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길 산책 ②평창 애니포레

알파카가 뛰노는 비밀의 숲

용평리조트가 모나용평이라는 이름으로 새 단장에 나섰다. 국내 최초 스키장이라는 명성을 넘어, 사계절 종합 웰니스 관광지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동물이 뛰노는 애니포레를 비롯해 발왕산 정상부의 서밋랜드, 루지와 마운틴코스터, ATV 등 각종 액티비티 프로그램과 함께 모나용평을 다채롭게 즐겨보자.

애니포레는 발왕산 깊은 곳에 숨어 수십 년간 드러나지 않은 독일가문비 군락을 중심으로 꾸몄다. 여기에 독일가문비 군락이 형성된 이야기는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만 해도 발왕산을 비롯해 대관령 일대에는 화전이 많았다. 정부가 화전 정리 사업을 주도한 1960년대 발왕산 중산간 지역에서 감자밭을 일구며 살던 28가구 화전민이 떠나갔다.

비밀의 숲

더는 사람이 살지 않게 된 곳에 용평리조트 직원들이 독일가문비를 심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오늘날 모습이 됐다.

독일가문비 군락과 그 주변 목장을 애니포레라고 부른다. 애니멀 포레스트(A- nimal Forest)를 합친 이름이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알파카 목장과 독일가문비 숲 산책로가 어우러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아는 사람만 알던 비밀의 숲을 개방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애니포레는 발왕산 중턱, 해발고도 90 0~1000m 지점에 있다. 찾아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출발점이자 관문 역할을 하는 애니포레더골드로 향하자. 여기부터 등산로를 따라 오르거나, 알파카모노레일을 타고 애니포레까지 이동한다.


모노레일 탑승권과 애니포레 입장권을 아우르는 종합이용권은 대인 1만8000원, 소인 1만5000원, 애니포레 입장권은 대인 7000원, 소인 6000원이다(모나용평 투숙객 20% 할인). 매표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운영 마감은 오후 6시다.

쉽게 찾아가는 방법은 아무래도 모노레일 쪽이다. 모노레일은 가파른 슬로프를 힘차게 거슬러 올라, 단 12분 만에 애니포레 입구에 닿는다. 산행에 나서고 싶다면 ‘발왕산엄홍길’을 추천한다. 정상까지 약 5시간이 걸리는 상급 등산로지만, 애니포레는 30분쯤 올라가면 된다.

길이가 짧다고 해서 쉬운 등산로라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등산화를 신고 도전하기 바란다.

국내 최대 규모 독일가문비 군락지
라온목장길을 따라 펼쳐지는 절경

알파카모노레일 탑승장을 뒤로한 채 걷다 보면 독일가문비 숲에 도착한다. 이 일대에 자리 잡은 독일가문비가 무려 1800여그루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독일가문비 군락이다. 화전민이 떠난 땅에 심은 독일가문비 묘목이 이제는 고개를 바짝 치켜들어야 할 정도로 솟아 울창한 숲을 이룬다. 자연의 위대함이 오롯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가장 먼저 가문비치유숲을 둘러보자. 독일가문비 군락 사이로 난 오솔길이 애니포레의 구석구석을 연결한다. 거창하게 뭔가 할 필요도 없다. 그저 걷기만 해도 충분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의 온기를 느끼고, 켜켜이 쌓인 낙엽 덕분에 한껏 푹신해진 숲길을 거닐며 포근함을 누려보자.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채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도 좋다.


적당한 자리에 가만히 앉거나 누워서 자연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독일가문비가 감싼 공간에 선베드를 배치해 방문객이 숲에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통나무로 만든 의자도 눈에 띈다. 한쪽에 방문을 기념하기 위한 포토 존이 있다. 알맞은 각도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설치해둔 삼각대를 활용할 것.

독일가문비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어느새 탁 트인 풍경이 등장한다. 백두대간의 한가운데 서 있건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한 순간이다. 대자연이 꼭꼭 숨겨둔 절경이 라온목장길을 따라 펼쳐진다. 이곳에 알파카가 뛰노는 목장이 있다. 안데스산맥 구릉지가 고향인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입지일 터.

