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좋은 곳에 돈이 몰린다

지하철·버스·택시를 한곳에서 탈 수 있는 대중교통 환승센터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교통 좋은 곳에 돈이 몰린다’는 격언처럼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형 호재로 꼽힌다.

대부분 환승센터는 교통 편의성이 뛰어나 유동 인구가 몰리고 백화점·쇼핑몰 등을 갖춘 매머드 상권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 때문에 지역 개발을 위해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복합환승센터 확충에 사활을 걸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변 집값이나 상가 가격도 들썩일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곳곳서
복합환승센터

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이 경기도 곳곳에서 한창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2021~2025년)’에 반영돼 추진 중인 도내 (복합)환승센터는 평택지제역 복합환승센터, 동탄역 환승센터 등 17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수원역 동측 환승센터 등 4개 사업은 계속사업이고, 나머지 운정역 환승센터 등 13개 사업은 신규 사업이다.

철도역 복합환승센터는 철도는 물론, 버스 정류장, 택시 승차대 등 대중교통 시설들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광역교통시설을 말한다. 이 가운데 부지 확보 및 재원 조달의 어려움으로 사업 철회를 한 뒤 역세권 도시개발을 통한 환승기능시설 설치를 검토 중인 부천 종합운동장역 환승센터와 현재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구상용역 발주 중인 금정역 복합환승센터를 제외한 15곳의 총사업비 규모는 3조500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승센터 사업비 분담비율은 국비 30%, 도비 21%, 시군비 49%다. 이를 사업 내용별로 보면 병점역 환승센터는 지역주민의 요구에 따라 올해 11월 완료예정으로 타당성평가용역 진행 중이다.


평택시는 용역결과 타당성이 확보되면 사업비 150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환승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평택지제역 복합환승센터는 지난해 3월 서측 역세권 개발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됐으며, 현재 사업부지 확보를 위한 농지를 매입 중이다. 올해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타당성이 확보되면 사업비 5417억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한다.

수원역 동측 환승센터는 현재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 중이다. 킨텍스역 환승센터는 실시설계 준비 중으로, 킨텍스 일원 지하복합개발과 연계한 개발이 검토되고 있다. 이들 4개 계속 사업과 함께 용인역 복합환승센터 등 13개 신규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하철·버스·택시 ‘한곳에서’
경기 철도역 환승센터 건설 바람

운정역 환승센터는 2021년 12월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사업비 915억원을 투입해 다음 해 완공할 예정이다.

의정부역환승센터는 이달 완료 목표로 지방재정투사업 타당성조사 중으로,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투자심사 진행 예정이다. 사업비는 693억원이 투입된다. 

대곡역 복합환승센터는 올해 기본구상 및 사업화 방안 용역 결과를 근거로 개발방식 등을 결정한 뒤 추진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7684억원이 투입된다.

아주대삼거리역환승센터(사업비 350억원)의 경우 과도한 시 재정 부담 등으로 사업 규모 축소 여부가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 동탄역 환승센터(사업기간 2023~20 27년, 사업비 1951억원), 덕정역 환승센터(2025~2027년, 63억원), 초지역 환승센터(2024 ~2025년, 488억원), 인덕원역 복합환승센터(2024~2026년, 7405억원), 구리역 환승센터(2024~2026년, 130억원), 걸포북변역 복합환승센터(2025 ~2026년, 1705억원) 등도 계획 수립, 타당성조사, 타당성 조사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타당성 용역 등 과정에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대해선 추진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사업계획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도는 3월 완료 예정으로 ‘경기도 철도역 환승센터 중기계획(2023~2027년) 수립 정책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용역은 대중교통포럼과 신성엔지니어링이 공동 수행하고 있다. 용역에서는 도내 철도역 환승센터 현황 조사 및 분석을 바탕으로 철도역 환승센터 개발 후보지 발굴 조사를 중점 추진하게 된다. 

