 수액을 맞았다. 이후 오후 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를 통해 군 병원이 아닌 민간 병원인 속초의료원으로 응급 후송됐지만, 속초의료원 후송 당시 호흡수가 분당 50회에 체온은 40.5도로 고열 상태였다.

나이와 이름을 묻는 질문에도 정상적으로 대답할 수 없는 상태였다.

속초의료원은 해당 훈련병이 지나친 체온 상승과 무리한 운동으로부터 비롯된 근육 손상으로 횡문근융해증이라고 진단했다. 2~3시간가량 치료에도 불구하고 훈련병의 몸은 40도 이상 고열이 유지됐고 치료 도중 신부전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

속초의료원은 강릉아산병원으로의 전원을 결정했다. 신장 투석이 긴급히 필요해질 정도로 증세가 악화됐고, 영동지방서 신장투석기를 보유한 병원이 상급종합병원급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훈련병은 의식이 없는 채로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송 이후 근육이 녹아내리는 상황서 신장 투석을 진행했지만, 치료 도중 상태가 나빠진 끝에 패혈성 쇼크로 끝내 사망했다.

군기훈련 받다가 쓰러져서…
일주일 새 군인 4명이나 사망

현행 육군 규정상 완전군장 상태의 군기훈련은 훈련병은 걷기만 가능하고, 걷더라도 1회당 1㎞ 이내만 지시할 수 있다. 팔굽혀펴기도 훈련병 기준 20회까지 최대 4세트로 맨몸인 상태서만 시킬 수 있다.


반면 숨진 훈련병은 당시 여러번 건강 이상 신호가 있었으며, 같이 군기훈련을 받던 동기 훈련병이 해당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보고 현장 간부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중대장은 이를 무시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군기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영생활 규정은 군기훈련 대상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실시해야 하고, 시행 전 신체 상태에 대해 문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날의 인제군 기온은 27.4도로 더운 날씨였다. 이날 훈련병은 완전군장을 한 채로 연병장 2바퀴를 보행하고, 지시에 따라 군장 상태서 뛰다가 쓰러졌다. 군당국은 당시 보행 및 구보의 총거리는 1.5㎞ 정도로 파악했다.

군 관계자는 “통상 20㎏ 이상인 군장을 한 채 팔굽혀펴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육군 12사단 훈련병, 32사단 훈련병, 21사단 장교, 공군 초급 간부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서 “일주일 새 4명의 군인이 세상을 떠났다. 군 장병들을 소모품쯤으로 취급하는 윤정부와 정치 군인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방과 안보가 안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이은 군인 사망 사태는 대통령 취임 행사에 군인을 동원하는 등 장병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해 온 윤정부의 책임이 크다. 특히 해병대원 사망 사건과 수사외압 의혹은 윤정부가 장병들의 인권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알게 한다”고 지적했다.

불똥 튄
정치권 

최 대변인은 “철 지난 색깔론을 들이밀며 정권의 이념 전사로 만드는 데만 혈안이었지, 윤정부가 장병의 인권과 안전을 위해서 지금까지 한 게 무엇이냐? 신원식 전 장관과 같은 막장 인사가 국방부 장관이 되고 정치 군인이 활개치며, 애꿎은 장병들만 억울하게 희생되는 것이 지금의 군의 현실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윤정부는 장병을 도구 취급하고 이들의 인권과 생명을 짓밟으며 군을 무너뜨리는 행태를 멈춰라. 지금 대한민국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은 군을 안에서부터 무너트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행태임을 뼈아프게 반성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이 병역기피를 부추기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받은 ‘2018~2022년 병역의무 기피자 정보공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발생한 병역기피자는 총 1397명이었다. 

국외 여행 허가를 받고 출국했다가 귀국을 미루고 불법체류한 사례가 698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역 입영 기피자가 466명으로 뒤를 이었다. 사회복무요원 소집 기피자는 126명, 병역판정검사 기피는 107명이었다. 이들 1397명 가운데 병무청의 경고를 받고 뒤늦게라도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은 20.3%(283명)에 그쳤다.


