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송대 총장 사태’ 1년 교육부 이상한 대처

후속 조치 물었더니…3줄짜리 답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경고음은 이미 오래전부터 울렸다. 직접 소리 내서 알린 사람도 있다.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촉구됐다. 정부 기관에 신고가 접수됐고 시민단체의 형사 고발이 이어졌다. 정치권서도 좌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총장을 둘러싼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학교 내부의 자정작용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국립대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교육부 역시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지난해 4월 <일요시사> 보도(1369호 <단독> 방송대 총장 알박기? 교육부 이중잣대 추적) 이후 이미 1년 이상 시간이 흘렀다.

총장 되면
면죄부?

불씨는 그보다 앞선 총장 선거 때부터 있었다. 총장 임명권이 이사장에게 있는 사립대와는 달리 국립대는 교육부와 청와대의 결정이 총장 임명 시 중요하다. 대학서 투표를 통해 선출된 1~2순위 총장 후보자를 교육부서 검증한 후 교육부 인사위원회를 거쳐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최종 임명 여부는 국무회의서 결정된다.  

고성환 방송대 총장은 2021년 11월 총장추천위원회가 진행한 선거를 통해 1순위 후보자로 결정됐다. 이후 지난해 2월 교육부의 임용 제청을 거쳐 같은 해 3월 국무회의를 통해 총장으로 임명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에 총장으로 발령나면서 ‘문재인정부 마지막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는 고 총장의 자질은 물론 임명 과정서 불거진 의혹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고 총장은 ▲겸직 위반 ▲세금 체납 ▲재산신고 누락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총장 선거가 진행될 무렵부터 방송대 내부서 관련 의혹에 관한 소문이 불거졌다.

교육부는 방송대 종합감사 시기(2021년 10월25일~11월5일)에 고 총장과 관련된 논란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대 관계자는 “고 총장은 최소 10년 이상 겸직한 사실을 숨겼다. 채무 문제로 급여까지 압류당하다가 총장 후보자로 선출되고 나서야 부랴부랴 정리했다. 국립대 총장을 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며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전부 알고 있었음에도 그를 총장으로 제청했다. 가장 말이 안 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고 총장은 방송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4년 5월 설립된 한 주식회사의 이사, 대표이사, 사내이사 등을 지냈다. 방송대 전임교원 임용계약서에 따르면 교수는 ‘교육공무원’이다. 공무 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고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국가공무원법 64조 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

문제 제기했다 인사조치
권익위 “복직+임금 보전”

해당 회사는 2017년 12월에야 해산됐다. 그 사이 고 총장은 교무부처장, 인문대학장 등의 보직을 맡았다. 고 총장의 겸직 사실은 총장 선거에 이를 무렵에야 알려졌다. 여기에 회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세금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지방소득세 등 38건, 총 4200만원의 세금을 체납한 것.

또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서 대출을 받아 10억원 이상의 채무가 발생했다. 원금과 이자가 더해진 액수로 고 총장은 당시 회사의 연대보증인이었다. 방송대는 국립대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대한민국’이 제3채무자로 지정된다. 고 총장의 급여에 말 그대로 ‘압류 딱지’가 붙은 이유다.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 총장은 방송대 제8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고 총장의 임명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교육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끄집어 올렸다. 방송대 총장 선거 전에 종합감사를 진행한 점, 종합감사 시기에 다양한 경로로 민원이 제기된 점으로 미뤄봤을 때 교육부는 고 총장에 대한 의혹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보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교육부는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거쳐 고 총장을 임용 제청했다. 당시 교육부 차관은 정종철 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다. 지난해 2월 방송대 관계자는 정 전 차관을 만나 고 총장에 대한 의혹을 언급했다. 그로부터 2주 뒤 교육부는 고 총장에 대한 임용 제청을 진행했다. 

교육부가 앞장서서 고 총장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뿐만 아니라 정 전 차관은 <일요시사> 보도 이후 방송대 관계자와의 통화서 ‘인사혁신처’를 언급했다. 정 전 차관은 “인사위원회가 되게 폭넓은 재량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인사혁신처가 그렇게 통보해 오는데…. (중략)”라고 말했다. 

논란·의혹
대부분 인정

당시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에 “(인사혁신처에서는)행정 절차를 진행할 뿐 국립대 총장 후보에 대한 검증을 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총장 임용 제청 여부는 교육부서 인사혁신처로 전달하는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정 전 차관의 발언과 배치되는 지점이다. 

