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남FC 후원’ 유니폼의 비밀

로고 하나에 39억원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금 의혹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때 왜 그랬지?’라는 의문에 하나둘 답이 나오는 모양새다. 당시 관계자의 말과 행동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부족했던 퍼즐이 나타나면서 그림이 완성되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탄조끼가 부서지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사방에서 쏟아지는 비판에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해 배지를 달았다. 당 대표 선거에도 출마해 당선됐다. 검찰 수사에 대한 방어막을 몇 겹으로 친 셈이다. 

조여 오는
검찰 수사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2018년 한 변호사의 고발로 시작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기업으로까지 번진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이 줄지어 있다.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이 대표의 측근이 연이어 구속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어떤 사건으로 스타트를 끊을 지를 두고 법조계, 언론 등에서 다양한 말이 오갔다. 그러던 중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검찰의 레이더에 걸린 것.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무렵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6개 기업이 성남FC에 후원금을 줬다는 내용이다. 2018년 장영하 변호사가 이 내용으로 고발할 당시 후원금 액수는 161억원에 달했다.


연루된 기업이 정자동 부지 용도변경(두산건설), 제2사옥 건축허가(네이버), 분당경찰서·분당보건소 부지 용도변경(차병원) 등 이른바 혜택을 받았다는 게 골자다. 

6개 기업 중 주목도가 높은 건 네이버다. 다른 5개 기업과 달리 ‘우회 지원’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후원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15년 5월19일 성남시·사단법인 희망살림·성남FC 등과 ‘빚 탕감 프로젝트 참여와 확대를 위한’ 4자 간 협약을 맺었다.

FC바르셀로나 벤치마킹 주장
‘돈 주고 새겼다’ 전혀 달라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40억원을 후원하면 희망살림이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료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4자 간 협약서는 네이버의 우회 지원을 두고 의문을 제기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이 대표가 직접 SNS에 공개한 문서다. 성남시 시민단체 ‘성남공정포럼’은 4자 간 협약서가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죄’를 입증하는 스모킹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자 간 협약서 내용대로 진행된 게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4자 간 협약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5~2016년 2년에 걸쳐 희망살림에 40억원의 후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지급일자와 방법은 네이버와 희망살림의 별도 합의에 의해 정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두긴 했지만 네이버는 독특하게도 ‘법인회비’ 명목으로 돈을 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세제 혜택도 받지 않았다. 

희망살림은 19억5000만원씩 2년 동안 총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료로 지급한다고 했다. 희망살림은 취약계층의 금융복지를 위한 사단법인이다. 모금 활동을 통해 장기 연체된 부실채권을 싸게 사들인 뒤 이를 소각해 채무자의 빚을 없애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고유 목적사업은 ‘채무자의 빚 탕감’이다. 수많은 채무자의 빚을 없애줄 수 있는 돈을 성남FC에 광고료로 낸 셈이다. 

성남FC는 그 조건으로 희망살림의 ‘롤링 주빌리’ 로고를 메인스폰서 광고로 표출하기로 했다. 선수 유니폼에 롤링 주빌리를 새겨 빚 탕감 프로젝트를 알리자는 것. 문제는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성남FC 유니폼을 살펴보면 의아한 구석들이 많다. 

돈 내고
흔적 없어

4자 간 협약은 2015년 5월에 진행됐다. 하지만 2015년 2월 이미 성남FC 유니폼에는 ‘Rolling Jubilee(롤링 주빌리)’가 새겨져 있었다. 성남FC는 2015년 2월16일 롤링 주빌리를 메인 유니폼 로고로 채택했다며 국내서 공익캠페인을 메인 유니폼 로고로 사용하는 것은 성남FC가 처음이라고 홍보했다.

당시 성남FC 관계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도 이 로고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어 아시아 전역에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희망살림 등에서 광고료를 지급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석연치 않은 부분은 2015년 5월 4자 간 협약 이후 유니폼의 변화다. 성남FC의 2016년 유니폼을 보면 ‘Jubilee Bank(주빌리 뱅크)’가 새겨져 있다. 4자 간 협약서에 따르면 성남FC는 롤링 주빌리를 유니폼에 넣었어야 한다. 하지만 성남FC는 원래 로고로 쓰고 있던 롤링 주빌리 대신 주빌리 뱅크를 넣어 유니폼을 만들었다.

게다가 39억원의 광고료도 지급받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성남FC가 롤링 주빌리 로고를 유니폼에 새길 당시 ‘FC바르셀로나’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FC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축구단으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오래 몸담은 곳으로 유명하다. 

