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이낙연 고개 드는 역할론

1년 만에 다시 명낙대전?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정계 복귀가 임박했다. 이에 ‘명낙대전’ 리턴매치가 성사될 것인지 정치권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차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완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1년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개인과 당의 각종 리스크를 짊어지고 ‘리더십 논란’에 봉착한 이 대표에 비해, 한동안 현실 정치서 비켜서 있던 이 전 총리의 몸놀림이 한결 가볍다. 이 전 총리가 정말 ‘비명계 좌장’을 자처한다면 이 대표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워싱턴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다음 달 하순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활동을 위해 출국한 지 1년여 만이다. 이 기간 더불어민주당에 크고 작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이 전 총리의 조기 복귀·구원 등판설이 솔솔 흘러나왔다. 하지만 결국 이 전 총리는 정해진 기간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돌연 미국행
반전된 상황

지난 1년간 이 전 총리는 ‘조기 복귀는 없다’며 선을 칼같이 그어왔다. 하지만 귀국이 임박해지자, 다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조지워싱턴대서 열린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회 직후엔 정치 현안에 관한 다양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이 전 총리는 향후 정치행보를 묻는 취재진에게 “한국은 국내외적 위기를 충분히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렇게 된 데는 저의 책임도 있다. 그 책임을 제가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통일된 목표를 잃고 있는 것 같다.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은 마음 둘 곳을 잃은 상태다. 정치가 길을 찾고 국민이 어딘가 마음 둘 곳을 갖게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제 결심”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전 총리의 발언은 사실상 현실 정치 일선으로 다시 복귀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으로 해석됐다.


다만 그는 최근 민주당 상황에 관한 평가나 구체적 역할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 관한 질문엔 “기존 주요 정당이 과감한 혁신을 하고 알을 깨야만 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외부 충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답하면서도 ‘총선 역할론’ 등에 관해선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내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가 의도적으로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 분석한다. 아직 귀국도 하지 않은 상황서 섣불리 국내 정치권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민주당은 돈봉투 사건·코인 사태 등으로 갖은 부침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면, 내부총질이나 일명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멸칭)’으로 몰려 공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계 복귀 초읽기…비명계 좌장으로?
흔들리는 이재명 체제…여보다 위협?

같은 맥락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강성 지지층을 섣불리 자극하지 않으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여겨진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는 비명(비 이재명)계가 점차 결집하면서 이 대표 체제에 도전하려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넘어 ‘총선 공천 불가론’까지 꺼내들었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지난 22일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대표 사퇴론과 공천 불가론을 동시에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내년 총선에 출마를 안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민주당서 돌고 있다’는 진행자 말을 받아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갖고 있는 상황서 당 대표를 맡고 수행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당에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건 틀림없다. 검은 먹구름을 불러오고 있기 때문에 대표직을 사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정말 억울하다고 판단되는 반대 자료가 있지 않는 한 공천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전 총리는 자신의 비판적 발언이나 구체적 역할 제시가 강경한 비명계 발언 위에 얹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셈이다. ‘비명계 좌장’ 직함을 다는 게 지금 당장은 득보다 실이 큰 탓이다.

이 전 총리의 신중함이 1년 전 ‘완패’서 기인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대선 국면서 이 전 총리는 당시 대세였던 이 대표의 대항마로 꼽혔지만 결국 경선서 패했다. 이 과정서 이 대표의 과반 득표 역시 저지하지 못하면서 결선 투표 역전 전략도 전복됐다. 

‘앙금’이 아물기도 전에 여야 대선 총력전이 시작됐고, 이 전 총리는 대선 레이스 후반부부터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지만, 결국 이 대표 역시 낙선했다. 대선만 놓고 보면 양측은 서로 상처만 남은 싸움을 벌인 셈이 됐다. 

얽히고 설킨
인연과 악연

곧바로 이어진 지방선거 국면 또한 이 대표가 이끌었다. 이 전 총리는 당의 선거전략을 비판하며 서울시장 차출설을 몸소 부인했다. 결국 민주당은 참패했고, 이 전 총리는 강성 지지층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며칠 뒤 이 대표가 국회로 처음 출근하던 날 이 전 총리는 미국으로 떠났다.

몇 달 지나지 않아 이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민주당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한 차례 수세에 몰렸던 데다 ‘도전자’ 입장에 설 수 있는 이 전 총리가 전략상 일찍이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으려 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다.

