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가족’ 몽실이 “현직 파출소장 탓에 무지개다리 건너”

피해 견주 “사과는커녕 연락도 없었다”
네이트판 회원들 “무단침입죄 신고해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전북 소재의 현직 파출소장 때문에 11년 동안 가족처럼 키웠던 강아지를 영원히 보내야만 했던 사연이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는 ‘한 파출소장 때문에 제 가족이었던 강아지가 죽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강아지 주인인 글 작성자 A씨는 요약글을 통해 “파출소장이 도어록이 설치돼있는 마당 뒷문을 열었고 마당서 뛰놀던 강아지가 뛰쳐나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 파출소장(이하 B씨)은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바로 알리지 않고 1시간 후에야 통보했다.

B씨가 30분가량 강아지를 찾다가 포기했는데, 7시간 후 가족들이 ‘산업도로 인근서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고 찾는 과정서 그만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하지만, 이후 B씨는 주인인 A씨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는커녕 연락도 하지 않았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1시간30분 찾았으면 노력한 거 아니냐?” “그러면 내가 밤새 찾았어야 했나?” “(강아지 찾느라)내 얼굴 탄 건 안 보여?” “나한테 화풀이하려고 그래?”라는 말까지 했다. A씨가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해당 파출소를 찾아가자 B씨는 “(나는)문을 연 죄밖에 없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A씨는 “혹여 화풀이라고 한들 들어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 당시 강아지는 집을 나간 뒤 3번이나 집 앞으로 되돌아왔었는데 집안에 있던 사람에게 알리기만 했어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 경찰의 안일함과 부주의로 소중한 가족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에서 조금이라도 덜 벗어났을 때 알려줬다면 6시간 동안 밖에서 헤매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그 위험한 산업도로까지 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살릴 수 있는 기회는 여러 번 있었고, 죽은 이후 파출소장님도 사과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몽실이는 11년 동안 사랑으로 키워온 저희 가족이었다. 책임감 없고 한 치의 미안한 마음도 갖지 않는 파출소장을 널리 알려 달라”고 청했다.

A씨에 확인한 CCTV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0시32분에 B씨와 경찰관 1명이 그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2분 뒤인 10시34분, 사무실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집과 연결돼있는 뒷문을 열었는데 1분 뒤 강아지 ‘몽실이’가 뛰쳐나갔다.

직후 경찰관 1명이 강아지를 잡기 위해 따라갔지만, B씨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여유를 부렸다.

5분 뒤인 10시39분, 뒷문 쪽으로 돌아와 트럭 밑에 몸을 숨기고 있던 강아지는 B씨가 잡으려 하자 이내 겁을 먹고 건너편 마을회관으로 도망쳤다.

이후 한 시간가량이 경과한 11시45분에 B씨가 외부에 있던 A씨 부친에게 ‘강아지가 사라졌다’고 알렸고 집안의 가족들에까지 전해져 강아지를 찾으러 나섰다.

이날 오후 4시47분, 지역 맘카페서 인근 산업도로서 강아지를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은 A씨는 약 한 시간 후인 오후 5시40분경, 반대편 차선에 있던 강아지를 발견했다.


그러나, 주인 목소리를 듣자 반가웠던 강아지는 반대편 차선으로 건너다가 그만 주행 중인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 후 산소호흡기를 차고 10분간의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16분 만에 사망선고를 받은 몽실이는 애견 장례식장서 한 줌의 재가 됐다.

B 파출소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A씨는 CCTV를 확인한 후 파출소를 찾아갔으나 “부친께 사과했고 되려 부친께 ‘못 들었느냐, 물어보지도 않았느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 또 초면인 사람이 자신 관할의 파출소에 찾아온 것을 두고 짜증난다고 했다.

