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에 떨어지는 용산발 낙하산 실상

‘윤심’ 달고 꽃밭 안착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본격적으로 지역구 공천을 확정하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연일 긴장감이 감돈다. 텃밭서 분란이 시작될 조짐마저 느껴진다. 몇몇 중진 의원들은 자리를 양보했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있다. 다시 보수가 분열하기 시작하는 듯 보인다. 이기는 공천일까? 이기적인 공천일까?

국민의힘의 공천 심사 및 면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보들은 면접장에 나타나, 저마다 자신의 강점과 공약을 앞세웠다. 비교적 분란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던 지역과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부터 심사가 빠르게 이뤄졌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권의 공천 면접이 시작된 이후다. 

윤핵관과
비윤핵관

해당 일정에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중진 의원으로 불리는 이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몇몇은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이를 두고 갈등이 벌어질 양상이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당 지도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의 험지 출마 필요성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그때와는 다르게 비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에게 지역구 이동을 요청하고 있다. 

일단 서울 심사에서는 국민의힘이 공언했던 시스템 공천이 나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불리는 석동현 예비후보가 컷오프당했다. 단수공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통령실 출신은 이승환 중랑구을 후보가 유일하다. 


국민의힘 자체적으로도 대통령실 출신의 후보를 다수 공천하기에는 무리로 여겼던 모양새다. 다만 국민의힘의 단수공천은 예상보다 많은 인물이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공천을 마무리지어 분란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당 내부에서는 “이기려고 공천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겉으로 보면 시스템 공천이 잘 작동하는 모습이다. 

다만 개운치 않은 부분이 있다. 현재 단수공천을 받는 인물들이 출마하는 지역들은 대부분 험지다.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서의 경쟁력이 너무 없어 단수를 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특히 서울시 강서구의 갑·병 지역은 국민의힘 입장서 탈환이 절실한 곳인데도, 이른 시간에 단수공천을 하는 것으로 결정돼 버렸다.

강서병서 단수공천을 받게 된 김일호 후보는 해당 지역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일단 험지에 이름값이 높은 인물이 출마하게 되면서 주목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천 하나하나에 당의 명운이 걸렸을 정도다. 

해당 여파를 인식하고 있는 탓인지, 가장 분란이 클 수 있는 영남권의 공천 면접 심사는 전국 심사 일정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잡혔다. 당내 예선임에도 경쟁자가 많아 사실상 본선으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영남권의 공천 결과는 뒤늦게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이름값으로 공천 진행
대통령실 출신 대부분 신인 가산

영남권 공천은 당내서도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일 사안이다. 보수의 꽃밭으로 불리는 지역서 공천 잡음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당의 분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택할 수 있는 전략은 경선을 붙이는 일이다.


문제는 당내에서는 수도권의 단수공천처럼 오히려 영남권도 비슷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점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심사 전에 영남권 의원의 출마를 재배치하자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띄웠다. 앞선 혁신위 때와는 다르게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 등 이미 몇몇 중진 의원은 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가장 먼저 요청을 받아들였던 서 의원은 지난 7일, 부산 북강서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예상과는 달리 서 의원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물론 본인이 몸담아온 지역구서 서운해한다는 이야기를 함께 전했지만, 당의 뜻이니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부산시 진구갑에는 7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하는 등 다수가 몰렸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인사는 박성훈 해양수산부 전 차관과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 정성국 전 위원이었다. 특히 박 전 차관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까지 지낸 용산 출신이다. 

두 예비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만 59세에 해당하지 않아, 추가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다. 

조 의원이 현재 있는 지역구도 마찬가지다. 다른 인사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대신 선택한 지역은 경남 김해시을이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김해시를 찾았으나, 당원의 출마 반대로 “늦게 결정해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원, 주민과 김해시 당원, 시민에게 미리 상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서면으로 대신했다.

