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훈풍 불게 하는 일자리

일자리보다 주택이 적은 지역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지역서 일하러 오는 사람이 많은 만큼 잠재적 주택 수요가 탄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은 실제로 부동산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청약 열기도 뜨겁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2022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근무지(사업체 소재지) 취업자 수에서 거주지 취업자 수를 뺀 결과 특·광역시 중에서 서울 강남구가 64만7000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에 살면서 일을 하기 위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65만명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부동산시장서 일자리와 인구는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지닌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곳에 사람이 모이게 되고, 인구가 유입되면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순환구조를 지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인구가 들어오면 주택 구매뿐만 아니라 소비도 늘어 지역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띈다. 

지방에선 일자리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사는 지금 비수도권 지역은 자족도시의 기능을 갖춰야만 적정 인구가 유지되고, 주택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어 지방 소멸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다른 도시와 달리 산업도시로 기반을 갖춘 곳과 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된 곳이 부동산시장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강남 출퇴근
65만명 육박

부산 강서구(8만1000명), 인천 중구(7만2000명), 대구 중구(5만1000명), 대전 대덕구(2만7000명) 등도 근무지 기준 취업자가 거주지 기준보다 많았다. 시 단위에서는 경기 화성이 9만명, 충남 아산 2만70000명, 경북 구미·제주 서귀포 2만1000명, 전남 여수 1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군 단위에서는 충북 음성 2만4000명, 전남 영암 1만9000명, 전북 완주 1만5000명 등으로 나타났다. 음성의 경우 2018년 이후 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1만4656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웬만한 시 지역보다 많은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회사가 속한 관활 시·군·구에 거주지를 두지 않고 외부서 통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인 만큼 잠재적 주택 수요가 탄탄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열기도 뜨거운 편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금융·서비스업이 집중된 강남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4억8449만원으로, 서울 평균 13억658만원의 2배에 가깝다. 청약 열기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뜨겁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은 지난 2월 1순위 평균 경쟁률 11.4대1을 기록하면서 분양을 100% 완료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 파크릭스’ 2차는 지난달 평균 7.7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외부서 통근 사람 많다
잠재적 주택 수요 탄탄

분양 중인 아파트의 계약률도 높아지고 있다. 음성 성본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 입주 소식에 계약이 하루에도 여러 건 진행됐다”며 “수도권 등 다른 지역서 거주하는 수요층의 문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3.3㎡당 최저 800만원으로 책정됐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도 제공한다.

청주 분양시장에선 3만건이 넘는 1순위 청약 통장이 쏟아지면서, 업계와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청주시 흥덕구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무려 3만4886건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 73대1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 청약서 마감됐다. 전용면적 84㎡ A타입이 청주에서만 1만1000여건의 1순위 청약으로 접수되며 최고 241.9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는 청주 분양시장서 나오는 청약 돌풍 이유를 ‘양질의 일자리’로 발생한 지역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이에 따른 풍부한 주택수요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대거 청약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청주의 차세대 산업기반인 테크노폴리스는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등 대기업과 하청업체 일부가 이미 입주를 끝냈고, 이차전지 메카로 거듭나고 있는 오창과학산업단지도 가깝게 위치해 있다. 또 청주 오창읍에서는 방사광가속기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어 일자리 창출과 수요 유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 음성
들썩들썩

지난 3월엔 ‘고덕자이 센트로’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인접한 직주근접단지로 주목받아 올해 경기권역 최고 경쟁률인 평균 45.3대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300조원 반도체 투자가 발표된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과 맞닿은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서 공급된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도 일자리 수요 유입 기대효과로 올해 경기권역 최다 청약접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청약 훈풍을 이어가고 있는 곳의 공통점은 반도체나 이차전지 또는 대기업 등이 위치한 고소득 직장 밀집지역이라는 점”이라며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많고, 부동산 구매력도 풍부해 앞으로도 이들 지역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달 일자리 창출 지역에 분양할 단지.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이 경기도 시흥시 은행동 248-30, 286-5번지(은행2지구 1, 2블록) 일원에 짓는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전용면적 84㎡(A, B, C 3개 타입)로 구성된다. 1블록은 8개동·1230가구로 조성되며, 2블록은 6개동·903가구 규모다.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일조권이 우수하고, 선호도가 높은 4bay 판상형 위주로 설계할 예정이다. 단지 곳곳에는 다양한 테마의 조경 공간이 꾸며져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입주민들의 주거 편의성을 높여줄 세심한 설계도 눈에 띈다. 지하 주차장을 가구당 1.5대로 확보해 넉넉한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가구 내부에는 대형 드레스룸, 펜트리, 현관창고 등의 풍부한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반도체 등 고소득 직장 밀집
부동산 구매력 풍부해 관심↑

