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전하는 참담했던 ‘이태원 사고 현장’

[기사 전문]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으로 달려갔는데, 목격한 상황은?

우선 현장에 갔을 때는 현장 통제가 잘 안 되고 있었어요.

저희도 DMAT(재난의료지원팀)으로 갔으면 이게 ‘재난긴급의료지원’이잖아요.

그러면 현장에 진입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통제에 대한 협조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던 것으로 보여요.

저희가 주차를 어디에 하고, 어디까지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나 경찰의 가이드는 전혀 없었고요.


그래서 겨우 현장에 도착해서 걸어서 들어간 거죠.

어느 정도 중환자나 사망자의 처리는 수습이 된 상황이었고, 경증에 미분류 환자들 한 40여명이 의료 천막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런 상황들이 다 적나라하게 노출돼있었어요.

그런 재난 현장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면서 사진 찍고... 그럴 수 있는 상황이었고요.

축제가 한편에서는 이루어지면서 안에서는 또 인명구조가 일어나고 있는, 어떻게 보면 이중적인 상황을 동시에 목격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문가들은 ‘현장 접근이 너무 어려웠다’는 의견이 공통적이다. 앞으로 이런 참사가 일어나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우선 재난 대응 훈련이 잘돼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국가적으로 이렇게 큰 재난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경찰이 먼저 오고요.

그 다음에 소방, 그 다음에 응급의료팀들이 오게 되거든요.

그런데 경찰이 상황을 잘 통제해서 안전하게 구조와 수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막을 설치를 해줘야 되고, 그 통제선 하에서 정말 필요한 소방이나 의료가 진입할 수 있도록 잘 협조가 돼야 하거든요.

그것부터가 안 돼있는 거예요.

우리 응급의료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DMAT라는 조끼를 입고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경찰이 과연 그 조끼를 인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DMAT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이 사람들을 통과시켜줘야 되는지, 아니면 진입을 막아야 되는 대상인지 그런 것들에 대한 인지가 없을 가능성이 있어요.

첫 팀이 들어올 때부터 현장 진입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걸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저희의 검증이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사 출신으로서, 이 사고의 원인을 뭐라고 보나?

우선은 100% 예방 가능한 사고였다고 저희는 판단을 하고.

이건 사회적 참사고 인재가 맞는데 실제로는... 저희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태원 참사 TF를 만들고 현장 검증했잖아요.

그 골목보다 더 좁은 골목이 바로 옆에 있었거든요. 거기에서 수많은 인파가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런데 이 좁은 골목에선 왜 사고가 안 났고 여기서는 사고가 났을까.


결국에는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의 인구 유입, 그리고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이렇게 하면서(끼여서) 압박이 된 거잖아요. 위아래로.

충분히 교통통제나 경찰이 현장 통제했으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어요.

그런 것들이 부재했다는 것에 대해서 지금도 이해할 수 없고.

왜 6시34분부터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대처가 안 됐는지, 그런 것들을 이제 국회가 검증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 누가 져야 한다고 보나?

이번에 윤석열정부가 들어오면서 경찰 조직을 다시 재정비했죠.


경찰국 신설을 하면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의 필요성에 대해서 브리핑을 했어요.

‘경찰 통제를 위해서 행안부 장관이 역할을 해야 되고, 그 윗선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고 브리핑을 했거든요.

(그런데)그 당시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체계나 명령 하달 체계나 일사불란하지 않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한테 있는 거죠.

우리 당에서 ‘대통령의 진심 어린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요구한 이유도 ‘결국에는 경찰의 꼬리 자르기로 끝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거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지금 모든 자료들이 적극적으로 요청에 협조하고 있지 않거든요. 정부에서도.

상황실의 운영 카톡방 자료를 받는 데도 상당히 오래 걸렸어요.

어제 상임위 열리고 나서 아침 의사진행 발언하면서 10시에 요청한 건데 밤 12시에 왔거든요.

그만큼 안 주려고 상당히 많은 중간에서의 사전작업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꼭 받아야 된다” “받지 않는 경우 당신들이 더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하면서 겨우 받아낸 자료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과정에서의 은폐나 아니면 내용 삭제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시간 싸움이고, 또 더불어민주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지금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국민의힘, 그리고 정부의 대처를 보면서 저희가 필요하다면 국정조사가 가능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최대한 동원할 거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진정성 있는 여당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정부에서도 꼬리자르기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문제점을 드러내고 시스템의 문제였는지, 총괄하는 인사권자의 문제였는지…

능력주의를 표방한 윤석열정부가 과연 정말 그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을 행안부 장관으로 임명했는지, 그리고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했는지, 소방청도 마찬가지고요.

보건복지부 같은 경우에는 100일 넘게 공석이었잖아요. 장관이.

그러면서 당연히 응급의료나 재난의료에 대한 준비나 대응이 과연 됐을까…

이상민 장관은 처음에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브리핑에서 “아무리 경찰력을 동원했어도 예방 가능하지 않았다”고 얘기한 거잖아요.

그 자체가 본인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사퇴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대국민 심리 지원을 강화했는데,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맞습니다. 이게 정신 심리에 대한 유해성이 대국민적으로 있는 거잖아요.

상당히 많은 국민들이 우울과 불안, 그리고 불면 이런 정신질환에 시달릴 거라고 봅니다.

잘못하면 이게 극단적 선택이나 시도로까지 갈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특히 우리나라가 워낙 극단적 선택 사고가 OECD 1위인 오명이 있는 국가인데 이런 사건들이 오히려 트리거 요인이 돼서 더 악화할 우려가 분명히 있는 겁니다.

저희도, 그리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도, 그리고 구급했던 많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다 취약성에 노출돼있고, 그런 것들에 계속 노출되면서 일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단계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단순히 심리상담으로 끝나면 안 되고 치료까지, 국가가 세세하게 챙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우리나라는 좁은 공간에서 인구 밀집이 높은, 특히 수도권은 그게 더 심하고요.

특히 행사나 축제가 있을 때 밀집할 수 있는 몇몇 ‘핫 플레이스’들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공권력, 경찰과 소방과 이런 정부 당국이 미리 사전에 예측하고, 그 예측에 맞는 필요한 요원들을 투입하고, 현장에서 정말 그 투입대로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시민 안전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기민하게 신고 센터가 운영되고... 이런 것들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것들이 유선전화로 되다 보면 1분, 1분이 미뤄지거든요.

지금도 모바일 상황실 내용을 보면, 결국에는 인지한 소방이 뛰었는데 그것을 각각 현장의 요원들이 인지하고 접수하고 그 다음에 출동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립니다.

이런 것들은 제가 코로나 때도 계속 지적했던 거거든요.

왜 코로나 때 환자가 발생했을 때 이 사람이 병원까지 가는 데 있어서 이송의 지연이 있었잖아요.

빙빙 돌고, 막상 갔는데 ‘우리 못 받는다’ 그러고,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됐거든요.

이런 것처럼 재난 시에도 기존 체계가 유지되면서 이 재난에 환자들이 제대로 갈 수 있는 시스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시스템과 인력과 소통체계 구축이 너무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사전에 꼭 훈련돼있어야 된다는 것들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고.

저도 정치인으로서 그런 피해 본 많은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런 부분에 있어 책임감을 갖고 이런 것들을 들여다보고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기획: 강운지
촬영&편집: 배승환/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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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