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이낙연 고개 드는 역할론

1년 만에 다시 명낙대전?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정계 복귀가 임박했다. 이에 ‘명낙대전’ 리턴매치가 성사될 것인지 정치권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차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완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1년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개인과 당의 각종 리스크를 짊어지고 ‘리더십 논란’에 봉착한 이 대표에 비해, 한동안 현실 정치서 비켜서 있던 이 전 총리의 몸놀림이 한결 가볍다. 이 전 총리가 정말 ‘비명계 좌장’을 자처한다면 이 대표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워싱턴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다음 달 하순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활동을 위해 출국한 지 1년여 만이다. 이 기간 더불어민주당에 크고 작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이 전 총리의 조기 복귀·구원 등판설이 솔솔 흘러나왔다. 하지만 결국 이 전 총리는 정해진 기간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돌연 미국행
반전된 상황

지난 1년간 이 전 총리는 ‘조기 복귀는 없다’며 선을 칼같이 그어왔다. 하지만 귀국이 임박해지자, 다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조지워싱턴대서 열린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회 직후엔 정치 현안에 관한 다양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이 전 총리는 향후 정치행보를 묻는 취재진에게 “한국은 국내외적 위기를 충분히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렇게 된 데는 저의 책임도 있다. 그 책임을 제가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통일된 목표를 잃고 있는 것 같다.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은 마음 둘 곳을 잃은 상태다. 정치가 길을 찾고 국민이 어딘가 마음 둘 곳을 갖게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제 결심”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전 총리의 발언은 사실상 현실 정치 일선으로 다시 복귀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으로 해석됐다.


다만 그는 최근 민주당 상황에 관한 평가나 구체적 역할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 관한 질문엔 “기존 주요 정당이 과감한 혁신을 하고 알을 깨야만 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외부 충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답하면서도 ‘총선 역할론’ 등에 관해선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내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가 의도적으로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 분석한다. 아직 귀국도 하지 않은 상황서 섣불리 국내 정치권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민주당은 돈봉투 사건·코인 사태 등으로 갖은 부침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면, 내부총질이나 일명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멸칭)’으로 몰려 공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계 복귀 초읽기…비명계 좌장으로?
흔들리는 이재명 체제…여보다 위협?

같은 맥락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강성 지지층을 섣불리 자극하지 않으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여겨진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는 비명(비 이재명)계가 점차 결집하면서 이 대표 체제에 도전하려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넘어 ‘총선 공천 불가론’까지 꺼내들었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지난 22일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대표 사퇴론과 공천 불가론을 동시에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내년 총선에 출마를 안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민주당서 돌고 있다’는 진행자 말을 받아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갖고 있는 상황서 당 대표를 맡고 수행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당에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건 틀림없다. 검은 먹구름을 불러오고 있기 때문에 대표직을 사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정말 억울하다고 판단되는 반대 자료가 있지 않는 한 공천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전 총리는 자신의 비판적 발언이나 구체적 역할 제시가 강경한 비명계 발언 위에 얹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셈이다. ‘비명계 좌장’ 직함을 다는 게 지금 당장은 득보다 실이 큰 탓이다.

이 전 총리의 신중함이 1년 전 ‘완패’서 기인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대선 국면서 이 전 총리는 당시 대세였던 이 대표의 대항마로 꼽혔지만 결국 경선서 패했다. 이 과정서 이 대표의 과반 득표 역시 저지하지 못하면서 결선 투표 역전 전략도 전복됐다. 

‘앙금’이 아물기도 전에 여야 대선 총력전이 시작됐고, 이 전 총리는 대선 레이스 후반부부터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지만, 결국 이 대표 역시 낙선했다. 대선만 놓고 보면 양측은 서로 상처만 남은 싸움을 벌인 셈이 됐다. 

얽히고 설킨
인연과 악연

곧바로 이어진 지방선거 국면 또한 이 대표가 이끌었다. 이 전 총리는 당의 선거전략을 비판하며 서울시장 차출설을 몸소 부인했다. 결국 민주당은 참패했고, 이 전 총리는 강성 지지층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며칠 뒤 이 대표가 국회로 처음 출근하던 날 이 전 총리는 미국으로 떠났다.

몇 달 지나지 않아 이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민주당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한 차례 수세에 몰렸던 데다 ‘도전자’ 입장에 설 수 있는 이 전 총리가 전략상 일찍이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으려 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다.