총 15곳
3조5005억

조사내용을 토대로 환승센터 개발 후보지 선별과 우선순위 결정을 추진하고, 투자 및 재원 조달 계획, 후보지별 유형 분류 및 개발·운영계획을 수립한다. 특히 기존 환승 기능에 더해 공유업무시설, 복지 공간 등을 연계하는 ‘(가칭)경기도형 환승센터’에 대한 기본구상도 도출할 계획이다. 도는 환승센터 중기계획이 수립되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협의 등을 추진하는 등 도내 철도역 환승센터 확충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도 관계자는 “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포함된 17개 환승센터사업 중 운정역 환승센터 등 일부는 공사 중이고, 나머지는 타당성 조사, 투자심사 등 추진 중”이라며 “4차 계획 수립이후 사업추진 여건 등이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시·군의 의견을 들어 5차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사 완료돼 운영 중인 환승센터는 송내역, 수원역, 오산역 등 3곳이다. 사업비는 각각 292억원, 750억원, 578억원이 투입됐다.

직장인 몰려 
알짜 투자처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시장에서 환승센터와 가까운 입지는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데 일반적으로 환승센터 주변은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몰려 투자자들에게 알짜 투자처로 손꼽힌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주변 상권도 발달돼 실수요자에게는 주거 만족도가 높아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호재”라며 “규모가 큰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상업·문화시설 등을 갖춰 단순히 역사 기능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도 주요 철도역 환승센터 일대 분양단지.

 

 

▲인덕원역 씨엘로= ㈜송정종합건설은 인덕원역 역세권 입지로 즉시 입주가 가능한 후분양 3룸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인덕원역 씨엘로’를 분양 중이다. 인덕원역 일대 최저가인 4억원 대부터 시작하는 착한 분양가로 인덕원 4번 출구 도보 5분 거리의 역세권 입지다.

전용 75.86~84.07㎡, 최고 높이 11층이며 지상 2~7층은 주거용 오피스텔(12실), 지상 8~11층은 소형 아파트(도시형 생활주택, 8세대)로 구성된다. 총 20세대, 3베이 3룸 구조, 화장실 2개, 다용도실 1개, 트인 조망, 시스템에어컨, 100% 주차, 풀옵션을 갖췄다. 한 층에 2가구씩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좌우측에 세대가 있어 옆집 때문에 발생하는 사생활 피해가 거의 없다. 

호실에 따른 면적은 조금 다른데 구조는 동일하게 나와 2층부터 11층까지 전 세대가 모두 거실이 남향이다. 막힘이 없어서 채광이 좋은 실내가 하루 종일 밝다. 전 세대 막힘이 없는 학의천 영구 조망, 엘리베이터, 자동문, 보안시스템,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있다. 시스템에어컨을 비롯해 기본 옵션이 잘 갖춰져 실거주 시 만족도가 높은 타입으로 이뤄졌다.

인덕원역은 안양 핵심 교통망인 지하철 4호선이 정차하는 역이라 4호선 이용이 편하고 향후 GTX-C노선(2029년 예정), 월판선(2025년 개통 예정), 인동선(2026년 개통 예정) 등 다양한 지하철이 지나가는 호재가 있어 수요가 몰리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인구 몰리고 매머드 상권 형성
주변 집값·상가 가격도 들썩


