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아파트 대체제로 주목받는 오피스텔과 수익형 부동산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에 ‘거거익선(巨巨益善)’ 바람이 불고 있다. 

중대형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급업체들도 주거용 아파텔을 속속 내놓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전용 60㎡ 이하 아파트는 총 1만775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일 면적 물량이 9만5422가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81.39% 감소한 수치다. 올해 분양 물량은 지역별로 경기(1만2188가구), 서울(4725가구), 인천(845가구) 순이다.

높아진 
선호도

분양 업계는 수요 대비 소형 아파트 공급이 크게 부족해졌다고 분석한다. 소형 아파트의 주 수요층은 2~3인 가구인데,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2~3인 가구는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48%에 달했다. 수도권 2가구 중 1가구는 2~3인 가구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면적과 평면이 유사해 소형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통하는 중대형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날로 치솟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덕은DMC 에일린의 뜰 센트럴’은 210실 모집에 총 9117건이 접수돼 평균 43.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기도에서 분양한 아파트 1순위 최고 경쟁률(47.99대1)과 비슷한 결과다. 해당 단지는 전 호실이 모두 전용 78~112㎡의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서울 영등포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 전용 73~77㎡의 거주자 우선 경쟁률도 89대1에 달했다. 동일 모집군에서 소형 면적인 전용 25~27㎡는 31.71대1, 전용 47~51㎡는 22.41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중대형 평형의 높은 선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중대형 위주로 강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 지난 1년간(지난해 3월~지난 3월) 면적별 평균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전용 61~85㎡ 이하가 10.44%로 가장 높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85㎡ 초과(9.98%), 40㎡ 초과 60㎡ 이하(5.31%), 40㎡ 이하(1.62%) 순이었다.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중대형’ ‘대규모’ 바람

개별 단지 역시 오름세가 뚜렷하다. KB부동산 시세 자료를 보면 서울 용산구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 전용 77㎡의 지난 5월 매매가 시세는 13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10억8000만원 대비 2억7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인천 연수구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전용 84㎡도 5억2000만원에서 7억4000만원으로 2억2000만원 올랐다.

수익형 부동산을 이끌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에도 최근 대규모 바람이 불고 있다. 크면 클수록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입주 기업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다채로운 공간이 함께 조성돼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대규모로 지어지는 지식산업센터는 내부에 입주하는 기업의 수가 많아 업종 간에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좋다. 예컨대 제조업 기업들은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고 첨단 업종 간 기술, 정보 교류 활성화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좋다. 경제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일반 소규모 오피스텔에 비해 공용 관리비를 부담하는 기업이 많아 유지비를 비롯해 주차비, 창고 임대비 등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시설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입주기업과 임직원 수에 걸맞게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과 부대시설·휴게공간·문화공간 등이 잘 마련돼 업무 만족도와 효율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 규모적 이점을 살려 가시성이 뛰어나고 지역민 이용률이 높아질 경우 지역 랜드마크로도 자리매김해 몸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랜드마크
자리매김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년 주택시장에 중대형 오피스텔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소형 아파트 공급마저 부족해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청약 통장이 필요 없는 만큼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를 비롯해 유주택자 투자 수요도 다수 몰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부는 규모의 경제 바람이 지식산업센터에도 적용되면서 큰 규모로 공급되는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각종 업무, 인프라 장점과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확보해 입주 수요가 풍부한 만큼 이를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급 중인 중대형 오피스텔과 대규모 지식산업센터.

 

 

▲부산시민공원 푸르지오= 대우건설이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일대에 공급하는 ‘부산시민공원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35층, 전용면적 84㎡ 총 468호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로 조성된다. 단지 내에 약 1500㎡ 대규모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스위밍 풀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GX클럽, 사우나(건식)가 함께 조성돼 다채로운 운동 시설을 즐길 수 있다. 

