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코앞’ 시끄러운 선관위 내막

제2의 소쿠리 투표 또 나올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달 뒤 정치권 최대 게임이 열리는 가운데, 현재 정당들은 선수 선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 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는 승리만을 위해 달려야 한다. ‘승자 독식’, 이긴 쪽이 모든 것을 갖는 게 게임의 규칙이다. 문제는 심판이다. 단판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만큼 심판의 역량이 중요한 상황서 자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은 정치권 최대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째에 접어든 만큼 안정론과 심판론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는 다음 달 5~6일 사전투표와 10일 본투표 등 3일간 진행된다. 사흘간의 투표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활 건
정당들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지점은 심판 역할을 맡은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정당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공정성과 중립성이 생명으로 이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벌을 선고받은 게 아닌 이상 신분이 보장된다. 

1963년 이래 60년간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를 관리해 온 선관위의 위상이 불과 1~2년 새 나락으로 향하고 있다. 본연의 업무인 선거 관리 부분서 삐끗하더니 내부 도덕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여기에 선관위 시스템이 해킹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취약한 보안에 대해서도 말이 얹어졌다. 

특히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은 그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최근 선관위는 사전투표 용지 직접 날인 건에 대해 국민의힘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7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서 “(사전투표 용지에)실제로 꼭 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현재는 관리관 직인이 인쇄된 사전투표 용지를 유권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인데 이를 법 규정에 따라 관리관이 투표장서 직접 도장을 찍어 나눠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본투표에서는 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직접 도장을 찍는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해 혹시라도 제기될 수 있는 ‘부정투표’ 논란의 싹을 잘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허철훈 선관위 사무차장을 불러 면담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용지 직접 날인과 관련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장 사무총장은 선관위의 입장에 ‘납득할만한 설명’을 요구했다. 

사전투표 용지 직인 두고
국민의힘과 힘겨루기 상황

장 사무총장은 “국민이 선거 관리에 불신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면 선관위는 선거 관리가 공명정대하고 투명하다는 신뢰를 주는 게 역할이자 책무”라며 “가장 중요한 책무인 공정 선거관리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의지가 없다면 선관위가 왜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선관위는 사전투표소서 관리관이 직접 날인할 경우 투표 절차가 길어지고 유권자 대기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기존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편의를 이유로 내세운 것이다. 또 사전투표 관리 매뉴얼 등이 이미 확정된 상황서 현실적으로 국민의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2019년과 2020년, 20201년 대법원이 사전투표 관리관 인쇄 날인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점을 들어 법적 문제가 없다고 봤다. 헌법재판소 역시 지난해 적법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측에서 말하는 대량 조작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여당의 선관위 압박이 총선용 노림수라고 의심하는 중이다. 사전투표는 젊은 층이나 직장인이 많이 참여하는 만큼 투표율이 높을수록 보수 진영에 불리한 편이다. 여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사전투표율을 낮추기 위해 불신을 조장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사전투표 음모론’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을 키운 건 선관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대선 과정서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의 사전투표 용지가 플라스틱 소쿠리나 종이박스 등에 담겨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부실 관리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논란으로 노정희 선관위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했다. 

헌법기관
방패로

선관위는 사전투표 용지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책임자에게 2~3개월의 정직 징계를 내리는 것으로 갈무리했다. 공직선거 절차 사무를 총괄 관리하는 핵심 간부와 선거정책실장이 각각 철퇴를 맞았다. 실무 부서장인 선거1과장은 ‘불문 경고’ 처분을 받았다. 명시적인 징계는 아니지만 과거 표창 공적 소멸 등으로 불이익을 주는 조치다. 

선관위는 창설 60주년을 맞은 지난해 보안 논란으로 또 한 번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선관위‧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한국인터넷진흥원이 합동보안전검팀을 구성해 선관위 보안점검을 실시했다.

국정원은 “국제 해킹조직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해킹 수법을 통해 선관위 시스템에 침투할 수 있었다”며 “북한 등 외부세력이 의도할 경우 어느 때라도 공격이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발표했다. 