인덕원역 복합도시개발사업도 예정돼 있다. 월판선이 생기면 시흥과 판교로 가기 편하고 인동선을 통해 동탄으로 이동하기 쉽다. GTX-C노선을 통해서는 인덕원역에서 삼성역까지 10분대이면 닿을 수 있다. 이는 기존 대비 50분 이상 빠른 수준이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서울로 가는 버스가 다양하게 있고 수시로 지나가 대중교통 환경이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 서울 출퇴근이 편하고 다른 지역으로도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과천대로를 통해 강남 서초까지 10분 내외면 도착 가능하다. 안양판교로, 제2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판교까지 10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인덕원 주변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서 약 4만5000평에 달하는 대규모 인덕원 도시개발사업이 추진 중이다. 복합환승센터와 공공지식산업센터 조성(2023년 말 착공예정), ‘내손 다 구역’ ‘내손 라 구역’ 등 여러 부지에서 재개발정비사업이 줄을 잇고 있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DL이앤씨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 조성하는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2층에 공동주택 999가구로 구성돼 있다. 전용면적별 가구수는 59㎡타입 129가구, 74㎡타입 152가구, 84㎡타입 718가구 등이다.

전 세대 남향 위주 배치 및 세대간섭이 적은 단지 배치로 쾌적성과 개방감을 확보했다. 84㎡타입의 경우 4·5bay의 평면구성으로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하고 각 세대는 기본 아파트 층고보다 5㎝ 높은 2.35m 층고를 확보했다. 초대형 부대시설(약 5000㎡)도 조성된다. 스포츠존과 컬쳐아카데미존, 펜션형 게스트하우스로 나뉜다. 스포츠존에는 25m 4레인의 호텔식 실내수영장 등이 들어서고, 컬쳐아카데미존에는 100평 규모의 복층형 북카페를 비롯해 유튜브 방송촬영이 가능한 멀티미디어룸 등이 조성된다. 게스트하우스는 전용면적 56㎡의 4개실로 구성돼 있다.

단지는 수도권 남부의 핵심 거점이 될 첨단자족도시 ‘용인 플랫폼시티’의 수혜단지로 평가받는다.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일대 약 273만㎡(약 82만평)에 조성된다. 판교테노밸리(66만㎡, 20만여평)의 4배 규모며, 반도체와 의료 등의 첨단산업과 GTX-A 용인역 복합환승센터, 분당선 구상역, 백화점, 쇼핑몰, 호텔, 업무복합, MICE, 주거가 모인 복합신도시다.

용인역 복합환승센터는 수도권 남부 초대형 규모로 GTX-A노선, 분당선, 경부고속도로, 광역버스가 연계된다. 지하 공간을 활용해 기존의 구성역(분당선)과 GTX-A 용인역이 연결된다. GTX-A 용인역에선 강남(수서역)까지 두 정거장, 삼성역까지는 세 정거장 만에 도착할 수 있다. 단지는 지난 3월 이후 분양 시작한 후분양 아파트로 입주시점이 다음 해 4월 이후다. GTX-A 용인역 개통시점(2024년 상반기)과 입주시점이 맞물려 입주와 동시에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 제일건설㈜은 가재지구 공동2블록에 조성되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 1152세대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1블록과 3블록에도 제일풍경채 브랜드 아파트의 공급을 계획 중이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가재지구는 총 3701세대의 제일풍경채 브랜드타운이 형성돼 프리미엄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재지구 공동2블록에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2개동, 총 1152세대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가구가 최근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전용면적 84·103㎡의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되며 넓은 동 간 거리를 확보해 채광과 통풍, 개방감을 높였다. 또한 전 가구에는 4베이 판상형 평면 설계와 넉넉한 수납공간이 적용돼 공간활용성도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는 100% 지하주차장 설계를 통해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를 구성하고 다양한 테마가든을 도입해 입주민의 쾌적함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또한 1인 독서실, 스터디룸, 스크린 야구·테니스장, 런드리카페, 피트니스, 사우나, 스크린 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등 고품격 커뮤니티도 마련될 예정이다. 

단순 역사?
랜드마크로!

가재지구는 평택시 여건 변화에 따른 계획적·체계적 도시 개발 도모와 평택 동부지역에 원활한 택지를 공급하기 위한 친환경 직주근접의 배후 주거단지로 조성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평택시 가재동 일원 약 62만㎡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공동주택 3개 블록과 단독주택용지 등을 통해 약 4900세대, 인구 1만2700명이 거주하게 될 예정이다. 

