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암컷 발언’에 자격정지 6개월 중징계…개딸들 분노

지난 19일, 출판기념회서 “비하 아닌 설치는 암컷”
‘정계 비판’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SNS에 글 게재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조지 오웰의 책)<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광주과학기술원서 열린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의 ‘탈당의 정치’ 출판기념회서 윤석열정부를 비판하는 과정서 했던 발언 중 일부다.

이날 참석했던 강기정 광주시장과 같은 당 송갑석·조오섭·윤영덕·이용빈 의원 등은 최 전 의원의 이날 발언을 제지하지 않고 함께 웃었다고 보도돼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강 시장과 송·조 의원은 초반 인사말만 하고서 다른 일정 등의 이유로 행사장을 떠났고 윤·이 의원도 후반까지 남아 있었지만 문제의 발언에 대해 박수를 치거나 공감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 시장은 지난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힘 여성위원회가 전원 출당 조치 성명을 냈는데 현장에 있었다는 얘기가 맞느냐?’는 질문에 “일부 기념식, 출판 기념식이 끝나고 행사장을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2부에 있었던 최강욱, 민형배 의원이 했던 얘기를 들을 수 없었다”고 답했다.

재차 ‘그 문제의 발언이 있을 때 그 자리에 없었다는 말씀이냐?’는 질의에도 “그렇다. 그때는 제가 행사장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이틀 만인 21일,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인이)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서는 관용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권력의 요체는 국민 자체로 국민의 공복인 정치인은 언제나 겸허하게 국민을 두려워하고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복이 주인을 어떻게 섬기는지는 그의 언행과 태도서 알 수 있다.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면서 어찌 주인을 존중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 태도가 본질이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정치인에게 말 한 마디는 천근의 무게를 지녔다.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늘 진중하고 세심해야 한다”며 “언행은 언제나 국민 입장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하고 또 그렇게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엄정 대처’ 발언 하루 만인 지난 2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최 전 의원에 대해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 최고위원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헌 제77조 및 당규 제7호14조, 32조에 따라 최강욱 당원에 대해 당원 자격정지 6개월 비상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당내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 대해서 엄정한 대처 및 경각심 환기할 필요가 있다”며 “당내 인사들 발언이 논란이 되고 기강의 해이함이 드러나고 있는데 이런 일련의 상황을 당에서 볼 때 큰 부담이고 위기의 시작”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사안에 대한 중대성, 당의 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국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고 당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졌을 때 엄정 대처해야 한다는 비판 (모두)최고위원들의 같은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 전 의원과의 소통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선 “그 과정은 잘 모르지만 이는 비상 징계에 해당한다”며 “비상 징계는 중대한 결정이자 중대한 결심으로 비상 징계 의결에 초점을 맞춰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또 당사자의 이의 제기 등으로 인한 철회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해 지도부가 해당 사안에 대해 얼마나 엄중하게 여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당원권 징계 결정 이후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최강욱 전 의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 최 전 의원의 비판이 누구를 향하건 간에, 여성 혐오와 여성 비하가 내포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위는 “우리 당은 당내 젠더 인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당보다 노력하고 있음에도, 이번 문제를 겪으면서 여전히 부족하며 변화를 위해 더 많은 총체적이고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 당의 시스템적 지원을 요구하고 이를 구축하는 데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설치는 암컷이라는 발언, 그 자체가 가부장제 문화가 만든 언어폭력이며 여성의 사회·정치적 참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담고 있다. 여성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식하기 위해선 가부장적 인식과 남성 중심적 정치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과 더불어 여전히 크게 부족한 여성 정치 대표성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도 “당내 침묵의 카르텔 같은 분위기가 있는데 이게 위험하다. 주류 혹은 친명(친 이재명), 지도부 이런 분들이 문제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의원들도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런 문제에 침묵할 경우 국민들에게 심판받는다. 국민 심판 전에 우리가 내부서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고쳐나가고 하는 게 민주당이 사는 길이고 이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서 “전국 각지서 출판기념회한다고 모여서 하는 얘기가 이렇다니 진짜 한심해죽겠다”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만약 우리 회사에 이런 직장동료나 상사가 있다면 정말 싫을 것 같다. 조직이 이걸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그 조직은 그냥 도태되어가는 조직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만큼 욕먹었으면 그것 자체로 고생을 많이 했으니까 된 것 아니냐’ 하고 넘어가려고 하는 듯한 모양새를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게 이런 일이 발생한 조직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출연했던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 정도면 진짜 오만정이 다 떨어지는 발언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살면 이런 발언을 공식석상서 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 많이 든다”고 거들었다.


박 전 최고위원은 “공식 자리서 이런 말을 입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다. 당에서 이 발언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고 비판했을 때 당사자인 최 전 의원이 올린 글을 봐도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도부의 중징계 결정과 여성위, 일부 야권 인사들로부터 비판이 나오자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노골적인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엔 최 전 의원의 중징계 처분을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이들은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충분히 할만했던 말”이라는 입장이다.

한 지지자는 “‘암컷이 설친다’는 발언에 당 지도부가 총궐기하는 꼬라지가 눈꼴사납다. 지도부는 김건희가 대통령 행세하는 꼴을 보고 어떤 말을 해봤나. 내년 총선에서는 무엇으로 표를 달라고 할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다른 지지자도 “최강욱 같은 강성 의원들이 사라질수록 이재명 대표가 앞으로 일하기 더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최 전 의원을 방어했다.

반면, 최 전 의원의 발언이 내년 총선은 물론, 민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지도부의 중징계 결정을 옹호하는 댓글도 일부 눈에 띈다.


문제는 최 전 의원의 반응인데, 정작 여권은 물론 야권의 비판 목소리와 지도부의 6개월 당원권 자격정지 징계 처분에 대해 사과는커녕, 가타부타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는 해석하기에 따라 ‘잘못된 발언이 아니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만큼 이번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이건 민주주의야, 멍청아!’라는 글과 함께 [김대중 칼럼] 4월 총선 대차대조표 링크를, 지난 21일엔 ‘T1의 롤드컵 제패! LCK의 세계 최고 수준 연속 확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말 멋져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같은 달 20일에는 ‘언론의 양심을 묻는다’는 제목으로 ‘무더기로 만나는 것 말고, 바이든 기시다 정상회담(O) 바이든 시진핑 정상회담(O) 시진핑 기시다 정상회담(O) 오염수 방류 방관 덕에 그나마 윤석열 기시다 정상회담(O) 윤석열 바이든 정상회담(X) 윤석열 시진핑 정상회담(X) 문재인이 이랬으면 왕따 외교라고 했을 거면서 지금은 조용…’이라는 페이스북 글을 인용 게재하기도 했다.

지난 9월18일, 최 전 의원은 변호사 시절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써준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금고형 이상의 형벌(집행유예 포함)을 확정 시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잃게 된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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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