국정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선관위 시스템은 총체적인 부실 상태였다. 유권자 등록현황과 투표 여부 등을 관리하는 ‘통합 선거인 명부 시스템’의 해킹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사전투표 용지의 무단 인쇄, 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일도 가능했다.

이뿐만 아니라 선관위 내부망을 외부와 분리하는 작업이 미흡해 해커가 마음만 먹으면 내부망까지 침입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전에 일어났던 해킹 사고 대응과 관련해서도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는 최근 2년간 국정원서 통보한 북한발 해킹 사고에 대한 사전인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였으며 적절한 대응 조치도 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선관위 시스템에 대해 외부 세력이 의도할 경우 어느 때라도 공격 가능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채용 의혹
치명타

반면 선관위는 “해킹 가능성이 실제 부정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기술적 가능성이 실제 부정선거로 이어지려면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단순히 기술적인 해킹 가능성만을 부각해 선거 결과 조작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선거 불복을 조장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선거 시스템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까지 훼손할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선관위가 국정원의 발표를 재반박하면서 방어에 나섰지만 신뢰에는 이미 금이 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부정선거에 대해 선관위가 단호하게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 등에는 그 가능성이 ‘망령’처럼 떠돌았다. 


지난 1월 국정원은 선관위가 지적사항을 개선했는지를 두고 재점검을 진행했다. 총선을 앞두고 부정선거 논란을 불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선관위는 지난해 국정원의 보안점검 이후 개표 과정서 사람이 투표지를 일일히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도입하는 등 부정선거 논란 차단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여기에 자녀 특혜채용 의혹으로 불거진 도덕성 논란이 선관위 자체에 큰 타격을 입혔다. 선관위 자체 조사 결과로만 20건이 넘게 확인됐다. 이마저도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사람만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허철훈 사무차장은 지난해 6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4촌 이내 친족으로 확인된 특혜채용 의심자가 몇 명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허 사무차장은 “특별채용으로 선관위에 전입한 직원 가운데 직원과 친족 관계에 있는 직원은 (기존에 알려진)11명을 포함해 모두 21명”이라고 답했다. 

부실 관리 논란 여전
부정선거는 선 그었다

송봉섭 전 선관위 사무차장은 구속 기로에 섰다. 송 전 차장은 선관위 경력 채용서 자녀를 부당하게 채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8년 1월 자신의 딸 송모씨를 충북선관위 공무원 경력 채용서 부당하게 채용하도록 한모 전 충북선관위 관리대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선관위 인사담당자에게 관계 법령을 위반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선관위 사무차장으로 재직 중이던 송 전 차장이 한 전 과장에게 채용을 청탁했고 한 전 과장은 채용 절차가 진행되기 전 딸 송씨를 합격자로 내정하고 채용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 전 과장은 해당 경력 채용 당시 자신의 고교 동창 딸인 이모씨를 충북선관위 공무원으로 채용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시민단체의 고발과 국민권익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해 10월 송 전 차장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검찰은 채용에 관여한 선관위 직원 사무실, 선관위 등에 강제 수사를 진행했다.

송 전 차장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사퇴했다. 일단 법원은 송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상태다.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지난해 6월경 불거져 현재진행형인 선관위 특혜채용 논란은 직무감찰을 두고 감사원과 힘겨루기를 벌이면서 더 큰 논란으로 확대됐다. 특히 선관위가 헌법기관, 독립기관이라는 점을 내세워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하면서 정치권 등에서 비판이 빗발쳤다. 국민의힘에서는 노태악 선관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으로서 회계감사만 받을 수 있으며 직무감사 대상은 아니라고 항변하다가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결국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감사원 직무감사의 정당성을 따져달라는 취지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선관위의 행태로 기관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심판 역할
잘할까?

각 정당은 이번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윤석열정부의 향후 국정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판 역할을 맡은 선관위의 행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부실 선거 논란, 보안 이슈, 도덕성 문제까지 선관위는 이미 국민 신뢰를 많이 잃었다. 선관위의 신뢰 회복 정도에 따라 선거 전과 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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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