이 전 총리의 계산과는 별개로, 민주당 안팎 상황은 이 전 총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특히 비명계와 과거 친이낙연계 인사 사이에선 “이 전 총리를 지난 총선 때처럼 당의 구심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전 총리가)장차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당연히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선 때 친이낙연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단체 대화방이 지금은 없어졌지만, 핵심 그룹은 여전히 소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전 총리 귀국 후 친이낙연계가 다시 결집하고, 이 전 총리의 총선 출마를 통해 계파 부활이 공식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비명계 인사들은 “다음 달 당내 분위기가 요동칠 것이다” “친이낙연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헤게모니가 형성될 것” 등의 전망을 내놨다.

견제구
날린다

현재 민주당을 흔들고 있는 돈봉투 사건과 코인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접어드는 양상 또한 이 전 총리에게 일면 호재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선 복귀 후 전면에 나설 명분이 커지는 데다, 사태 진화에 실패한 현 지도부와의 대비 효과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인 사태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사이에 두고 친명(친 이재명)·비명계의 계파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김 의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철저한 진상조사를 감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한 것에 이어, 김 의원을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들의 과도한 비명계 공격이 도마에 올랐다.

비명계 의원 중 일부는 개딸들이 청년 정치인들을 공격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점점 심화되는 반목에 이 대표까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유튜브 실시간 방송서 “할 말은 하지만 폭언과 모욕은 하지 말자. ‘수박, 수박’ 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측 갈등의 골이 이제 와 봉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복되는 당내 갈등과 상존하는 검찰발 리스크는 이 대표 리더십의 뇌관으로 꼽힌다. 불안감이 가중될수록, 이 전 총리가 얻는 반사이익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점들을 인식한 듯,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일찌감치 이 전 총리를 향해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이 전 총리의 정계 복귀를 ‘노욕’으로 규정하는 등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3일, SNS에 한반도 안팎 국제정세 변화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남겼다.

뒤바뀐 신세…구체적 발언 자제
눈치 보기? 지도부 자극 최소화

그는 “한반도에서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구도가 점점 더 확연해지고 있다. 냉전시대에 미소 대립의 최전방이었던 한반도가 이제는 미중 경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거나 “한국의 대표적 기업들이 충격적 영업 악화에 내몰렸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도 잇달아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한국의 대내외 경제·외교 상황을 진단했다.

이 전 대표의 SNS에는 “기다리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야당을 바로 세우자” “그립다, 빨리 돌아오라” 등 지지자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반면 이 대표 지지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에선 “구역질이 난다” “노욕이 넘친다” 등의 원색적 비난이 줄을 이었다.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가 이 전 총리를 비롯한 다른 인사들에 비해 아직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08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0%p, 응답률 3.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의 대안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33.9%가 “없다”고 답했고 ▲이 전 총리(17.1%) ▲김동연 경기도지사(15.9%) ▲김부겸 전 총리(12.5%)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여전히 이 대표를 1순위로 판단하는 응답 비율이 이 전 총리를 선택한 비율의 두 배에 육박하는 셈이다. 다만 이는 이 전 총리가 정계 복귀 의사를 밝히기 이전에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다. 이 전 총리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경우 수치 차이가 좁혀지거나 심지어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정계 복귀 이후에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윤석열정부 집권이 아직 4년 가까이 남은 상황서, 굳이 전면에 나서 좋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지금 나서는 게 대권 행보에 지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 전 총리는 일찍이 전면에 나서는 전략을 구사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20년 지난 총선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된 그는 180석 압승을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종로구 전략공천을 받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황교안 대표에게 승리를 거뒀다. 이 전 총리는 여세를 몰아 같은 해 8월 당 대표에 당선됐다.

큰 그림
선택은?

하지만 당 대표 사퇴 이후 진두지휘했던 2021년 재보궐선거서 민주당이 참패한 탓에, 이 전 총리의 책임론이 크게 불거졌다. 그로 인해 대권주자로서의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친문(친 문재인) 지지세를 기반으로 재기를 노리기도 했지만, 결국 경선서 고배를 마셨다.

이 전 총리의 선택에 따라, 민주당 안팎의 정세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선택지가 다양한 만큼, 미리 알고 후폭풍을 대비하기도 어렵다. 정치권의 눈길이 당분간 워싱턴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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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