그는 “저는 사과를 전해받은 적이 없다. 그렇다 한들, 처음부터 죽은 강아지 주인인 저와 이야기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강아지가 집을 나간 것에 대해 가족들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고, 1시간 정도 찾다가 실패하니 그제서야 가족들에게 연락했고 30분가량 찾다가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문 연 죄밖에 없다’ ‘평상시처럼 한 것 뿐인데 재수가 없었다’ ‘현관문도 아니고 대문인데 뭐가 잘못이냐’ ‘본인 잘못은 없다’는 듯이 말했다”며 “파출소장이면 주민이 사는 집 문을 마음대로 열어도 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문을 연 것만으로는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A씨는 “주로 가족들이 사용하는 문이고 외부인이 드나드는 걸 본 적이 없다. 잠금장치가 돼있지 않았지만 도어록이 걸려있는 문을 열어본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문을 열어서 강아지가 나갔다면 책임감을 갖고 찾아주셔야 하는데 CCTV 속 영상 속 소장님의 모습은 여유로웠다. 지인, 가족들이 6시간 동안 강아지를 찾아다닐 때 소장님은 1시간가량 주민분과 수다를 떨고 계셨다”며 “이후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3일째 되는 날에도 아무런 연락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A씨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날 B씨는 갑작스럽게 사무실을 방문한 이유가 A씨 부친과 같은 모임이고 ‘그냥 찾아갔던 것이었다’고 밝혔으나 부친 연락처도 모르는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다. 민원 등 신고가 들어온 상태도 아니었고 ‘문을 왜 열어봤느냐’는 질문엔 ‘그냥’이라고 대답했다.

A씨는 강아지 사진이 담긴 액자와 유골함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해당 글은 24일 현재 14만20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조회했으며, 707명이 추천을, 102명은 반대 버튼을 눌렀다(오후 4시 기준).

회원들은 “주인 목소리 듣고 달려오다가 차에 치였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 밖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문을 왜 열어요? 남의 집 문을? 무단침입으로 신고하지 그러셨어요” “최소한의 미안함은 표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 강아지도 그 집의 소중한 자식이고 가족인데…” 등 B씨에 대한 성토 목소리를 냈다.

한 회원은 “남의 집 문을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연 것도 어이없는데, 가족인 강아지를 잃게 만들어놓고 바로 사과하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 ‘본인 얼굴 탔다느니, 화풀이하려고 그러냐’느니 하는 태도가 더 열받고 화난다”며 “이유가 있어 문을 열었다고 해도 화나는 상황인데 ‘그냥 열어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은 “CCTV 등 증거가 있고 대화 녹취, 통화녹음, 문자메시지 기록, 메신저 기록 등 필요한 증거들을 모두 정리해 법적 대응하시라”며 “우선 사무실 방문부터 주거지 연결 통로 문 개방까지 일련의 과정이 경찰의 공적 및 적법 절차에 따른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무단침입으로 공직해임 및 벌금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훈수하기도 했다.

반면, 산업도로서 주인이 불러서 길 건너다 죽은 만큼 파출소장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회원은 “안타깝긴 하지만, 그게 저 사람 잘못이라기보단 주인이 불러서 길 건너다 죽은 거 아니냐”며 “파출소장이 개 죽으라고 문 연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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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잡는 이재명 더 유리한 이유

