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는 학교 정체는?

교부금 새는 그린스마트스쿨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나라 곳간이 빚더미에 가득하다는데 교육청 현실은 달랐다.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현장과는 달리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은 쌓여가고 있다. 세금 증가에 따른 내국세의 20.79%가 수요와 무관하게 교부금으로 자동 배정된다. 지방교육청 예산은 기금을 통해 쌓여가고 있지만, 현행법 조항상 중앙정부는 지방교육청에 매년 교육예산을 보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선 교육감이 재선을 노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필두로 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예산을 집행할 사용처를 찾지 못해 적립한 기금 규모만 지난해 말 기준 21조원이 훌쩍 넘는다. 지난해 5조4041억원 대비 4배로 증가한 규모다. 교육청은 매년 내국세 20.79%를 교부금으로 받는다. 올해 책정한 교부금은 80조1134억원이다. 

문재인정부의 뉴딜 사업 핵심 중 하나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최근 5년간 20조3000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사업 운영비의 예산 집행률이 절반도 되지 않아 예산을 과다 집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교부금 기금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에는 그린스마트 사업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선심성 정책

전국 시·도 교육청서 지방교육제정을 방만하게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기금 규모가 커진 만큼 여유가 생긴 교육청이 선심성 정책을 펼치는 모양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교육부와 지방교육재정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97건에 달하는 위법 사례가 발생했다.

액수는 282억원 규모로 밝혀졌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전환사업 운영비 예산 중 목적과 전혀 다른 지출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전국 노후 학교 건물을 개·보수한다는 기존 목적과는 다르게 서울과 충남의 한 중학교서 뮤지컬 관람비로 각각 700만원, 400만원을 지출했다. 경기도 소재의 한 고등학교 교직원은 바리스타 취득 연수를 위해 220만원을 집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인천 한 고교에선 야식으로 치킨 21만원어치를 시켜 먹었고, 경남의 한 고교에선 음파전동칫솔 구입비로 290만원을 썼다. 목적성이 다른 지출을 포함하면 총3억7000만원이 지출됐다.

교부금으로 운영되는 남북교육협력기금은 북한에 물품들을 제공하는 과정서 증빙자료가 불충분한 상태로 사업이 종료됐다. 기금이 설치된 8개의 교육청은 최근 3년간 기금 122억원을 적립하고 44억원만 집행해 36.4%에 달했다. 모 교육청은 대북 인도적 지원 물품 반출에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 특정단체와 반복적으로 1인 수의계약을 체결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 287억원의 예산을 들여 서울 지역 중학교 1학년 교실에 전자칠판을 설치했다. 그러나 전자칠판 설치를 두고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새로 개교한 학교나 시설을 교체한 지 얼마 안 된 학교에도 예산을 집행한 데다, 전자칠판이 아니더라도 기존 빔프로젝트와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자료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었던 탓이다.

예산 넘치는데 사용처가 없어서?
건물 개·보수하랬더니 웬 뮤지컬?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말 서울교육청 예산 심의서 전자칠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경북도교육청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추진과 관련해 중복투자 문제가 심해 예산 낭비 지적을 받았다. 기존 노후 학교시설을 리모델링, 소방시설 개선, 냉난방시설 개선, 석면 해체 등을 신청해 공사를 진행한 후 개축 대상에 선정되면 완전히 철거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경북 울릉군 소재 모 학교는 최근 5년간 7건의 개선 공사로 약 9억3000만원을 들여놓고 곧 철거를 앞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해당 도교육청 관계자는 “석면 해체공사의 경우 철거가 결정되더라도 똑같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중복이 아니지만 시설 개선 후 그린스마트스쿨 사업 선정 시 일어난 개축의 문제점을 인정한다”며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민간단체 보조금에 이어 교부금에도 전 정부 시절 예산 관리·감독 문제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경우 집행 세부지침을 정비하고 사업 이행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근거가 마련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점검 결과에 대해 “예산의 편법적 사용과 낭비적 집행사례가 다수 발견돼 제도개선 방안을 적극 이행하고 점검해나갈 것”이라며 “관련 부처와 함께 관리·감독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위법한 사례에 대해선 수사 의뢰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합동 점검에도 대규모 위법, 부당사례가 적발됐다”며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세수는 증가해 교부금이 증가한 사례서도 보조금과 관련한 남발 검증과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부정과 비리의 토양이 됐다”고 말했다.

돈 넘치나? 개정 시급한데...
총선 앞두고 몸 사리는 정부 

그러면서 “혈세가 포퓰리즘의 먹잇감이 되고 지난 정부서만 400조원의 국가채무가 쌓였는데 이는 납세자에 대한 사기이자 미래세대에 대한 착취”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는 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유보통합)을 국정과제로 삼고 2025년 시행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정부는 초·중·고 교육에만 배정된 교부금을 대학에 이어 어린이집에도 지원하려고 하자 교육감들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관인 데다, 필요한 재원은 별도의 재원 확보 계획을 수립해 나서야 된다는 것이다.

윤정부는 출범 당시에도 교부금을 개편하겠다며 의지를 피력했던 바 있다. 초·중·고 교육비로만 사용할 수 있는 교부금을 대학과 평생교육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재정전략회의서 교부금의 일부인 3조6000억원을 고등·평생교육 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했지만, 국회 심의 과정서 1조5000억원으로 삭감됐다.

교육감들은 이마저도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감협의회장인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지난해 이미 예산 1조5000억원을 대학생 형과 언니들에게 양보했던 초·중등 학생들에게 이번에는 동생한테까지 양보하라는 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내국세를 떼어 교육청에 지급하도록 의무화한 교부금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지만, 이번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논의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서 국가재정의 방향성을 담은 ‘재정비전 2050’ 발표는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시기를 미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지방교부금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도 있었지만 거센 반발을 우려해 최근 삭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눈치만

재정전략회의는 내년 예산안과 향후 5년간 재정운용 방향을 설정하는 회의체다. 올해 변수는 대규모 ‘세수 펑크’로 인한 내년도 지출 증가율 방향성 설정이다. 총선 악재 우려 속에서도 윤정부 출범 당시 강조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며 교부금 개정 논의는 미뤄졌다.

지출 감소는 복지 축소와 그린스마트 사업과 같은 인프라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내년 22대 총선서 복지 선거전략 등 힘을 받아야 할 여당 의원들의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교육계의 반발을 핑계로 묵묵부답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ojh34522@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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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