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가족’ 몽실이 “현직 파출소장 탓에 무지개다리 건너”

피해 견주 “사과는커녕 연락도 없었다”
네이트판 회원들 “무단침입죄 신고해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전북 소재의 현직 파출소장 때문에 11년 동안 가족처럼 키웠던 강아지를 영원히 보내야만 했던 사연이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는 ‘한 파출소장 때문에 제 가족이었던 강아지가 죽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강아지 주인인 글 작성자 A씨는 요약글을 통해 “파출소장이 도어록이 설치돼있는 마당 뒷문을 열었고 마당서 뛰놀던 강아지가 뛰쳐나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 파출소장(이하 B씨)은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바로 알리지 않고 1시간 후에야 통보했다.

B씨가 30분가량 강아지를 찾다가 포기했는데, 7시간 후 가족들이 ‘산업도로 인근서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고 찾는 과정서 그만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하지만, 이후 B씨는 주인인 A씨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는커녕 연락도 하지 않았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1시간30분 찾았으면 노력한 거 아니냐?” “그러면 내가 밤새 찾았어야 했나?” “(강아지 찾느라)내 얼굴 탄 건 안 보여?” “나한테 화풀이하려고 그래?”라는 말까지 했다. A씨가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해당 파출소를 찾아가자 B씨는 “(나는)문을 연 죄밖에 없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A씨는 “혹여 화풀이라고 한들 들어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 당시 강아지는 집을 나간 뒤 3번이나 집 앞으로 되돌아왔었는데 집안에 있던 사람에게 알리기만 했어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 경찰의 안일함과 부주의로 소중한 가족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에서 조금이라도 덜 벗어났을 때 알려줬다면 6시간 동안 밖에서 헤매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그 위험한 산업도로까지 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살릴 수 있는 기회는 여러 번 있었고, 죽은 이후 파출소장님도 사과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몽실이는 11년 동안 사랑으로 키워온 저희 가족이었다. 책임감 없고 한 치의 미안한 마음도 갖지 않는 파출소장을 널리 알려 달라”고 청했다.

A씨에 확인한 CCTV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0시32분에 B씨와 경찰관 1명이 그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2분 뒤인 10시34분, 사무실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집과 연결돼있는 뒷문을 열었는데 1분 뒤 강아지 ‘몽실이’가 뛰쳐나갔다.

직후 경찰관 1명이 강아지를 잡기 위해 따라갔지만, B씨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여유를 부렸다.

5분 뒤인 10시39분, 뒷문 쪽으로 돌아와 트럭 밑에 몸을 숨기고 있던 강아지는 B씨가 잡으려 하자 이내 겁을 먹고 건너편 마을회관으로 도망쳤다.

이후 한 시간가량이 경과한 11시45분에 B씨가 외부에 있던 A씨 부친에게 ‘강아지가 사라졌다’고 알렸고 집안의 가족들에까지 전해져 강아지를 찾으러 나섰다.

이날 오후 4시47분, 지역 맘카페서 인근 산업도로서 강아지를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은 A씨는 약 한 시간 후인 오후 5시40분경, 반대편 차선에 있던 강아지를 발견했다.


그러나, 주인 목소리를 듣자 반가웠던 강아지는 반대편 차선으로 건너다가 그만 주행 중인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 후 산소호흡기를 차고 10분간의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16분 만에 사망선고를 받은 몽실이는 애견 장례식장서 한 줌의 재가 됐다.

B 파출소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A씨는 CCTV를 확인한 후 파출소를 찾아갔으나 “부친께 사과했고 되려 부친께 ‘못 들었느냐, 물어보지도 않았느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 또 초면인 사람이 자신 관할의 파출소에 찾아온 것을 두고 짜증난다고 했다.

그는 “저는 사과를 전해받은 적이 없다. 그렇다 한들, 처음부터 죽은 강아지 주인인 저와 이야기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강아지가 집을 나간 것에 대해 가족들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고, 1시간 정도 찾다가 실패하니 그제서야 가족들에게 연락했고 30분가량 찾다가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문 연 죄밖에 없다’ ‘평상시처럼 한 것 뿐인데 재수가 없었다’ ‘현관문도 아니고 대문인데 뭐가 잘못이냐’ ‘본인 잘못은 없다’는 듯이 말했다”며 “파출소장이면 주민이 사는 집 문을 마음대로 열어도 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문을 연 것만으로는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A씨는 “주로 가족들이 사용하는 문이고 외부인이 드나드는 걸 본 적이 없다. 잠금장치가 돼있지 않았지만 도어록이 걸려있는 문을 열어본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문을 열어서 강아지가 나갔다면 책임감을 갖고 찾아주셔야 하는데 CCTV 속 영상 속 소장님의 모습은 여유로웠다. 지인, 가족들이 6시간 동안 강아지를 찾아다닐 때 소장님은 1시간가량 주민분과 수다를 떨고 계셨다”며 “이후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3일째 되는 날에도 아무런 연락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A씨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날 B씨는 갑작스럽게 사무실을 방문한 이유가 A씨 부친과 같은 모임이고 ‘그냥 찾아갔던 것이었다’고 밝혔으나 부친 연락처도 모르는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다. 민원 등 신고가 들어온 상태도 아니었고 ‘문을 왜 열어봤느냐’는 질문엔 ‘그냥’이라고 대답했다.

A씨는 강아지 사진이 담긴 액자와 유골함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해당 글은 24일 현재 14만20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조회했으며, 707명이 추천을, 102명은 반대 버튼을 눌렀다(오후 4시 기준).

회원들은 “주인 목소리 듣고 달려오다가 차에 치였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 밖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문을 왜 열어요? 남의 집 문을? 무단침입으로 신고하지 그러셨어요” “최소한의 미안함은 표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 강아지도 그 집의 소중한 자식이고 가족인데…” 등 B씨에 대한 성토 목소리를 냈다.

한 회원은 “남의 집 문을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연 것도 어이없는데, 가족인 강아지를 잃게 만들어놓고 바로 사과하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 ‘본인 얼굴 탔다느니, 화풀이하려고 그러냐’느니 하는 태도가 더 열받고 화난다”며 “이유가 있어 문을 열었다고 해도 화나는 상황인데 ‘그냥 열어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은 “CCTV 등 증거가 있고 대화 녹취, 통화녹음, 문자메시지 기록, 메신저 기록 등 필요한 증거들을 모두 정리해 법적 대응하시라”며 “우선 사무실 방문부터 주거지 연결 통로 문 개방까지 일련의 과정이 경찰의 공적 및 적법 절차에 따른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무단침입으로 공직해임 및 벌금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훈수하기도 했다.

반면, 산업도로서 주인이 불러서 길 건너다 죽은 만큼 파출소장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회원은 “안타깝긴 하지만, 그게 저 사람 잘못이라기보단 주인이 불러서 길 건너다 죽은 거 아니냐”며 “파출소장이 개 죽으라고 문 연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