애니포레 발왕산알파카목장에서 먹이 주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목장 내 자동판매기서 각 동물에 맞는 건초와 사료를 판매한다. 원한다면 알파카와 양, 염소, 토끼 등에게 먹이를 주며 교감할 수 있다. 먹이를 줄 때는 손가락이 물리지 않게 주의하자.

알파카는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 온순한 알파카라도 기분이 나빠지면 침을 뱉는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모나용평이 자리한 발왕산은 해발 1458m에 달한다. 정상까지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발왕산관광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오르기 쉽다. 발왕산 정상부에는 서밋랜드가 조성됐다. 이곳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발왕산기스카이워크, 주목 군락지와 그 주변을 둘러보는 천년주목숲길(3.2㎞)이 있다.

아시아의 알프스

색다른 목장을 경험하고 싶다면 대관령양떼목장으로 가자. 국내 최고 수준의 면양 사육 시스템을 갖춘 목장으로, 20만㎡가 넘는 초원서 봄부터 가을까지 양을 방목한다. 길이 1.3㎞ 산책로를 통해 목장을 둘러볼 수 있으며, 곳곳에 포토 존이 마련돼 기념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아시아의 알프스’를 표방한 알펜시아리조트 옆에 오스트리아 전통 마을을 구현한 티롤빌리지가 있다. 식당과 카페 등 상가로 구성되며, 인형을 주제로 한 비엔나인형박물관도 관람객을 맞이한다. 가수 전영록을 비롯해 국내 유명 인형 수집가의 컬렉션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피규어는 물론, 한지로 만든 인형, 움직이는 구체 관절 인형 마리오네트, 포슬린(porcelain)이라는 자기로 만든 인형 등 평소에 보기 어려운 인형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모나용평 애니포레→발왕산관광케이블카→발왕산기스카이워크→천년주목숲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모나용평 애니포레→발왕산관광케이블카→발왕산기스카이워크→천년주목숲길
-둘째 날: 대관령양떼목장→비엔나인형박물관→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 기념관→알펜시아스키점프센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모나용평 www.yongpyong.co.kr
-대관령양떼목장 www.yangtte.co.kr
-비엔나인형박물관 www.viennadollmuseum.com

문의 전화
-모나용평 033)335-5757
-모나용평 애니포레 033)330-7166
-모나용평 발왕산관광케이블카 033)330-7423
-대관령양떼목장 033)335-1966
-비엔나인형박물관 033)333-3330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진부(오대산)역, KTX 하루 10회(06:01~22:11)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진부역에서 모나용평(용평리조트)까지 셔틀버스(11:00, 15:00/모나용평 방문 고객)나 택시 이용(약 16㎞, 2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모나용평 033)335-5757, www.yongpyong.co.kr 

[버스] 서울-횡계,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8회(06:40~ 20:2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3회(07:40, 11:00, 17:40)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횡계시외버스공용정류소에서 441번 농어촌버스 이용, 용평리조트 정류장 하차.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횡계시외버스공용정류소 033)335-5289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IC 진출→대관령IC교차로서 진부·오대산·용평리조트 방면 회전교차로 9시 방향, 약 2.2㎞→싸리재교차로서 용평리조트·알펜시아리조트 방면 회전교차로 9시 방향, 약 2.1㎞→솔봉재교차로서 용평리조트·알펜시아리조트 방면 회전교차로 1시 방향, 약 3.6㎞→천문교차로서 용산2리·용평리조트 방면 회전교차로 3시 방향, 약 1.3㎞→모나용평

숙박 정보
-정강원관광농원: 용평면 금당계곡로, 033)333-1011, www.jeonggangwon.com
-용평리조트: 대관령면 올림픽로, 1588-0009, www.yongpyong.co.kr
-알펜시아리조트: 대관령면 솔봉로, 033)339-0000, www.alpensia.com

식당 정보
-도암식당(오삼불고기): 대관령면 대관령로, 033)336-5814
-남경식당(꿩만둣국): 대관령면 대관령마루길, 033)335-5891
-진태원(탕수육): 대관령면 횡계길, 033)335-5567

주변 볼거리
대관령삼양목장, 대관령하늘목장, 선자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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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