성남FC는 2017년 네이버의 우회 지원 의혹이 불거지자 ‘성남FC-네이버-희망살림 후원 협약 관련 정치적 의혹 보도에 대한 성남FC 입장’을 발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성남FC의 공익켐페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로셀로나가 유니세프를 유니폼에 노출한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며 “국내 프로스포츠구단 최초로 공익캠페인을 유니폼 메인 스폰서로 사용함으로써 구단 이미지와 사회공헌 가치를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2015년 11월19일 FC바르셀로나 구단을 방문했다. 성남FC 구단주 자격으로 FC바로셀로나를 벤치마킹하려는 의도였다. 당시 이 대표는 “시민구단인 성남FC가 벤치마킹하고 싶은 구단이 바로 FC바르셀로나”라며 “조합원을 구성해 운영하는 민주적인 방식이 우리가 크게 배울 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눈 가리고
아웅 했나


2018년 1월12일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도 자신의 SNS에 성남FC 관련 글을 쓰면서 FC바르셀로나를 언급했다. 제 전 의원은 4자 간 협약에서 희망살림을 대표해 협약서에 서명한 인물이다. 당시 대표권을 가진 대표가 따로 있었는데도 제 전 의원이 상임이사 자격으로 협약식에 참석해 서명을 하면서 대표성 논란이 불거졌다. 

제 전 의원은 “2006년 세계적인 축구 구단인 FC바르셀로나의 유니폼에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유명 기업의 로고 대신 ‘유니세프(UNICEF)’의 로고가 새겨진 것”이라며 “유명 구단의 경우 유니폼에 상업 로고(스폰서)를 달아 막대한 수익을 본다. 그러나 세계서 가장 유명한 구단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는 그런 상업적 수익 대신 오히려 공익 목적의 국제연합 아동기금, 유니세프를 홍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 우리나라에서도 처음 그런 일을 한 곳이 있다. 바로 성남FC”라며 “당시 성남시는 2014년부터 ‘빚 탕감 프로젝트(롤링 주빌리, Rolling Jubilee)’를 펼치고 있었고 이후 성남FC의 유니폼 메인 로고로 채택, 국내 프로스포츠구단 최초로 공익캠페인을 스폰서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공익캠페인의 참여와 확대를 목적으로 성남시, 내가 상임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희망살림, 성남의 대표 기업인 네이버, 그리고 FC바르셀로나처럼 시민구단이었던 성남FC가 뜻을 모아 공개 협약식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FC바르셀로나를 벤치마킹했다는 성남FC, 이 대표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협약서 내용과 다른 로고
이재명 정책 홍보용으로?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성남FC와 FC바르셀로나의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 FC바르셀로나는 1899년 창단 이후 무려 106년 동안 유니폼에 클럽 문장과 선수 이름 외에 어떤 표시도 붙이지 않았다. 그 전통을 깨고 유니폼에 새긴 로고가 바로 ‘유니세프(UNICEF)’다.

여기에 FC바르셀로나는 향후 5년 동안 매년 150만유로(약 18억원)를 유니세프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협력협정을 맺었다. 

심지어 FC바르셀로나는 유니폼에 로고를 새기고 되레 돈을 냈다. 광고료를 지급받고 유니폼에 로고를 새긴 성남FC와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여기에 성남FC는 협약서에 명시된 롤링 주빌리 대신 주빌리 뱅크를 새긴 점도 의문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실제 돈을 준 네이버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말 그대로 돈만 낸 셈이다.

주빌리 뱅크, 이른바 주빌리 은행은 2015년 8월27일 설립됐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싸게 구입해 채무자에게 원금의 일부만 갚으면 빚을 탕감해 준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당시 이 대표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장과 공동 은행장을 맡았다.

2015년 2월 성남FC 유니폼에 새겨져 있던 롤링 주빌리는 1년 뒤인 2016년 2월 주빌리 뱅크로 바뀌었다. 2015년 5월 성남시‧네이버‧희망살림‧성남FC가 4자 간 협약식을 맺었고 3개월 뒤 주빌리 은행이 출범했다. 성남FC 유니폼에 새긴 주빌리 뱅크라는 로고가 이 대표를 ‘띄우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지점이다. 

1년 동안
무슨 일이?

성남공정포럼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는 네이버의 39억원으로 ‘빚 탕감 프로젝트’라는 본인 정책을 홍보한 것”이라며 “희망살림, 주빌리 은행과 연관된 이헌욱 GH 사장, 제윤경 전 의원, 유종일 원장 등도 전부 출세가도를 달리지 않았나. 그들 입장에서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시민단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고발 이유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부각되고 있다.

성남시 시민단체인 성남공정포럼서 이 GIO를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고발한 것. 

<일요시사>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김진철 사무국장은 지난달 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GIO와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을 제3자 뇌물죄로 조사해달라고 수원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GIO는 2013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 

김 사무국장은 “네이버는 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상장기업 회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며 “거액의 자금을 희망살림에 후원금으로 지출하기 위해선 내부 결재 및 이사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GIO가 당시 이사회 의장으로 40억원 후원금 지출에 대해 최종 결정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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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