단지는 편리한 교통 환경도 강점으로 특히 SRT와 1호선이 지나가는 지제역이 인접해 광역교통망이 뛰어나다. 평택지제역은 수원발 KTX 정차, 미래형 환승센터 시범사업 선정 등의 호재와 함께 GTX-A, C노선 연장도 추진되고 있어 교통여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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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⑥좌파 14명 체포 실패 내막

[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⑥좌파 14명 체포 실패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2·3 계엄 당일 내란 주동자들은 정치인과 판사 등 자신들이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한 14명의 체포를 위해 서둘렀다. 하지만 준비가 된 것은 각 군의 사령관들뿐이었다. 계엄사령부와 합동수사본부의 설치는 훈련 상황서도 24시간가량 걸리는데 이를 간과한 것이다. 미리 계엄을 준비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 실무진에게 준비시키지 않은 점이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주도자들이 정치인과 판사 등 ‘좌파세력’이라고 지칭한 14명의 체포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그 내막에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의 미설치가 있다. 진술 나오자 다른 전략 <일요시사>가 검찰 진술 조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계엄이 시작된 계기와 14명의 체포 미수 및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불법 점거의 실패 이유로 ‘합동수사본부 미설치’를 꼽았다.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국회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립은 심각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당은 자기들끼리 뭉쳐서 법안을 통과시켰고 윤 전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사용했다. 또 야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찰들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고 김건희씨와 관련한 특검법을 계속 발의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7일경, 윤 전 대통령이 관저 식사 자리서 “수사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검사를 탄핵하고, 재판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판사를 탄핵하고, 헌법재판소가 마음에 안 들면 정족수를 자르고, 이게 나라냐.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국가 세력의 준동에 관해 청주간첩단 및 창원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수사 과정서 잡은 인원들을 판사 기피 신청이 들어오면 단기간에 결정하는 것이 상식인데 6개월이나 결정을 하지 않아 간첩들의 구속 기간이 끝나 다 풀려나 돌아다니는데도 이런 것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니 나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비상계엄)이 필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야당의 패악질로 나라의 미래가 없다. 국가 비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들은 비상계엄 관련 논의를 했다. 이때 체포 명단인 이른바 ‘좌파 세력’ 14명의 명단과 군대를 어떻게 투입할지 등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은 체포 명단의 사람들의 신병을 확보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게다가 내란 주동자들은 검찰 진술과 형사 법정 등에서도 체포하려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합수부 미설치로 체포 불가” “합수부 없어 시작부터 위법” 김 전 장관은 검찰에 “주요 정치인 등에 대한 검거를 시도한 바 없다. 혐의가 있어야 검거를 시도하지 않겠냐”며 “언론에 나오는 위치 추적 등은 포고령에 따라 정치활동이 금지되고 있는 상황이니 주요 정치인 몇 분과 부정선거 등과 관련해 사회서 의혹이 제기되는 사람들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라고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작전에 투입된 군인들의 진술로 체포 명단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체포를 지시하고 시도했다는 것마저 모두 드러났다. 체포 시도가 있었다는 진술이 계속해서 나오자 내란 주동자들은 다른 전략을 세우게 된다. 바로 ‘합동수사본부 미설치’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진술서 합수본이 미설치돼 체포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사령부와 합수본이 설치되는 과정이라 검거가 불가능하다”며 “합수본이 설치되려면 검찰과 경찰의 협조가 필요한데 아무런 대비도 없이 체포부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의 진술은 계엄 직후 선관위에 국군 정보사령부 부대원들을 보내 선거인 명부 관리 서버를 장악하고 선관위 당직자들에 대한 통신 제한(휴대전화 압수)과 감금이 위법한 수사 활동임을 나타내고 있다. 