이 같은 조 의원의 결정에 김해시 당원 및 주민들에게 큰 반발을 샀다. 시작도 전에 같은 당임에도 반대하는 이들이 생겨난 것.  결국 조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게 돼 지역서 큰 반발을 사는 중이다. 해당 지역구서도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보수의 밭
공천 잡음

이처럼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박일호 전 예비후보에게 논란이 생겼다. 지난해 11월 허홍 밀양시의원이 박 예비후보를 뇌물수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해 현재 창원지방검찰청서 수사 중이다. 

2018년 2월에 박 예비후보의 고향인 구·백산초등학교 부근서 지역 선배를 통해 건립 시공사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뇌물 2억원을 수뢰한 혐의다. 박 예비후보는 허위 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추후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과거 밀양시장을 역임했던 그는 재당선된 지 1년 반 만에 시장직을 던졌다. 지방선거서 당선됐던 만큼 밀양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태호 의원이 지역구를 경남 양산시을로 옮기자 민주당은 자신 있다는 듯 민주당 김두관 의원을 단수공천하면서 낙동강벨트서 펼쳐지는 가장 뜨거운 맞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김 의원도 화답하듯 “환영한다”고 밝혔으나 당내서 상당한 견제를 받았다.

같은 당 후보인 한옥문 예비후보는 “필패 카드”라며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의 양산을 출마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김두관 의원 역시 단수공천을 받았는데, 한 예비후보의 반발도 상당하다. 


현재 김태호 의원의 본래 지역구에는 대통령실 출신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으나, 지역에서는 각종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직 검사, 교수 등이 후보로 출마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부산광역시 사하구을서만 5선을 지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도 출마 지역 재배치를 압박받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김포시 출마설도 제기됐던 바 있으나 이후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미 일찌감치 사하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사하을은 조 의원을 포함해 5명이 경쟁해왔다. 

엄밀히 말하면 조 의원에게는 아직까지는 당에서 특별한 요청이 없었다. 그가 낙동강벨트 안에 있는 후보라서다. 

낙동강
맞대결

문제는 조 의원을 향한 다른 후보들의 견제가 심한 상황이라는 데 있다. 사하구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한 인사는 “조경태 의원은 당에 애당심이 없는 사람이다. 선당후사, 선민후사라고 하는데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해 버렸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지역에는 대통령실 출신 인물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며, 신인인 만큼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자체 여론조사 결과 조 의원과 55대 45의 격차가 발생할 경우, 신인 가산점인 15% 가산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생긴다.


이처럼 윤석열정부서 차출된 인사들이 정치 신인 가산점을 받으면 경쟁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부산 중구·영도구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지낸 박성근 예비후보가 가산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요시사>는 경상남·북도, 부산광역시에 등록한 예비후보들을 분석했다. 이들 중 가산점을 받는 윤석열 선거캠프 출신, 윤정부, 대통령실 및 인수위원회 출신은 총 25명에 달했으며 대부분 나이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는 연령대였다. 

특히 대통령실 출신들은 연령대가 30대 중반부터 만 57세까지로 정치신인 가산점을 획득하기 수월한 인물들로 꾸려졌다. 즉, 현역 의원들과 맞붙게 될 경우 조금만 인지도를 쌓아왔다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구의 경우 젊은 나이가 깡패인 격이다.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영남권 출마자는 “현역 의원이 있지만, 충분히 유리하다고 본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무소속, 3지대 난입하면 분열
갈라지면 다같이 전멸 가능성

국민의힘에서는 영남지역서 278명이 공천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4.28대 1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는 정치 신인 및 나이 가산점을 적용해도 격차가 크다. 그러나 자신들의 텃밭인 지역에서는 다르게 작용할 룰이다. 정치 신인임에도 나이 제한이 걸려 있다면 경쟁서 크게 불리해진다. 

영남권은 공천장을 받기만 하면 당선될 정도로 보수 텃밭 중의 텃밭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일단 윤심 논란을 탈피하기 위해 힘을 쏟는 분위기지만, 프리미엄 가산점은 수도권서만 빛을 볼 수 있는 전략이다. 