이 전 총리의 계산과는 별개로, 민주당 안팎 상황은 이 전 총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특히 비명계와 과거 친이낙연계 인사 사이에선 “이 전 총리를 지난 총선 때처럼 당의 구심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전 총리가)장차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당연히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선 때 친이낙연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단체 대화방이 지금은 없어졌지만, 핵심 그룹은 여전히 소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전 총리 귀국 후 친이낙연계가 다시 결집하고, 이 전 총리의 총선 출마를 통해 계파 부활이 공식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비명계 인사들은 “다음 달 당내 분위기가 요동칠 것이다” “친이낙연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헤게모니가 형성될 것” 등의 전망을 내놨다.

견제구
날린다

현재 민주당을 흔들고 있는 돈봉투 사건과 코인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접어드는 양상 또한 이 전 총리에게 일면 호재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선 복귀 후 전면에 나설 명분이 커지는 데다, 사태 진화에 실패한 현 지도부와의 대비 효과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인 사태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사이에 두고 친명(친 이재명)·비명계의 계파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김 의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철저한 진상조사를 감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한 것에 이어, 김 의원을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들의 과도한 비명계 공격이 도마에 올랐다.

비명계 의원 중 일부는 개딸들이 청년 정치인들을 공격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점점 심화되는 반목에 이 대표까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유튜브 실시간 방송서 “할 말은 하지만 폭언과 모욕은 하지 말자. ‘수박, 수박’ 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측 갈등의 골이 이제 와 봉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복되는 당내 갈등과 상존하는 검찰발 리스크는 이 대표 리더십의 뇌관으로 꼽힌다. 불안감이 가중될수록, 이 전 총리가 얻는 반사이익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점들을 인식한 듯,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일찌감치 이 전 총리를 향해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이 전 총리의 정계 복귀를 ‘노욕’으로 규정하는 등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3일, SNS에 한반도 안팎 국제정세 변화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남겼다.

뒤바뀐 신세…구체적 발언 자제
눈치 보기? 지도부 자극 최소화

그는 “한반도에서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구도가 점점 더 확연해지고 있다. 냉전시대에 미소 대립의 최전방이었던 한반도가 이제는 미중 경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거나 “한국의 대표적 기업들이 충격적 영업 악화에 내몰렸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도 잇달아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한국의 대내외 경제·외교 상황을 진단했다.

이 전 대표의 SNS에는 “기다리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야당을 바로 세우자” “그립다, 빨리 돌아오라” 등 지지자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반면 이 대표 지지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에선 “구역질이 난다” “노욕이 넘친다” 등의 원색적 비난이 줄을 이었다.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가 이 전 총리를 비롯한 다른 인사들에 비해 아직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08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0%p, 응답률 3.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의 대안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33.9%가 “없다”고 답했고 ▲이 전 총리(17.1%) ▲김동연 경기도지사(15.9%) ▲김부겸 전 총리(12.5%)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여전히 이 대표를 1순위로 판단하는 응답 비율이 이 전 총리를 선택한 비율의 두 배에 육박하는 셈이다. 다만 이는 이 전 총리가 정계 복귀 의사를 밝히기 이전에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다. 이 전 총리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경우 수치 차이가 좁혀지거나 심지어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정계 복귀 이후에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윤석열정부 집권이 아직 4년 가까이 남은 상황서, 굳이 전면에 나서 좋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지금 나서는 게 대권 행보에 지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 전 총리는 일찍이 전면에 나서는 전략을 구사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20년 지난 총선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된 그는 180석 압승을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종로구 전략공천을 받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황교안 대표에게 승리를 거뒀다. 이 전 총리는 여세를 몰아 같은 해 8월 당 대표에 당선됐다.

큰 그림
선택은?

하지만 당 대표 사퇴 이후 진두지휘했던 2021년 재보궐선거서 민주당이 참패한 탓에, 이 전 총리의 책임론이 크게 불거졌다. 그로 인해 대권주자로서의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친문(친 문재인) 지지세를 기반으로 재기를 노리기도 했지만, 결국 경선서 고배를 마셨다.

이 전 총리의 선택에 따라, 민주당 안팎의 정세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선택지가 다양한 만큼, 미리 알고 후폭풍을 대비하기도 어렵다. 정치권의 눈길이 당분간 워싱턴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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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