서해선 신천역이 도보권에 있다. 신천역을 이용하면 구로·가산디지털단지 등의 업무지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이달부터는 서해선 북쪽 연장 구간인 대곡~소사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마곡 업무지구가 있는 마곡역까지 8정거장 거리며, 7호선 환승역인 부천종합운동장역을 통해 강남권까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검바위초, 소래중, 소래고가 도보 거리에 자리해 원스톱 학세권을 갖췄다. 도서관 및 은계지구 학원가 이용도 쉽다. 롯데마트, 스타필드 시티,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이케아, 코스트코, 롯데몰 등의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시흥매화산업단지, 광명시흥테크노밸리(2024년 예정)가 가깝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 제일건설이 평택시 가재지구 공동2블록에 조성되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을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2개동, 총 1152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가구가 전용 84·103㎡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타입별 가구 수는 84㎡A 819가구, 84㎡B 162가구, 103㎡ 171가구다. 

꾸준히 
인구 유입

평택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필두로 송탄일반산업단지, 첨단산업단지(예정), 브레인시티를 잇는 대규모 반도체벨트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지는 평택 반도체벨트와 맞닿은 핵심 배후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가재동 일대 가재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위치해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재지구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도보거리에 위치한다. 송탄일반산단, 브레인시티에 둘러싸여 있어 뛰어난 직주근접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단지는 편리한 교통 환경과 우수한 교육환경 등 뛰어난 정주여건이 돋보인다. 먼저 SRT와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가는 지제역이 인접해 광역교통망이 우수하다.

지제역은 향후 수원발 KTX가 개통될 예정이며 복합환승센터(예정) 개발도 추진 중이어서 교통여건은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화설계도 돋보인다. 전 가구를 남향위주로 배치하고 넓은 동 간 거리를 확보했으며, 전 가구에 4베이 판상형 평면설계를 적용하고 넉넉한 수납공간 등을 도입해 공간 활용성을 확대했다. 다양한 조경과 커뮤니티도 마련된다. 단지는 100% 지하 주차장 설계를 통해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를 구성하고, 다채로운 테마가든을 도입해 쾌적함을 더할 예정이다. 단지 내에는 사우나, 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등 입주민 주거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아산탕정지구 일원에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을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 74~ 114㎡, 총 78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타입별로 알파룸은 물론 복도·주방 팬트리까지 구성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특화평면을 선보인다. 넓은 동 간 거리와 남향위주의 배치로 채광, 개방감 등을 누릴 수 있다. 지상에 차 없는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 여기에 어반프라자, 테라스 가든, 플라워 가든 등 여러 테마조경을 적용해 친환경 주거단지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단지 내에는 휴게공간인 힐스라운지와 스튜디오가 있는 업무공간인 워크라운지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스터디룸, 독서실, 피트니스, 스크린골프룸,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된다. 아산디스플레이시티, 삼성SDI, 천안일반산업단지 등 다수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인접해 뛰어난 직주근접성과 산단 종사자들의 두터운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 많아

아산탕정지구는 비수도권 공공택지에 해당돼 전매제한 1년이 적용된다. 등기 전 전매도 가능하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6개월 이상으로, 아산시 및 천안시를 포함한 충청남도,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소득수준, 주택 유무, 세대주·세대원 등 상관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신설 예정인 아산애현초(가칭), 아산세교중(가칭)을 비롯해 이순신고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초·중·고를 모두 도보권으로 누릴 수 있다. 여기에 단지 바로 앞에 천안천 및 수변공원(예정)을 비롯해 미르공원 둘레길, 다솜공원, 한들물빛공원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갤러리아 백화점,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쇼핑몰을 비롯해 불당 중심상업지구 또한 인접해 우수한 생활편의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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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