계엄이 터지면 통상적으로 합수본 역할을 맡는 국군 방첩사령부 관계자도 검찰 진술 당시 선관위 투입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영희 방첩사 비서실 1과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방첩사 소속 군인들로 하여금 중앙선관위 서버를 꺼내오도록 지시하거나 계엄 해제 이후 관련 증거를 제거하도록 시킨 것은 자신들의 정당한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성 미리 알고? 박성하 방첩사 기획조정실장은 “현장에 나가 있던 소위 체포조에 대해서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전시에도 방첩사가 일부 범죄에만 수사권이 있기 때문에 전시나 계엄 상황이라도 관할권이 없는 선관위나 정치인 등 체포나 점거는 경찰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합수본(방첩사)은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역 합수단서 해야 할 일을 방첩사 인원으로 진행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 군검찰 출신 변호사는 “합수본은 계엄사령관이 임명하는 군사경찰 관리, 경찰공무원, 국가정보원 직원 중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 그 밖에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구성된다”며 “또 합수본은 계엄사령관이 지정한 사건의 수사와 정보기관 및 수사기관의 조정·통제업무를 관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선관위로 투입된 인원들은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지도, 임무를 하달받지도 않았다”며 “게다가 합수본까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시작부터 위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사와 방첩사 모두 계엄사령군(군사경찰)이 아니기에 정당한 절차가 없었다면 반란군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은 계엄 업무를 해본 김 전 장관이 왜 무리수를 뒀는지다. 김 전 장관은 대한민국 합동참모부서 작전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합참 작전본부에는 계엄과가 편제돼있기 때문에 김 전 장관이 계엄군과 합수본 지정 및 운용 등을 몰랐다고 보기 힘들다. 합참 계엄과서 편찬하는 계엄실무편람에도 잘 나와있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은 논란을 줄이기 위해 계엄이 선포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면서 박안수 전 육국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일부 사령관 등에게만 공유됐던 12·3 계엄 작전은 계엄사령부가 설치되기도 전에, 합수본이 설치되기도 전에 끝났다. 사령부만 알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전군주요지휘관회의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에게 국회와 선관위 출동을 하면서 방첩사에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서 임무 수행을 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장관이 방첩사에 지시한 임무는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100명씩 인원을 요청하고 선관위로 먼저 투입된 국군 정보사령부가 접수한 선관위 서버를 꺼내오라는 지시였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경찰에 인원 요청을 한 것은 정치인, 판사, 등 민간인 체포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조사본부는 방첩사가 요청한 수사관 지원 요청을 4차례 거절했다. 조사본부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 당시 “지난 3일 계엄령 선포 이후 방첩사로부터 수사관 100명 지원을 네 차례 요청받았지만,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응하지 않았다”며 “이후 합수본 실무자 요청에 따라 시행 계획상 편성돼있는 수사관 10명을 지난해 12월4일 오전1시8분 출발시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의 수사관 파견 요청에는 불응했고, 계엄 시행 이후 방첩사를 중심으로 꾸려지는 합수본 요청에는 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관이 파견된 시간은 이미 계엄 해제 의결이 이뤄진 뒤였다. 합수본이 계엄 해제와 비슷한 시기에 모양새라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전 장관이 계엄 직후 전군주요지휘관회의서 여 전 사령관에게 합수본 설치를 지시했지만 설치가 늦어진 이유가 있다. 방첩사에 내려진 지시는 좌파세력 체포와 합수본 설치, 검찰과 경찰 및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협조 요청 등으로 내란 주동자들에게는 어느 것 하나 미룰 수 없는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기획조정실장은 “부대에 도착해보니 OOO회의실에 여 전 사령관이 이경민 참모장, 이창엽 비서실장과 같이 있었다”며 “합수본 설치 지시를 받으려 사령관에 물어봤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여 전 사령관이 다른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합수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우리 대원들은 다 나가 있다’고 말하며 통화에만 집중했을 뿐 합수본 설치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계엄 6개월 전부터 준비 실무진만 ‘닭 쫓던 개’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 될 텐데 방첩사는 계엄 선포 예정 사실을 알고 준비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계엄이 선포되면 합수본을 설치해야 하는 사람이 나다. 