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프로젝트 이해충돌 논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5.07 10:17:13
  • 호수 1478호
  • 댓글 1개

관광특구에 구청장 건물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마포구 관광특구에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건물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구 범위에 포함된 상수·당인 주택 재개발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부서지기 일보 직전의 노후 주택이 즐비한 이곳에선 “소방차도 들어오기 힘든데 무슨 관광특구냐”는 탄식이 쏟아졌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마포구청은 현재 홍익대학교를 중심으로 지정된 관광특구 범위를 상수·당인 지역으로 확장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과 인접하고, 강변북로서 바로 진입이 가능한 이점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확장 범위 내에 박강수 구청장 명의에 상업 건물이 포함됐다. 

사업 내용은?

구청 측은 지난해 12월 ‘홍대 문화예술 관광특구 면적변경(확대)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마포구청은 이번 용역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에 관광특구 확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확대 범위가 상수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재개발사업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이곳 주민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이 사업은 상수역 인근 약 1만9000평 부지에 용적률 500%를 적용해 최고 높이 49층, 2700여가구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마포구청은 “관광특구 지정이 이미 2008년부터 예정돼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민들은 박 구청장의 사익 추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토지 및 건물 소유자 명의가 박 구청장으로 된 해당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367㎡(대지면적) 빌딩이다.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등록된 이 건물에는 식당을 비롯해 박 구청장이 대표로 재직했던 S 언론사 등이 입주하고 있다. 박 구청장이 건물을 등기한 시기는 2002년이고, 마포구청장으로 취임한 것은 지난 2022년이다.

일부 주민들은 마포구청 홈페이지 열린구청장실 게시판에도 박 구청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박 구청장 사유 건물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건물 가치가 오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포구청 관계자는 “(관광특구 확대가)사익과는 전혀 연관 없다”며 “관광특구 확대 연구용역은 관광특구 적정 범위와 타당성, 향후 발전 방향 등을 모색하는 목적이며, 상수동 관광 활성화를 위한 계획은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포구 관광특구가 2021년 12월 처음으로 지정되고 관광특구 일대 상업용부동산의 자산가치가 오르기도 했다. 2021년 4분기 대비 2022년 1분기에 관광특구가 포함된 지역 임대가격지수가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지역별 임대가격지수’의 서울 ‘영등포·신촌 구역’을 보면 마포구 관광특구 지역이 포함된 ‘동교/연남’ ‘홍대/합정’ 지역 두 곳만 오름세를 보였다.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수 재개발
박 구청장 모르쇠···“종결 처리”

관광특구에 포함된 관련 시설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대여·보조받을 수도 있다. 마포구 관광특구 조례에 의한 지원도 가능하다. 다만, 관광특구 지원금이 개별 건물에 지원된 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관광특구 지정 시 박 구청장에게 사적 이익이 발생하는지 여부는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포구 관광특구의 경우, 구청장이 관광특구 범위를 확정해 서울시에 신청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지정 협의를 하고 최종 지정은 서울시가 한다. 

박 구청장 소유의 건물이 포함된 ‘마포구 상수동 335-15번지 일원(7만3773㎡)’의 장기전세주택 건립사업 사전검토안이 구청 측의 심의 결과서 부동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박 구청장이 5층짜리 상업 건물의 재개발을 반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관광특구 지정 과정을 법 적용 대상으로 본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수행 시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관광특구 지정 관련 공직자가 사업지구 내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 이해충돌방지법상 ‘부동산 신고’ 의무와 ‘직무회피’ 신청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직무회피는 공직자가 특정 업무의 사적 이해관계자일 때, 해당 사실을 신고해 해당 업무서 배제하도록 하는 제도다. 구체적인 이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사유 건물이 사업 범위 내 위치하는 경우 사적 이해관계자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박 구청장은 어떠한 입장도 직접 밝히지 않았으며, 모든 답변은 구청 관계자가 대신했다.

구청 측은 “지난 2월 박 구청장이 직무회피 신청을 했다”면서 “지금은 관광특구 확대 사업과 관련해 박 구청장에 보고가 들어가지 않고, 결정권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구청장 건물이 포함된 범위로 연구용역을 모집한 것은 지난 2월보다 앞선 지난해 12월이었다.

소방차도 못 오는데 “보수부터 해줘야”
“쓰러져가는 주택 지역에 특구가 웬 말?”

직무회피는 사적 이해관계자임을 안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해야 한다. 용역 모집 이전에 직무회피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마포구청은 “(이해충돌방지법 관련)모든 법조문을 인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추후 권익위에 유선 질의해 권고를 받은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어 마포구청 측은 “(관광특구 지정과 관련해)지난해 8월 감사원으로부터 관련 감사를 받았고, 감사가 종결 처리됐다”고 말했다.

<일요시사>가 현장을 취재한 결과, 해당 지역은 소방차도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으로 이뤄져 있었다. 화재 예방은 집앞에 비치된 분말소화기로 대신한다. 30년 이상 노후된 건물이 즐비한 이곳은 비가 오면 물이 새는 경우가 다반사다. 혹여나 무너질까 불안을 느낀 기존 주민들이 빠져나가는 추세다.

제보자에 따르면 “주민들은 나갔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게스트 하우스로 쓰이고 있다”며 “이렇게 낙후된 지역을 관광객에게 공개하는 건 국가 망신이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마포구청이 정말 지역발전을 생각한다면 보수라도 해줘야되는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마포구 상수·당인 주민들은 물리적인 권리행사에 돌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22일 주민들은 마포구청 앞에 모여 상수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재개발사업에 대한 구청의 ‘난색 입장 표명’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시위에 참석한 이수민 상수·당인역세권 재개발 추진준비위원장은 “우리는 개발보다는 주거권과 생존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 장마철이 되면 주민들은 상습침수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소방도로가 열악해 화마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고 말했다. 

커지는 원성

또 “구청장이 이를 방관하거나 우리 사업에 난색을 표하면서 서울시에 사전검토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은 고통받는 주민들의 삶을 외면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구청장은 조속히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적극적으로 서울시에 사전검토 요청을 의뢰해야 한다”고 했다.

준비위원회는 지난 2021년 12월 마포구청에 사전검토 요청서를 접수한 이후 구청의 요구로 4~5차례에 걸쳐 사업방향을 보완해줬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결국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이게 되면서 박 구청장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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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