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훈풍 불게 하는 일자리

일자리보다 주택이 적은 지역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지역서 일하러 오는 사람이 많은 만큼 잠재적 주택 수요가 탄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은 실제로 부동산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청약 열기도 뜨겁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2022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근무지(사업체 소재지) 취업자 수에서 거주지 취업자 수를 뺀 결과 특·광역시 중에서 서울 강남구가 64만7000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에 살면서 일을 하기 위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65만명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부동산시장서 일자리와 인구는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지닌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곳에 사람이 모이게 되고, 인구가 유입되면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순환구조를 지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인구가 들어오면 주택 구매뿐만 아니라 소비도 늘어 지역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띈다. 

지방에선 일자리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사는 지금 비수도권 지역은 자족도시의 기능을 갖춰야만 적정 인구가 유지되고, 주택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어 지방 소멸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다른 도시와 달리 산업도시로 기반을 갖춘 곳과 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된 곳이 부동산시장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강남 출퇴근
65만명 육박

부산 강서구(8만1000명), 인천 중구(7만2000명), 대구 중구(5만1000명), 대전 대덕구(2만7000명) 등도 근무지 기준 취업자가 거주지 기준보다 많았다. 시 단위에서는 경기 화성이 9만명, 충남 아산 2만70000명, 경북 구미·제주 서귀포 2만1000명, 전남 여수 1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군 단위에서는 충북 음성 2만4000명, 전남 영암 1만9000명, 전북 완주 1만5000명 등으로 나타났다. 음성의 경우 2018년 이후 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1만4656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웬만한 시 지역보다 많은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회사가 속한 관활 시·군·구에 거주지를 두지 않고 외부서 통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인 만큼 잠재적 주택 수요가 탄탄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열기도 뜨거운 편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금융·서비스업이 집중된 강남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4억8449만원으로, 서울 평균 13억658만원의 2배에 가깝다. 청약 열기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뜨겁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은 지난 2월 1순위 평균 경쟁률 11.4대1을 기록하면서 분양을 100% 완료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 파크릭스’ 2차는 지난달 평균 7.7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외부서 통근 사람 많다
잠재적 주택 수요 탄탄

분양 중인 아파트의 계약률도 높아지고 있다. 음성 성본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 입주 소식에 계약이 하루에도 여러 건 진행됐다”며 “수도권 등 다른 지역서 거주하는 수요층의 문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3.3㎡당 최저 800만원으로 책정됐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도 제공한다.

청주 분양시장에선 3만건이 넘는 1순위 청약 통장이 쏟아지면서, 업계와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청주시 흥덕구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무려 3만4886건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 73대1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 청약서 마감됐다. 전용면적 84㎡ A타입이 청주에서만 1만1000여건의 1순위 청약으로 접수되며 최고 241.9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는 청주 분양시장서 나오는 청약 돌풍 이유를 ‘양질의 일자리’로 발생한 지역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이에 따른 풍부한 주택수요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대거 청약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청주의 차세대 산업기반인 테크노폴리스는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등 대기업과 하청업체 일부가 이미 입주를 끝냈고, 이차전지 메카로 거듭나고 있는 오창과학산업단지도 가깝게 위치해 있다. 또 청주 오창읍에서는 방사광가속기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어 일자리 창출과 수요 유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 음성
들썩들썩

지난 3월엔 ‘고덕자이 센트로’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인접한 직주근접단지로 주목받아 올해 경기권역 최고 경쟁률인 평균 45.3대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300조원 반도체 투자가 발표된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과 맞닿은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서 공급된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도 일자리 수요 유입 기대효과로 올해 경기권역 최다 청약접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청약 훈풍을 이어가고 있는 곳의 공통점은 반도체나 이차전지 또는 대기업 등이 위치한 고소득 직장 밀집지역이라는 점”이라며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많고, 부동산 구매력도 풍부해 앞으로도 이들 지역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달 일자리 창출 지역에 분양할 단지.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이 경기도 시흥시 은행동 248-30, 286-5번지(은행2지구 1, 2블록) 일원에 짓는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전용면적 84㎡(A, B, C 3개 타입)로 구성된다. 1블록은 8개동·1230가구로 조성되며, 2블록은 6개동·903가구 규모다.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일조권이 우수하고, 선호도가 높은 4bay 판상형 위주로 설계할 예정이다. 단지 곳곳에는 다양한 테마의 조경 공간이 꾸며져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입주민들의 주거 편의성을 높여줄 세심한 설계도 눈에 띈다. 지하 주차장을 가구당 1.5대로 확보해 넉넉한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가구 내부에는 대형 드레스룸, 펜트리, 현관창고 등의 풍부한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반도체 등 고소득 직장 밀집
부동산 구매력 풍부해 관심↑