차이 나는
내부 시설

오피스텔에서 보기 힘들었던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조식 제공이 가능한 다이닝 라운지와 카페가 조성되며, 일상의 편리함을 높여줄 코인세탁실 및 세대창고(일부 제공) 등도 조성된다. 이 밖에도 프라이빗 독서실, 공유오피스, 미팅룸을 비롯해 휴식과 취미를 동시에 누리는 북카페, 안심하고 자녀 케어가 가능한 키즈라운지도 있어 다채로운 일상도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축구장 면적의 65배(47만1518㎡) 규모인 ‘부산시민공원’이 위치해 있어 우리집 정원처럼 에코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부산시민공원은 향후 공원 내에 자연숲 길, 향기의 숲, 미로정원 등 다양한 테마도 조성될 예정으로 더욱 풍요로운 여가 및 휴식생활을 즐길 수 있다. 

10개 노선에 달하는 버스 정류소와 지하철 부전역(동해선)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부산을 동서로 빠르게 잇는 동서고가로 및 시민공원로가 있어 시내외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추가로 ‘부전~마산 복선전철’(2023년 예정)과 ‘부전역 복합환승센터’가 개발 예정돼 있다. 

생활 인프라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LG베스트샵, 삼성디지털프라자, 부산진구청 등의 생활편의시설 및 관공서가 위치해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이 있다. 더불어 서면 상권이 가까이 있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인프라도 경험할 수 있다.

 

 

▲청라 SK V1=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최대 규모를 갖춘 지식산업센터 ‘청라 SK V1’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서며,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12만6022.25㎡ 규모에 지식산업센터 493호실, 분양창고 26실, 근린생활시설 46호실로 구성된다. 

우선 탄탄한 교통 호재가 청라 SK V1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2027년)이다. 가산디지털단지까지 30분대, 서울 강남지역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 가능하다. 오는 2025년에는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가 개통된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이동과 인천국제공항 접근이 편리하다. 

소형 아파트 부족해 경쟁 치열
지역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확보

청라국제도시가 4차 산업 비즈니스 선도 지역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청라에는 GM테크니컬센터, 청라 하나드림타운 등의 주요 업무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청라의료복합타운, 청라 IHP도시첨단산업단지, 스타필드 청라, 코스트코 청라점, 로봇랜드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청라 IHP도시첨단산업단지의 경우 117만531㎡ 부지에 사업비 391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첨단 부품과 소재 관련 R&D 중심의 투자 유치를 통해 다음 해까지 조성되는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런 입지적 장점과 함께 특화설계도 눈길을 끈다. 우선 직선형 드라이브인 시스템 설계로 화물차가 3번 회전으로 7층까지 쾌속 도달이 가능하다. 각 사업장 안으로 차량이 들어가 물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도어투도어 시스템이 적용된다. 여기에 라이브오피스 테라스 설계로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으며 타 호실 대비 서비스 면적 추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 호실에 발코니를 배치해 공간 활용도와 쾌적성을 높였다. 또한 입주자 회의실, 지상 1층 로비라운지(2개소), 지상 2~7층 포켓 휴게덱(4개소) 등 다양한 업무지원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DMC 시티워크= 향동지구 내 마지막 지식산업센터인 ‘DMC 시티워크’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로 지하 3층~지상 7층, 연면적 9만4797㎡ 규모로 들어선다. 업무형 공장과 제조형 공장으로 설계되며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주차 공간은 총 750대로 계획돼 법정 대비 250%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향동지구 초입에 위치해 경의중앙선 향동역 역세권 지식산업센터로 입지가 뛰어나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내부순환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 교통망이 편리해 타 지역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안정적인 
임대수익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마련돼 있으며, 옥상공원과 봉산과 망월산 등이 인접해 있어 쾌적한 근무환경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층고가 최대 6m로 설계해 개방감도 높였다. 제조동 전 층에는 드라이브인 설계를 도입해 제조형 공장의 편의를 높였고, 일부 호실에는 발코니 설계와 중소형 평면의 섹션 오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폭넓은 배후수요를 갖춰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 방송사와 미디어 기업이 들어선 상암 DMC의 대기업들을 모두 흡수시킬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향동지구는 은평구 수색동과 상암동이 인접해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고, 수색증산뉴타운과 고양 덕은지구, 창릉신도시 개발 등의 주변 개발호재도 누릴 수 있어 향후 미래가치는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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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