<일요시사> 보도로 총장 임용 과정이 ‘교육부-인사혁신처-청와대’가 아니라 ‘청와대-인사혁신처-교육부’로 이어지는 ‘톱다운’ 방식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방송대 이외의 다른 국립대서 일어나고 있는 교육부의 총장 임명 거부와 관련해서도 의심의 목소리가 나왔다. 어떤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방송대 총장 논란을 대하는 교육부의 소극적인 태도는 사태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지난 1년여간 방송대 관계자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에서 고 총장 임용을 두고 다양한 방식의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이 과정서 강문희 방송대 전 부산지역대 학장(행정학과)은 보직해임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강 교수의 인사 발령 소식은 지난해 6월 방송대 앞에서 ‘고성환 총장 퇴진’을 외친 집회 당일 학내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강 교수는 보직해임 조치 과정서 방송대 측이 사유를 밝히거나 공식적으로 통보하는 등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방적인 인사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강 교수가 고 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신분보장 등 조치’ 신청과 관련해 “부산지역대학장 보직을 다시 부여하고 보직해임으로 인해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또 강 교수에게 불이익 조치를 가한 고 총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소송서도
다 이겼다

강 교수에 대한 인사발령 조치가 문제 제기로 발생한 일종의 보복 조치였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고 총장은 권익위 결정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1월31일)에 이어 항고심(5월19일)까지도 권익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고 총장은 권익위의 결정을 현재(지난달 30일 기준)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학내 인사의 문제 제기, 시민단체의 형사고발, 정부 기관의 결정 등 고 총장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수차례에 걸쳐 울리고 있는 경고음에 오로지 교육부만이 침묵을 지키는 모양새다. 급기야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 총장 관련 논란이 언급되는 등 정치권의 목소리가 들어간 상황서도 교육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19일 국회 교육위원회서 방송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정경희 의원은 고 총장에 대한 논란을 언급한 뒤 ▲겸직 허가를 받았는지 ▲이로 인해 징계나 처벌을 받았는지 등을 질의했다. 고 총장은 정 위원의 질문에 모두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논란을 일부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고 총장은 총장 사퇴 의사를 묻는 말에는 “답변을 곧바로 드리기 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서 방송대 구성원이 해당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런 상황서도 자신을 총장으로 뽑아줬기 때문에 사퇴 문제는 구성원의 의견을 따라야 된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국감서 언급
“수사 결과 보겠다”

정 위원은 “교육부는 방송대 총장 임명 과정서 드러난 여러 가지 문제점, 그리고 최근 제기된 직권남용 의혹 등 비리 의혹을 세밀히 감사해야 할 것”이라며 당시 국감에 참석한 김일수 고등교육정책실장을 향해 방송대 감사 계획을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실장은 검토해서 보고하겠다는 답변을 남겼다. 

그로부터 8개월이 흘렀다. 그 사이 교육부는 고 총장과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 질의에 대한 교육부 답변서는 단 3문장으로 구성됐다. 정 의원실은 지난해 국감 이후 교육부의 조치에 대해 총 4가지 질의를 보냈다.

‘방송대 관련 2022 국정감사 후속 조치’와 관련해 ▲2022 교육부 등 국정감사에서 정경희 의원이 지적한 방송대 고성환 총장의 각종 비리와 관련한 교육부의 후속 조치 상세내역 ▲2022 국정감사 이후 고성환 총장과 관련해 교육부와 방송대 간 주고받은 공문 사본 일체 ▲2022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정종철 전 교육부 차관의 방송대 관계자 회유(고성환 총장 관련 건) 관련 교육부의 후속 조치 상세 ▲고성환 총장의 인사전횡(비리행위를 비판한 고속 교수에 대한 부당한 징계)과 관련한 세부 다툼 경과, 교육부의 조치 상세 등이다.

교육부는 정 의원실의 질의에 “의원님께서 요구하신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 드립니다” “요구내용에 대해 해당 내용이 없습니다” “현재 관련 내용은 경찰에서 수사 중에 있으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를 검토할 예정입니다”라고 답했다.

시민단체 등에서 진행한 고 총장, 정 전 차관 등에 대한 고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감독 기관이
남의 일처럼

앞장서서 문제를 제기했고 인사 조치까지 당한 강 교수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강 교수는 “고 총장이 국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부분 인정했다. 고 총장에 대한 교육부의 인사 검증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 아닌가. 방송대 총장 사태서 교육부는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의원실에 한 답변만 보면 마치 제3자처럼 굴고 있다”고 비판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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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