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에 떨어지는 용산발 낙하산 실상

‘윤심’ 달고 꽃밭 안착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본격적으로 지역구 공천을 확정하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연일 긴장감이 감돈다. 텃밭서 분란이 시작될 조짐마저 느껴진다. 몇몇 중진 의원들은 자리를 양보했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있다. 다시 보수가 분열하기 시작하는 듯 보인다. 이기는 공천일까? 이기적인 공천일까?

국민의힘의 공천 심사 및 면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보들은 면접장에 나타나, 저마다 자신의 강점과 공약을 앞세웠다. 비교적 분란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던 지역과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부터 심사가 빠르게 이뤄졌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권의 공천 면접이 시작된 이후다. 

윤핵관과
비윤핵관

해당 일정에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중진 의원으로 불리는 이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몇몇은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이를 두고 갈등이 벌어질 양상이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당 지도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의 험지 출마 필요성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그때와는 다르게 비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에게 지역구 이동을 요청하고 있다. 

일단 서울 심사에서는 국민의힘이 공언했던 시스템 공천이 나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불리는 석동현 예비후보가 컷오프당했다. 단수공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통령실 출신은 이승환 중랑구을 후보가 유일하다. 


국민의힘 자체적으로도 대통령실 출신의 후보를 다수 공천하기에는 무리로 여겼던 모양새다. 다만 국민의힘의 단수공천은 예상보다 많은 인물이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공천을 마무리지어 분란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당 내부에서는 “이기려고 공천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겉으로 보면 시스템 공천이 잘 작동하는 모습이다. 

다만 개운치 않은 부분이 있다. 현재 단수공천을 받는 인물들이 출마하는 지역들은 대부분 험지다.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서의 경쟁력이 너무 없어 단수를 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특히 서울시 강서구의 갑·병 지역은 국민의힘 입장서 탈환이 절실한 곳인데도, 이른 시간에 단수공천을 하는 것으로 결정돼 버렸다.

강서병서 단수공천을 받게 된 김일호 후보는 해당 지역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일단 험지에 이름값이 높은 인물이 출마하게 되면서 주목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천 하나하나에 당의 명운이 걸렸을 정도다. 

해당 여파를 인식하고 있는 탓인지, 가장 분란이 클 수 있는 영남권의 공천 면접 심사는 전국 심사 일정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잡혔다. 당내 예선임에도 경쟁자가 많아 사실상 본선으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영남권의 공천 결과는 뒤늦게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이름값으로 공천 진행
대통령실 출신 대부분 신인 가산

영남권 공천은 당내서도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일 사안이다. 보수의 꽃밭으로 불리는 지역서 공천 잡음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당의 분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택할 수 있는 전략은 경선을 붙이는 일이다.


문제는 당내에서는 수도권의 단수공천처럼 오히려 영남권도 비슷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점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심사 전에 영남권 의원의 출마를 재배치하자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띄웠다. 앞선 혁신위 때와는 다르게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 등 이미 몇몇 중진 의원은 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가장 먼저 요청을 받아들였던 서 의원은 지난 7일, 부산 북강서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예상과는 달리 서 의원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물론 본인이 몸담아온 지역구서 서운해한다는 이야기를 함께 전했지만, 당의 뜻이니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부산시 진구갑에는 7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하는 등 다수가 몰렸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인사는 박성훈 해양수산부 전 차관과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 정성국 전 위원이었다. 특히 박 전 차관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까지 지낸 용산 출신이다. 

두 예비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만 59세에 해당하지 않아, 추가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다. 

조 의원이 현재 있는 지역구도 마찬가지다. 다른 인사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대신 선택한 지역은 경남 김해시을이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김해시를 찾았으나, 당원의 출마 반대로 “늦게 결정해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원, 주민과 김해시 당원, 시민에게 미리 상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서면으로 대신했다.

이 같은 조 의원의 결정에 김해시 당원 및 주민들에게 큰 반발을 샀다. 시작도 전에 같은 당임에도 반대하는 이들이 생겨난 것.  결국 조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게 돼 지역서 큰 반발을 사는 중이다. 해당 지역구서도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보수의 밭
공천 잡음

이처럼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박일호 전 예비후보에게 논란이 생겼다. 지난해 11월 허홍 밀양시의원이 박 예비후보를 뇌물수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해 현재 창원지방검찰청서 수사 중이다. 

2018년 2월에 박 예비후보의 고향인 구·백산초등학교 부근서 지역 선배를 통해 건립 시공사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뇌물 2억원을 수뢰한 혐의다. 박 예비후보는 허위 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추후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과거 밀양시장을 역임했던 그는 재당선된 지 1년 반 만에 시장직을 던졌다. 지방선거서 당선됐던 만큼 밀양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태호 의원이 지역구를 경남 양산시을로 옮기자 민주당은 자신 있다는 듯 민주당 김두관 의원을 단수공천하면서 낙동강벨트서 펼쳐지는 가장 뜨거운 맞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김 의원도 화답하듯 “환영한다”고 밝혔으나 당내서 상당한 견제를 받았다.

