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아파트 대체제로 주목받는 오피스텔과 수익형 부동산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에 ‘거거익선(巨巨益善)’ 바람이 불고 있다. 

중대형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급업체들도 주거용 아파텔을 속속 내놓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전용 60㎡ 이하 아파트는 총 1만775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일 면적 물량이 9만5422가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81.39% 감소한 수치다. 올해 분양 물량은 지역별로 경기(1만2188가구), 서울(4725가구), 인천(845가구) 순이다.

높아진 
선호도

분양 업계는 수요 대비 소형 아파트 공급이 크게 부족해졌다고 분석한다. 소형 아파트의 주 수요층은 2~3인 가구인데,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2~3인 가구는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48%에 달했다. 수도권 2가구 중 1가구는 2~3인 가구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면적과 평면이 유사해 소형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통하는 중대형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날로 치솟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덕은DMC 에일린의 뜰 센트럴’은 210실 모집에 총 9117건이 접수돼 평균 43.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기도에서 분양한 아파트 1순위 최고 경쟁률(47.99대1)과 비슷한 결과다. 해당 단지는 전 호실이 모두 전용 78~112㎡의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서울 영등포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 전용 73~77㎡의 거주자 우선 경쟁률도 89대1에 달했다. 동일 모집군에서 소형 면적인 전용 25~27㎡는 31.71대1, 전용 47~51㎡는 22.41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중대형 평형의 높은 선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중대형 위주로 강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 지난 1년간(지난해 3월~지난 3월) 면적별 평균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전용 61~85㎡ 이하가 10.44%로 가장 높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85㎡ 초과(9.98%), 40㎡ 초과 60㎡ 이하(5.31%), 40㎡ 이하(1.62%) 순이었다.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중대형’ ‘대규모’ 바람

개별 단지 역시 오름세가 뚜렷하다. KB부동산 시세 자료를 보면 서울 용산구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 전용 77㎡의 지난 5월 매매가 시세는 13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10억8000만원 대비 2억7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인천 연수구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전용 84㎡도 5억2000만원에서 7억4000만원으로 2억2000만원 올랐다.

수익형 부동산을 이끌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에도 최근 대규모 바람이 불고 있다. 크면 클수록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입주 기업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다채로운 공간이 함께 조성돼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대규모로 지어지는 지식산업센터는 내부에 입주하는 기업의 수가 많아 업종 간에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좋다. 예컨대 제조업 기업들은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고 첨단 업종 간 기술, 정보 교류 활성화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좋다. 경제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일반 소규모 오피스텔에 비해 공용 관리비를 부담하는 기업이 많아 유지비를 비롯해 주차비, 창고 임대비 등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시설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입주기업과 임직원 수에 걸맞게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과 부대시설·휴게공간·문화공간 등이 잘 마련돼 업무 만족도와 효율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 규모적 이점을 살려 가시성이 뛰어나고 지역민 이용률이 높아질 경우 지역 랜드마크로도 자리매김해 몸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랜드마크
자리매김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년 주택시장에 중대형 오피스텔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소형 아파트 공급마저 부족해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청약 통장이 필요 없는 만큼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를 비롯해 유주택자 투자 수요도 다수 몰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부는 규모의 경제 바람이 지식산업센터에도 적용되면서 큰 규모로 공급되는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각종 업무, 인프라 장점과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확보해 입주 수요가 풍부한 만큼 이를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급 중인 중대형 오피스텔과 대규모 지식산업센터.

 

 

▲부산시민공원 푸르지오= 대우건설이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일대에 공급하는 ‘부산시민공원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35층, 전용면적 84㎡ 총 468호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로 조성된다. 단지 내에 약 1500㎡ 대규모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스위밍 풀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GX클럽, 사우나(건식)가 함께 조성돼 다채로운 운동 시설을 즐길 수 있다. 