하지만 나는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체포조를 운영한 수사단장도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그는 “방첩사 비상소집이 완료된 시간이 지난해 12월4일 오전 1시4분”이라며 “합수본은 기본 시설도 갖추지 못한 상태서 계엄이 해제됐다”고 말했다. 방첩사 인원들이 전원 소집되는 시간에 이미 계엄은 해제된 것이다. 방첩사의 작전 계획상에는 상황실 설치에 8시간, 합수본 설치에 24시간을 예정하고 있는데 비상계엄이 3시간 만에 해제됐다. 본부 설치에만 24시간이 걸리며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아 합수본을 완전히 구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군사학과 교수는 “계엄 선포에 대해 사령관과 참모진 외에 실무자에게도 공유가 됐다면 미리 합수본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가 계엄이 선포된 후 바로 체포를 진행했을 것”이라며 “이번 계엄의 패착은 이전 계엄과 달리 빠르게 대처한 국회를 막지 못한 것과 계엄사령부부터 합수본까지의 실무자들이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첩사 사령부에서는 미리 계엄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방첩사 소속 간부 A씨는 검찰 조사에서 “방첩사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체결한 MOU에 언급된 ‘합동수사본부’는 계엄 시 설치되는 합수부가 맞다”고 진술했다. 방첩사와 국수본은 지난해 6월28일 ‘안보범죄 수사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합동수사본부 설치 시 편성에 부합하는 수사관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방첩사가 계엄을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휘부에서 최초에는 지난해 5월 초순경 3주안에 체결하라는 지시를 했다”며 “보통 미국 국방정보국(DIA) 등 해외정보수사기관과 이런 MOU를 맺고, 국내 기관은 관련 법령이 있어 MOU를 맺지는 않는다. 국내 기관과 MOU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굳이 이런 MOU를 맺는 게 의아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다만 조지호 경찰청장은 해당 MOU에도 불구하고 계엄 당일 수사관 지원 요청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조 청장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나와 “방첩사 주관으로 수사본부가 꾸려질 수 있으니 경찰서 필요한 인력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준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으며 계엄 당일 수사관 81명이 방첩사 요청으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과 구상 흡사 내란 주동자들은 경찰력을 대거 방첩사로 파견해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고 정치인 체포 작전을 벌일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79년 비상계엄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만든 합수본과 흡사한 구상이다. 당시 합수본은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인에 대한 정보 기능을 도맡아 12·12 군사 반란의 수괴인 전두환씨가 권력을 장악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엄 사령부 구성도 완전 실패 <일요시사>가 확보한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계엄사령부는 구성조차 못했다. 권영환 전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은 계엄이 선포된 후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사령부 설치를 도와라’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그는 육군 본부 참모진들이 올라올 때까지 계엄사 상황실 구성 준비를 했다.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사에는 2실(비서실, 기획조정실) 8처(정보처, 작전처, 치안처, 법무처, 보도처, 동원처, 구호처, 행정처)를 구성하도록 돼있으나. 권 전 과장이 계엄사 상황실을 구성하고 있을 당시 국회에서는 ‘비상계엄해제 요구결의안’이 가결됐다. 당시 권 전 과장이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으니) 법률상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도록 돼있다”고 말하자 박 전 총장은 “그런 것을 조언할 것이 아니라 일이 되게끔 만들어야지 일머리가 없다”며 “올해 연습을 두 번이나 했다고 하면서 구성을 왜 빨리 못하냐”고 꾸짖었다고 한다. 이는 내란 주동자들이 2차 계엄을 생각하고 있었으며 계엄사 구성의 역할이 합참에 있었다는 것을 내포하는 대목이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