영남지역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은 이름값을 높이기 위한 프리미엄이다. 여전히 영남권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견고한데, 윤심 논란과 딱히 관계가 없는 지역이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대통령실 출신들이 공천장을 받아든다면 해당 지역의 현역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대부분 경선을 하게 됐지만, 공천서 탈락하게 될 경우 적지 않는 반발이 예상된다.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할 경우, 보수표는 분산될 수밖에 없다. 앞선 총선서 여야를 막론하고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은 비슷한 사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당선돼 당으로 컴백한 경우가 허다하다. 

험지 출마를 요청받은 인물 대부분은 ‘비윤(비 윤석열)계’로 이들이 탈당할 경우, 국민의힘은 이미 다져온 조직마저 잃게 될 수도 있다. 

결국 보수는 또다시 분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무소속, 제3지대 등으로 표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21대 총선서 보수의 분열은 총선 대패로 확인됐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지역을 모두 경선 지역으로 결정했다. 

받기만 하면
무조건 당선

경선을 두고, 윤정부 출신 인사들은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대통령실 사람들을 공천하지 않고, 한 비대위원장이 선택한 인물을 내세운다면, 이는 대놓고 대통령과 한 판 붙자는 얘기일 수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영남권)단수공천은 현역 의원들을 날리겠다는 소리였는데, 경선을 하게 됐다. 죽었다 깨어나도 경선에선 현역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힘 위성정당 늦어지는 이유

지난 15일 열릴 예정이던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창당 작업이 일시 중지됐다.

정치권에서는 지도부 구성과 현역 의원을 빌려주는 이른바 ‘의원 꿔주기’ 등을 진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여긴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동향도 함께 살피기 위해서라고 전해진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행정적인 절차는 충분히 준비된 것으로 보이지만 고려할 사항이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당이 연기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경상보조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

과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갈등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재 국민의힘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인원은 단 2명이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고민인 모양새다. 또 국민의힘과 함께 발맞춰 ‘배신’하지 않을 당 대표와 공관위원이 필요한 상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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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내란죄-이재명 운명의 삼각 변수