칼 잡는 이재명 더 유리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가 내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정치권의 분위기는 조기 대선으로 넘어갔다. 아직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독무대인 가운데 야권 잠룡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비록 사법 리스크에 묶여 있지만 그럼에도 이 대표가 조금 더 유리해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제기한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지 52일 만에 석방됐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야당에서는 사뭇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비명(비 이재명)계 잠룡들은 잠시 총구를 거두고 하나의 목소리로 탄핵을 촉구했다. 풀려난 윤 뭉치는 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 전 지사는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압도적인 탄핵 찬성 여론이다. 그것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김 지사는 “정치 불확실성이 더 길어진다면 심각한 경제 쇼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즉각 탄핵만이 민주주의와 경제를 살리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수원역 로데오거리서 시위를 하던 중 한 남성이 맥주캔을 던지는 등 한때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단식농성 중인 김 전 지사를 만나 “힘을 합쳐 조기 탄핵, 100% 탄핵을 이루자”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조기 탄핵과 탄핵 100%를 주장하는 분들과 뜻을 같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지금의 이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서는 빠르게 탄핵을 완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같이 내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야5당 합동 집회가 열린 광화문을 찾아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관 전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내란 수괴가 활보하는 대한민국이라니 생각도 못했다. 이제 내란 세력을 응징하는 것은 파면 후 조기 대선서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하는 길밖에 없다”고 탄핵 여론에 군불을 땠다. 박용진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검찰총장 출신 내란 수괴와 한통속으로 대놓고 봐주기 하는 것 아니냐”며 “9시간 45분이 문제가 아니라 94년 5개월을 감옥에 있어도 모자랄 내란 수괴의 석방은 국민의 불안을 가중하는 중대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4일, 공개 특강서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 문재인정부 초기를 준비했던 분들의 경험을 경청해주길 바란다”며 “제가 주선해서라도 그때 준비한 내용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속 취소에 커지는 광장 목소리 정권교체론 발판 삼아 “윤 파면” 합심해 이 대표를 압박했던 비명계가 윤 대통령 구속 취소를 계기로 다시 뭉치는 분위기다. 이 대표 역시 이들과 한자리에 모여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를 겨냥해 조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통합 기조를 내세웠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오후 광화문 인근에 설치된 민주당 천막 농성장을 찾아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만나 시국 간담회를 가졌다. 김동연 지사도 이 대표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기존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 대표는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을 군인으로 통치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지금 같은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이 엄청난 불안과 공포감을 준다”며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우리 경제도 추락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일부 국민의힘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탄핵이 기각돼 대통령이 다시 직무에 복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공식적으로 헌재의 이름으로 앞으로 대통령은 아무 이유도 없이 국민을 계몽시키기 위해서 아무 때나 군을 동원해 계엄령을 선포해도 된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취미활동 삼아서 계엄령을 선포해도 된다고 용인하는 것인데 가당키나 한가”라고 지적했다. 정권교체론과 비상계엄의 위법성이 두드러질수록 차기 대선은 계엄 해제의 공을 다투는 선거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관점서 봤을 때 이 대표는 ‘계엄 해제’와 ‘탄핵 찬성’이라는 두 가지 정치적 유산을 모두 갖고 있다. 야권 잠룡들이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데 그쳤다면 이 대표에게는 계엄을 해제한 1등 공신이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붙은 것이다.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탄핵 목소리를 키우는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탄핵 정국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지가 추후 열릴 수 있는 경선, 또는 조기 대선에 가산점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 의견은 50.4%,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은 44.0%로 집계됐다. 2주째 오차범위인 ±2.5%p 밖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앞선 것이다. 정권교체 신경전 지지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민주당 지지층이 각각 정권 연장론과 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무당층에서는 정권 연장이 31.6%, 정권교체가 45.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을 통해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2.5%p, 응답률은 6.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비상계엄 심판론’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파면 사유가 될 이번 계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여기에 동조한 이들을 반헌법 수호 세력으로 규정해 정권교체 프레임을 굳히겠단 것이다. 민주당은 자연스럽게 계엄 해제에 앞장선 이 대표를 내세울 수 있다. 이 대표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해 12월4일 “국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하셔도 된다” “끝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겠다” “우리 민주당은 대통령의 계엄해제 선언 전까지 국회서 자리를 지키겠다” 등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고, 탄핵 정국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비상계엄이 ‘불법 내란’이라는 점을 지적해 왔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통해 헌재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1일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인 민주당 박수현·민형배·김준혁, 진보당 윤종오 의원 등은 이날 서울 광화문 농성장서 “윤 대통령 파면 시까지 단식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검찰총장이 즉각 사퇴할 것과 법원의 윤 대통령 직권 재구속 및 국민의힘 정당 해산 등 요구안도 발표했다. 