특히 국외 불법체류자 698명 중에서는 단 1.6%(11명)만 병역을 다했다.

특히 어린 아들을 둔 엄마들이 비상이다. 아들이 3세라는 A씨는 아들의 군 문제 때문에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처음엔 단순히 ‘군대서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었지만 군 사망 뉴스를 계속 접하면서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이민을 선택한 이유에는 좋은 교육환경도 있지만 남자아이를 키우는 처지서 합법적인 군 면제를 받게 하고 싶은 것이 크다. 처음엔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군대서 계속 사람이 죽는데 당연히 보내고 싶지 않은 게 부모 마음 아니냐”고 말했다.

군 면제
방법 공유

이어 “이런 말 하면 당연히 욕먹는 거 알지만 한국서 살면 대학교 1~2학년 때 군 입대하는 게 보통인데, 그 전에 선택하겠지만 그 전에 선택할 수 있도록 영주권이라도 따게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영주권자가 된다고 해서 무조건 군 면제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 영주권자는 한국인이라도병역법 제3조에 따라 ‘대한민국 남성은 헌법과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현행법률상 영주권을 가져도 병역을 이행할 의무를 갖고 있는 셈이다. 또 병역법 제60조에 따르면 ‘국외에 체재·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병역판정검사 등 병역을 연기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같은 법 70조는 ‘병역의무자로서 25세 이상 병역준비역 등은 국외 여행 시 병무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있다. 

해외 거주 중인 영주권자들은 37세까지 병역 연기가 가능하지만 이를 넘기면 병역의무가 자동 소멸된다. 영주권 으로 군대 연기를 하려면 24세가 되는 해에 국외 여행 기간연장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고, 늦어도 25세가 되는 해의 1월15일까지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결국 한국 체류나 방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시민권을 취득해야 군 면제가 된다.

A씨는 “군대에 다녀와야 철이 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군대서 과연 좋은 것만 보고 느끼겠나?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좋은 것보다는 나쁜 조직의 습성을 몸에 익히고 폭력에 관대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해외 영주권자인 B씨는 아들이 해외서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당연히 B씨 아들도 영주권자인데, 축구 경기 도중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군에 입대하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어릴 때 이미 이민 준비”
“차라리 영창 가는 게 낫다”

B씨는 “아들이 신검을 받을 겸 한국행 비행기를 예매해놓은 상황이었다. 아이가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축구 시합을 나갔다가 부상을 입었다. 아이가 다쳐 마음이 아팠지만, 군대를 면제받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최근에 있었던 사건 사고를 보면서 더 안심했다”고 전했다.

B씨 아들은 한국서 다리 수술 후 결국 면제를 받았다. 수술받기 전부터 군에 입대하고 싶다고 의사와 많은 상담을 했지만, 부상 정도가 심해서 면제받은 것이다. 이렇게 군 문제가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들은 입대하겠다고 계속 고집을 부렸다.

B씨는 “최근 터진 군 사망사고 뉴스를 보여주면서 군대에 가면 안 된다고 말렸다. 이렇게 면제까지 받게 된 상황에, 군대 가면 안 된다. 남들은 군대에 안 가려고 편법까지 쓰는 상황 아니냐?”며 “군대서 반항하면 영창가지 않느냐? 그나마 영창에 가는 게 낫지, 그러면 개죽음은 안 당하지 않느냐? 국가서 아들 살인을 지켜볼 수는 없다”고 분개했다.

미국 등 출생 국가서 한국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선천적 복수 국적 남성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려면 국적법 제12조에 따라 18세가 되는 해 3월31일 이전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에 거주하는 C씨 가족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해 국적이탈 시기를 놓쳤다. C씨 아들은 미국서 대학교에 다니는데, 한국 입국 시 군대에 가야 해 입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선천적 복수 국적 남성이 국적이탈 시기를 넘겨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경우, 병역의무 해소 2년 이내에 국적이탈 신고가 가능하다. 따라서 C씨 아들은 당장은 국적이탈이 불가하고, 한국서 국외 여행 허가를 받아 병역 이행을 미뤄야 한다.

