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대란’ 현실과 해법

아픈 아이 안고 발만 동동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소아청소년과 개원 의사 단체가 폐과 선언을 하면서 더 이상 소청과에 희망이 없다는 데 입을 모았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고질적 문제인 낮은 진료비(수가)와 저출생 문제로 병·의원 운영비가 상승해 일반진료를 택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늘자, 일반진료 관련 교육을 제공할 계획을 내비쳤다. 이후 소청과의사회는 ‘소아청소년과 탈출(No kids zone)을 위한 제1회 학술대회’를 열고 성인 진료 중심의 강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왜 ‘노키즈존’을 선언했을까?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세미나실서 의료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의사들은 여느 학술대회 때처럼 진지한 분위기였다. 강의는 고지혈증의 핵심정리로 시작해 보톡스 관련 강의가 뒤를 이었는데, 주목할만한 점은 800여개의 객석을 가득 메운 것은 내과 의사가 아닌 소아청소년과 의사였다. 

수입 28%↓
662개 폐업

소청과의사회는 ‘소아청소년과 탈출(No kids zone)을 위한 제1회 학술대회’를 열고 저수가에 대응할 ‘돈 되는’ 일반진료 강의를 소청과 전문의에게 제공한 것이다.

소청과의사회는 지난 3월 폐과 선언 이후 회원들을 대상으로 트레이닝센터 운영을 통해 일반진료 전환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학술대회를 통해 계획을 현실화하면서 소청과 붕괴 우려가 더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이 28%가 감소했다. 저출생 장기화로 인한 소아 청소년 수 감소와 저수가로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없는 병원이 늘어 지난 5년간 소청과 662개가 폐업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첫 학술대회서부터 소청과 탈출에 방점을 둬 성인 대상 미용,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날 전체 회원의 20%에 달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719명이 참석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를 통해 1년 후면 회원들이 교육을 통해 일반진료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5000여명의 회원 중 절반 이상이 교육 참여 의사를 밝혔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소아진료를 하려는 회원들도 다른 회원들이 일반진료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상황을 보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런 흐름으로 1년이면 소청과 개원의들의 일반진료 역량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말 2221개소였던 소청과 의원이 지난해 말 2135개소로 감소했다. 폐업한 소청과가 662개인데 반면, 개원한 소청과는 576개로 오히려 감소 추세다. 현재 소청과 의원서 소아 진료를 받으려면 1시간 넘게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그러면서 감기나 경미한 염증 등 경증소아환자가 2·3차 의료기관인 응급의료센터와 병원과 병원 사이를 ‘표류’하게 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할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최근 서울에 사는 5세 아동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지만 입원 병실이 없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40도 고열을 앓던 A군은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빈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진료를 거부당했다.

총 4곳의 병원에서 입원진료 거부를 받은 A군은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서도 입원 없이 진료만 받았다. A군은 ‘급성 폐쇄성 후두염’을 진단받아 다음날 새벽에 귀가했지만 상태가 악화됐고 응급실을 다시 찾으려 했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임 회장은 “급성 폐쇄성 후두염의 경우 비대면 진료는 매우 위험하다”며 “빠른 대면 진료와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아이 상태에 따라 입원 진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을 살리려면 지금이라도 빨리 당정과 현장 전문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야간 응급실 병상 없어 사망
‘뺑뺑이’ 전공의 없는 병원들

그러면서 “최근 나온 소아과 오픈런 등은 앞서 여러 차례 경고했던 인프라 붕괴 도미노의 시작일 뿐”이라며 “내년 4년 차 선생님들만 150명 정도가 대학병원서 빠져나가는데 과연 병원이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식이면 ‘한국서 이런 병으로 아이가 잘못될 수 있나?’ 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응급환자가 구급차서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다 숨지는 일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대구 소재의 한 건물서 추락한 10대가 입원 병실을 찾지 못하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경기도 용인에선 교통사고를 당한 70대가 인근 대학병원 12곳서 이송을 거절당해 결국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이를 두고 정부는 응급실·권역외상센터 등 응급의료시설서 근무하는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사가 없어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8일 전국 44개소 권역응급의료센터장 및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진과 만나 “최근 적시에 응급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국민께서 불안해한다”면서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응급의료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박 차관은 “반복되는 주요 이유로 경증 환자의 응급실 과밀화, 전문의와 중환자 병상 부족, 소방과 의료기관 간 체계적인 정보 공유 부족 등이 지적된다. 장기적이고 구조적 문제가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지원 방식은 정부 예산을 통해 직접적인 재정 지원과 건강보험 재정을 통해 특별 수가를 설정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논의 중이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응급실을 전전하다 사망하는 사건을 두고 의료진 처우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응급의료시설 인력뿐만 아니라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의료진도 혜택 대상이다. 필수 의료 진료과목인 흉부외과와 신경외과는 소아과·산부인과와 같이 기피과로 분류된다.

피부·성형
탈출 러시

이 같은 기피 현상에 의사들은 과도한 업무와 과로가 누적된 업무 환경의 개선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실시한 지난해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급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흉부외과 전공의 근무시간은 현행법상 정해놓은 전공의 근무시간인 4주 평균 주 80시간을 훌쩍 넘는다. 흉부외과 전공의 근무시간이 102시간으로 제일 길었고 뒤이어 외과 90.6시간, 신경외과 90시간 등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사례가 많았다.

정부와 의사단체는 지지부진했던 의대 정원 확충에 원칙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지난 8일 의료현안협의체를 열고 필수 의료 및 지역 의료 강화를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 의사 인력 확충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데 합의했다.


17년간 3058명으로 동결된 의대 정원이 2025학년도 입시부터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얼마나 확충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다.

