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키맨’ 이준석 변수 셋

입에 칼 물고 두 손에 폭탄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한 손에 서슬 퍼런 칼을 들은 듯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거침없이 국민의힘을 향해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다. 반대쪽 손에는 빼곡하게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비책을 숨겨놓고, 패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서 ‘변수’ 그 자체가 돼 판을 쥐고 흔들 수 있을까?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대구 방문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세 결집을 위한 투어에 나섰다. 최근 두 달 사이 6번째 방문이다. 보수의 중심 지역을 방문해 대구 정치권을 휘젓기 위함인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6일에도 자신의 든든한 우군인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함께 자신이 온라인으로 구축한 연락망 참여자를 만났다. 전국 투어를 통해 연일 세몰이에 나서면서 파급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주가 
고공행진

이 전 대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어느덧 정치에 입문한 지도 12년이 지났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마삼중(마이너스 삼선 중진)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마저 생겼다. 그러나 꾸준히 보수진영에 몸담아온 그는 최연소 당 대표라는 타이틀까지 달아봤다. 

그가 진행한 ‘실험’은 국민의힘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당의 주류 세력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갈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결국 당 대표직서 쫓겨났고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야 했다. 문제는 가만히 있을 이준석이 아니라는 점이다. 복수전을 위해 칼을 갈았고,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시작한 또 다른 실험인 이 전 대표의 온라인 연락망에는 수만명가량이 참여했다.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고, 대구가 3위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로서는 나쁘지 않다. 연락망 구축 이유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관리하는 비용을 줄이고, 누군가에게 큰 빚을 지는 정치를 하지 않기 위함이다.


연락망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면 누구보다 빠르게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최근 이 전 대표는 각종 언론 인터뷰, 라디오에 나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털어놓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하는 분야는 신당 창당이다. 창당 가능성은 하루에 1%씩 상승한다. 50%부터 시작한 가능성이 현재는 어느덧 70% 가까이 올랐다. 

그의 말대로라면 신당 창당은 꽤 구체화된 사안이다. 연락망 구축하는 행위 자체엔 창당을 하겠다는 전제가 기저에 깔려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가능성만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날짜까지 언급하자 창당이 실제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창당을 언급한 날짜는 내달 27일이다. 이 날은 12년 전 이 전 대표가 ‘박근혜 비대위’의 비대위원으로 임명돼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였던 날이다.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날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당 창당의 명분은 단순히 윤석열 대통령이 미워서가 아닌 진지하게 정치개혁을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다만 정치개혁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상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총선서 여당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선 이 전 대표의 창당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호남권을 중심으로 다수 의석수를 확보했던 ‘국민의당’ 모델로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국민의당은 호남서 진보와 개혁적인 부분을 선택하지 못하고, 과도한 우클릭으로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 이 전 대표도 국민의당과 마찬가지로 연일 중도로 클릭하고 있는 국민의힘 개혁을 명분으로 창당 작업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의 반감을 통해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셈이다.


신당 창당 예고…여야에 타격
극적 화해한 뒤 당에서 역할?

국민의힘 내에서 이미 영남권은 ‘물갈이’ 신호탄이 쏴 올려진 곳이다. 현역 의원마저 공천을 걱정해야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조만간 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되는데, 여기서부터 분란의 싹이 자라날 조짐이 아른거리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노리는 지점은 단순히 현 국민의힘 거부 세력뿐만이 아니다. 반 민주당 조직 등 중도세력도 함께 포용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상당히 불리해질 수 있는 형국이다. 이 전 대표 본인도 그동안 꾸준히 도전해온 노원구가 아닌 대구 출마를 염두에 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신당 창당이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단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갉아먹고 있다. 대구·경북서 이 전 대표의 창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30%를 상회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최근 이 전 대표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0% 정도로 여야의 지지 세력을 충분히 이탈시킬 수 있는 지표다. 

일단 신당 창당론을 지속적으로 띄우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에게 이슈를 끌어오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승부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게 일단 목표일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제3지대간 연합 전선 구축도 여당과 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지점이다. 제3지대가 총선서 30석 정도를 차지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과반 의석수를 차지하기 힘들다. 

표가 분산되면 분명 이 전 대표에게 득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라도 선거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총선 구도를 이재명 대 윤석열이 아닌 이준석 대 윤석열 구도로 만든다면, 현 정부에게는 어렵고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비명(비 이재명)계, 정의당, 국민의힘 비윤(비 윤석열)계 등 여러 범위에 포진돼있는 인물을 끊임없이 만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전국에 걸쳐 조금씩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생긴다. 