같은 당 후보인 한옥문 예비후보는 “필패 카드”라며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의 양산을 출마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김두관 의원 역시 단수공천을 받았는데, 한 예비후보의 반발도 상당하다. 


현재 김태호 의원의 본래 지역구에는 대통령실 출신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으나, 지역에서는 각종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직 검사, 교수 등이 후보로 출마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부산광역시 사하구을서만 5선을 지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도 출마 지역 재배치를 압박받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김포시 출마설도 제기됐던 바 있으나 이후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미 일찌감치 사하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사하을은 조 의원을 포함해 5명이 경쟁해왔다. 

엄밀히 말하면 조 의원에게는 아직까지는 당에서 특별한 요청이 없었다. 그가 낙동강벨트 안에 있는 후보라서다. 

낙동강
맞대결

문제는 조 의원을 향한 다른 후보들의 견제가 심한 상황이라는 데 있다. 사하구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한 인사는 “조경태 의원은 당에 애당심이 없는 사람이다. 선당후사, 선민후사라고 하는데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해 버렸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지역에는 대통령실 출신 인물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며, 신인인 만큼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자체 여론조사 결과 조 의원과 55대 45의 격차가 발생할 경우, 신인 가산점인 15% 가산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생긴다.


이처럼 윤석열정부서 차출된 인사들이 정치 신인 가산점을 받으면 경쟁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부산 중구·영도구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지낸 박성근 예비후보가 가산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요시사>는 경상남·북도, 부산광역시에 등록한 예비후보들을 분석했다. 이들 중 가산점을 받는 윤석열 선거캠프 출신, 윤정부, 대통령실 및 인수위원회 출신은 총 25명에 달했으며 대부분 나이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는 연령대였다. 

특히 대통령실 출신들은 연령대가 30대 중반부터 만 57세까지로 정치신인 가산점을 획득하기 수월한 인물들로 꾸려졌다. 즉, 현역 의원들과 맞붙게 될 경우 조금만 인지도를 쌓아왔다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구의 경우 젊은 나이가 깡패인 격이다.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영남권 출마자는 “현역 의원이 있지만, 충분히 유리하다고 본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무소속, 3지대 난입하면 분열
갈라지면 다같이 전멸 가능성

국민의힘에서는 영남지역서 278명이 공천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4.28대 1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는 정치 신인 및 나이 가산점을 적용해도 격차가 크다. 그러나 자신들의 텃밭인 지역에서는 다르게 작용할 룰이다. 정치 신인임에도 나이 제한이 걸려 있다면 경쟁서 크게 불리해진다. 

영남권은 공천장을 받기만 하면 당선될 정도로 보수 텃밭 중의 텃밭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일단 윤심 논란을 탈피하기 위해 힘을 쏟는 분위기지만, 프리미엄 가산점은 수도권서만 빛을 볼 수 있는 전략이다. 

영남지역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은 이름값을 높이기 위한 프리미엄이다. 여전히 영남권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견고한데, 윤심 논란과 딱히 관계가 없는 지역이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대통령실 출신들이 공천장을 받아든다면 해당 지역의 현역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대부분 경선을 하게 됐지만, 공천서 탈락하게 될 경우 적지 않는 반발이 예상된다.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할 경우, 보수표는 분산될 수밖에 없다. 앞선 총선서 여야를 막론하고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은 비슷한 사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당선돼 당으로 컴백한 경우가 허다하다. 

험지 출마를 요청받은 인물 대부분은 ‘비윤(비 윤석열)계’로 이들이 탈당할 경우, 국민의힘은 이미 다져온 조직마저 잃게 될 수도 있다. 

결국 보수는 또다시 분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무소속, 제3지대 등으로 표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21대 총선서 보수의 분열은 총선 대패로 확인됐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지역을 모두 경선 지역으로 결정했다. 

받기만 하면
무조건 당선

경선을 두고, 윤정부 출신 인사들은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대통령실 사람들을 공천하지 않고, 한 비대위원장이 선택한 인물을 내세운다면, 이는 대놓고 대통령과 한 판 붙자는 얘기일 수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영남권)단수공천은 현역 의원들을 날리겠다는 소리였는데, 경선을 하게 됐다. 죽었다 깨어나도 경선에선 현역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힘 위성정당 늦어지는 이유

지난 15일 열릴 예정이던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창당 작업이 일시 중지됐다.

정치권에서는 지도부 구성과 현역 의원을 빌려주는 이른바 ‘의원 꿔주기’ 등을 진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여긴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동향도 함께 살피기 위해서라고 전해진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행정적인 절차는 충분히 준비된 것으로 보이지만 고려할 사항이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당이 연기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경상보조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

과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갈등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재 국민의힘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인원은 단 2명이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고민인 모양새다. 또 국민의힘과 함께 발맞춰 ‘배신’하지 않을 당 대표와 공관위원이 필요한 상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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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