의사 확충에 대한 논의만 주로 이뤄지자 의사단체에서는 의사 증원이 능사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사 증원이 되더라도 대표적인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선호과 경쟁만 치열해질뿐 기피과 개선 현상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은 필수의료 붕괴 문제를 두고 “의사 수를 늘려도 의사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결국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우리 사회가 의사만 여념이 없는 와중에도 오늘날 소청과 기피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 중인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단체다.

앞서 정부는 ‘필수 의료 지원 대책’과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 등을 내세워 필수 의료 및 지역 공공의료 기피 현상에 대한 해결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러나 대전협은 구체적인 보건 재정 투입 계획 없이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했다.

“건보료 낮아
유지 어려워”

대전협은 “기피영역 의료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건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현상”이라며 “정부기관과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연간 배출 의사 수 증원을 해야 한다는 것은 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 1000명당 의료인 수·임금노동자 대비 의사 평균 임금의 국제 비교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의사 인력 추계 결과 등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통계를 살펴보면 임금 및 근로시간 산출에 있어 전체 의사 수의 10%에 해당하는 전공의를 제외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근무일수 226일, 근무시간 주 40시간으로 가정해 의사 수 부족을 추계하고 있으나, 현실의 전공의의 경우 주당 100시간, 320일 가까이 근무하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전협은 필수 의료 및 지역 공공의료 기피 현상에 관해 국내 건강보험 국고보조금 비율과 급여 중 건강보험료 비율이 OECD 가입국 중 턱없이 낮은 수치가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건강보험 국고보조금 비율은 13.2%로, 대만 23.1%, 일본 27.4%, 프랑스 52.3%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또 급여 중 건강보험료 비율을 비교할 경우도 2020년 기준 일본 10%, 독일 14.6%, 프랑스 13% 등이지만 국내는 6.12%(현재 7.09%)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현행 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요율 8% 상한제 폐지와 점진적 보험재정의 최소 30% 수준을 국고지원금서 담당할 수 있도록 지출 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대전협은 “현실적으로 고령화에 대비해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간접세 등을 활용해 보건 재정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영구적인 건강보험 국가보조금이 필요하다. 특히 중증 진료에 대한 조세 기반 국고보조금의 확충이 없다면 필수 의료 기피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청과의사회도 건강보험 급여가 너무 낮아 병원 유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외국의 경우 하루에 20명만 진료해도 병원 운영이 가능하지만 국내 소아과는 건강보험 급여가 낮아서 80명 미만으로 환자를 진료하면 병원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의 잇단 ‘노키즈존’ 선언
의사 증원이 답? “문제는 돈”

올해 전국 국립대병원 10곳 중 6곳이 소청과 전공의를 한 명도 받지 못했다. 국립대병원을 찾은 소아청소년 환자 수는 3년간 약 70% 증가하는 추세인 가운데, 전국 국립대병원 소아과 전공의 정원 40명 중 지원자는 14명에 불과하다.

지난 13일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소아응급진료 현황’에 따르면 119 구급대를 이용해 병원에 내원한 소아청소년환자 수는 2020년 1만4110명서 지난해 2만3956명으로 69.8% 증가했다.

국립대병원들은 주변 대학병원이나 기존 소청과 의원이 폐업하면서 국립대병원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소청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지원하는 전공의는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소청과 기피 현상에는 낮은 수가뿐만 작용하는 건 아니다. 제도적인 문제를 떠나 소아를 진료하는 일과 아동 부모에 대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면서 법률적 배상이나 형사처벌로도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진료가 쉽지 않은 데다 소송 리스크마저 크다.

앞서 소청과 전문의가 중이염이 의심되는 아이의 귀지를 제거해주다 피가 나자 부부가 담당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고소하고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도 제기한 사례가 있다.

임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피가 나도 딱지가 앉았다가 떨어지면 끝이고 아이가 아픈 것도 아니다”라며 “심지어 해당 사연은 의사가 피를 냈는지, 아이가 손을 넣어 냈는지, 부모가 피를 냈는지 증명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이라면 소아과 의사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이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피 현상에
수가 문제만?
 

지난해 의협이 1159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가가 필수 의료를 지원하기 위해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의료수가 정상화’를 41.2%로 가장 많이 꼽았다. 뒤이어 ‘필수 의료사고 민형사적 처벌 부담 완화’가 21.8%였는데, 의협은 이를 근거로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의료계는 의사들이 필수 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원인 중 의료 소송 부담이 커진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ojh34522@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소아병동 인력도 없는데…달빛어린이병원 확충, 왜?
“주 평균 78시간서 90시간 일하라고?”

국내 첫 어린이병원이자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달빛어린이병원인 소화병원이 지난 4일, 의료진 부족 사태로 휴일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다수 아동병원은 야간·휴일에 진료하고 가산 수가를 받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아니더라도 근무시간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서 열린 기자회견서 달빛어린이병원 제도 폐지·어린이 진료시스템 정상화를 촉구했다.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 협회장은 “제도 미비로 소아 의료 현장은 개선되지 않고 더욱 악화되고 있다. 부족한 인력은 충원되지 않고 악순환만 반복된다”며 “정부는 하드웨어 확대 정책에만 집중하고 근본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홍준 정책이사는 “달빛어린이병원 제도에 10여년간 수요 및 공급에 대한 평가가 부족하고 배후진료시스템이 미비하다”며 “이는 거주 지역 내에서 야간·휴일 진료를 원하는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전시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 중 야간·휴일 시간 요건은 충족하더라고 실제 운영 일수는 주 2회에 그치는 사례도 있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아동병원협회는 달빛어린이병원 제도를 폐지하고 전면적인 수가 가산 및 재조정을 통해 전국 시군구의 소아 인구와 비례해서 1~3차 소아의료기관 역할 재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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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