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창업 트렌드> 가격이면 가격 품질이면 품질

다이소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상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국민가게다. 창업 초기에는 1000원숍이라는 별칭처럼 대부분의 상품을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했지만, 성장에 따라 점차 상품의 품질도 개선하면서 이제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난공불락의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만약 다이소가 가격정책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오늘날 대기업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끊임없이 더 나은 수많은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소싱 능력이 있었기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민가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제 선진국 국민으로서 가격 하나만으로는 이끌리는 마음에 한계가 있다. 한두 번은 가격에만 만족할 수 있지만 더 이상은 외면하는 게 한국 소비자의 태도다.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려면 제품과 품질 경쟁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국민가게

이 같은 추세는 외식업 창업시장도 마찬가지다. 가성비만 내세우는 저가 전략은 지속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드시 맛과 품질이 뒷받침돼야만 저가의 장점을 오래도록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외식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맛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고 저가만 내세우면 초기에는 그런대로 성장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솥도시락’은 1993년 창업 시, 저가로 출발했다. 그 후 지속적으로 맛과 품질 개발에 집중 투자해 지금은 가격은 물론 맛과 품질도 고객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동안 수많은 경쟁 브랜드가 저가를 내세워 등장했지만 한솥도시락의 품질에 대항할 수 없어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 

한솥도시락은 품질 개선을 위해 매월 신메뉴를 출시할 정도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국내산 김치 등 모든 식재료를 매우 엄중히 선정해서 각 가맹점에 공급해 주고 있다. 고객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도시락’ ‘부담 없고 친숙한 프리미엄 도시락’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창업 초기부터 고객 최우선주의 정책과 가맹점과 협력업체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창업주 이영덕 회장과 가맹본부 경영진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에는 가심비 높은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다. ‘품질은 고급, 가격은 합리적’을 내세운 브랜드가 하나둘 태동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프리미엄 한돈구이 프랜차이즈 ‘고반식당’은 가심비 높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창업 8년 된 고반식당은 전국에 120여개 점포가 월평균 매출이 6000만원 선이 될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다. 품질 높은 돼지고기를 직원이 직접 구워 주는 최상급 서비스와 중간 가격대의 합리적 가격 정책이 주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돈 삼겹살, 목살 등 주 메뉴의 1인분(150g) 가격이 1만6000원 선이고, 김치와 채소, 나물, 된장, 소스 등 밑반찬을 국내산으로 다양하게 내놓으면서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고급 식당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다. 

가성비만 내세우는 저가 점포 저물고 
가심비 높은 중간 가격대 브랜드 성장


고반식당 관계자는 “직장인 회식과 중장년층 단체모임이 많고, 고급식당의 이미지 덕분에 가족 외식장소로도 인기가 많다”며 “품격 높은 식당으로 입소문 나 주말과 주중 고르게 매출이 오르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지훈 고반식당 대표는 “지난 8년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고기 및 식재료 품질관리를 해 온 것이 오늘의 성장 배경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고반의 의미대로 맛과 품질 관리를 통해서 고객에게 최상의 식단을 제공할 것이며, 부담 없이 흔쾌히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가격 정책 또한 중간 가격대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도 지역상권을 철저히 보장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점포 개발에 초점을 맞춰 점포의 평균 매출을 더 끌어 올리는 데 회사의 역량을 쏟아부어 100년 가는 국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치옥’은 해남 묵은지 김치를 주 베이스로 하는 가심비 높은 한식당이다. 점심은 김치찌개와 김치찜을 주 메뉴로 하고, 저녁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가성비와 가심비 높은 김치 삼겹살, 목살, 가브리살 등을 솥뚜껑 구이로 판매한다.

100%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며, 김치 원산지와 제조 일자를 매장에 공개하는 ‘김치 실명제’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최근 가성비 높은 신 메뉴도 출시했다. 어깨살과 삼겹살을 반반씩 섞어서 500g에 3만8000원, 700g에 4만8000원의 초저가로 판매하는데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치고 있다. 가심비에 가성비를 더하니 고객 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김치옥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점포가 7개가 있는데, 최근 가맹점 창업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올해 안에 50호점을 달성할 것 같다”며 “가맹점은 투자금 대비 수익성이 높은 지역 위주나, 점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임대료가 싼 2층 점포서도 장사가 잘되는 상권 위주로 입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고기도 가심비 높은 업종이 뜨고 있다. 최근 맛과 품질은 최고급이지만 가격은 중간 가격대의 소고기 전문점이 부상하고 있다. 

김치 실명제

서울 강남 신사역 주변에 있는 한우숯불구이 전문점 ‘명우’는 한우생등심 1인분(150g)에 3만7000원, 한우꽃등심 1인분은 4만2000원에 판매한다. 품질과 양은 고급 한우 고깃집에서 판매하는 1인분에 6만원대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숯불에 직원들이 구워 주는 컨셉으로 항상 고객으로 가득 차 있다. 

이곳의 직원은 “코로나19에도 다른 한우 고깃집보다 매출이 좋았는데, 그 이유는 가격이 경쟁 점포에 비해서 20~30%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곳 대표는 최고급 한우를 저렴하게 소싱해서 고객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가심비를 내세운 합리적 가격대의 외식업은 극심한 장기 불황에도 거뜬히 견디면서 성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외식업에도 중용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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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