탄핵-내란죄-이재명 운명의 삼각 변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비상계엄 여파에 온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새해가 밝았지만 희망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암울한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사건서 파생된 변수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시계 제로(0)’ 상태로 만들고 있다. <일요시사>가 현재 상황서 가능성이 제기된 ‘경우의 수’를 살펴봤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국민의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시작된 사태의 여파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변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고 있다. 실타래가 엉키듯 상황이 꼬이면서 일상 회복은 멀어지는 모양새다. 꼬리를 문 정국 상황 현재 우리나라는 세 가지 큰 변수 위에 놓여 있다. 윤 대통령 탄핵, 내란죄 수사,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재판이다. 탄핵과 내란죄 수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고 이 대표의 재판은 그전부터 진행돼왔다. 세 가지 변수는 날실과 씨실처럼 얽혀있다. 하나의 변수가 또 다른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지난달 3일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국회에 군인이 들이닥쳤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윤 대통령이 최종 해제하면서 상황은 6시간 만에 종료됐다. 하지만 6시간이 남긴 후폭풍은 벌써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달 4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1주일 간격으로 2번의 표결 끝에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국민의힘서 일부 이탈표가 나오면서 탄핵소추안 가결에 필요한 정족수(200표)를 넘겼다. 탄핵소추의결서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다. 헌재는 즉시 심리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경쟁을 벌이듯 수사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김 전 장관 외에도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됐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수괴), 직권남용 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세 차례에 걸쳐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계엄 여파로 꼬이고 꼬여 대통령 직무·수사 연계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밖에 없다.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도 소용없는 중범죄다. 헌재의 탄핵안 인용 이후 본격적으로 수사를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다른 경우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이후 수사를 주장하고 있으나 헌재나 수사기관 모두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 헌재 재판관도 일부 채워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6인 체제로 운영되던 헌재에 2명의 재판관이 보충되면서 8인 체제가 됐다. ‘완전체’는 아니지만 6인 체제의 결론이라는 부담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헌재는 조한창‧정계선 재판관을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에 투입했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오는 4월 중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오는 4월18일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 최근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는 문제로 정국이 반으로 쪼개진 상황을 또다시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63일), 박근혜 전 대통령(91일) 사례에 비춰 2~3월에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 법적 기한은 180일 이내다. 이 대표의 재판은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이 대표는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힌다. 이 대표의 재판 결과에 따라 2년 남짓 남은 대선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서 하나라도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오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미는 야권 버티는 여 이 대표는 현재 5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서 맡은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이 있고 수원지법은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19일 검찰이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재판이 늘었다. 여기에 검찰은 이 대표 관련 수사를 2개 더 진행하고 있다. 성남지청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호텔과 관련해 성남시의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사업비 2000억원 규모로 추진된 이 호텔 개발사업에 용도변경 등 특혜성 지원을 지속하면서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의 ‘쪼개기 후원’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지난해 8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불법 대북 송금 혐의 재판서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 전 부지사 부탁으로 ‘이재명 캠프’에 1억5000만원 정도를 쪼개기 (방식으로)후원했다”고 증언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이 2개 사건을 모두 기소하면 이 대표는 총 7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한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3년여 만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11월 일부 재판의 1심 결과가 나오면서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의 목을 조이고 있다. 두 개의 재판서 ‘1승1패’를 기록했으나 이 대표에게 1패는 곧 ‘끝’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2021년 대선후보 시절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초 벌금형이 예상됐던 터라 정치권의 촉각은 당선무효형에 이르는 액수가 나올 것인지에 쏠렸다.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직을 잃는다. 다시 돌아온 사법부 시간 재판부는 “선거 과정서 유권자에게 허위 사실이 공표되는 경우에는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돼 선거제도의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향후 재판서 1심 형량이 유지되면 이 대표는 의원적을 잃고 확정된 시점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또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서 보전받은 대선 선거 비용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위증교사 혐의는 1심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 대표는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로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이 대표의 요구에 따라 거짓 증언을 했다고 자백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증언이 일부 위증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이 대표가 위증을 교사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씨의 일부 증언에 대해서는 “김씨의 기억에 반하는 증언에 해당된다”며 유죄로 봤다. 일각에서는 항소심 재판서 1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 입장에는 ‘산 넘어 산’인 상황이다. 이 대표 재판은 비상계엄 사태와 꽉 맞물려 있다. 헌재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인용하면 60일 이내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때 이 대표의 재판 결과가 조기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재판 지연’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상황은 ‘사법부의 시간’으로 흐르고 있다. 재판관 2명 보충 ‘8인 체제’ ‘완전체’ 아녀도 논란 줄 듯 여당인 국민의힘은 헌재 판결 전에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권은 헌재가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내란죄 수사의 경우 탄핵안이 인용되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통령의 권한이 없어지기에 수사기관이 부담을 덜 가능성이 크다. 탄핵안이 기각되면 혼란 상황이 가중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렇게 되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문제는 그 과정서 발생할 수많은 갈등 상황이다. 이미 헌재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외에도 9건의 사건을 심리 중이다. 여기엔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심판 사건도 포함돼있다.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당장 장관 등 공석을 채워야 한다. 이 과정서 야권과 사사건건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 국면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이미 한 차례 국회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이미 국정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라 직무 복귀가 이뤄진다고 해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윤 대통령이 복귀하면 내란죄 수사는 표류할 가능성이 생긴다. 검찰, 경찰, 공수처 등은 윤 대통령의 내란,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수사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두고도 여전히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내란 혐의 수사권은 실질적으로 경찰에만 있지만, 공수처 등은 직권남용 혐의와 엮어 함께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4월 전 선고 어떤 영향? 결국 실타래는 헌재서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헌재가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어떻게 결론 내리는지에 따라 향후 변수가 전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헌재 재판관 2명이 임명되면서 ‘탄핵 심판 사건은 재판관 7명 이상이 참석하고 그중 6명이 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도 8명이 결론내렸다. 변수가 상수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