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비상’ 대부업에 기대는 정부, 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11.21 10:56:55
  • 호수 14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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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원 빌리면 월 이자만 600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정부가 대부업권에 어려운 서민들에 대해 서민금융 정책 공급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불법 사금융을 수사·단속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불법 사금융은 여전히 횡행 중이다. 이 와중에 대부업권에선 정부에 대출금리를 높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대부금융협회와 함께 대부업권의 서민층 신용 공급 현황에 대한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금융당국은 대부업권의 서민층 신용 공급 현황 및 자금조달 동향 등을 점검하고, 대부금융 협회의 의견을 청취했다. 

서민 위해?

이날 회의에서 금융당국과 대부금융 협회는 최근 경제 여건하에 대부업권의 신용 공급이 크게 줄어들면 서민층의 어려움이 늘어날 수 있다고 인식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권이 서민금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서민층의 신용 공급에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권의 신용 공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저축은행‧대부 업체 등에서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에 대해 정책 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한다.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하는 범정부 수사‧단속체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불법 사금융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채무자 대리인 제도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정부의 약속에 국민들은 어떤 반응일까. 오히려 정부가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을 대부 업체에 떠밀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우선 대부 업체의 법적 사채 비율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정부 시절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 업체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대부 업체 이용자 수가 줄었다고 파악했다. 

법정 최고금리는 대부업법 시행령이 개정된 2018년 2월 27.9%에서 24%로 감소됐다. 2011년까지만 해도 대부업계 최고금리는 연 39.9%였는데, 10여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법적 사채 비율이 20%대로 줄어들자 국내에 있었던 일본계 대부 업체 대부분이 철수했다. 철수한 일본계 대부 업체는 ▲산와대부(산와머니) ▲조이크레디트가 있다. 이 두 곳은 2019년 3월과 2020년 1월에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이렇게 법정 최고금리를 내린 것은 서민의 고금리 피해를 막기 위해 최고금리를 낮춘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대부업권에게 서민금융의 신용 공급 역할을 부탁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불법 사금융 여전히 성행하는데…
업계에 서민금융 공급 확대 요청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리 상승기 대부금융의 생존전략은’이라는 주제로 제13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를 열었다. 


임승보 대부금융협회장은 “지난해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 신용대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연간 약 30만명의 금융취약계층 이용자가 대부업권 대출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 금리상승 시기 대부금융이 서민금융의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 법정 최고금리 상한의 적정 수준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금융시장의 신용대출 규모는 전년 대비 약 3400억원 감소했다. 2019년 말과 비하면 약 1조9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현재 대부금융 시장의 초과 수요는 약 2조원이고, 만약 최고금리가 연 15%로 더 낮춰질 경우 12조8000억원의 초과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최철 숙명여대 교수는 “기준금리와 물가 상승률이 각각 3%와 5%일 경우, 대부 금융시간의 적정 금리 예측치는 연 37.7%로, 가장 낮은 예측치도 연 26.7%”라며 “최고금리 인하는 포용적 금융에 그 취지를 두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부시장의 수요자인 취약계층을 소외시키는 모순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부가 대부 업체에 서민층 신용 공급 역할을 부탁하면서 법정 최고금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불법 사금융 피해자가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0년 동안 임대주택 LH에 거주 중이던 A씨는 돈이 급한 상황이 됐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과 다른 돈이 필요한 상황이 겹쳐서 7억원이 부족했다. 은행 등 1금융권에 돈을 빌리고 싶었지만 신용이 좋지 않아서 계속 거절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선택한 것은 대부업이었다. 대부업에서는 A씨에게 “6억원 기준 이자는 월 600만원, 7억원을 빌리면 이자가 한달에 850만원, 9억원 기준 이자가 월 1100만원이다. 우선 금리는 확정이다. 이 금리로 3개월 이용하면 3개월 뒤에는 바꿔야 한다. 3개월 뒤 예상 금리는 3~4%다. 지금 신청을 하면 10일 뒤에 금액이 나온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등 예측해 연 37.7% 적정?
“범정부 수사·단속 체계 적극 지원”

하지만 대부업에서 3개월 뒤에 금리가 3~4% 낮아진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이 같은 방식은 전형적인 대부업 사기 중 하나인 작업 대출이다. 

작업 대출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노년층, 청년층 등 급전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 브로커가 이들의 서류를 조작해 은행 등 대부 업체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대부 업체가 돈을 빌려준 뒤 이자를 받지 않다가 한꺼번에 이자를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30대 주부 B씨는 대부 업체서 2000만원을 빌렸다가 상황이 어려워지자 1500만원으로 원금을 낮춰 갚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곧이어 며칠이 지난 후 대부 업체는 B씨의 대출채권을 또 다른 대부 업체에 매각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다른 대부 업체는 B씨에게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상황이 계속 미뤄지고 있었던 어느 날, B씨는 법원에서 서류 한 통을 받게 된다. 다른 대부 업체에 그간의 원리금과 연체이자 2200만원을 상환하라는 지급명령서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소액이 필요해서 대부 업체에 대출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사기를 당한 사람은 더 많아졌다. 또,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된 대부 업체들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불법 대출을 권유하는 경우도 많았다. 


불법 대출 피해를 예방하는 방안으로 ‘정식 등록 대부 업체 확인’만 강조하고 있어, 이를 믿고 거래한 취약계층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1금융권에서 이용이 불가한 저신용자, 취업준비생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대출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면서 교묘히 ‘내구제 대출’을 권유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내구제 대출이란 본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한 뒤 유심칩을 제거하고 공기계를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대부 업체는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기기를 매입해 높은 수수료를 챙긴다. 반면 소비자는 매달마다 통신사에 시가로 구매한 휴대폰값을 내야 한다.

책임 약속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감독 규정 개정 조치와 병행해 서민층 신용 공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겠다.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하는 범정부 수사·단속 체계를 적극 지원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에 대해서는 채무자 대리인 제도를 통해 지원하는 등 서민층의 안정적 금융생활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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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