경우의 수
따져보니…

하지만 신당 창당에도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우선 이 전 대표의 지지 기반이다. 그를 주로 지지하는 세력은 2030세대인데, 이들은 다른 인물도 지지하고 있다. 또 지역 기반성의 문제도 있다. 연일 대구를 찾아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고 실제로 많이 늘긴 했지만, 고향도 아닌 데다 정치적 기반이 있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

그가 자꾸 대구를 찾는 이유도 대구서의 지분을 더욱 늘리기 위해서다. TK 지역서 이 전 대표의 편을 들며 지지를 선언한 인물은 여전히 한 명도 없다. 보수 텃밭 특성상 조직적으로 움직이기가 수월한 지역인데, 이를 도우며 전면에 나선 인물이 아직까진 눈에 띄지 않는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두고 바람이 불지 않을 것이라며 도울 의사가 없음을 일찌감치 내비쳤다. 이번 신당 창당이 단순히 자신의 복수를 위한 창인 것이라면 이 전 대표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길이다. 또 넓은 범위서 인물을 영입하게 되면 이 역시 분란만 키우는 행태가 될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행보도 이 전 대표가 경계할 부분이다. 이 전 대표의 이슈가 커지자 여권서 한 장관 카드를 급히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한 장관은 최근 언론의 이슈를 이 전 대표 못지않게 끌어오고 있다. 

이런 점을 아는 듯 이 전 대표도 한 장관이 경쟁자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지층이 달라 오히려 동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아직까진 한 장관을 향해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분산 시
고득점

앞서 이 전 대표는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설을 띄운 바 있다. 그가 원하는 대로 만약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에게 다시 돌아오라며 손짓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한 듯한 말을 쏟아내고 있는 이 전 대표지만 극적으로 화해할 경우, 이는 총선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 전 대표를 향해 돌아오라며 손을 내밀었으나 그는 화해를 거부하는 의사를 밝혔다. 


관건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여당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면 다시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화해의 전제조건으로 윤 대통령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내걸었다. 다만 대통령이 먼저 전직 당 대표에게 화해하자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앞서 지난 대선서도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는 갈등과 화해를 몇 번이나 반복했던 바 있다. 이번에도 총선 직전 극적으로 화해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안다. 

화해의 여지를 던진 쪽은 이 전 대표였다. 그는 “(대통령의)태도가 변화하면 탈당하지 않을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최근 “대통령에게 신뢰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직까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응 자체가 지고 들어가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앞선 두 차례의 갈등 봉합 사례는 대선 승리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제3지대 입당 가능성도
전략적 대응책 이미 마련

다음 총선서 이들은 정치 지형의 ‘물갈이’라는 공통된 목표는 있지만, 함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화해의 전제조건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윤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해병대 사망사건 특검을 도입하고 이태원 유족과 만남을 가지면 된다. 

문제는 이 전 대표의 몸값이 더욱 커졌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그의 세력이 커질수록 여당에는 불리한 구도다. 결국 이 전 대표에게 화해하자며 먼저 나설 수밖에 없고, 빚을 지게 된다. 이 전 대표가 탈당하지 않는다면, 분명 선거 국면서 일정한 역할을 원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분란을 키우는 꼴이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탈당하려면 지금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시계만 바라보고 있다. 탈당 카드는 자신의 몸값이 가장 높아졌을 무렵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가 총선 직전에 탈당하게 된다면 국민의힘의 청년층 지지율이 더욱 줄어드는 것을 체감시켜 전국적으로 이슈를 끌어올 변수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선 급할 게 없다. 빈 공간을 잘 노린다. 기존 정치인은 자신의 조직을 지키는 전략을 꾸준히 써왔다. 이탈 세력을 끌어모으는 전략으로 본래 세력과 중도층을 한꺼번에 공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전 대표가 보수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중도 정치인을 표방하기 위해 제3지대로 입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른바 연합 전선의 빅텐트에 자신이 직접 입성하는 방식이다. 이때 제3지대는 비례의원 다수 배출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치권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선거제도 개혁 이전인 병립형으로 돌아갈지 말지에만 집중하는 논의가 한창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3지대가 나아갈 공간이 좁아진다. 

끌면 끌수록
“유리하다”

앞으로 이 전 대표는 비대위, 선거제도, 한 장관 영입 등의 사안이 결정되고 나서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패를 꺼내면 대응책이 마련돼 버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 상황을 고려한 뒤 본격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와 전략을 하나씩 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대표가 상황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너도 나도’ 창당 러시?
민주당이 선거 국면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잡음이 들려온다.

비명계의 공천 학살이 조만간 시작된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탓에 비명계는 살아남기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이와 관련해 당 밖에서도 창당 바람이 분다.

우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의 내년 총선 출마는 현재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비법률적 방식의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게 총선 출마와 창당의 명분이다.

한편 현재 무소속인 송영길 전 대표도 창당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비례대표 중심의 당을 만들겠다며 거듭 창당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런 탓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두 인물의 창당이 수도권 표심에 악영향을 끼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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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