“가족들이
모두 말린다”

C씨는 “아들이 군대에 가면 쉽게 해결되지만, 가족들 모두가 말리고 있다. 유학 목적으로 국외 여행 허가를 받고 시민권을 취득하면 자연스럽게 병역의무가 상실된다”며 “군대 가서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 건강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게 문제다. 가지 않을 수 있다면 가지 않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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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①어떻게 살아왔나

[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①어떻게 살아왔나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어릴 적부터 예술에 재능을 보이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김건희는 무려 10살 차이를 극복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현재 영부인의 자리까지 올랐다. 개명하기 전 이름인 김명신의 과거 행적 의혹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녹취록 공개 파장에 무속 논란으로 후폭풍을 맞기도 했다. 의혹이 빗발치자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으나 이를 까먹은 듯 광폭 행보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김건희는 지난 1972년 9월2일 경기도 양평군서 아버지 고 김광섭, 어머니 최은순 사이서 셋째로 태어났다. 서울 남동부로 이주해 지금의 송파구에 살며 잠동초등학교, 잠실중학교를 졸업하고 강동구로 이사한 후 명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이름은 김명신이다. 예술 두각 숱한 경력 김건희가 15세 때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 최은순이 홀로 자식들을 키웠다. 부친 김광섭은 양평군청 공무원으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1987년 작고했다. 김건희는 어린 시절 오래된 골동품이나 예술품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레 그림과 예술에 관심이 커진 김건희는 향후 문화예술 사업에 뛰어든다. 서울 명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기대학교 예체능대학 회화과(서양화 전공)서 학사학위를 취득했던 그는 이 시기부터 예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지난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서 입선을 차지하는 등 주목받는 작품을 선보였다. 대학 졸업 후 다양한 교육과 업무 경험을 쌓으며 전문가로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서 미술교육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교육 분야서 전문성을 증명했다. 이후 2001년 영락여자상업고등학교서 미술 강사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고, 한림성심대서도 강단에 섰다. 서일대학교와 서울정보기능대학교서도 강의를 맡으며 디자인과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 전문 지식을 공유했다.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인문학 과정(AFP)과 글로벌 리더 과정(GLA)을 이수하며 지식을 넓혔다. 지난 2007년 해외 유명 소장품과 미술품을 전시하는 회사인 ‘코바나컨텐츠’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창의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국내서 보기 힘든 유명 작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전시를 다수 기획했다. 2015년 ‘마코 로스코 전시’ 2016년 ‘르 코르뷔지에 서울특별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 등이 대표적이다. 결혼 후엔 안양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문화 콘텐츠와 색채,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서 학문적인 역량을 발휘했다. 또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예술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고, 테크노디자인대학원서 강의를 통해 학문적 기여를 이어갔다. 김건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1과장 시절이던 지난 2012년 3월 결혼했다. 결혼 당시 윤 대통령의 나이는 52세로, 40세였던 김건희와 12살 띠동갑의 나이 차이를 극복했다. 그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서 윤 대통령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알고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에 유흥주점 근무” 주장 “쥴리 하고 싶어도 못해” 반박 윤 대통령 주변 인사는 “김건희를 처음 만난 자리서 마음에 들었지만, 나이 차가 많고 여건상 이뤄지기 어렵다는 생각에 김건희의 명함을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후 윤 대통령은 명함에 적혀있던 김건희의 이메일 주소를 기억해 메일을 보내 마음을 표현했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만났다고 한다. 지난 2017년 남편인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그의 직업적 성취와 함께 김건희는 사회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승진하면서 더 큰 관심을 받게 됐으며, 지난 2019년 청와대서 검찰총장 임명장을 수여받는 자리에도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재산은 대부분 김건희 명의로 밝혀졌다. 그는 결혼 당시 윤 대통령의 재산이 불과 2000만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신고한 재산은 약 77억4500만원이다. 