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으면 싸다고? 저층의 반란

최근 저층부를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저층으로만 구성된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 타운하우스 등 주거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저층부는 고층부 대비 선호도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저층부만의 장점이 하나둘씩 부각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2021년 4월~2022년 3월)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거래량(지하층 제외)은 총 48만6429건이다. 이 중 저층부(1~5층)가 37%(17만7913건)를 차지했다. 이는 2~3명 중 한 명이 저층부를 구매한 셈이다.

주차장
지하로

저층부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는 주차장이 지하로 내려간 점도 주효했단 분석이다. 주차장이 대부분 지상에 위치해 소음 및 매연 문제가 빈번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배치해 저층세대가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해결한 것이다. 더불어 지상에는 공원 못지않은 다양한 조경시설을 마련해 저층부는 쾌적한 조경 프리미엄을 가깝게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1층의 경우 층간소음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는 점 또한 저층부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자녀가 있거나 계획 중인 3040세대 학부모들의 1층 이사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활력이 넘치는 어린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유일한 층이다 보니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주거시설인 아파트에서 고층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를 받았던 저층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고층부에 비해 사생활 보호와 조망 여건, 가격 프리미엄(웃돈) 형성 등에서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저층부만의 특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층부 주거단지 찾는 수요↑
층간소음 해방…쾌적한 조경

국토부의 지역별 아파트 매입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에서 이뤄진 35만3010건 거래 중 1~5층 거래는 15만1276건으로 전체에서 42.85%를 차지했다. 업계는 저층부 거래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고층부 대비 합리적 매매 가격과 저렴한 관리비가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라진 집에 대한 개념도 한몫하고 있다. 주거, 휴식 등 집이 가진 고유의 기능뿐만 아니라 영화관, 카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과 주차관제, 침입 감지 등 외부 첨단 시스템까지 추가되면서 개념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서다.

내부 조경이 공원 못지않은 수준으로 꾸며져 최근 아파트 저층에서는 이 같은 조경 프리미엄을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층에 거주하는 것을 불안해하거나 저층을 선호하는 고령층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집에 어르신들이 있는 경우 계단 사용의 최소화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저층을 원하기도 한다. 복잡한 출퇴근 시간대 엘리베이터 사용을 피할 수 있고, 빠르게 단지 밖으로 이동할 수 있어 ‘칼출근’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저층부 가구에 다양한 특화설계까지 적용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대전 중구에서 공급된 ‘대전 하늘채 엘센트로’는 저층부 필로티 설계와 지상 주차 최소화한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는 점이 실수요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 사업장은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46.76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입주 후 저층부가 고층부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청주 서원구 ‘우미린 에듀파크 2단지’전용 84㎡는 작년 10월 4억7500만원(3층)에 거래됐는데, 이 가격은 한 달 전인 9월 거래된 같은 주택형 4억7000만원(27층)보다 500만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대전 유성구 ‘도안신도시7단지 예미지백조의호수’전용 84㎡(5층)도 8월 8억8400만원에서 9월 같은 주택형(14층, 7억9300만원)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손바뀜 됐다.

최근 1년 실거래 37% ‘1~5층’
장점 하나둘 부각되면서 인기


지난달 16일 진행된 해당 지역 1순위 청약접수에서 평균 10.18대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된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경우 최고 경쟁률이 전용 84㎡A에서 나왔다. 이 주택형 1층은 일부 동에 필로티 설계가 적용되고, 최상층보다 3800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저층부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대표적인 저층형 단독주택인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타운하우스는 2~3층 규모의 주택이 아파트 단지처럼 모여 있는 형태다. 마당과 정원, 테라스 등 단독주택이 지닌 장점과 주차, 보안·관리 커뮤니티 등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모아놓은 주거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늘어나는 아파트로 이웃 간 갈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좁은 주차공간과 층간소음, 반려견 등 공동생활에서 사생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타운하우스 등으로 이주 수요가 적지 않다.

계단 사용
최소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의 대안처로 단독형 타운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지난해 11월까지 접수된 층간소음 전화상담 건수는 4만2440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주거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높아진 저층부 선호도 역시 코로나 여파와 상당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면서 “코로나 시국과 맞물리며 문만 열면 자연과 접촉이 가능한 친환경 저층형 주거단지들이 기존에 없었던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저층부 주거단지.

 

▲석수동 엘림하우스= 관악구와 금천구 등 서울과 인접한 안양 석수동에 대단지 단지형 연립주택인 ‘엘림하우스’가 1단지, 2단지를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에 나선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123번지, 126번지에 1단지 48세대(6개동), 2단지 49세대(7개동) 총 12개동, 96세대를 공급한다. 주차는 세대당 1주차가 가능하다. 1단지의 경우 전용면적기준 52.94~77.88㎡이며 2단지의 경우 62.54~82.05㎡이다.

