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리스크> 전선 넓히는 검찰의 양날

또 다른 의혹 띄웠다

[일요시사 취재1팀] 검찰이 야당 대표의 바닥까지 훑을 기세다. 불송치 처분된 사건을 ‘재수사’ 명목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야당은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며 반발하는 중이다. 야당 내에서는 검찰이 대표의 삶 전체를 들쑤시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공격이 전선을 넓히고 있다. 굵직한 사건 외에도 과거 경찰의 불송치 처분으로 종결됐던 건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리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추가 조사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 있다.

창과 방패

최근까지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면서 성남FC 구단주로 재직할 무렵 성남시 관내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주고 그 대가로 성남FC에 후원금을 주게 했다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있다. 지난달 10일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2017~2018년 자유한국당, 장영하 변호사 고발 등으로 시작돼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경찰의 불송치-검찰의 재수사 요구-경찰 재수사 등의 과정을 거쳐 두산건설 전 대표와 성남시 관계자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네이버, 차병원 등으로 수사 범위를 넓힌 상황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은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대장동 의혹은 개발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또 사업 진행 과정에서 정재계 인사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미 대장동 5인방(김만배·남욱·유동규·정민용·정영학)과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인사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이 처음 나올 무렵부터 ‘윗선’으로 지목받아왔다. 대선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에 ‘대장동 몸통’ 논란도 제기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10일 대장동 의혹과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사 수임료를 쌍방울 그룹이 전환사채와 현금 등으로 대신 냈다는 내용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귀국한 뒤 구속된 데 이어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인물도 검찰 조사가 예정돼있다. 

대장동·성남FC·변호사비 대납
굵직한 논란들 외에 수사 확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른바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해당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북 송금’ 의혹이 나왔기 때문.

2019년 김 전 회장이 북한에 300만달러를 보냈는데 이 돈의 성격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이었냐는 게 쟁점이다. 이 과정에서 구속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이 대표, 김 전 회장 사이에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온 상황이다. 

검찰이 3가지 굵직한 의혹에서 가지를 뻗어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코나아이 의혹’이 검찰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코나아이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 측에 낙전수입 등 추가 수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낙전수입은 유효기간과 채권소멸 시효가 지났지만 이용자가 사용·환불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당시 경기도는 2018년 12월 코나아이를 운영대행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2021년 12월 국민의힘이 먼저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한 시민단체가 이 대표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고 보고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낙전수입은 상사채권 소멸시효(5년)에 따라 선불금 충전일로부터 5년 이후에 발생한다. 코나아이의 운용 대행 기간은 3년. 협약일 기준으로 볼 때 낙전수입을 취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7일 이 의혹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인 측 이의신청은 없었지만 보완 내용이 있어 재수사 요청을 했다는 게 겸찰 입장이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 5개월 만에 검찰 요청에 따라 다시 수사를 하게 됐다.

민주당은 “검찰은 이 대표의 삶 전체를 수사할 생각이냐”고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어떻게든 혐의를 만들어서 이 대표를 얽어매려는 의도가 노골적”이라면서 “혐의가 되건, 안 되건 일단 수사를 재개해 이 대표를 망신 주려는 의도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3번째 검찰 조사 마쳐
구속영장 청구할까?

그러면서 “대장동과 백현동, 변호사비 대납과 불법 송금, 성남FC 등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검찰의 끝없는 수사에도 증거 하나 나오지 않는 것이야 말로 이 대표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지난 7일에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이날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부동산 개발회사인 아시아디벨로퍼 등 4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백현동 의혹은 2015년 아시아디벨로퍼가 용도를 지역녹지에서 준주거로 한 번에 4단계 상향 변경하는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의 수사 확대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의 포석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대표가 국회의원이고 당 대표인 만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검찰 수사를 두고 ‘무리했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고 역풍도 불 수 있기 때문. 검찰로선 확실한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정치권은 엄청난 혼란 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이 회기 중 구속되려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표결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의 구속 필요성 설명과 해당 국회의원의 해명이 동반된다. 한동훈 장관과 이 대표의 맞대결이 국회에서 펼쳐지는 셈이다. 


이와 동시에 구속영장 청구 주체도 관심사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과 성남지청에서 양분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넘겨받아 위례·대장동 의혹 사건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관계자가 이미 여럿 구속된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중앙? 성남?

일각에서는 불구속 기소 가능성도 보인다.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줄이겠다는 검찰의 의도가 불구속 기소에서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보다 수사 전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판을 통해 이 대표의 유죄를 밝히겠다는 의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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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