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떠난 이유를 말하다 홍영표 의원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새로운미래 홍영표 의원은 인천 부평서만 내리 4선을 지낸 인물이다. 누구보다 부평에 관해 깊고, 자세히 안다. 인터뷰가 있기 전에도 점심에만 5곳을 방문했다. 빡빡한 일정 탓에 점심은 선거사무소에 있는 호두과자로 때울 수밖에 없었다. 노인복지대학, 회사 방문 등으로 부평구서 홍 의원을 마주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다시 한번 부평서 ‘진짜 민주’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싶기 때문이다. 

“가짜 민주당을 떠나겠다.” 친문(친 문재인) 좌장으로 불리는 새로운미래(이하 새미래) 홍영표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당하자, 오랜 기간 몸담아왔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홍 의원은 최근 새미래로 들어와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준비 중이다. 진짜 민주당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일요시사>가 홍 의원을 만나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와 총선 전망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정이 쉼 없이 이어지는 것 같다.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11시30분부터 인터뷰하기 위해 사무실에 오기 전까지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기업, 노인대학 개강식, 노래 교실까지 다녀왔다. 주민 한 분 한 분 손을 잡고 인사를 드렸다. 그래도  지역 주민께서 나를 많이 알아봐 주셔서 기쁘다. 예상한 것보다 반응이 괜찮다. (주민께서)내가 민주당 사천의 희생자로 알고 계신다. 부당하게 공천서 배제됐고, 억울하다는 심정을 느끼신 것 같다. 일단 동정론이 많다. 어떤 주민께서는 울먹이면서 (민주당이) 너무했다고 하신 분도 계신다. 

-민주당을 탈당했다. 새미래로 입당을 결정한 배경은? 


▲사실 민주당을 떠나는 일은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경선만 했다면 따르고 승복했을 거다. 경선의 결과니까. 그런데 경선 기회마저도 주지 않았던 게 탈당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다. 국민은 윤석열정부의 무능, 특히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 많이들 어려워하신다. 여전히 윤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주 강하기도 하다. 정권 심판을 위해서 민주당이 힘을 모았어야 했는데 실패한 상황이다. 조금만 잘했어도 민주당은 200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공천 배제가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인가?

▲공천 경선 과정서 드러났지만,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총선 승리가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재명의 사당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당에서는 친문파와 반대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골몰해 왔다. 지금도 경선 결과를 보면 아주 치밀한 계획하에 비명을 숙청 중이다.

이 대표의 사병과 같은 사람들로 공천하고 총선서 승리하겠다고 외친다. 결국 이 대표의 방탄 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 지점을 두고 좌시할 수 없었고, 국민도 함께 분노하고 계신다. 그래서 탈당을 결정했다. 

-새미래에 합류하는 것을 두고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자면 새미래는 국민의 바람과 같다. 윤정부의 검찰 독재와 이 대표의 사당화 심판을 넘어서서 한국 정치의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실 새미래도 미흡한 게 많다. 그럼에도 새로운 정치의 시작점과 토대를 총선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합류하자마자 공동대표와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나와 김종민 의원이 책임을 지고 총선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 

-민주당은 공천 시작부터 계속 분란이 발생해 왔다. 


▲항상 총선을 앞두면 정치에 불신 문제가 발생해 국민은 혁신을 요구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모든 것의 전제는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자기 희생이 필요했다. 측근이 불출마한다든가, 이 대표가 불출마하는 게 혁신의 시발점이다. 박지원, 정동영 같은 사람을 내세우면서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말에 어폐가 있다.

한국 정치의 적대적이고, 증오적인 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이언주 전 의원을 여전사라고 하면서 나 같은 사람을 쫓아냈는데, 당연히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나는 선출직 평가서 하위 10%에 들었다. 나를 포함해 31명 중에 28명이 소위 말하는 비명이었다. 

-친명을 대거 공천한 이유는 무엇인가?

▲비명이 탈락하면 이제 누가 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을 텐데, 이 자리를 이 대표의 법적 리스크를 관리해 오던 변호사들이 많이 공천받았다. 심지어는 서대문의 경우 청년 전략 특구로 지정됐는데 동아 변호사가 공천을 받았다. 그는 정진상의 측근이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에서 경선했을 때 4등을 했는데, 성치훈 변호사가 탈락하면서 3인 경선을 하게 됐고, 다시 경선에 참여해 공천을 받은 인물이다. 민주당의 공천은 이 대표의 측근과 법률 리스크에 도움을 줄 사람을 대거 진출시키는 행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대표는 혁신이 있는 공천이라고 자평했는데… 

▲이 대표는 항상 그런 식이다. 인지 부조화가 있는 것 같다. 그럴 때 하얀색을 검은색이라고 우긴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이런 일이 너무 비일비재하다. 공천을 하기 전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다. 이 대표는 대선 승패가 결정났던 시간인 새벽 4시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이 돌면서 패배의 원인과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렸다.

“이 대표 총선 승리 목적 아냐”
“반대 세력 색출·제거만 골몰”

이후에는 경기도 성남시를 떠나 인천시 계양구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송영길 전 대표는 서울시장에 출마시켰다. 민주당은 예상했던 것보다 지방선거서 참패했다.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윤정부가 정치검찰을 통해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을 가하니 민주당은 리스크에만 집중한 측면이 있다.

민주당이 중도층 확장의 한계를 맞이한 때다. 체포 동의안이 압박해올 때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해놓고, 부결시켜 달라고 말했다. 

