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아파트 대체제로 주목받는 오피스텔과 수익형 부동산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에 ‘거거익선(巨巨益善)’ 바람이 불고 있다. 

중대형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급업체들도 주거용 아파텔을 속속 내놓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전용 60㎡ 이하 아파트는 총 1만775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일 면적 물량이 9만5422가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81.39% 감소한 수치다. 올해 분양 물량은 지역별로 경기(1만2188가구), 서울(4725가구), 인천(845가구) 순이다.

높아진 
선호도

분양 업계는 수요 대비 소형 아파트 공급이 크게 부족해졌다고 분석한다. 소형 아파트의 주 수요층은 2~3인 가구인데,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2~3인 가구는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48%에 달했다. 수도권 2가구 중 1가구는 2~3인 가구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면적과 평면이 유사해 소형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통하는 중대형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날로 치솟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덕은DMC 에일린의 뜰 센트럴’은 210실 모집에 총 9117건이 접수돼 평균 43.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기도에서 분양한 아파트 1순위 최고 경쟁률(47.99대1)과 비슷한 결과다. 해당 단지는 전 호실이 모두 전용 78~112㎡의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서울 영등포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 전용 73~77㎡의 거주자 우선 경쟁률도 89대1에 달했다. 동일 모집군에서 소형 면적인 전용 25~27㎡는 31.71대1, 전용 47~51㎡는 22.41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중대형 평형의 높은 선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중대형 위주로 강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 지난 1년간(지난해 3월~지난 3월) 면적별 평균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전용 61~85㎡ 이하가 10.44%로 가장 높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85㎡ 초과(9.98%), 40㎡ 초과 60㎡ 이하(5.31%), 40㎡ 이하(1.62%) 순이었다.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중대형’ ‘대규모’ 바람

개별 단지 역시 오름세가 뚜렷하다. KB부동산 시세 자료를 보면 서울 용산구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 전용 77㎡의 지난 5월 매매가 시세는 13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10억8000만원 대비 2억7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인천 연수구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전용 84㎡도 5억2000만원에서 7억4000만원으로 2억2000만원 올랐다.

수익형 부동산을 이끌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에도 최근 대규모 바람이 불고 있다. 크면 클수록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입주 기업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다채로운 공간이 함께 조성돼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대규모로 지어지는 지식산업센터는 내부에 입주하는 기업의 수가 많아 업종 간에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좋다. 예컨대 제조업 기업들은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고 첨단 업종 간 기술, 정보 교류 활성화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좋다. 경제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일반 소규모 오피스텔에 비해 공용 관리비를 부담하는 기업이 많아 유지비를 비롯해 주차비, 창고 임대비 등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시설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입주기업과 임직원 수에 걸맞게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과 부대시설·휴게공간·문화공간 등이 잘 마련돼 업무 만족도와 효율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 규모적 이점을 살려 가시성이 뛰어나고 지역민 이용률이 높아질 경우 지역 랜드마크로도 자리매김해 몸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랜드마크
자리매김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년 주택시장에 중대형 오피스텔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소형 아파트 공급마저 부족해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청약 통장이 필요 없는 만큼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를 비롯해 유주택자 투자 수요도 다수 몰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부는 규모의 경제 바람이 지식산업센터에도 적용되면서 큰 규모로 공급되는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각종 업무, 인프라 장점과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확보해 입주 수요가 풍부한 만큼 이를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급 중인 중대형 오피스텔과 대규모 지식산업센터.

 

 

▲부산시민공원 푸르지오= 대우건설이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일대에 공급하는 ‘부산시민공원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35층, 전용면적 84㎡ 총 468호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로 조성된다. 단지 내에 약 1500㎡ 대규모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스위밍 풀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GX클럽, 사우나(건식)가 함께 조성돼 다채로운 운동 시설을 즐길 수 있다. 