신고액 중 68억9900여만원이 김건희의 재산이다. 대부분 김건희가 소유한 땅과 건물, 예금이다.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1990년대 IT붐이 일었을 당시 주식으로 번 돈이 밑천이 돼 사업체를 키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부부는 역대 대통령 배우자 중 유일하게 자녀가 없다. 한 번 임신한 적이 있었는데, 스트레스로 유산한 후 다시는 임신하지 못했다. 김건희는 지난 2021년 12월 허위 경력 의혹으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당시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다”며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다”고 유산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그는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들 가운데 비숑 프리제 종 2마리를 제외한 반려견 2마리와 반려묘 3마리는 모두 유기동물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대선 기간 중 각종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유흥업소서 일했다는 의혹과 경력 관련 논란은 진위 여부를 떠나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정천수 열린공감TV 대표와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등은 김건희가 과거 서울 강남구에 위치했던 라마다르네상스호텔 지하 1층 모 나이트클럽서 ‘쥴리’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고 수차례에 걸쳐 언급해 왔다. 나이트클럽서 접대부로 활동했던 김건희를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 개인 접대 공간(호텔 6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봤다고 말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김건희는 지난 2021년 6월 <뉴스버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혹에 해명했다. 먼저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로 검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을 두고 김건희는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며 “기가 막힌다”고 억울해했다. 각종 소문들 숨겨진 과거 이어 “제가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 중독”이라며 “석사학위 두 개에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도 “김건희가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이런 사람이 술집 가서 이상한 짓 했다는 얘기가 상식적으로 안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집사람은 새벽 2~3시까지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만큼 쉴 틈 없이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며 “고교 교사와 대학 초빙 겸임교수도 했고, 석사학위도 2개나 받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이트클럽 운영자들 역시 정천수 대표와 안해욱 전 회장의 주장을 모두 부인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천수 전 대표와 안해욱 전 회장의 6차 공판을 진행했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나이트클럽 공동대표였던 조모씨와 배모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쥴리에 대해 전혀 듣도 보도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씨는 “삼부토건 회장을 비롯해 이른바 VIP들이 따로 사용하는 공간은 없었다”며 “또 호텔 건물로 직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비중 있는 손님들과 친교를 가진 여성이 있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엔 “한번도 들은 적 없고, 전혀 없다”며 “종업원 외에 다른 여자는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르네상스 지하 또는 1층에 그림을 전시했던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조남욱 회장이 특정 여성을 동석시키거나 같이 다녔냐는 물음에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배씨 역시 비슷한 증언을 내놨다. 호텔 6층까지 직통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있었냐는 취지로 검사가 묻자 “구조상, 상식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며 “건물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건 미친 사람 아니면 그걸 왜 하나 싶다”고 말했다. 배씨는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이 특정 여성이랑 있거나 다른 사람을 초대한 것을 본 적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못 봤다”고 답했다. ‘김 교수’라는 여성의 호칭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경력 논란도 김건희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김건희는 지난 2008년 개명한 이후 전시 관련 일을 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업계에서는 김건희를 제대로 아는 이가 없다는 뒷말이 나왔다. 또 거물급 대형 전시회를 가져왔는지 의문이라고 할 정도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당시 김건희는 페이스북에 서울대 대학원 졸업이라고 개재하며 SNS로도 본인을 홍보하는 데 힘썼다. YG 빅뱅 멤버들이 홍보도 해줄 정도로 정관계, 연예계와도 친분을 쌓았다. 