어르신들
좋아한다

경인교대와 인접하고 서울 접근성이 아주 우수해 서울생활권이 가능하다. 실사용 면적이 약 72.73㎡(22평) 내외로 방 3개, 거실, 욕실 2개 구조라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초혼부부에게 적합하다. 삼성산, 삼막사, 삼막마을 식당가 및 예쁜 카페 및 관악산 둘레길이 가까워 답답함 도심속 주택과는 다른 한적함과 조용함을 제공한다. 인근에 안양시립 유치원, 호암·삼성초등학교, 연현중학교, 양명고등학교 등이 위치한 학세권 단지다.

도보 5분 거리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편리하고 경수산업도로, 외곽순환도로, 제 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 고속도로, 강남순환도로 접근성도 좋다. 지하철 1호선 관악역과는 도보권이며 신안산선과 월판선(월곶판교선)이 들어서는 석수역과는 불과 1정거장 거리다. 이들이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에서 안산까지 남북으로는 신안산선이, 월곶에서 판교까지 동서로는 월곶판교선이 만안구의 교통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줄 전망이다.

 

▲장락동 세영리첼 에듀퍼스트= 에쓰와이이앤씨㈜는 충청북도 제천시 장락동 일원에서 ‘장락동 세영리첼 에듀퍼스트’를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23층 7개동 총 56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84㎡A 282가구, 84㎡B 47가구, 84㎡C 235가구로 전 주택형이 전용면적 84㎡의 단일 평형으로 구성됐다.

단지가 들어서는 장락동은 제천의 대표적인 주거타운으로 교육은 물론 문화, 생활편의시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원스톱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단지 바로 앞에 장락초와 병설유치원이 위치해 있으며,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제천여자중학교가 위치해 있다. 단지 바로 옆에는 장락 제2근린공원과 기적의 도서관, 다양한 체육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 문화생활과 레저 활동을 즐기기 좋다. 여기에 병원과 마트, 관공서, 도서관 등의 생활인프라 이용이 편리하다.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있으며, 단지 인근에 위치한 제천고속터미널, 제천역을 이용해 시외로 이동도 가능하다. 지난해 개통된 중앙선 제천~원주 간 복선전철로 제천역에서 청량리역까지 60여 분만에 도착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단지는 제천산업단지, 고암테크노빌, 강저농공단지 등이 인근에 자리해 직주근접성이 뛰어나고 풍부한 배후수요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제천시 일대에 6년 만에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인 만큼 제천시 일대의 주거가치를 높일 다양한 설계가 도입돼 주목된다. 전용 84㎡에 4베이 위주로 설계돼 통풍과 일조가 우수하다. 펜트리 등 수납공간을 배치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전 동을 필로티로 설계해 저층 세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단지의 개방감을 높였다.

 

▲홍천 리빙웰타운=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로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 계획이다.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33평형), 145㎡(44평형) 등 4가지 타입이다.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를 포함하면 분양 면적이 357㎡(108평)~403㎡(122평)까지 된다. 필지 분양의 경우 분양주를 위한 맞춤형 평면 설계로 시공되며 입주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데 집 안에서 온천을 테마로 스파나 월풀 등을 추가적인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홍천강 변의 사계절 풍경도 즐길 수 있으며 녹색 힐링 환경을 갖추고 있다. 홍천강을 따라 산책로, 자전거 길, 공원 등이 조성돼 있고 각종 휴양림과 테마파크, 거기에 홍천군에만 있는 20여 개의 캠프장과 래프팅 명소로 자연과 함께하는 각종 여가생활을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다.

홍천의 구도심과 차로 10분 이내의 거리로 하나로마트, 은행, 홍천군 보건소, 홍천 아산병원, 홍천초·남삼초·홍천여고 등 학군과 교육지원청 및 교육도서관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동서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5번과 44번국도가 관통하는 지역으로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길목이다. 유명한 산과 계곡, 강이 곳곳에 있어 자연경관도 수려하다. 이런 이유로 전원생활을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문만 열면
자연 속으로

분양 관계자는 “단지는 전원생활이나 세컨드하우스용으로 적합한 쾌적한 주거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며 “용문~홍천 광역철도 사업과 홍천군 도시재생 사업, 양평군 소재 제20기계화보병사단이 홍천군 소재 제11기계화보병사단으로 흡수하는 등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수도권 거주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