차이 나는
내부 시설

오피스텔에서 보기 힘들었던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조식 제공이 가능한 다이닝 라운지와 카페가 조성되며, 일상의 편리함을 높여줄 코인세탁실 및 세대창고(일부 제공) 등도 조성된다. 이 밖에도 프라이빗 독서실, 공유오피스, 미팅룸을 비롯해 휴식과 취미를 동시에 누리는 북카페, 안심하고 자녀 케어가 가능한 키즈라운지도 있어 다채로운 일상도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축구장 면적의 65배(47만1518㎡) 규모인 ‘부산시민공원’이 위치해 있어 우리집 정원처럼 에코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부산시민공원은 향후 공원 내에 자연숲 길, 향기의 숲, 미로정원 등 다양한 테마도 조성될 예정으로 더욱 풍요로운 여가 및 휴식생활을 즐길 수 있다. 

10개 노선에 달하는 버스 정류소와 지하철 부전역(동해선)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부산을 동서로 빠르게 잇는 동서고가로 및 시민공원로가 있어 시내외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추가로 ‘부전~마산 복선전철’(2023년 예정)과 ‘부전역 복합환승센터’가 개발 예정돼 있다. 

생활 인프라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LG베스트샵, 삼성디지털프라자, 부산진구청 등의 생활편의시설 및 관공서가 위치해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이 있다. 더불어 서면 상권이 가까이 있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인프라도 경험할 수 있다.

 

 

▲청라 SK V1=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최대 규모를 갖춘 지식산업센터 ‘청라 SK V1’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서며,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12만6022.25㎡ 규모에 지식산업센터 493호실, 분양창고 26실, 근린생활시설 46호실로 구성된다. 

우선 탄탄한 교통 호재가 청라 SK V1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2027년)이다. 가산디지털단지까지 30분대, 서울 강남지역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 가능하다. 오는 2025년에는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가 개통된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이동과 인천국제공항 접근이 편리하다. 

소형 아파트 부족해 경쟁 치열
지역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확보

청라국제도시가 4차 산업 비즈니스 선도 지역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청라에는 GM테크니컬센터, 청라 하나드림타운 등의 주요 업무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청라의료복합타운, 청라 IHP도시첨단산업단지, 스타필드 청라, 코스트코 청라점, 로봇랜드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청라 IHP도시첨단산업단지의 경우 117만531㎡ 부지에 사업비 391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첨단 부품과 소재 관련 R&D 중심의 투자 유치를 통해 다음 해까지 조성되는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런 입지적 장점과 함께 특화설계도 눈길을 끈다. 우선 직선형 드라이브인 시스템 설계로 화물차가 3번 회전으로 7층까지 쾌속 도달이 가능하다. 각 사업장 안으로 차량이 들어가 물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도어투도어 시스템이 적용된다. 여기에 라이브오피스 테라스 설계로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으며 타 호실 대비 서비스 면적 추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 호실에 발코니를 배치해 공간 활용도와 쾌적성을 높였다. 또한 입주자 회의실, 지상 1층 로비라운지(2개소), 지상 2~7층 포켓 휴게덱(4개소) 등 다양한 업무지원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DMC 시티워크= 향동지구 내 마지막 지식산업센터인 ‘DMC 시티워크’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로 지하 3층~지상 7층, 연면적 9만4797㎡ 규모로 들어선다. 업무형 공장과 제조형 공장으로 설계되며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주차 공간은 총 750대로 계획돼 법정 대비 250%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향동지구 초입에 위치해 경의중앙선 향동역 역세권 지식산업센터로 입지가 뛰어나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내부순환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 교통망이 편리해 타 지역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안정적인 
임대수익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마련돼 있으며, 옥상공원과 봉산과 망월산 등이 인접해 있어 쾌적한 근무환경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층고가 최대 6m로 설계해 개방감도 높였다. 제조동 전 층에는 드라이브인 설계를 도입해 제조형 공장의 편의를 높였고, 일부 호실에는 발코니 설계와 중소형 평면의 섹션 오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폭넓은 배후수요를 갖춰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 방송사와 미디어 기업이 들어선 상암 DMC의 대기업들을 모두 흡수시킬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향동지구는 은평구 수색동과 상암동이 인접해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고, 수색증산뉴타운과 고양 덕은지구, 창릉신도시 개발 등의 주변 개발호재도 누릴 수 있어 향후 미래가치는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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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