이들은 연대 이름으로 낸 성명서를 통해 “오늘로 12·3 내란이 98일째를 맞았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며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는 헌재의 신속하고 단호한 윤석열 탄핵 인용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민주당 초선 박홍배·김문수·전진숙 의원이 국회 본청 앞 계단서 윤 대통령 조기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500여명이 국회의사당서 광화문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투쟁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는 대신 조용한 행보를 택했다. 너도나도 때리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의 본령인 민생과 경제를 내팽개치고 오로지 장외 정치 투쟁에 몰두하는 데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며 “지도부는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고 의원님들께서 양해해주셨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개인적으로 탄핵 각하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는 등 엇박자를 보이면서 여당은 여당대로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급해진 여권 잠룡들은 일제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집중 공격에 나섰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당선무효형을 선고했고 오는 26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만일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 결과가 비록 유죄일지라도 조기 대선에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의 판결이 6월26일까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 대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더라도 2심 선고서 유죄가 나오면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심과 3심 대법원 판결 사이서 유죄인지, 무죄인지도 모르는 상태서 유권자에게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맞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근 민주당이 심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검찰을 희생양 삼아 ‘사법 리스크 물타기’를 하면서 이 대표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닌가”라고도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표를 콕 집어 “위험하고 불안한 후보”라며 “유리한 위치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12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M+에서 열린 ‘제1회 서울 바이오 혁신 포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조기 대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 당도 혹시 열릴지도 모르는 조기 대선에 여러 가지 사전적인 준비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고 밝혔다. 때릴수록 커지는 이…보이지 않는 대항마 정책 과제 발표에 시동 걸리는 조기 대선 최근 정치 활동을 재개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대표를 겨냥해 “위험한 사람이 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겠다는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뭉친다면 이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저마다 ‘이재명 때리기’ 전략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려 하지만 그럴수록 이 대표의 주목도만 높아지는 꼴이다. 게다가 대권주자들의 차별화가 눈에 띄지 않아 결국 이 대표 대세론만 인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노동, 경제, 민생 등에 관해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락가락 행보’ ‘우클릭 좌회전’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야당 대표’를 벗어나 ‘집권여당’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과정이라는 게 야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민주당은 당 대표를 공동의장으로 한 민생연석회의를 출범시키고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민생연석회의는 “국민과 함께 민생에서 미래를 찾겠습니다”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중소상공인·자영업위원회 ▲노동사회위원회 ▲금융·주거위원회 등 3개 분과위원회가 선정한 20개 민생의제와 60개의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이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정치를 하려면)왼쪽도 보다가 오른쪽도 봐야 한다. 시각이 한쪽에 쏠려 흑백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검은색 아니면 흰색(과 같은 식의) 바보 같은 생각이 어디 있나. 회색도 있고 빨강·노랑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것은 편 나눠서 싸우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조기 대선 시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공약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안 생기면 좋겠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 논의해야 할 의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표의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 잠룡 모두 고심이 깊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으로 인해 보수 결집을 이뤄냈지만 중도층을 잃는 딜레마에 빠졌다. 야권 잠룡들은 아직 끝나지 않은 내란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총구를 밖으로 꺼냈지만 한편으로는 이 대표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기 대선 로드맵은커녕 개헌을 주장하는 것 이외에 뾰족한 차별점이 없는 것 역시 여야 잠룡들의 고민 중 하나다. 이대로 어대명?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 대표 경쟁 주자들은 계엄 해제가 아닌 개헌, 또는 윤석열 탄핵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제기하는 등 조기 대선 주자 선택의 기준을 바꾸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결국 차기 대선의 프레임을 계엄 해제와 내란 저지 구도로 유지해야 이 대표의 완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시 꺼낸 기본사회 카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핵심 정책인 기본사회를 논의하는 기본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출범했다. 지난 12일 출범한 위원회 위원장은 이 대표가, 수석 부위원장은 박주민 의원이 맡았다. 이날 이 대표는 축사를 통해 “공정한 기회와 결과를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회복과 성장을 바탕으로 국민 기본권을 든든히 해서 보장한다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위원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입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은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등을 추진하기 위한 사회적경제기본위원회도 함께 출범했다. 민주당은 대선 공약과는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가시권에 접어든 조기 대선을 대비한 로드맵과 연결 짓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