차이 나는
내부 시설

오피스텔에서 보기 힘들었던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조식 제공이 가능한 다이닝 라운지와 카페가 조성되며, 일상의 편리함을 높여줄 코인세탁실 및 세대창고(일부 제공) 등도 조성된다. 이 밖에도 프라이빗 독서실, 공유오피스, 미팅룸을 비롯해 휴식과 취미를 동시에 누리는 북카페, 안심하고 자녀 케어가 가능한 키즈라운지도 있어 다채로운 일상도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축구장 면적의 65배(47만1518㎡) 규모인 ‘부산시민공원’이 위치해 있어 우리집 정원처럼 에코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부산시민공원은 향후 공원 내에 자연숲 길, 향기의 숲, 미로정원 등 다양한 테마도 조성될 예정으로 더욱 풍요로운 여가 및 휴식생활을 즐길 수 있다. 

10개 노선에 달하는 버스 정류소와 지하철 부전역(동해선)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부산을 동서로 빠르게 잇는 동서고가로 및 시민공원로가 있어 시내외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추가로 ‘부전~마산 복선전철’(2023년 예정)과 ‘부전역 복합환승센터’가 개발 예정돼 있다. 

생활 인프라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LG베스트샵, 삼성디지털프라자, 부산진구청 등의 생활편의시설 및 관공서가 위치해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이 있다. 더불어 서면 상권이 가까이 있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인프라도 경험할 수 있다.

 

 

▲청라 SK V1=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최대 규모를 갖춘 지식산업센터 ‘청라 SK V1’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서며,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12만6022.25㎡ 규모에 지식산업센터 493호실, 분양창고 26실, 근린생활시설 46호실로 구성된다. 

우선 탄탄한 교통 호재가 청라 SK V1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2027년)이다. 가산디지털단지까지 30분대, 서울 강남지역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 가능하다. 오는 2025년에는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가 개통된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이동과 인천국제공항 접근이 편리하다. 

소형 아파트 부족해 경쟁 치열
지역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확보

청라국제도시가 4차 산업 비즈니스 선도 지역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청라에는 GM테크니컬센터, 청라 하나드림타운 등의 주요 업무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청라의료복합타운, 청라 IHP도시첨단산업단지, 스타필드 청라, 코스트코 청라점, 로봇랜드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청라 IHP도시첨단산업단지의 경우 117만531㎡ 부지에 사업비 391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첨단 부품과 소재 관련 R&D 중심의 투자 유치를 통해 다음 해까지 조성되는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런 입지적 장점과 함께 특화설계도 눈길을 끈다. 우선 직선형 드라이브인 시스템 설계로 화물차가 3번 회전으로 7층까지 쾌속 도달이 가능하다. 각 사업장 안으로 차량이 들어가 물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도어투도어 시스템이 적용된다. 여기에 라이브오피스 테라스 설계로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으며 타 호실 대비 서비스 면적 추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 호실에 발코니를 배치해 공간 활용도와 쾌적성을 높였다. 또한 입주자 회의실, 지상 1층 로비라운지(2개소), 지상 2~7층 포켓 휴게덱(4개소) 등 다양한 업무지원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DMC 시티워크= 향동지구 내 마지막 지식산업센터인 ‘DMC 시티워크’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로 지하 3층~지상 7층, 연면적 9만4797㎡ 규모로 들어선다. 업무형 공장과 제조형 공장으로 설계되며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주차 공간은 총 750대로 계획돼 법정 대비 250%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향동지구 초입에 위치해 경의중앙선 향동역 역세권 지식산업센터로 입지가 뛰어나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내부순환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 교통망이 편리해 타 지역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안정적인 
임대수익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마련돼 있으며, 옥상공원과 봉산과 망월산 등이 인접해 있어 쾌적한 근무환경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층고가 최대 6m로 설계해 개방감도 높였다. 제조동 전 층에는 드라이브인 설계를 도입해 제조형 공장의 편의를 높였고, 일부 호실에는 발코니 설계와 중소형 평면의 섹션 오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폭넓은 배후수요를 갖춰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 방송사와 미디어 기업이 들어선 상암 DMC의 대기업들을 모두 흡수시킬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향동지구는 은평구 수색동과 상암동이 인접해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고, 수색증산뉴타운과 고양 덕은지구, 창릉신도시 개발 등의 주변 개발호재도 누릴 수 있어 향후 미래가치는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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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