-분란이 자꾸 발생한 이유 중 하나는 이 대표의 리스크를 빠르게 정리하지 못했던 부분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맞다. 민주당은 리스크서 빨리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윤정부의 정치 보복뿐 아니라 경제·외교 등 모든 분야서 해결할 문제가 많았는데, 시간 낭비가 많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중도 성향의 국민까지 민주당이 중도층으로 확장해야 선거서 이길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만 가지고 총선을 이길 수 없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영장이 기각되면서 리스크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에게 윤정부와 싸우지 않았다고 프레임을 씌워 엄청난 공격을 가했다. 그게 바로 소위 말하는 수박론이다. 나 같은 경우는 ‘왕수박’으로 불렸다. 한 가지 확실하게 짚고 갈 것은 나는 윤정부와 싸웠다. SNS에도 여러 차례 누구 못지않게 윤정부를 향해 고쳐야 할 부분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는 기재위 소속 위원이다. 경제 분야에서 윤정부가 잘못한 부분을 지적해 왔다. 정치 검찰이 대기업과 민간기업에 취업한 부분도 밝혀냈다. 굉장히 이슈화됐었고, 끊임없이 노력해 왔는데, 좌표 찍기 프레임에 끝없이 공격받았다. 

-민주당을 탈당하며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진짜 민주당은 무엇인가?

▲민주당의 역사는 70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던 가치와 노선이 있다. 내가 말한 가짜 민주당의 의미는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은 이재명의 민주당이다. 이 대표의 사당이 된 민주당, 오직 이 대표에게 충성하는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 민주당의 현실이다. 이걸 누가 민주 정당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이런 부분이 공천과 경선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개딸로는 선거 이기기 어려워”
“뚜껑 열면 30~40석 줄어들 것”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문제의식을 공감했다고 말했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우선 총선 상황을 말씀드렸다. 윤정부의 무능과 민주당의 밀실, 비선, 사천 때문에 총선판이 나빠졌고, 어떻게 보면 민주당의 상황이 지금 실패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게 아닐까? 신당이 생기면서 과거 우리가 선거에 이기려면 야권 연대도 하고, 다양한 통합의 노력을 해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왔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가 목적이 아니다. 힘을 합쳐야 할 모든 개혁 진보 세력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고민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이 선거에 앞서 등판하리라 보는지?

▲전직 대통령이 선거에 전면으로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제한적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의 총선을 전망한다면?

▲민주당은 21대 총선서 180석을 차지한 당이 됐다. 이 대표는 과반 151석을 차지하는 1당이 되겠다는데 나는 그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22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110석에서 130석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선거 판세에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과 충청권의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영남 지역도 민주당의 의석수가 많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지금 현재 의석보다는 30석~40석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청도는 민주당이 총 28석 중 20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데, 비관적으로 보는 분들은 민주당이 6석을 차지하기도 어렵다고 예측하는 분도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선 결과를 보면 노영민 전 비서실장 도종환 의원 등이 모두 탈락했다. 이 결과는 민심과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다. 이런 부분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새미래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상승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은?

▲정리되지 않고 혼란스러웠던 상황이 지속된 게 문제다. 이제 막 당이 만들어졌는데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것들이 지지율을 답보 상태로 만든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다시 정비해서 반드시 새로운 미래를 그리겠다. 앞으로 각 지역서 후보가 뛰면 효과가 여론에 반영이 돼 지지율이 상승하리라 믿는다. 

-새미래에 현역 의원은 더 참여하나?

▲당을 떠나 탈당을 하거나, 결심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정치인에게는 지역구 문제와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아 의원이 결단하는 게 쉽지 않다. 욕심을 부리지는 않겠다. 다만 새미래에 합류한 의원이 7명은 돼야 기호 3번을 받는다. 선거 번호도 총선서 하나의 변수다. 유권자가 봤을 때 이름없이 무소속으로 끝에 위치하면 관심을 주지 않는다. 지금 비례 정당만 50개에 이른다. 이번 선거는 특히 앞번호를 받아야 유리한 구도다. 

-부평을을 계속 지키고 있다. 스스로에게 부평을은 어떤 의미인가? 

▲처음 선거를 시작했을 때부터 4선 의원이 된 지금까지 부평을을 지켜 왔다. 이 지역은 내게 사천의 대표적인 희생자인데, 딛고 일어서서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선거운동을 해보니 해 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부평 발전을 위해 내세울 공약은?

▲당 이름과 같은 부평의 새로운 미래 7가지, 지역을 키울 3대 핵심 프로젝트와 부평구민의 4대 염원을 담은 7·3·4 약속을 하겠다. 대표적으로 제3보급단 이전 예정 부지에 수도권 최대 과학, 음악과 같은 테마도서관 단지를 조성해 시민께 돌려줄 생각이다. 최근 문제가 많은 소아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천 제2의료원 설립 계획에 소아응급의료센터 설치를 반영하겠다.

방치된 청천 숭수도본부 부지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을 카페, 동아리실, 소강당 등으로 구성되 교육문화복합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 밖에 ▲물길 잇기 ▲부평 제2아트센터 건립 ▲어르신 문화복지 바우처 시범 도입 ▲노후계획도시정비법을 대비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도 구성하겠다. 3대 프로젝트에는 부평 경제를 위한 ▲점프업 프로젝트 ▲군부대 이전 부지 대전환 프로젝트 ▲굴포천 물길잇기 프로젝트를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부평구민의 4대 염원인 ▲상동호수공원 변전소 건설 무산 ▲제1113공병단 복합시설 사업 계획의 상업시설 면적 확대를 추진 ▲경인선 철도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및 상부 개발 추진을 하겠다. ▲교육환경과 시설 개선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총선은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는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총선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대와 증오의 선동 정치만으로는 안 된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새미래가 다시 돌아보고, 국민을 편안하고 미래는 준비하는 게 목표다.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비전과 희망을 만들기 위해 선거에 참여하는 후보가 많았으면 좋겠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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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