이때 전시회에 LG전자, GS칼텍스, 우리은행 등 12~16곳이 넘는 협찬을 끌어오는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발표될 무렵 일주일 사이에 협찬사가 무려 12곳이나 불어났다. 무속인 연결 녹취록 공개 수사에 들어가 확인해 본 결과 김건희의 코바나컨텐츠 협찬사였던 GS칼텍스는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협찬에 나선 한 유명 게임업체 대표는 개인 비리로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들은 행사를 주최한 <국민일보> <연합뉴스> 등 언론사에 협찬한 거라고 해명해 왔지만, 수사팀은 협찬금이 언론사를 거쳐 그대로 코바나컨텐츠 측에 전달된 사실도 확인했다. 김건희의 무속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윤 대통령 부부가 스님·법사라는 이름을 붙인 이들과 교류가 잦았고 중요한 국면서 이들로부터 조언을 받았다는 의혹이 대선 경선 과정서부터 이어졌다. 김건희와 인터넷 매체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도 윤 대통령과 역술인의 오랜 인연이 등장한다. 당시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2022년 1월18일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네트워크본부를 이 시간부로 해산한다”며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서 불필요한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건진 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아예 조직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전씨는 지난 2022년 1월1일 윤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하자 윤 대통령을 사무실 안쪽으로 이끌며 직원들을 소개했다. 국민의힘은 전씨를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이라고 소개했다. 전씨의 존재가 알려진 건 이번 언론 보도가 처음이 아니었다. 유튜브 방송 <열린공감TV>는 지난 2021년 10월 충북 충주 일광사의 혜우 스님을 만나 ‘건진 법사에게 윤 대통령을 지키라고 했고, 그가 윤석열 캠프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충주 일광사는 조계종과 관련 없는 일광조계종의 본산이며 혜우 스님은 건진 법사의 스승이라고 한다. 혜우 스님은 김건희에게 초청 받아 코바나컨텐츠서 주관한 전시회에 3차례 참석해 축원을 해줬다고도 밝혔다. 건진 법사도 김건희를 통해 윤 대통령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언이었다. 건진·천공과 인연은? “도사들과 대화 좋아해” 유튜버 ‘천공 스승’과 윤 대통령의 인연도 논란을 낳았다. 천공 스승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서 사퇴했던 지난 2021년 3월4일 <최보식의 언론>과 인터뷰서 “윤 총장은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리서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열흘에 한번쯤 만난다”고 주장했고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단언해 ‘윤석열 멘토’로 불렸다. 논란이 되자 천공 스승은 같은 해 10월 <YTN> 인터뷰서 “멘토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김건희에게서)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윤 전 총장이 남편이니까 같이 왔다”며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 줬다고 했다. 김건희가 천공 스승과 윤 대통령을 연결했다는 얘기다. 김건희와 <서울의 소리> 이 기자 통화 녹취록서도 윤 대통령 부부가 미래를 보는 역술인에게 의존하고 교류하는 내용이 확인된다. 같은 해 7월20일 전화 통화에서 김건희는 ‘무정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무정 스님은 이미 검찰 주변서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건희는 이 기자에게 무정 스님이 “진짜 스님은 아니다”라면서도 윤 대통령이 20대 시절에 그와 만났고 “(남편이)사법고시서 떨어지니까 한국은행에 취직하려고 했는데 ‘너는 3년 더해야 한다’고 해서 3년 했는데 정말 붙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에게는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며 결혼을 권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하지만 “(무정 스님이)문재인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갑자기 남편 앞에서 ‘문재인은 망한다’고 했다”며 “우리 남편 망한다는 말밖에 더 돼냐” “그때부터 인연을 끊었다”고 전했다. 김건희는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세간에 내가 무당을 많이 만난다고 돼있는데, 전혀 아니고 무당을 원래 싫어한다”며 “제가 더(점괘 등을) 잘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에게 얼굴·손금 사진을 보내라고 한 뒤 그걸 토대로 “이직을 하라”며 “국정원, 정보 일이 맞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드러난 사실과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 부부는 무속인·역술인과 깊은 교분을 유지하며 이런저런 조언을 받아왔던 것으로 해석된다. 아내 역할만 충실한다더니… 김건희는 대선 과정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제기되자 지난 2021년 12월 기자회견서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이른바 ‘조용한 내조’를 약속한 바 있다. 취임 초반에는 패션 등이 시선을 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구설과 논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김건희가 남편인 윤 대통령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조용한 내조 대신 ‘광폭 행보’라는 논란이 이어졌다. <yuncastle@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