서해선 신천역이 도보권에 있다. 신천역을 이용하면 구로·가산디지털단지 등의 업무지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이달부터는 서해선 북쪽 연장 구간인 대곡~소사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마곡 업무지구가 있는 마곡역까지 8정거장 거리며, 7호선 환승역인 부천종합운동장역을 통해 강남권까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검바위초, 소래중, 소래고가 도보 거리에 자리해 원스톱 학세권을 갖췄다. 도서관 및 은계지구 학원가 이용도 쉽다. 롯데마트, 스타필드 시티,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이케아, 코스트코, 롯데몰 등의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시흥매화산업단지, 광명시흥테크노밸리(2024년 예정)가 가깝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 제일건설이 평택시 가재지구 공동2블록에 조성되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을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2개동, 총 1152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가구가 전용 84·103㎡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타입별 가구 수는 84㎡A 819가구, 84㎡B 162가구, 103㎡ 171가구다. 

꾸준히 
인구 유입

평택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필두로 송탄일반산업단지, 첨단산업단지(예정), 브레인시티를 잇는 대규모 반도체벨트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지는 평택 반도체벨트와 맞닿은 핵심 배후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가재동 일대 가재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위치해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재지구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도보거리에 위치한다. 송탄일반산단, 브레인시티에 둘러싸여 있어 뛰어난 직주근접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단지는 편리한 교통 환경과 우수한 교육환경 등 뛰어난 정주여건이 돋보인다. 먼저 SRT와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가는 지제역이 인접해 광역교통망이 우수하다.

지제역은 향후 수원발 KTX가 개통될 예정이며 복합환승센터(예정) 개발도 추진 중이어서 교통여건은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화설계도 돋보인다. 전 가구를 남향위주로 배치하고 넓은 동 간 거리를 확보했으며, 전 가구에 4베이 판상형 평면설계를 적용하고 넉넉한 수납공간 등을 도입해 공간 활용성을 확대했다. 다양한 조경과 커뮤니티도 마련된다. 단지는 100% 지하 주차장 설계를 통해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를 구성하고, 다채로운 테마가든을 도입해 쾌적함을 더할 예정이다. 단지 내에는 사우나, 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등 입주민 주거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아산탕정지구 일원에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을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 74~ 114㎡, 총 78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타입별로 알파룸은 물론 복도·주방 팬트리까지 구성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특화평면을 선보인다. 넓은 동 간 거리와 남향위주의 배치로 채광, 개방감 등을 누릴 수 있다. 지상에 차 없는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 여기에 어반프라자, 테라스 가든, 플라워 가든 등 여러 테마조경을 적용해 친환경 주거단지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단지 내에는 휴게공간인 힐스라운지와 스튜디오가 있는 업무공간인 워크라운지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스터디룸, 독서실, 피트니스, 스크린골프룸,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된다. 아산디스플레이시티, 삼성SDI, 천안일반산업단지 등 다수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인접해 뛰어난 직주근접성과 산단 종사자들의 두터운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 많아

아산탕정지구는 비수도권 공공택지에 해당돼 전매제한 1년이 적용된다. 등기 전 전매도 가능하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6개월 이상으로, 아산시 및 천안시를 포함한 충청남도,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소득수준, 주택 유무, 세대주·세대원 등 상관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신설 예정인 아산애현초(가칭), 아산세교중(가칭)을 비롯해 이순신고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초·중·고를 모두 도보권으로 누릴 수 있다. 여기에 단지 바로 앞에 천안천 및 수변공원(예정)을 비롯해 미르공원 둘레길, 다솜공원, 한들물빛공원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갤러리아 백화점,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쇼핑몰을 비롯해 불당 중심상업지구 또한 인접해 우수한 생활편의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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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